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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교총 "교회 내 소모임 해제 다행…방역에 초점 맞추길"
  • 한교총 "교회 내 소모임 해제 다행…방역에 초점 맞추길"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한국교회총연합이 중앙안전대책본부의 교회 내 소모임 금지조치가 22일부로 해제된 데 대해 다행이라는 뜻을 밝혔다. 또 방역 당국에는 집회 금지가 아닌 방역에 초점을 맞춰줄 것을 당부했다.한교총은 이날 ‘교회 소모임 금지조치 해제에 관한 입장’을 통해 “지난 7월 8일 중대본의 교회 내 소모임 금지조치는 형평성에 맞지 않는 일방적 조치였다”며 “교회 내 소모임 금지조치 해제를 의미하는 7월 22일 조치를 다행으로 여긴다”고 말했다.한교총은 지난 교회 내 소모임 금지조치에 대해 “다양한 형태와 규모로 전국에 산재한 6만여 교회에 대해 일관된 규제조치를 시행한 것은 행정 편의적인 조급함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이로 인해 일선 지자체들의 과도한 규제로 혼선이 빚어져 한국교회의 불신과 분노를 일으켰다”고 전했다.한교총은 중대본에 “기계적 통계에만 의존하지 말고, 현재의 방역단계에서 ‘집회금지’가 아닌 ‘방역’에 초점을 맞춰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국 교회를 향해서는 여전한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방역에 빈틈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말했다. 한교총은 “예배당 출입에서 체온 체크와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등 기본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식사제공이나 소모임 등도 자제해 안전한 교회 환경을 만드는 데 앞장서 주시기 바란다”며 “특히 휴가철이 다가옴으로 교인들도 전국으로 이동하게 되는 바 더욱 주의를 기울여 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한편 이날 오전 정세균 국무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코로나19 중대본 회의 모두 발언에서 “대부분의 교단과 성도들께서 방역수칙을 잘 지켜주신 덕에 최근 교회 소모임 등으로 인한 감염사례가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다”며 오는 24일부터 교회 내 소모임 등을 금지한 교회 방역강화 조치를 해제한다고 밝혔다. 다만 상황에 따라서는 지방자치단체별 행정조치가 가능하도록 했다. (사진=한국교회총연합)
2020.07.22 I 김은비 기자
김봉곤 논란의 시발점…문학, 픽션과 논픽션 '경계는?'
  • 김봉곤 논란의 시발점…문학, 픽션과 논픽션 '경계는?'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김봉곤 작가의 ‘카카오톡 무단 도용’ 논란은 문학의 창작 기준으로 이어지고 있다. ‘오토픽션’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경험을 소설로 쓰는 작가의 행위를 어디까지 창작의 하나로 인정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단순히 이름이나 날짜 정도만 바꾸는 것도 창작의 하나로 봐야 하는지, 어느 정도 각색을 해야 하는지 그 경계가 모호하다. 특히 자전적 소설의 경우 창작이라는 이름 하에 등장인물에 대한 사생활 침해와 정신적 고통 같은 폭력이 자행될 여지가 있어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김봉곤 작가(사진=문학동네)◇이름만 바꿔서 써도 창작인가?자전적 소설을 뜻하는 오토픽션은 ‘오토바이오그래피(autobiography)’와 소설을 뜻하는 ‘픽션(fiction)’의 합성어다. 자신의 생애나 생활 체험을 소재로 쓴 소설을 일컫는다. 하지만 경험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지 않고 작가의 의도대로 꾸며내도 되고, 삼인칭을 사용해도 된다는 점에서 자서전과는 다르다.김 작가의 소설 ‘그런 생활’에 등장한 ‘C누나’의 실제 모델이라고 밝힌 피해자 다이섹슈얼(트위터 계정 이름)은 김 작가가 자신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를 한 글자도 바꾸지 않고 적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김봉곤 작가와 저를 동시에 아는 사람들은 모두가 작품 속 ‘C누나’가 저임을 알고 있었다”며 “성적 수치심과 자기혐오를 불러일으키는 부분을 그대로 써 큰 수치심을 느꼈다”고 말했다. 작가가 어느 정도 내용을 가공할 것으로 예상을 했기에 작품 등장을 허용했다고도 덧붙였다. 반면 김봉곤 작가는 과거 그의 소설 일부에서 “오토픽션을 쓸 때의 부끄러움은 사생활이라 여겨지는 나의 내밀한 삶과 생각을 밝히는 데서 오는 것은 아니다”며 “오히려 이것이 진실된 문장과 이야기인지, 어떠한 감정을 추출하고 획득해내기 위한 작위가 없었는지에 대한 경계심에서 비롯되는 감정”이라고 말한 바 있다. 즉 작가의 의도 자체가 최대한 실제를 가공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전하는 것이라는 말이다. 한영인 문학평론가는 이에 대해 “문학 작품에서 이름만 바꿔쓰거나 심지어는 이름도 바꾸지 않고 등장을 시키는 경우도 있다”면서 “문제는 실존 인물의 삶을 소설에 들여오는 것이 아니라 그 목적과 의도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작가가 소설을 쓰는 과정에서 무단으로 카카오톡 메시지를 차용했는지 아닌지가 중요한 거지 글자를 그대로 옮긴 것이 비윤리적 창작 행위가 아니라는 것이다.김봉곤 작가의 ‘그런 생활’이 실린 ‘2020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문학동네)◇“창작의 기준에 대한 논의는 계속돼야 해”완전한 창작은 없다는 데 문학계는 물론 대부분의 예술계가 동의한다. 작가의 창작과 창의성은 현실세계의 경험에 기반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오토픽션’은 작가의 현실 경험을 더욱 적극적으로 작품속으로 끌어들인다. 사실 자전적 소설은 이미 문학계에서 많은 작가들이 쓰고 있는 방식이다. 생생한 경험에 기반한 작품은 독자로부터 강한 몰입도를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작가 박완서가 그랬다. 박완서는 자신의 소설이 실제 경험에서 출발했음을 부정하지 않았고,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같은 대표적 소설 속 화자인 ‘나’는 작가 스스로인 경우가 많았다. 김 작가와 같은 논란도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7년 한 일간지에 소설 ‘즐거운 나의 집’을 연재하려던 공지영 작가도 전 남편이 자신의 사생활 침해를 이유로 법원에 ‘소설 게재 및 배포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 화제가 됐다. 책은 결혼과 이혼을 각 3차례 겪으며 자녀를 키우는 자신의 가족사를 바탕으로 한 자전적 소설이다. 김 작가의 논란을 가중 시킨 데는 퀴어라는 작가의 정체성과 논란 후 미흡했던 작가와 출판사의 대처도 큰 역할을 했다. 결국 문제가 된 김봉곤 작가의 소설이 담긴 책을 출판한 문학동네와 창비는 모든 작품을 회수하고 이미 구매한 독자에게는 환불해주겠다고 했다. 또 김 작가는 ‘그런 생활’로 받은 제11회 젊은 작가상을 반납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문학계에서 창작의 기준에 대한 논의는 계속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문학 평론가는 “문학이 만들어지고 어디까지가 허구고 사실인지에 대한 논란은 계속 있었다”며 “표절처럼 사실과 허구의 경계의 정의를 내리긴 힘들지만 비평적으로 이런 문제에 대한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20.07.22 I 김은비 기자
