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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경숙 '엄마를 부탁해' 10년간 휴가철 도서관 대여 1위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가 지난 10년간 여름 휴가철 도서관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찾은 도서로 나타났다. 국립중앙도서관이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년간 여름 휴가철 (7~9월)의 대출현황을 분석한 결과 ‘엄마룰 부탁해’가 가장 많이 대출된 도서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국립중앙도서관이 전국 1048개 공공도서관 데이터를 수집·제공하는 ‘도서관 정보나루’의 대출데이터 2억4171만6319건을 분석한 결과다.2008년 출간된 ‘엄마를 부탁해’는 엄마가 어느날 실종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엄마의 부재는 늘 곁에서 무조건적 사랑을 주기만 하던, 그래서 당연히 그렇게 존재하는 것으로 여긴 엄마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끼게 하며 독자로부터 큰 호응을 얻어왔다.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정유정의 ‘7년의 밤’이 ‘엄마를 부탁해’의 뒤를 이었다.최근 10년간의 문학 부문 대출 추이를 살펴보면 한국문학의 인기가 압도적이었다. 소설은 기간과 관계없이 꾸준히 읽혔고, 에세이 등 산문은 2010년대 후반으로 갈수록 더 많이 읽히는 양상을 보였다. 해외문학의 경우 2010년대 초반에는 영미문학과 프랑스문학이 주류를 이뤘고, 특히 2017~2018년에는 일본문학의 인기가 두드러지다 2019년 소폭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비문학 부문에서도 2010년 초반을 기점으로 다소 변화가 있었다. 2010년대 초반까지는 경제학 도서가 많이 읽혔으나 2010년대 중·후반으로 흐르면서 윤리학, 한국사, 심리학 등 다양한 분야로 관심사가 이동함을 확인했다. 해당 기간에 비문학 부문에서 가장 많이 대출된 도서는 김난도의 ‘아프니까 청춘이다’였으며,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 기시미 이치로의 ‘미움받을 용기’ 순이었다.휴가철 다대출도서 상위 100위에는 여행 서적도 포함됐다. 유럽 관련 서적이 가장 많아 유럽여행에 대한 높은 선호도를 대변했다. 유럽여행 서적으로는 빌 브라이슨의 ‘빌 브라이슨의 발칙한 유럽산책’, 정여울의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유시민의 ‘유럽도시기행’이 이름을 올렸다.연중 가장 도서 대출량이 많은 시기는 7~9월에 해당하는 3분기였고, 1분기(1~3월), 4분기(10~12월), 2분기(4~6월) 순으로 나타났다. 도서관 관계자는 “초·중·고교생 여름 방학과 직장인 휴가로 인해 독서 시간이 늘어나면서 생긴 결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와 무더위로 몸과 마음이 지치는 올여름 휴가 트렌드로 차박, 캠핑, 홈캉스 등 비대면 휴가법이 주목받고 있다”며 “국립중앙도서관의 최근 10년간 휴가철 대출현황 분석 결과를 통해 나만의 의미 있는 책을 발견하고, 북캉스를 떠나보는 것도 추천하고 싶다”고 전했다. 국립중앙도서관이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여름 휴가철 도서관 대출현황 분석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사진=국립중앙도서관)
- '서양식 도자기'는 조선 왕실의 사치?…"근대화 위한 노력"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1876년 일본과 강화도조약 체결 후 조선의 궁궐 안팎에는 서양식 공간들이 생겨났고 세계 여러 나라에서 수입한 화려한 도자기가 궁궐 곳곳을 채웠다. 조선 왕실은 왕실의 상징인 자두꽃 문양이 찍혀있는 하얀 금테의 서양식 식기류를 프랑스 회사 필리뷔트에서 직접 제작 주문하기도 한다. 고급스런 필리뷔터 양식기에 담겨나온 푸아그라 파테, 안심 송로버섯 구이, 꿩가슴살 포도 요리 등 정통 프랑스식으로 이루어진 12가지 서양식 정찬은 100여년 전에 궁궐에서 펼쳐진 화려한 연회를 떠올리게 한다. 