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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광훈은 정통일까 이단일까? 개신교계의 판단 기준은
- 전광훈 목사는 이단...개신교계 이단규정 기준은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전광훈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는 지난해 한 집회에서 “하나님 나한테 까불며 죽어”라는 말을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서슴없이 외쳤다. 전 목사의 발언을 두고 교계에서는 ‘신성 모독’이라며 이단으로 규정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에 주요 교단에서는 9~10월에 있는 정기총회에 전 목사를 ‘이단’으로 규정할지 여부를 안건으로 올렸다. 교계에서 실제 전광훈 목사를 ‘이단’으로 규정을 할지, 도대체 개신교내에서 이단으로 못 박는 기준은 무엇인지 궁금증이 생긴다.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사진=연합뉴스)◇ 개신교 ‘이단’ 어떤 기준으로 누가 규정?이단은 전통이나 권위에 반항하는 주장이나 이론을 이르는 말로 신학적 정통 이론을 벗어난 교리를 주장하는 개인, 단체를 의미한다. 하지만 교리 해석을 두고 수백개의 교단으로 나뉘는 개신교에서 이단을 누가, 어떤 기준으로 판정하는지는 예민한 사항이다. 개신교의 경우 교황청의 신앙교리성과 같이 이단을 규정하는 권위 있는, 범세계적인 공신력을 가진 조직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각 교단은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이대위)를 구성해 이단, 사이비에 관한 조사, 연구를 담당하고 각 교단 총회에서 최종 결정을 내린다. 이단으로 판정받을 경우 교단내에서 퇴출은 물론 교단 내 사람들과 교류도 불가능해진다. 다만 다른 교단에 가입하거나 교단 자체를 만들 경우 별다른 방법은 없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18년 발표한 한국의 종교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내 교단은 총 126개인데 각 교단에서 서로 뜻이 다르다는 이유로 다른 교단을 이단으로 규정할 수도 있다.현재 한국교회에서는 예장(합동, 통합, 백석, 고신, 합신), 기독교감리회, 기독교대한성결교회, 기독교대한침례 등 규모가 큰 교단 8곳이 이단 결정에 앞장서고 있다. 이 교단에 속한 이대위 위원장들은 정기 모임을 갖고 이단에 대한 정보 공유는 물론 이단에 대해 공동대처하며 이단에 대한 용어 정의를 함께 한다. 이들 8개 교단에서 이단 결정한 내용을 다른 교단에서도 공유한다.각 교단의 이대위와 이대위장에 따라서 세부적 이단 규정 기준은 계속 바뀐다. 하지만 과거 개신교의 대표적 연합기관이었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정한 기준에 따르면 이단 기독교 신안으로 분류되는 기준은 크게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사역 부인 △하나님으로부터 계시와 영감을 받는다고 주장 △비윤리적·반사회적·반국가적 집단 △예수 재림 장소와 날짜를 말하는 것 등이다.[이데일리 문승용 기자]◇구원론 펼쳐 ‘이단’ 규정된 변승우 목사전 목사와 함께 집회를 주도해 온 변승우 서울 송파구 사랑하는교회 담임목사는 구원론과 극단적 신비주의 신앙 등으로 문제 돼 한국 주요 교단에서 이단으로 규정됐다. 2009년 변 목사를 제명 출교 처분한 예장 백석을 필두로 고신(2008년 불건전), 통합(2009년 극단적 신비주의 형태 비성경적 이단), 합동(2009년 참여금지), 합신(2009년 심각한 이단성), 예성(2011년 이단성), 기성(2011 집회 참석 및 교류금지) 판정을 내렸다.변 목사는 지난 2004년 출간한 ‘지옥에 가는 크리스천들’을 펴내면서 이단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변 씨는 책을 통해 ‘믿음으로 구원받는다’는 기존 신학적 관점을 부인하는 구원론을 펼쳤다. 책에서 변 목사는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고 문제가 다 끝난 것은 아니다”라며 “성경은 한 때 믿음을 가지고 있었으나 결국은 멸망 받는 많은 사람들에 관해 말씀하고 있다”고 구원론을 주장했다.이후에 변 목사는 ‘정통의 탈을 쓴 짝퉁 기독교’, ‘가짜는 진짜를 핍박한다’, ‘사도와 선지자들을 잡는 위조 영분별’ 등의 저서를 통해 기존의 교회는 모두 가짜라는 비판을 이어왔다. 변 목사는 스스로는 사도바울(초기 기독교 사도로 신약성경의 주요 부분인 바울로 서신을 저술한 인물)과 다르지 않은 사도이자 교사 주장하기도 했다.변승우 사랑하는교회 담임목사(사진=사랑하는교회)◇전광훈 ‘이단’ 판정 빨라야 내년에 이뤄질 듯전 목사의 이단 논란은 최근 불거진 일이 아니다. 이미 지난해 전 목사가 한기총 대표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앞서 이단으로 판정받은 변승우 목사를 이단에서 해제하면서 주요 교단에서는 전 목사의 이단성에 대해 연구해 왔다.예장 고신 총회 이대위는 지난달 1년여 간 ‘한기총 및 전광훈 대표회장 이단 옹호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서에서는 “한기총은 2011~2012년부터 한국교회 주요 총회가 이단이나 불건전해 교류 금지 된 단체나 개인을 무차별로 옹호하고 해체했다”며 “지난해 한기총 대표회장으로 선임된 전광훈 목사가 이미 여러 총회로부터 이단으로 규정된 바 있는 변승우 씨를 이단 해제해 공동회장에 임명하기에 이르렀다”고 이단 옹호자로 규정하는 이유를 서술했다.예장 합동 이대위도 총회에 보고할 보고서에서 “전광훈 목사의 말과 신학에 이단성이 있고 이단 옹호자이므로 예의주시할 뿐 아니라 엄중 경고하여 재발을 방지키로 하고, 전 목사와 관련된 모든 집회에 교류 및 참여 자제를 강력히 촉구하기로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예장 통합에서는 전 목사의 이단성 여부를 본격적으로 연구하겠다는 안건을 총회에 올렸다.