세상에서 '나'를 지우려는 40대 男의 고독한 이야기
  • 세상에서 '나'를 지우려는 40대 男의 고독한 이야기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살아야 할 이유처럼 욕망도 말라버린 채 나는 수용할 수 있는 만큼의 절망감을 유지하고 있었다. 우리는 절망한 상태로 살아갈 수 있고, 심지어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살고 있다.”몸을 씻는 일조차 버거울 정도로 지독한 권태와 무기력에 시달리는 40대 주인공 플로랑클로드 라브루스트는 이같이 말한다. 농업대학을 졸업한 그는 프랑스 농산부에서 농업전문가로 일했다. 위촉직 공무원인 그는 고학력에 경제적으로도 풍요로운 중산층 이상의 사회계층에 속한다. 부족함 없어 보이는 그의 불행은 사실 현대인이 흔히 겪는 우울의 메커니즘을 담고 있다. 인생의 절반을 살도록 스스로의 의지로 삶을 통제해 본 적이 없는 그에게 여자친구와의 관계는 지긋지긋하기 그지없다. 농업 전문가지만 비료 및 살충제의 위험성에 대해, 산업화 된 농업의 문제에 대해 아무것도 하지 못하며 무기력감만 늘어가는 중년의 모습만 있을 뿐이다. 이 세상에서 자신의 존재를 지우고자 ‘자발적 실종자’가 되기로 한 주인공. 그는 행복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하는 항우울제 캄트릭스를 복용하며 마지막일 것만 같은 행복의 기회를 잡고자 옛 친구를, 옛 사랑을 찾아간다. 세계 3대 문학상인 공쿠르상 수상에 빛나는 저자는 발표하는 작품마다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켜 왔다. 이번에도 저자는 주인공 라브루스트의 입을 빌려 현대 서구사회의 문제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심지어 저자는 소아성애를 하는 독일인, 항우울제를 처방받으러 온 주인공에게 아무렇지 않게 매춘 관광을 권하는 일반인, 동성애 혐오 등 다양한 형태의 ‘악당’을 등장시킨다. 추악한 단편들에 인상을 찌푸리는 독자들에게 작가는 “거울로 세상을 비췄을 따름인데 거울 속 세상이 추한 것을 작가 탓으로 돌리지 말라”고 항변한다.
2020.07.22 I 김은비 기자
AI가 램프란트만큼 그림을 그린다면
  • AI가 램프란트만큼 그림을 그린다면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2016년 4월 5일 암스테르담에서는 상당히 인상적인 그림이 공개됐다. 17세기 네덜란드의 대표 화가 렘브란트의 화풍을 AI(인공지능)가 그대로 재현한 것이다. 작품은 곧바로 대중의 높은 관심을 끌며 트위터에서 며칠만에 1000만번 넘게 언급된다. 누구도 알고리즘이 어느 정도 렘브란트의 화풍을 담아냈다는 것을 부정하지 못했다.일명 ‘넥스트 렘브란트’라 불리는 이 프로젝트는 마이크로소프트와 델프트공과대학교 데이터 과학자들이 “알고리즘이 렘브란트의 화법을 배우기에 충분한 데이터만 있으면 충분히 그만큼 그림을 그릴 수 있지 않을까”라는 궁금증에서 시작했다. 18개월 동안 렘브란트 작품 346점을 살펴보며 150GB에 달하는 디지털 정보를 만들고 500시간이 넘는 랜더링 결과 작품을 만들어냈다.AI 기술의 빠른 발전과 진화는 산업, 의료, 문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그럼에도 기계가 결코 건드리지 못할 것이라 여겨지는 인간 활동 영역이 하나 있다. 바로 창조력이다. 옥스퍼드대 수학과 교수인 저자는 인간의 예술 속 창의력은 수백만 년에 걸쳐 진화한 결과로 우리 뇌 속에서 발달해 온 일종의 코드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는 인간의 ‘창조력 코드’마저 AI가 배우면 인간 못지않은 창조적 작품을 만들 수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저자는 AI 작곡가 에미가 발표한 쇼팽 풍의 음악, 문학 창작에 도전한 AI 작가 보트닉의 새 소설 등 다양한 최신 예를 들어가며 이미 창조성을 드러내고 있는 AI의 현재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저자는 AI에 대체될까 겁먹을 필요는 없다고 한다. 기계가 독자적 의식을 갖기 전까진 그들의 예술품이 아무리 정교하다 한들 인간의 창조력을 확장하는 도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AI의 창조력을 파악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2020.07.22 I 김은비 기자
재개관하는 국립한글박물관, 전시 해설은 비대면으로
  • 재개관하는 국립한글박물관, 전시 해설은 비대면으로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국립한글박물관은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전시 관람을 할 수 있도록 비대면 해설을 재재관일인 22일부터 운영한다.국립한글박물관은 재개관 이후에도 생활 속 거리두기에 따라 전시장에서 해설사의 직접 해설 서비스는 당분간 운영하지 않을 계획이다. 대신 특별기획전 ‘노랫말-선율에 삶을 싣다’를 보다 폭넓게 감상할 수 있도록 40분 분량의 비대면 해설을 준비했다. 관람객은 스마트폰으로 생생한 해설을 들으면서 전시를 즐길 수 있다.이와 함께 국립한글박물관은 코로나19로 박물관을 찾지 못하는 국민들을 위해 기획전의 4개 주제별 4~5분의 전시해설 동영상을 제공할 예정이다.심동섭 국립한글박물관장은 “전시 해설사의 해설을 듣는 것은 혼자 볼 때와는 다른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어 관람객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며 “비록 비대면이지만 눈앞에서 해설사가 생생하게 해설하는 느낌을 받도록 준비했다”고 말했다.지난 5월 15일 개막한 ‘노랫말-선율에 삶을 싣다’는 우리나라 100년 대중가요 노랫말의 발자취와 노랫말에 담긴 우리말과 글의 묘미를 소개하는 전시다. 최초 창작 대중가요로 알려진 ‘낙화유수’(1929)부터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보여준 ‘아침이슬’(1971), 진정성 있는 노랫말로 전 세계 사랑을 받은 방탄소년단(BTS)의 ‘아이돌’까지 190여 곡의 대중가요 노랫말과 음반, 가사지, 노랫말 책, 축음기 등 총 206건 222점을 전시한다.