조선후기 왕실에서 사용하던 서양식 식기를 모습(사진=문화재청)이런 이미지 탓에 지금껏 왕실에서 사용된 프랑스, 영국, 일본, 중국 등의 도자기는 민중의 삶을 외면한 채 사치만을 일삼은 쇠락한 왕실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실제 1910년 일본에게 나라를 강탈당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지만 개항 직후 조선은 서양식 건축물을 짓고 세계 각국의 도자기를 비롯한 서구 문물들을 근대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한 외교적 수단으로 활용했다. 궁궐에서 열렸던 서양식 연회도 개항 이후 조선이 각국 외교관들과 교류하고 국제정보를 입수하고자 했던 시도였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오는 29일 특별전 ‘新왕실도자, 조선왕실에서 사용한 서양식 도자기’를 앞두고 28일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한번도 공개된 적 없는 근대 서양식 도자기 40여점과 프랑스·영국·독일·일본·중국에서 만들어진 서양식 도자기 등 약 310건 400점의 소장 유물을 공개하는 이번 특별전에서는 개항 전후 조선왕실의 도자기 변화를 한 곳에서 볼 수 있다. 도자기를 통해 근대문물과 지식을 받아들이고 근대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조선의 노력도 엿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에서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유물은 높이 61.2cm에 지름 53.2cm 에 달하는 위풍당당한 크기와 화려한 문양을 자랑하는 ‘백자 채색 살라미나 병’이다. 황색과 파란색으로 바탕색을 칠한 도자기에 이국적 꽃 문양이 그려져 있는 살라미나 병은 1886년 조·불수호조약 체결 기념으로 프랑스 사디 카르도(재임 1887~1894) 대통령이 조선에 선물한 것이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세브르에서 만들어진 살라미나 병은 그 고풍스러운 자태에서 프랑스의 높은 문화적 자부심을 한껏 드러낸다. 개항 이후 조선은 수교를 맺은 서양 국가로부터 기념 선물을 받은 전례가 없었다. 고종은 이에 대한 답례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12~13세기 고려청자 두 점과 ‘반화(금속제 화분에 금칠한 나무를 세우고 각종 보석으로 만든 꽃과 잎을 단 장식품)’ 한 쌍을 선물했다.1886년 조·불수호조약 체결 기념으로 프랑스 사디 카르도 대통령에게 선물받은 백자 채색 살라미나(Salamis) 병(사진=문화재청)◇도자기로 읽는 개항기 조선의 변화전시는 우리 일상과 가까운 유물인 도자기의 변천사를 총 5부로 나눠 선보인다. 1부 ‘조선후기 왕실의 도자 소비’에서는 왕실의 위엄을 상징하는 전통적 문양들이 새겨진 용준(용무늬가 그려져 있는 큰 백자 항아리)과 모란무늬 청화백자, 정조초장지, 화협옹주묘 출토 명기 등 조선왕실 청화백자를 한곳에 모아 전시했다. 서양식 도자기를 본격적으로 감상하기에 앞서 500년간 이어진 왕실의 전통 도자기를 감상하는 곳에서는 그 세월만큼이나 영롱하게 다듬어진 최상품질의 도자기 유물을 만날 수 있다.2부 ‘新왕실도자 수용 배경’ 전시장으로 들어서면 형형색색의 ‘오얏꽃무늬 유리 전등갓’ 150점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화려한 유리 전등갓은 1887년 전기 도입 후 궁중 실내외에 설치된 것으로 근대기 빛의 시대로 진입했음을 암시한다. 실제 보빙사로 미국에 다녀온 민영익은 처음 전기를 접했을 때 “나는 암흑에서 태어나 광명 속으로 들어가보았다”고 말했다. 유리 등갓으로 만든 문을 통과해 전시의 3, 4부에서는 본격적으로 ‘백자 채색 살라나미 병’을 비롯한 서양식 도자기와 연회를 감상할 수 있다. 프랑스 필리뷔트 양식기에 담기는 영상도 전시실에서 함께 어우러진다.마지막 5부 ‘궁중을 장식한 수입 화병’에서는 만국박람회를 통해 세계 자기 문화의 주류로 떠오른 자포니즘(Japonism) 화병과 중국 페라나칸(Peranakan) 법랑 화병을 전시한다. 자포니즘은 19세기 중반 이후 서양에서 나타난 일본 문화 선호 현상이고 페라나칸은 19세기 후반 말레이 반도, 싱가포르 등지에 사는 중국 무역상의 후손을 부르는 말이다. 커다란 일본 아리타·교토·나고야 지역에서 제작하여 세계적으로 유행한 서양 수출용 화병들이 국내에 이처럼 다량 현존하고 있는 사실은 국내외에 처음 공개된다.