하지만 올해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교단 총회가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이단 규정은 어려워 질 것으로 보인다. 통상 3~4일간 1000명 넘는 교단 총대(대의원)들이 모여 진행하던 총회 일정이 반나절로 줄어들었다. 참석 인원도 각 교회 50명 이하로 제한됐다. 화상으로 진행하는 회의에 심도 있는 논의도 어려워졌다.지난 21일 예장 합동과 통합은 사상 최초로 온라인 총회를 열었지만 전 목사의 이단성 판정 여부는 논의조차 해보지 못하고 끝났다. 10월까지 다른 교단에서도 총회가 연이어 열리지만 두 교단과 크게 상황이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전 목사의 이단 판정 여부도 빠르면 내년 총회에서나 결의된다.일각에서는 예견했던 결과라는 말도 나온다. 한 교계 관계자는 “전 목사가 정치적 행동이나 신성모독 발언으로 비판을 받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교계 주요 교단에서 전 목사를 옹호하는 교인들이 적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를 아는 교단 측에서도 먼저 나서서 전 목사를 이단으로 규정짓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 [은비의 문화재 읽기]7년째 유네스코 도전중인 '가야 고분군' 등재 될까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7년에 걸쳐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도전하고 있는 ‘가야 고분군’이 드디어 등재를 위한 국내 최종관문을 통과했다. 2021년 등재를 목표로 하고 있는 ‘가야 고분군’이 15번째 한국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문화재청은 최근 ‘가야 고분군’을 2020년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신청 대상으로 선정했다. 가야 고분군은 김해 대성동 고분군(사적 제341호), 함안 말이산 고분군(사적 제515호), 합천 옥전 고분군(사적 제341호), 고령 지산동 고분군(사적 제79호), 고성 송학동 고분군(사적 제119호),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사적 제542호),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사적 제514호)의 7개소 고분군이 해당된다.김해 대성동 고분군(사진=가야고분군추진단)가야는 고구려, 백제, 신라, 부여 등과 함께 존재했던 고대 국가지만 주변국가에 비해 알려진 바는 적다. 중앙집권적이었던 고대 국가의 특성에 비해 가야는 금관가야, 대가야 등 다수의 개별 국가가 동질성을 바탕으로 상호 자율성을 인정하면서 수평적 관계를 형성했던 연맹체였다. 현재 가야와 관련된 총 780여개소 고분군과 수만개의 고분은 가야의 특색을 잘 나타낸다. 중앙집권화 된 국가의 경우 일부 중심지에서 고분이 나오는 것과 달리 가야는 각 지역에서 대등한 수준의 고분군을 조성했다. 특히 7개의 고분군은 오랜기간 조성된 최상위 지배층의 고분군으로 가야연맹을 구성했던 각 정치체의 특성과 세력권의 형성과정을 파악하는 단초가 된다.1~2세기 고분군은 군집과 부장유물을 통해 가야의 성립을 보여준다. 3~4세기부터 등장한 가야 왕과 지배층의 고분에서는 교역을 통해 수입된 유물을 비롯해 막대한 양의 유물을 엿볼 수 있다. 이 시기 대표적인 고분군으로 김해 대성동 고분군에서 출토된 다량의 철제무기와 철정, 대외교역품은 금관가야가 가야의 주도세력이었음도 증명한다. 5세기 후반에 조성된 고령 지산동 고분군에서 발견된 40인 이상의 순장자가 묻힌 고총은 대가야가 가야의 주도 세력으로 성장했음을 드러낸다. 고대국가에서 이런 수평적 정치체는 한반도를 넘어 중국, 일본의 고분군과 비교했을 때 동아시아 고대 문명의 독특한 하나의 유형을 보여준다.고령 지산동 고분군 75호 고분 주관 무기와 무구(사진=가야고분군추진단)가야 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과정은 이제 본격 시작된다. 세계유산 등재신청 대상이 됨에 따라 내년 2월1일까지 프랑스 파리에 소재한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등재 신청서를 제출하게 된다. 이후 현지실사, 패널회의 등의 심사 과정을 거쳐 오는 2022년 7월 열릴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가야 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선정되기 위해선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인정받아야 하는데 그 기준은 크게 진정성, 완전성, 지역성 세 가지다. 가야 고분군은 세 가지 조건을 맞추기 위해 지난 7년간 여러 변화를 거쳐왔다. 지난 2013년 가야 고분군은 김해·함안 말이산 가야 고분군과 고령 지산동 대가야 고분 3개 고분군 만으로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됐다. 당시 문화재위원회는 세계유산적 가치를 증명하기에 역사적 가치와 완전성 등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이에 경상남도와 문화재청은 가야 고분군에 대한 가치 검토결과 나머지 4개 고분군을 추가해 완전성을 보완했다. 부족한 역사적 가치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가야의 고분에 관한 학술연구와 전시를 개최해 왔다. 백제, 고구려뿐 아니라 일본, 중국의 고분과 비교 조사를 통해 그 가치를 더해 왔다.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는 가야 고분군 등재 신청서에 대해 “진정성과 완전성은 충실히 서술됐으나 유산의 탁월성과 보편적 측면에서는 구체적 서술이 보완될 필요가 있다”며 “2021년 1월까지 수정·보완해 최종본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함안 말이산 고분군 45호분 출토유물(사진=가야고분군추진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