2020.07.22 I 김은비 기자
"왕이 연회 베풀던 경복궁 경회루 즐기러 오세요"
  • "왕이 연회 베풀던 경복궁 경회루 즐기러 오세요"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경복궁관리소는 코로나19로 그동안 문을 열지 못했던 경복궁 경회루(국보 제224호) 특별관람을 궁능 재개방일에 맞춰 오는 22일부터 10월 31일까지 시행한다고 21일 밝혔다.경회루는 연못 안에 조성된 대규모 2층 누각으로 왕이 신하들과 연회를 베풀거나 사신을 접대하고 가뭄이 들면 기우제를 지내는 등 국가행사에 사용했던 건물이다. 2010년부터 기간을 정해 특별관람 형식으로 꾸준히 개방하고 있다.경회루 특별개방은 평소 접근이 제한됐던 경복궁 경회루의 장엄하면서도 아름다운 건축 미학을 느낄 수 있는 기회다. 연못과 조화를 이루는 웅장한 경회루의 건축미는 물론이고 2층에 올라가면 동쪽으로는 경복궁 경관, 서쪽으로는 마치 한 폭의 산수화처럼 아름다운 인왕산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와 탁 트인 사방의 풍치를 감상할 수 있다.전문 해설사의 안내를 포함해 1일 3회(오전 10시·오후 2시·오후 4시)로 진행한다. 관람 소요시간은 30~40분이다. 1회당 최대 관람인원은 경회루의 주요 부재 관리와 관람객 안전 그리고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20명(내국인 15명·외국인 5명)으로 제한하며 관람료는 무료다.경회루 특별관람은 사전 예약제로 운영된다. 21일 오전 11시부터 경복궁관리소 홈페이지에서 관람 희망일 7일 전부터 1일 전까지 예약하면 된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입장 시 마스크 착용과 발열 여부 점검, 안전거리 2m 확보 등 방역 수칙과 관람객 감염 예방을 위한 안전대책을 적용해 관람을 운영할 계획이다.경복궁관리소 관계자는 “이번 경회루 특별관람을 통해 고품격 문화유산인 궁궐이 국민 누구나 누릴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자리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우리 문화유산의 역사적 가치와 우수성을 국내외에 알리기 위한 다양한 문화 행사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경복궁 경회루 전경(사진=문화재청)
2020.07.22 I 김은비 기자
궁중문화축전, 내달 9일까지 '랜선 궁둥이' 모집
  • 궁중문화축전, 내달 9일까지 '랜선 궁둥이' 모집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경복궁을 비롯한 서울 5대 고궁과 종묘, 사직단에서 열리는 2020년 제6회 궁중문화축전에서 관람객과 가까이서 소통할 자원활동가 ‘궁(宮)둥이’를 모집한다.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와 한국문화재재단은 오는 8월 9일 자정까지 ‘궁둥이’ 지원을 온라인으로 받는다고 21일 밝혔다. ‘궁둥이’는 ‘궁과 긴밀한 관련이 있는 사람들’이란 뜻으로 축전이 진행되는 동안 시민과 소통하며 축제 현장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맡게 된다.작년에 처음 모집하기 시작한 ‘궁둥이’는 연령과 직업, 사는 곳이 다양한 387명의 지원자 가운데 82명을 선발해 관람객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활발한 활동을 보였다. 올해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축전이 전체적으로 온라인 개편을 진행하면서 ‘궁둥이’ 역시 ‘랜선 궁둥이’로 활동하게 된다.선발된 인원들은 사전교육을 통해 궁중문화축전과 각 궁에 대한 해설 교육을 받는다. 궁중문화축전 기간 동안 자원활동가로 온·오프라인에서 관람객과 소통할 예정이다. 궁둥이에게는 개인봉사활동 시간과 더불어 한국문화재재단 자원활동가 인증서를 제공한다. 축전이 끝난 뒤 우수활동가에게는 표창을 수여할 예정이다.올해로 6회째를 맞는 이번 축전은 코로나19로 인해 봄에서 가을로 개최를 연기됐다. 아름다운 궁중문화와 즐길 거리로 코로나19로 지친 국민의 심신을 위로하고 격려하기 위해 일부 행사를 취소 및 축소하고 프로그램을 온라인 중심으로 개편해 오는 9월 다양한 행사와 체험 프로그램을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온택트’로 선보이기로 결정했다.한국문화재재단 관계자는 “축전의 현장감을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새로운 문화재 활용 방안을 모색했다”며 “다양한 방식과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궁의 새로운 매력을 안방까지 전달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제6회 국중문화축전 ‘랜선 궁둥이’ 모집 이미지(사진=한국문화재재단).
2020.07.21 I 김은비 기자
사상 최대 국보·보물 전시 "한민족 5000년 역사의 정수"
  • 사상 최대 국보·보물 전시 "한민족 5000년 역사의 정수"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이번 전시는 우리 한민족 5000년 역사의 유전자가 쌓여 있는 정수입니다.”지난 3년간 새롭게 국보·보물로 지정된 문화재 83건 196점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특별전 ‘새 보물 납시었네 신국보보물전 2017~2019’가 21일부터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다.정재숙 문화재청장은 전시를 하루 앞둔 2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 질이나 양에 있어서 사상 최대 전시회”라며 “한 시대를 살아가면서 귀중한 문화유산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전시회에 들어서면 현전하는 가장 오래된 역사책 ‘삼국사기’와 ‘삼국유사’가 관객을 맞이한다. 고대 왕의 업적부터 인물평전, 우리 신화와 전설, 풍속 종교까지 담고 있어 한국 고대 역사 속으로 안내하는 길잡이 같은 역할을 하는 두 책이 첫 작품으로 선정돼 전시회의 의미를 더한다. 경주 옥산서원이 소장하고 있는 삼국사기 9권이 국보 지정 후 완질본으로 전시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체 길이 8.5m에 달하는 조선후기 산수화의 극치 이인문(1745~?)의 ‘강산무진도’(보물 제2029호, 국립중앙박물관 소장)도 주목을 끈다. 왼쪽 방향으로 끝없이 펼쳐진 산수화에는 작게 그려진 사람들이 평화롭게 사는 마을과 광활한 산수 구성과 계곡, 기암절벽 등이 섬세하게 표현돼 있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을 통해 유토피아와 같은 이상적 세계를 표현했다.‘강사무진도’의 모티브가 된 심사정(1707~1769)의 ‘촉잔도권’도 함께 선보인다. 46억 화소로 스캔한 ‘강산무진도’가 30m 길이의 장대한 크기로 재현돼 병풍처럼 이들 작품을 둘러싼다. 소리 예술가 김준이 구현한 생생한 자연의 소리가 어우러져 마치 실제 그림 속 산천과 이상향의 풍경 속에 들어있는 것 같은 착각마저 들게 한다.혜원 신윤복(1758~?)이 여인의 아름다움을 섬세하게 묘사한 ‘미인도’(보물 제1973호, 간송미술문화재단 소장)도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다. ‘미인도’는 여인의 전신을 초상으로 그린 드문 작품으로 조선의 미인을 상징한다. 간송미술문화재단 소장 서화류는 3주 후 한 차례 교체 전시돼 ‘미인도’ 또한 8월 12일부터 만날 수 있다.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은 “한국 문화를 대표하는 유물인 국보·보물이면서 전 세계 누가 와서 봐도 세계 속에서 볼 수 없는 세계유산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라고 전시의 의의를 덧붙였다. 전시는 9월 27일까지 진행한다.[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정재숙 문화재청장과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이 2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산동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새 보물 납시었네 - 新국보보물전 2017~2019’에서 유물들을 살펴보고 있다. 이번 전시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새로 지정된 국보와 보물 157건 중 건축 문화재와 중량이 무거운 문화재 등을 제외한 83건 196점(국보 12건 27점, 보물 71건 169점)을 공개하는 자리로, 국보와 보물 공개 전시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오는 21일부터 9월 27일까지 열린다.