- 서점계 '기업용 전자책 구독' 바람…'독서 경영'통한 윈윈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전자책 구독 서비스가 기업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27일 업계에 따르면 전자책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점들은 기업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예스24는 지난해 3월 기업용 ‘북클럽’을 출시했고 전자책 구독 플랫폼 밀리의 서재는 중소기업복지플랫폼에 입점하는 등 전자책 기업용 서비스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이 같은 서비스는 특히 전반적인 출판 시장의 침체와 독서율 하락, 구매 수요 감소 등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했던 서점계에 하나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기업에서도 이 같은 서비스를 반기는 분위기다. 예스24와 밀리의 서재는 올해 상반기 서비스를 신청한 기업이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예스24 기업용 북클럽 서비스 담당자는 “독서경영이 기업 조직 문화에 중요한 키워드로 부각되면서 기업용 북클럽 서비스에 대한 기업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밀리의 서재 관계자도 “중소기업복지 플랫폼에 입점한 후 반응이 좋다”고 전했다.독서경영은 임직원들이 지식과 정보, 기술을 습득할 기회를 제공할 뿐 아니라, 창의성 향상, 지적 수준 및 업무 이해도 증대에 효과가 있다고 전해지면서 기업들의 각광을 받아왔다. 대표적으로 KB 금융그룹은 2007년부터 독서금융을 기업 핵심 철학으로 내세우고 독서클럽을 진행해 왔다. 문화체육관광부도 2014년부터 매년 직장 내 책 읽는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독서 친화적 직장의 우수 사례를 발굴·시상하는 ‘독서경영 우수 직장 인증’을 추진하고 있다.예스24 기업용 북클럽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 사내 복지 지원 담당자는 “기존에는 책을 직접 구매하다 보니 업무에 도움이 되는 특정 도서만 선택해 직원들의 독서 취향을 반영하기 힘들었다”며 “구독 서비스는 직원들 개개인의 취향에 맞는 다양한 분야의 도서를 마음껏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젊은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전했다.예스24가 아모레퍼시픽 직원들의 독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투자·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았고 에세이, 경제, 소설, 인문학, 성공학·경력관리, 영어가 뒤를 이었다. 가장 많이 읽은 책으로는 대니얼 코일의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가 올랐고 신진희의 ‘한번 읽으면 절대로 잊지 않는 세계사 공부’, 이현우의 ‘모르면 호구되는 경제상식’이 차례로 이름을 올렸다.예스24가 한국이퍼브와 함께 지난해 출시한 ‘크레마 카르타G’(사진=예스24)
- '2020 세계유산축전-경북' 31일 하회마을서 개막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2020 세계유산축전-경북’ 축제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지정된 서원을 보유한 경북 지역의 경주, 안동, 영주 일대에서 오는 31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8월 한 달간 개최한다.문화재청이 경상북도와 함께 주최하고 한국문화재재단과 세계유교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인류의 문화가치 경북에서 꽃피다’라는 주제로 경상북도의 세계유산 일대에서 펼쳐지게 된다.‘세계유산축전’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국내 세계유산의 가치와 의미를 널리 알리기 위해 문화재청이 올해부터 새롭게 추진하는 공모사업이다. 7월 한 달 동안 서원을 주제로 ‘2020 세계유산축전-한국의 서원’이 열린 데 이어 8월에는 그 두 번째로 경북의 세계유산들을 주제로 열리게 된다. 세계유산이 지닌 보편적 가치를 전 국민과 함께 누리고 즐기기 위한 다양한 공연, 전시, 체험과 8월 무더위에 대비한 다채로운 야간프로그램이 지역별로 펼쳐진다.도산서원과 병선서원이 있는 안동에서는 △퇴계 이황의 ‘도산12곡’을 재해석한 창작 음악공연 ‘도산12곡’ △서원에서 선비들의 하루를 재구성해 체험해보는 ‘서원의 하루’ △라디오를 들으며 하회마을 물줄기를 따라 걷는 ‘하회구곡 라디엔티어링’ △하회 별신굿 탈놀이를 현대무용으로 재해석한 ‘2020 하이마스크’ 공연이 열린다. 또 서원의 풍경과 산사의 석탑, 역사마을의 경관을 첨단기술로 구현해낸 미디어아트 ‘세계유산전’이 한 달간 유네스코 세계유산 하회마을에서 펼쳐질 예정이다.옥산서원이 있는 경주에서는 석굴암 본존불을 360도 3차원 입체영상으로 구현한 미디어아트 ‘천년유산전’을 비롯해 신라시대 학자인 최치원의 시(향악잡영)에서 언급된 다섯 가지 전통놀이를 소재로 한 공연 ‘新 신라오기’ △신라 전통복장과 영주 인견, 안동 삼베복장, 전주 한지로 만든 다양한 옷을 선보이는 패션쇼 ‘회소’ △포석정 도랑에 술잔을 띄우며 시를 읊던 옛 선조들의 유흥을 체험해보는 ‘유상곡수연 체험’ △경주 대릉원의 아름다운 야경과 함께하는 ‘달빛기행’ 등이 준비돼 있다. 소수서원이 있는 영주에서는 불교철학을 춤으로 재구성한 가무극 ‘선묘’ △세계유산 부석사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합창 교향곡 ‘부석사 사계’ 공연 △소수서원 야간개방 ‘월하연가, 소수’ △선비들이 서재에서 쓰는 도구들을 소수서원 박물관에서 전시하는 ‘문방사우 특별전’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특히 경북의 세계유산을 대상으로 미디어 매핑(물체 표면에 그림을 입혀줌)과 미디어아트로 제작한 안동의 ‘세계유산전’과 경주의 ‘천년유산전’은 지역의 세계유산이 가진 아름다움과 압도감에 매료될 실감전시 프로그램으로 세계유산의 가치를 첨단기술과 융합해 새로운 가치로 만들어낸 또 다른 문화유산 향유의 표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코로나19 상황에 대비해 ‘2020 세계유산축전-경북’ 참가자들은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마스크 착용 의무, 안전거리 유지, 참여자 사전접수 등 안전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 1만년 간 어둠속 숨겨왔던 제주의 용암 동굴, 그 자태 드러낸다
- [제주=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칠흑 같은 어둠 속, 옅은 손전등 빛에 자태를 드러낸 제주도 ‘만장굴’의 모습은 경이로웠다. 1만 년이라는 세월이 무색할 만큼 만장굴은 생성 당시 용암의 흐름을 선명히 담고 있었다. 독특한 동굴의 모습은 자연이 선사하는 최고의 예술 작품이었다.오는 9월 4일 ‘2020 세계유산축전 제주 화산섬과 용암 동굴’을 앞두고 제주도 만장굴의 비공개 구간이 지난 24~25일 언론에 공개됐다. 입구에 들어서자 동굴 속에서 밀려오는 어둡고 서늘한 공기가 폐를 찌르듯 들어왔다. 마치 밧줄을 비틀어 꼰 것만 같은 울퉁불퉁한 바닥과 가로로 이어진 줄무늬가 켜켜이 쌓여 있는 벽의 모습은 동굴 안을 흐르던 뜨거운 용암의 자취를 생생히 떠올리게 했다.동굴 천장을 올려다보니 상어 이빨처럼 뾰족하게 늘어진 용암 종유가 빼곡히 들어서 있고, 벽면에는 선반처럼 굳어진 용암선반이 보였다. 동굴 깊숙이 더 들어가자 ‘용암교’와 V자 모양의 계곡 같은 신비로운 지형도 감탄을 자아냈다. 기진석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 학예사는 “만장굴은 동굴의 밧줄 구조 등 용암 동굴의 형성 당시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어 학술적으로 아주 중요한 동굴”이라고 설명했다.