2020.07.21 I 김은비 기자
불경 옮겨 적는'사경장' 국가무형문화재 지정
  • 불경 옮겨 적는'사경장' 국가무형문화재 지정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문화재청은 ‘사경장’을 국가무형문화재 신규 종목으로 지정하고 김경호(58)씨를 보유자로 인정한다고 지난 20일 밝혔다.‘사경장’은 불교 경전을 유포하거나 공덕을 쌓기 위해 경전을 베끼는 일인 사경(寫經) 기술을 가진 장인을 말한다. 김 씨는 전통 사경체(寫經體)를 능숙하게 재현하는 뛰어난 기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각종 교육 기관에서 사경 관련 강의를 하는 등 오랜 기간 사경의 전승을 위해 활동했다.사경은 고려 시대 불교가 성행하면서 전성기를 맞이했다. 조선 시대에는 숭유억불 기조가 유지되면서 쇠퇴했으나 일부 왕실과 사찰에 의해 명맥이 유지됐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사경 유물은 통일신라 시대 때(745~755년) 제작된 ‘신라백지묵서대방광불화엄경(국보 제196호)’이다.사경 제작은 크게 필사, 변상도(경전의 내용이나 그 교의를 알기 쉽게 상징적으로 표현한 그림) 제작, 표지 장엄 세 가지로 구성된다. 세부적으로는 금가루 발색, 아교 만들기, 종이의 표면 처리와 마름질, 잇기, 선긋기, 경 필사, 변상도 그리기, 표지 그리기, 금니 표면처리 등 10여 가지 공정을 거쳐야 한다.사경 제작에는 서예·한문·불교 교리·회화 등에 대한 숙련된 기능은 물론이고 경전의 오자·탈자가 없어야 하므로 고도의 집중력과 장기간의 제작 시간이 필요하다.문화재청 관계자는 “‘사경장’의 높은 역사성과 예술성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앞으로도 문화재청은 정부 혁신의 하나로 국가무형문화재의 신규종목 지정과 보유자 인정 등을 통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오랫동안 전통문화의 계승에 전념해 온 전승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전승 현장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노력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김경호 국가무형문화재 ‘사경장’ 보유자가 불경을 필사하는 모습(사진=문화재청)
2020.07.21 I 김은비 기자
국립중앙도서관 22일부터 다시 문 연다
  • 국립중앙도서관 22일부터 다시 문 연다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국립중앙도서관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수도권 공공시설 운영제한 조치 완화 결정에 따라 오는 22일부터 재개관 한다고 20일 밝혔다. 재개관 이후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생활 속 거리두기 일환으로 사전 예약제를 통해 1일 이용자 수를 제한하고 주중에만 운영할 계획이다.도서관 이용을 원하는 이용자는 방문일 하루 전까지 예약해야 하며 현장 접수는 받지 않는다. 이용자는 유사시 원활한 연락을 위한 본인 인증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자세한 사항은 각 도서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 예약이 어려운 어르신 등 인터넷 소외 계층을 위해서는 전화예약 서비스도 준비했다.도서관은 출입구에 열화상 카메라 설치, 자료실 내 안전거리 유지를 위한 좌석 배치, 대출 반납대 및 상담데스크 등에 아크릴 보호막 설치, 직원 및 이용자 간 동선 분리 등 방역관리를 강화한다.서혜란 국립중앙도서관장은 “휴관 중에도 온라인 전시 콘텐츠 제작 및 관외 이용 데이터베이스 확대 등으로 이용자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마음은 내내 무거웠다”며 “다시 이용자를 맞이할 수 있어 대단히 기쁘다”고 소회를 밝혔다. 또한 이용자들이 방역수칙 준수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국립중앙도서관 자료 대출 반납대에 아크릴 보호막이 설치된 모습(사진=국립중앙도서관)
2020.07.21 I 김은비 기자
이순신 후손들 "'관노 잠자리설'은 명백한 명예훼손"
  • 이순신 후손들 "'관노 잠자리설'은 명백한 명예훼손"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이순신 장군이 관노와 잠자리를 했다는 글은 명백한 허위 글이다. 더이상 충무공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이 없도록 협조해 달라.”이순신 장군의 후손인 덕수이씨 대종회와 충무공파 종회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이후 한 네티즌이 ‘이순신 장군도 관노와 잠자리를 했다’고 주장한데 대해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이명수 미래통합당 의원과 함께 성명서를 낸 이들은 “언론과 인터넷에서 이순신 장군이 관노와 잠자리를 했다는 허위 사실로 충무공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을 후손으로서 방관할 수 없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이어 “충무공의 위상이 크게 실추돼 후손들이 뼈저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며 “허위사실 유포자는 사과를 하고 잘못된 부분을 수정해 달라”고 촉구했다.이들은 “최근 충무공 전문가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해당 글은 ‘난중일기’에 전혀 나오지도 않는 조작된 허위글”이라고 주장했다. 문제가 된 1597년 4월 21일자 난중일기의 ‘저녁에 여산의 관노의 집에서 잤다(夕宿于礪山官奴家)’는 문구에 대해 해명했다. 이들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왕명을 받들고 남쪽으로 내려가던 중 노비의 집에서 잠을 잔 것일 뿐 잠자리를 했다는 말은 전혀 없다”고 했다. 이어 “글에 ‘관노’라는 말이 등장하지만 노비의 노(奴)는 남자 종을 뜻하는 단어로 여자 종을 뜻하는 글자는 비(婢)로 따로 있다”고 주장했다.더욱이 이때는 충무공이 모친상을 당한 지 며칠이 되지 않은 몹시 힘든 상황이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관노의 집에서 잤다’는 말 뒤에 ‘한밤중에 홀로 앉았으니, 비통한 마음을 어찌 견딜 수 있으랴’라는 부분이 나오는데 이것이 상을 당해 슬픈 이순신 장군의 마음을 그대로 드러낸다”며 “‘주자가례’에 따르면 삼년상조의 남녀가 방을 달리한다는 내용이 있는데 유학을 중요하게 여겼던 이순신 장군이 이를 어겼을리 없다”고 말했다.이순신 장군의 후손 충무공파 종회에서 21일 “이순신 장군 ‘관노 잠자리설’은 명백한 명예훼손”이라고 했다.(사진=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2020.07.21 I 김은비 기자
김봉곤, "젊은 작가상 반납…모두에게 사죄" 공식사과