문화재청과 제주특별자치도가 오는 9월 4일부터 9월 20일까지 단 17일 동안 개최하는 ‘2020 세계유산축전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에서는 2007년 유네스코가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한 제주도의 빼어난 경관과 독특한 지질학적 환경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이번 축전에서는 자연유산 보존을 위해 비공개했던 ‘거문오름 용암동굴계’ 일부를 공개하는 만큼 지금껏 느끼지 못했던 용암동굴 탄생의 신비를 오롯이 경험할 수 있다고 제주특별자치도 측은 전했다.미로처럼 생긴 벵뒤굴 모습(사진=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축전 본부)◇용암의 흐름을 따라 걷는 ‘불의 숨길’‘거문오름 용암동굴계’는 1만 년 전 제주 거문오름에서 분출된 용암이 월정리 해변까지 20km 정도를 뻗어나며 그 흔적으로 생성된 10개의 동굴을 통틀어 부르는 말이다. 이번 축전에서는 ‘당처물 동굴’과 ‘용천동굴’을 제외한 총 8개 동굴의 입구 및 내부를 공개한다.용암이 흐른 길이라는 뜻에서 ‘불의 숨길’이란 이름을 붙인 이 길이 이번 축전에서는 총 4개 구간으로 나눈 트래킹 코스로 꾸며진다. 1구간은 거문오름에서 ‘웃산 전굴’ 입구까지, 2-1구간은 ‘웃산 전굴’에서 한울랜드까지, 2-2구간은 한울랜드에서 만장굴까지, 마지막 3구간은 만장굴에서 월정리 구간까지다. 오름에서 출발해 바다까지 이어진 코스는 각자만의 색다른 매력을 선사한다.거문오름에서 시작해 ‘웃산전굴’ 입구까지 이어진 1구간에서는 사계절 푸른 이끼로 무성한 협곡을 따라서 2.5km가량을 걷는다. 그간 사람의 발길이 많이 닿지 않은 지역이었던 만큼 날 것 그대로의 길은 미지의 숲속을 탐험하는 기분을 들게 한다. 길 곳곳에는 바닷가 그늘진 곳에서만 자라는 굵은 녹색잎의 ‘식나무’ 등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식생분포와 각종 버섯을 경험할 수 있어 마음의 평화를 절로 느낄 수 있다. 2구간에서는 본격적으로 다양한 동굴 위를 걸으면서 용암의 발자취를 감상할 수 있다. 마지막 3구간에서는 숲과 바다의 모습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어 즐거움을 배로 증가시킨다. 또 이 구간은 제주도 사람들이 직접 살고 있는 공간이기도 해 자연과 함께 어우러진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도 볼거리로 꼽힌다. 김태욱 세계유산축전 총감독은 “모든 코스가 느낄 수 있는 매력이 다른 만큼 최소 2박 3일의 일정으로 와서 모든 코스를 다 경험해 보길 추천한다”고 말했다. 다만 각 코스는 자연유산 보존과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모두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고 입장 인원수도 제한된다. ‘만장굴’, ‘김녕굴’ 등 비공개 동굴 탐험 코스는 사전 신청을 통해 선정된 탐험대만 참가가 가능하다.만장굴 비공개 구역 모습(사진=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축전 본부)◇세계유산 가치 향유하는 성대한 계·폐막식 준비세계자연유산의 가치를 향유하는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특히 자연과 함께 성대하게 펼쳐질 축전 개막 기념식과 폐막 기념식은 축전의 매력을 극대화 할 예정이다. 축전 개막 기념식은 9월 4일 거대한 성산일출봉과 맞닿아 있는 바다 공간을 활용해 대형 야간 실경공연으로 펼쳐진다. 공연에서는 제주의 자연에 깃든 신화·사람의 이야기와 세계유산축전의 상징성을 접목한 종합 퍼포먼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최대한 인위적 무대장치를 자제하고 자연과 함께 어우러진 공연을 통해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축전 마지막 날인 9월 19일에는 불의 길 최종 종점인 월정리 해변에서 축전의 성공적인 폐막과 함께 대미를 장식할 폐막식이 열린다. 자연과 인간의 순환의 의미를 표현해 설치작가와 시민들이 함께 만든 대형 상징물을 불태우는 ‘버닝 페스티벌’이 열린다. 참가자들은 폐막식과 자연의 공간에서 함께 어울리며 자연유산의 가치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진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의 작가, 미술감독, 기술감독도 함께 참여한다.이밖에도 세계자연유산의 소중함을 기억하고 함께 누릴 수 있는 가치를 만들기 위한 ‘세계자연유산 기억의 날’, 트래킹 코스인 ‘불의 숨길’에서는 자연의 느낌과 감격들을 20여명의 작가들이 예술작품으로 구현한 아트프로젝트를 선보인다. 만장굴에서는 유형유산인 ‘국내 유일의 자연유산’과 ‘무형유산을 이어가는 인간’이 함께 만드는 특별한 공연 등 세계자연유산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세계유산마을 상생 프로그램인 ‘세계자연유산 불의 숨터’는 자연유산과 함께 살고있는 마을의 이미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을 쉼터 및 문화 연계 공간으로 조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우리나라의 문화나 문화재 전문가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은 이 곳에 방문해 자연유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통해 세계자연유산마을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지역 브랜드 형성에 밑거름이 되도록 할 예정이다.
- 사라진 황룡사 9층 목탑 증강현실로 되살아난다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신라시대 최대 사찰인 황룡사. 신라 진흥왕 14년인 553년 창건을 시작해 무려 90여 년이 지나 선덕여왕 14년인 645년에 모습을 갖춘 황룡사. 안타깝게 황룡사는 1238년(고려 고종 25년) 몽골 침입으로 소실돼 현재 ‘경주 황룡사지(사적 제6호)’라는 이름으로 터만 남았다.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와 경주시는 황룡사의 일부를 증강현실(AR) 디지털 기술로 복원했다고 22일 밝혔다. 실물이 존재하지 않는 문화재를 디지털로 구현한 사례로는 2019년 돈의문이 있었다. 하지만 실제 건축물 크기에 건물을 구성하는 부재를 일일이 만들어 세부사항을 자세히 표현하고 내부에 들어가는 것은 물론 정확한 위치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증강현실로 복원한 것은 황룡사가 최초의 사례다.이번에 디지털복원을 마친 부분은 황룡사가 가장 크고 화려했을 것으로 생각되는 통일신라 시기의 황룡사 중문과 남회랑이다. 황룡사의 가람배치는 크게 남문을 시작으로 북쪽으로 중문, 목탑, 금당, 강당이 자리하고 있는데 중문 양쪽에 남회랑이 이어져 있다. 복원한 중문의 크기는 가로 26.4m, 세로 12.6m이고 남회랑의 길이는 중문을 포함하여 272.5m이다. 이번 중문과 남회랑의 디지털 복원은 2018년 3월부터 8월까지 1차로 완성한 제작물을 2019년 8월부터 2020년 7월까지 보완하여 완성한 것이다. 황룡사 중문과 남회랑의 디지털 복원은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2012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황룡사 복원 심화연구의 결과를 담은 것으로, 중문은 2층 규모의 우진각(건물의 네 면에 모두 지붕이 있는 형태) 지붕 형태와 1층 규모의 맞배지붕(책을 엎어놓은 지붕 형태) 형태 두 가지 모습으로 구현했고, 남회랑도 중문에 맞춰 2가지 형태로 만들었다. 경주시와 협의를 통해 추후 황룡사지를 방문하는 관람객들은 황룡사지 현장에서 대여하는 태블릿PC를 이용해 중문과 남회랑에 직접 들어가는 증강현실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 황룡사지에서 출토된 유물을 활용한 보물찾기, 발굴유적 관람, 4계절 배경 적용, 건물 확대보기, 황룡사를 배경으로 한 사진촬영과 전자우편 전송서비스, 건축과정의 애니메이션 영상, 건축부재 설명도 다양하게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 연구소 관계자는 “이번에 이뤄진 ‘황룡사 중문 및 남회랑’의 디지털 복원은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건축유적을 실물복원과 마찬가지로 유적현장에서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고대 건축유적의 실물복원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증강현실(AR)로 복원한 황룡사 중문 및 남회랑 모습(사진=문화재청)