  • 김봉곤, "젊은 작가상 반납…모두에게 사죄" 공식사과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사적인 대화 내용을 소설에 그대로 인용해 논란을 일으킨 김봉곤 작가가 결국 2020년 제11회 젊은 작가상도 반납했다. 또 공식 입장문을 통해 피해자와 독자, 출판사와 동료 작가들에게 사과했다. 지난 10일 논란이 처음 발생한 지 약 열흘 만이다.김봉곤 작가는 21일 트위터에 글을 올려 “그간의 모든 일에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O’님의 문제 제기를 인정한다”며 “부주의한 글쓰기가 가져온 폭력과 피해에 대해 다시 한번 사죄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그는 이어 “‘다이섹슈얼’님과 ‘O’님의 말씀을 통해 고유의 삶과 아픔을 헤아리지 못한 채 타인을 들여놓은 제 글쓰기의 문제점을 뒤늦게 깨달았다”며 “이를 깊이 반성한다”고 했다. ‘O’씨와 ‘다이섹슈얼’은 각각 김 작가의 소설 속 등장 인물의 실제 모델로 자신과의 사적인 메시지를 김 작가가 무단 인용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다이섹슈얼씨는 ‘그런 생활’에 등장하는 ‘C누나’의 실제 모델로 지난 10일 트위터에 김 작가가 자신과의 사적인 카카오톡 메시지를 한글자도 바꾸지 않고 그대로 옮겨 썼다고 주장했다. O씨는 ‘여름, 스피드’의 등장인물 영우의 실제모델로 김 작가의 무단 인용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 17일 트위터를 통해 김 작가가 본인이 보냈던 페이스북 메시지를 동의 없이 소설에 인용됐다고 말했다.또 김 작가는 사과문을 통해 “문제가 된 단행본 ‘여름, 스피드’와 ‘시절과 기분’을 모두 판매 중지하겠다”며 “‘그런 생활’에 주어진 문학동네 젊은 작가상을 반납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이 문제를 직시하며 책임감 있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덧붙였다.마지막으로 그는 “소설로 인해 고통받은 다이섹슈얼님과 O님께 사죄드린다”며 “독자여러분 , 출판 관계자분, 동료작가분들께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김 작가는 2016년 등단 한 후 커밍아웃을 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소설로 쓰는 ‘오토 픽션’으로 큰 인기를 끌어왔다. 사적인 대화 내용을 소설에 그대로 인용해 논란을 일으킨 작가 김봉곤이 21일 결국 공식 입장문을 통해 사죄했다.(사진=김봉곤 작가 트위터 캡쳐)
2020.07.21 I 김은비 기자
'반쪽짜리' 지적 받은 도서정가제 공개 토론회
  • '반쪽짜리' 지적 받은 도서정가제 공개 토론회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오는 11월 일몰을 앞둔 도서정가제 개선을 위해 지난 15일 개최한 공개토론회에 대해 반쪽짜리 토론회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토론회에 도서정가제의 핵심인 대한출판문화협회와 출판인회의 등 출판계에서 참석을 하지 않으면서다. 관련 업계 등에서는 여론을 듣기 위해 마련한 토론회 일정을 개최 전날에야 알려 토론회가 열리는 사실조차 몰랐다며 비난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여전히 입장차가 현저한 쟁점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실효성 있는 도서정가제 개선안이 나올 수 있겠느냐는 우려까지 제기된다.이번 토론회는 도서정가제가 지난해 국민청원이 있었을 정도로 국민적 관심사가 큰 사안인 만큼 여론을 더 수렴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 마련됐다. 토론회에서는 지난해 7월부터 16차례에 걸쳐 민관협의체에서 논의한 결과를 발표하고 각계의 입장을 들었다.출판계는 문체부의 토론회 진행 절차를 문제 삼았다. 문체부가 민관협의체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입법안을 마련하겠다고 하고선 돌연 토론회를 열어 그간의 노력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당초 공청회를 연다고 했던 문체부가 토론회로 바꾸는 등 우왕좌왕 하는 모습을 보여 혼란을 줬다고 주장했다.송성호 출협 상무이사는 “문체부 측에서 갑작스레 토론회를 한다는 말만 하고 발제 내용이 뭔지, 관련 자료도 안 보내줬다”며 “토론회에서 무슨 얘기를 할지 정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참석할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토론회 전날까지 담당 과장이랑 통화를 했는데 토론회를 취소하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하며 “당일 또 토론회를 한다고 하기에 어떤 장단에 맞추라는 건지 답답했다”고 토로했다.김원중 언론노조 서울경기지역 출판지부 사무국장은 도서정가제 논의에 출판 노동자들이 빠진 것을 지적했다. 김 사무국장은 토론회 당일 발언을 통해 “도서정가제 토론회가 열린다는 사실을 전날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 우리는 오늘 아침에야 알았다”며 “도서 정가제가 출판 생태계를 보호한다는 취지인데 항상 그 안에서 일을 하는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빠져있다”고 말했다. 그는 “출판계에서는 매번 출판사 대표들 중심으로만 논의가 진행되니 10%, 5% 등 가격 흥정에만 집중한다”며 “소비자와 출판 노동자 모두에게 득이 될 게 없다”고 주장했다.출판계의 비판에 대해 이선주 문체부 미디어정책국 출판인쇄독서진흥과 과장은 “도서정가제에 국민의 관심이 큰 만큼 소비자 의견을 더 들으라는 규제 개혁 위원회 권고가 있어 이를 받아들인 것”이라며 “원래는 공청회를 열고 싶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모일 수 없어 토론회로 바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7월 설문조사도 진행해 시민들의 목소리를 더 듣기도 했다”고 덧붙였다.이선주 과장은 토론회 관련해서 민간협의체 관계자들에게는 이미 1개월 전에 토론회 사실을 알렸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다만 구체적 발제 내용이나 소비자 인식 조사 자료는 급하게 준비를 해 사전에 전달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출판 노조의 문제 제기에 대해선 앞으로 함께 참여를 해 논의를 해 나가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하지만 도서정가제 법 개정안 시일이 11월로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추가적인 개선안이 나올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목소리가 크다. 경제적 이익을 포함한 할인율 축소 또는 확대 여부, 웹툰·웹소설 등 디지털 콘텐츠의 도서정가제 적용 등 여전히 입장차가 큰 사안들에 대해 어떤 결과를 도출할지 주목된다.오는 11월 도서정가제 일몰을 앞두고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지난 15일 도서정가제 개선을 위한 공개토론회를 개최 관련 ‘반쪽짜리’ 토론회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2020.07.21 I 김은비 기자
130년 전 미국 공사관이 보낸 편지
  • [국외 문화재 돋보기]130년 전 미국 공사관이 보낸 편지
  • 19만 3136점. 지난 4월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파악한 해외 소재 국내 문화재 현황이다. 고국을 떠나 타지에 있는 문화재를 환수하기 위해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해외 박물관에서 소장하거나 해당 국가의 보물로 지정돼 있어 가져오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들이 많다. 이 같은 국외소재문화들은 한편으로는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해외에 알리는 역할도 한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우리 문화재를 기억하고 자긍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데일리는 국외소재문화재재단과 함께 해외에 나가 있는 우리 문화재에 어떤 것들이 있고, 이들은 어떤 가치를 담고 있는지 차례로 연재해 소개한다.<편집자주>[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130년 전 주미대한제국 공사관은 어떤 생활을 했을까. 지난해 문화재청은 독립운동가 월남 이상재 선생(1850~1927)의 유품이자 주미대한제국공사관과 관련된 외교자료를 기증받아 공개했다.‘미국서간’(美國書簡)과 ‘미국공사왕복수록’(美國公私往復隨錄)이 그것으로 당시 미국 공관원들의 활동상 등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당시 미국과 협상했던 중요 현안 업무와 공사관의 운영을 보여주는 현존 유일의 외교 자료다.해당 자료들은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미국 워싱턴 소재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을 복원하면서 고증 사료를 찾는 과정에서 그 존재가 처음 알려졌다. 그동안 이상재 선생의 종손인 이상구(76)씨가 선대로부터 물려받아 간직해오다 작년 기증했다.이상재 선생은 1887년 주미공사관의 서기관으로 임명돼 박정양 초대 주미공사와 함께 1888년 1월 미국 워싱턴 D.C.에 들어갔다가 같은 해 11월 박정양 공사와 함께 다시 귀국할 때까지 현지에서 주미공사관을 개설하는 등 공관원으로서의 임무를 수행했다.‘미국서간’에는 이상재 선생이 주미공사관의 서기관으로 임명된 1887년 8월부터 1889년 1월까지 작성했던 편지 38통을 수록하고 있는 편지모음이다. 주된 내용은 이상재 선생이 주미공사 서기관으로 미국에 파견된 기간 동안 부모의 안부를 묻거나 집안의 대소사를 논하는 등 집안일과 관련된 것이지만, 주미공사관 운영 상황, 미국에 주재하는 동안 활동하거나 견문한 사항 혹은 느낀 점 등을 부분적으로 기록해 둬 당시 공사관의 실상, 그의 활동상과 미국관 등을 두루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기록으로 평가되고 있다.이상재 선생이 1887년 주미공사관의 서기관으로 임명돼 1889년 1월까지 작성했던 편지 38통을 수록하고 있는 ‘미국서간(美國書簡)’(사진=문화재청)‘미국공사왕복수록’은 공관원들의 ‘업무편람’ 성격에 해당하는 것으로 1883년 미국 아더 대통령이 초대 주한공사 푸트(Lucius H. Foote)를 조선에 파견하며 고종에게 전달한 외교문서를 비롯해 조선왕조와 미국정부 간 추잔한 각종 현안사업과 관련된 무서들을 담고 있다.특히 당시 조미 간 현안사업 중 뉴욕 법관 등이 ‘조선기계회사’를 설립해 철로, 양수기, 가스 설치 등 3건을 추진하기 위해 제안한 규칙과 약정서 초안이 수록돼 있다. 이중 그들이 경인선 설치를 제안한 사실과 계약서인 ‘철도약장(鐵道約章)’ 초안이 함께 수록돼 있다. 경인선은 1896년 조선이 미국인 모스(J. R. Morse)에게 부설권을 허가했으나 모스가 다음해 5월 일본 측에 넘기면서 1899년 9월 일본이 완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해당 자료를 통해 10년 전부터 조선이 주미공사관을 통해 미국 측과 논의하고 있었던 사실이 밝혀졌다. 한철호 동국대 교수는 “이상재 선생의 유품 자료는 19세기 조선왕조의 생생한 대미외교활동을 보여주는 자료”라며 “특히 ‘미국공사왕복수록’, ‘미국서간’은 기존에 한 번도 알려지지 않은 최초의 발굴자료들로 주미대한제국공사관 관련 사료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공사관원이 직접 기록한 귀중한 자료”라며 중요성을 강조했다.공사관원 재직 시 이하영(서리공관) 사진(사진=문화재청)
2020.07.21 I 김은비 기자
코로나19로 문 닫았던 궁·능 55일만에 재개관
  • 코로나19로 문 닫았던 궁·능 55일만에 재개관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수도권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지난 5월 29일 오후 6시부터 휴관했던 국립고궁박물관과 궁궐·왕릉 23개소를 오는 22일부터 재개관한다. 55일만의 재개관이다.문화재청 측은 2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수도권 방역조치 완화 결정에 따라 이번 실내외 관람시설 재개관을 결정했다”며 “앞으로도 운영 여부와 관련한 결정은 단계별 상황에 맞춰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문화재청은 수도권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지난 5월 29일 오후 6시부터 휴관했던 국립고궁박물관과 궁궐·왕릉 23개소를 오는 22일부터 재개관한다고 20일 밝혔다. (사진=문화재청).재개관 기관 및 시설 23개소는 △국립고궁박물관 △세종대왕유적관리소 △경복궁 △창덕궁 △덕수궁 △창경궁 △종묘 △고양 서오릉 △고양 서삼릉 △양주 온릉 △화성 융·건릉 △파주 삼릉 △파주 장릉 △김포 장릉 △서울 태·강릉 △서울 정릉 △서울 의릉(영휘원 포함) △서울 선·정릉 △서울 헌·인릉 △구리 동구릉 △남양주 광릉 △남양주 홍·유릉 △남양주 사릉 등이다.실내 관람시설인 국립고궁박물관은 방역수위 1단계에서는 일일 최대관람인원을 1000명으로 제한해 운영하며, 2단계 이상으로 전환되면 운영을 다시 중지한다. 또 국립고궁박물관은 안전한 관람 환경 조성을 위해 인터넷 사전 예약제(7월21일)와 QR(정보무늬) 기반 전자출입명부 시스템을 도입한다. 실외 관람시설인 궁궐과 왕릉은 방역수위 1단계에는 인원제한 없이 운영하고, 2단계 이상으로 전환되면 운영을 다시 중지한다. 다만 궁·능의 실내 관람시설은 방역수위 1단계에서도 시설별로 동시 입장인원을 제한한다.또 22일부터 모든 시설에 대해 개인관람만 허용 △관람객 입장 시 마스크 착용과 발열 여부 점검 △한 방향으로 관람 등 방역 수칙과 관람객 감염 예방을 위한 안전대책이 적용되며, 단체관람, 교육, 행사는 여전히 중단된다. 구체적인 정보는 각 기관 홈페이지를 통해 별도로 공지할 예정이다.문화재청 측은 “앞으로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범정부적인 대응지침 등에 따라 현황에 맞는 단계적인 조치들을 즉시 시행할 예정이며, 코로나19로 지친 국민 일상에 활력을 증진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했다.