- 차세대 전승자들이 펼치는 무대 '2020 이수자뎐'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은 오는 8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총 10차례에 걸쳐 매주 토요일 오후 4시 전북 전주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 공연장에서 ‘2020 이수자뎐(傳)’을 개최한다고 22일 밝혔다. (사진=문화재청)이수자(履修者)는 보유자·보유단체와 전수교육대학으로부터 전수교육을 수료하고 국가에서 시행하는 기량 심사를 거쳐 전수교육 이수증을 발급받은 무형문화재 전승자를 뜻한다.2014년 시작해 올해로 7회째를 맞이하는 ‘이수자뎐’은 매년 무형문화재 예능 종목 이수자를 대상으로 작품을 공모·심사해 선정된다. 해를 거듭할수록 더해지는 관심과 호응 속에 올해는 14대 1의 높은 경쟁률로 총 10편이 선정돼 무대에 오른다.특히 올해 이수자뎐은 북청사자놀음을 주제로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재창작된 연희극, 탈춤의 악(樂)을 무대의 중심으로 끌어올린 새로운 시선의 음악극, 문헌의 춤을 재연한 궁중무용 무(舞) 등 차세대 전승 주역인 이수자들이 깊은 고민 속에 새롭게 해석한 다채로운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첫 공연은 △북청사자놀음을 재해석한 ‘백수지왕’(김동환, 국가무형문화재 제15호 북청사자놀음 이수자, 8월1일) △악이 담고 있는 원뿌리를 헤아려 보는 ‘피리_악, 가, 무’(안형모, 국가무형문화재 제46호 피리정악 및 대취타 이수자, 8월8일)△가곡의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이는 ‘추선’(하윤주, 국가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이수자, 8월15일) △전통을 지키며 새로움에 도전하는 ‘우리 춤으로 사계를 ‘담’다!’(이지선, 국가무형문화재 제97호 살풀이춤 이수자, 8월22일) △아쟁의 매력을 표현하는 ‘깊이를 너비로 펼치다’(진민진, 부산광역시무형문화재 제16호 아쟁산조 이수자, 8월29일)의 무대를 만나볼 수 있다.9월에는 △가야금병창 협주곡 ‘판소리 다섯 바탕전’(하선영, 국가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산조 및 병창 이수자, 9월5일) △음악의 합이 중심이 되어 연희의 ‘판’을 볼 수 있는 ‘피리! 탈춤 판 위에 서다’(차원선·차민선·차은선, 국가무형문화재 제61호 은율탈춤 이수자, 9월19일)의 무대가 펼쳐진다.10월에는 △고종 30년 계사년 정재무도홀기 문헌을 재현한 궁중무용 ‘무율’(복미경, 국가무형문화재 제40호 학연화대합설무 이수자, 10월17일) △대바람 소리의 당당한 울림을 느낄 수 있는 ‘죽풍당당’(홍석영, 국가무형문화재 제45호 대금산조 이수자, 10월24일) △살아있는 굿으로서의 농악의 백미를 엮어낸 ‘무명무위지락을 꿈꾸다’(이명훈, 전라북도무형문화재 제7-6호 고창농악 이수자, 10월31일)의 무대가 마련된다.공연 관람은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입구에서부터 손 소독, 명부작성, 1m 이상 거리두기 등을 준수해야 한다. 공연장 출입부터 공연 후 공연장을 나갈 때까지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여야 하며, 마스크 미착용 시에는 공연 관람이 제한될 수 있다.매회 공연은 사전예약으로 운영되며, 공연 10일 전부터 국립무형유산원 홈페이지와 전화로 선착순 예약할 수 있다. 전석 무료이며 공연과 관련된 더 자세한 사항은 국립무형유산원 누리집을 참고하거나 전화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