2020.07.20 I 김은비 기자
국내 최대 국보·보물전 '새 보물 납시었네' 개최
  • 국내 최대 국보·보물전 '새 보물 납시었네' 개최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국보·보물 공개 전시로는 사상 최대 규모 전시회가 오는 21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다. 국립중앙박물관과 문화재청은 특별전 “새 보물 납시었네, 신국보보물전 2017~2019”를 7월 21일부터 9월 27일까지 공동 개최한다고 20일 밝혔다.이번 전시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간 지정된 국보·보물 157건 중 이동이 어려운 건축 문화재와 중량이 무거운 문화재 등을 제외한 83건 196점을 공개하는 자리다. 기관·개인·사찰 등 문화재 대여 기관만 총 34곳이나 되는 만큼 평소에 한 자리에서 보기 힘들었던 우리 문화를 대표하는 다양한 종류의 국보와 보물을 볼 수 있다.전시는 총 3가지 주제로 구성된다. 1부 ‘역사를 지키다’에서는 우리 역사를 살펴 볼 수 있는 다양한 기록 유산을 공개한다. 2018년 드디어 국보로 승격된 ‘삼국사기’(국보 제322-1호, 옥산서원 소장)와 ‘삼국유사’ 권1~2(국보 제306-3호, 연세대학교 소장)를 비롯해 조선 태조부터 철종까지 472년의 역사를 기록한 ‘조선왕조실록’(국보 제151호, 국립고궁박물관·국립중앙박물관·서울대학교 규장각 한국학연구원·한국학중앙연구원 소장) 등 다양한 역사기록물이 전시된다. 특히 실록이 지닌 위대한 가치를 전하기 위해 실록의 편찬에서 보관, 현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내용을 상세히 전시장에 담았다.현재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전통 역사서 국보 제322-1호 ‘삼국사기’(사진=문화재청)2부 ‘예술을 펼치다’는 이 땅에 살았던 사람들의 미의식이 담긴 예술품을 다양하게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고려 초기의 청자 제작을 보여주는 ‘청자 ‘순화4년’ 명 항아리’(국보 제326호, 이화여자대학교 소장), 고려 상형청자의 정수라 할 수 있는 ‘청자 투각 연당초문 붓꽂이’(보물 제1932호,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등 한국 도자 공예의 뛰어난 기술과 절제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고려청자들도 선보인다.우리 강산의 모습을 담은 조선시대 실경산수화와 풍속화는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안내하는 길잡이다. 실경산수화의 대가 정선(1676~1759)의 ‘정선 필 풍악내산총람도’(보물 제1951호, 간송미술문화재단 소장) 등에서는 시적 정취가 가득한 우리 강산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3부 ‘염원을 담다’는 우리나라 국보·보물의 절반이 넘는 불교문화재의 위상을 살펴볼 수 있다. 불교는 오랜 세월 한국인과 함께 하면서 현실의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도와주며 문화를 풍요롭게 해준 정신적 토대였다. 가장 오래된 사리장엄구인 ‘부여 왕흥사지 출토 사리기’(국보 제327호,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소장)는 백제시대 불교 신앙과 정교한 공예 기술의 극치를 보여준다. 세종이 소헌왕후의 명복을 빌기 위해 지은 찬불가인 ‘월인천강지곡’ 권상(국보 제320호, 개인 소장) 등 불교 경전과 서적이 다수 전시되어 우리나라 불교 기록문화의 면면을 살펴볼 수 있다.
2020.07.20 I 김은비 기자
조선 최초의 금속활자 '계미자'
  • [은비의 문화재 읽기]조선 최초의 금속활자 '계미자'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구텐베르크는 1455년 유럽에서 서양 최초로 금속활자와 인쇄기를 발명해 성서를 찍어냈다. 구텐베르크가 금속활자를 만들고 유럽에는 인쇄소가 1000곳 이상 생겼으며 성서는 일반인에게까지 널리 퍼졌다. 이는 이후 문예부흥운동, 루터의 종교개혁, 프랑스 대혁명과 영국 산업혁명에까지 영향을 끼쳤다. 과거 인쇄술은 혁명과도 다름없었던 것이다. 우리나라는 구텐베르크보다 78년이나 앞선 1377년 세계 최초 금속활자를 발명해 ‘직지심체요절’을 펴냈다. 서양과 같은 혁명은 없었지만 금속활자는 조선 초기 왕권을 안정시키고 유학을 전파하며 백성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전파하는데 큰 영향을 끼쳤다.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고서 전문 사설 박물관인 화봉 책 박물관은 ‘한국과 세계의 고활자 컬렉션’이라는 이름으로 소장하고 있는 고활자 80여점을 공개했다. 여승구 화봉 책 박물관 관장은 조선 최초의 금속활자인 ‘계미자’로 찍은 ‘동래선생교종북사상절’ 일부를 이번 컬렉션의 백미로 꼽았다. 계미자는 태종 3년인 1403년 만들어진 조선 최초의 동활자로 그 해의 간지를 붙여 ‘계미자’라는 이름이 붙었다. 계미자가 나온 시기도 구텐베르크보다 50년 앞선다.고려시대에 이미 금속활자 기술이 존재했지만 조선을 건국하는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는 금속활자를 만들 여력이 없었다. 3대 왕인 태종 때 와서야 조선왕조는 비로소 그 기틀이 잡혔다. 왕조의 기반이 안정되자 태종은 왕권을 강화하고 국왕 중심의 통치 체제를 정비했다. 또 숭유억불정책을 국시로 해 숭문정책(문과를 숭상하는 정책)을 펴나갔다. 이를 위해 태종은 유생들에게 학문을 권장했는데 책의 인쇄 보급이 절실했다. 또 중국에서 사신으로 가면 서책을 가져오곤 했는데 그것을 왕이나 주요 인사뿐 아니라 지방에서 민관이 함께 공유하기 위해서 목판을 일일이 만들면 시간이 오래 걸렸다.이에 태종은 1403년 2월 고려 말의 서적원제도를 본받아 주자소를 설치하고 금속활자를 제작했다. 활자를 만들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동철(銅鐵)이 필요한데 당시만 해도 철은 몹시 귀했다. 태종은 부족한 동철 수급을 위해 왕실의 재정이나 물품을 맡아보던 관청인 내부(內府)의 것을 모두 내놓았다. 또 종친·훈신 등의 신하들에게도 자진 공출하게 했고 소요경비는 임금이 개인적으로 내탕금(內帑金)을 내놓아 활자주조에 착수했다. 계미자로 찍어낸 책은 13~14종 정도인 것으로 전해진다. ‘사서삼경’이나 ‘주자책’같은 유학 이념을 담은 책이 주를 이뤘지만 꼭 필요한 농서, 의서, 법서 등의 책도 있었다. 장원연 청주 고인쇄박물관 학예사는 “통치와 관련된 유학 서적뿐만 아니라 백성들이 아픈곳을 치료하고 억울함이 없도록 하는 책들을 찍어내 국가로서 꼭 해야 하는 역할을 태종 때가 돼서야 시작했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계미자는 세종 2년인 1420년 경자자를 주조하기까지 18년 동안 사용됐다.다만 조선시대는 유럽과 달리 상업적으로 책을 인쇄하지 않은 만큼 인쇄술의 발전은 다소 느렸다. 장 학예사는 “유럽에서 인쇄는 상업적 성격이 강해 돈이 되는 건 다 찍어 인쇄술이 빠르게 발전했다”면서 “조선은 수익을 내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꼭 필요한 책을 국가 주도로 만들다 보니 유럽과 다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임진왜란 이후 조선 후기가 돼서야 민간에서도 책을 만들기 시작했고, 책 판매는 1800년대부터 이뤄졌다.1403년 조선 최초 금속활자 ‘계미자’로 찍어낸 ‘동래선생교정북사상절’ 일부(사진=화봉 책 박물관)
2020.07.20 I 김은비 기자
조영남 "5년 재판 동안 성공한 화가 됐다…난 국가 장학생"
  • 조영남 "5년 재판 동안 성공한 화가 됐다…난 국가 장학생"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5년 동안 국가가 법적으로 나서서 평범한 가수를 성공한 화가로 올려놔 줬다. 이제는 내가 미술한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으니 국가 장학생인 셈이다.”조영남(76)은 ‘그림 대작(代作) 사건’으로 재판을 치러온 지난 5년의 시간에 이 같은 의미를 부여했다. 고통스럽기는 했지만 오랜 법정다툼으로 논란이 되면서 오히려 화가로 더 많이 알려진 만큼 헛된 시간은 아니었다는 의미였다, 지난 17일 이데일리와 만난 조영남은 “현대미술은 창의력 게임”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이데일리 김은비 기자)조수를 시켜 그림을 대신 그리게 한 ‘그림 대작 사건’에 휘말렸다 지난달 25일 최종 무죄선고를 받은 조영남은 최근 ‘이 망할 놈의 현대미술’이라는 책을 펴냈다. 조씨는 최근 서울 청담동 자택에서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조수를 처음 쓰게 된 배경과 현대미술에 대한 스스로의 생각, 4년에 걸친 재판에 대한 생각을 가감없이 털어놨다.조씨는 2011년부터 2016년까지 화가 2명을 고용해 화투 그림 26점을 그리고 대작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로 작품을 판매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대법원에서는 조영남의 행위는 사기가 아니었고 행동에 대한 윤리적 판단은 예술계의 몫이라며 공을 넘겼다. 조영남은 10여년 전부터 조수를 썼다고 밝혔다. 당시 화가로서 유명세를 타면서 전시가 많아졌는데, 그의 대표작인 ‘화투’ 그림은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어서 일일이 그리기가 힘들어지자 조수를 쓰게 됐다는 것이다. 조씨는 조수에게 본인이 그린 원본 그림을 똑같이 따라 그리게 했고 조수가 그린 그림에 마무리와 제목, 사인 등을 하는 역할을 했다.그러면서 조 씨는 “현대미술은 창의력 게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 작품에서 화투를 잘 그리고 못 그리고는 아무 관계가 없다. 이 정도 그림은 초등학생들한테 그리라 해도 비슷하게 그려온다”며 “중요한 건 내가 화투를 꽃으로 만들어 냈다는 것과 ‘극동에서 온 꽃(flower from far east)’이라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발상을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는 이번 재판의 의미를 “예술에서 조수를 써도 괜찮고, 조수를 쓰는 사실을 관객에게 공지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법적으로 인정해 준 세계 최초의 판례”라며 “귀한 샘플”이라고 덧붙였다. 또 재판 덕에 사람들이 자신의 작품 활동을 널리 알게 됐다며 오히려 유명한 화가에 오르게 됐다고 스스로 평가했다.지난 재판 기간에도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왔다는 조 씨는 올해 4년 만의 첫 전시를 기획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무죄가 나오면 전시를 다시 해야하는데 사람들이 내 그림을 구경왔을 때 그림이 생각보다 후지면(기대한 것에 못 미치면) 이런 그림으로 5년 동안 시끄러웠나 생각하지 않을까 하는 점이 가장 걱정됐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내가 그린 작품 중에 ‘쏴라 조영남’이라는 게 있는데 그 그림처럼 대중을 의식하지 않고 내가 옳다는 건 밀고 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조 씨는 앞으로도 형편에 따라 조수를 쓰기도, 직접 그림을 그리기도 하며 작품활동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시가 많아져 공장 돌리듯 작품 활동을 왕성하게 해 나가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작품 활동은 내 삶의 전부다”며 “병들어서 더 이상 그리지 못하게 될 때까지 그림을 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0.07.20 I 김은비 기자
'아몬드' 스테디 셀러 등극
  • [위클리 핫북②]'아몬드' 스테디 셀러 등극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손원평 작가의 ‘아몬드’가 2017년 3월 출간 후 꾸준히 사랑을 받으며 스테디셀러 반열에 올랐다. 7월 3주차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순위에 따르면 ‘아몬드’는 종합 14위에 올랐다. 소설 부문 베스트셀러에서는 2위를 차지했다. 김현정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담당은 “‘아몬드’는 청소년 소설이지만 성인 독자들에게도 큰 관심을 받으며 여름철 성수기를 맞아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아몬드’는 출간 당시 “캐릭터의 매력과 깊은 성찰로 빚어낸 두 인물의 관계에 깃든 아름다움에서 문학적으로 의미 있는 성취를 이루었다”는 평가와 함께 네이버 사전 연재에서 회당 1만여 건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독자들의 열띤 반응을 이끌어냈다.책은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소년 윤재를 주인공으로 한 성장소설이다. 평범하게 살고자 노력하는 윤재와 그와 반대로 맑은 심성을 지닌 도로, 윤재를 돕고 싶어 하는 심 박사 등의 이야기를 통해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럼에도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아몬드’는 손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다. 손 작가는 이 책으로 제10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받았다. 2018년에는 장편 원고 ‘1988년생’으로 제5회 제주4·3평화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전까지 손 작가는 ‘인간적으로 정이 안 가는 인간’ ‘너의 의미’ 등 다수의 단편영화 각본을 쓰고 연출해 왔다. 김현정 베스트셀러 담당은 “‘아몬드’ 외에도 고전문학과 스테디셀러에서 강세가 눈에 띄었다”며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와 양귀자의 ‘모순’을 예로 들었다. ‘멋진 신세계’는 7월 3주 소설 부문 베스트셀러 순위에 다시 진입했고, ‘모순’은 한국소설 부문에 꾸준히 순위에 올라 있다. ‘멋진 신세계’는 최근 중고 서점 알라딘에서 지난 20년간 가장 많이 팔린 과학소설 1위에 오르기도 했다.(디자인=이미나 기자).
2020.07.19 I 김은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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