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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경호 '사이즈-미스' 展 교보문고 합정점 아트월 개최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교보문고는 17일부터 9월 22일까지 서울 마포구 교보문고 합정점 아트월에서 고경호의 개인전 ‘사이즈-미스’를 개최한다.교보문고 합정점 아트월에서는 교보문고 ‘교보아트스페이스’와 ‘아트스페이스 합정지구’가 발굴 및 선정한 신진 작가들의 전시를 릴레이 형식으로 선보이고 있다. ‘사이즈-미스’는 고경호 작가의 최근작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로 작가의 신작과 함께 25점의 작품을 소개한다.고경호 작가의 작품은 한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면 한 장씩 갖고 있을법한 사진을 떠올리게 한다. 공룡 모형 관람, 태권도 수업, 가족사진 찍던 날 등 개인적이면서도 많은 이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을 추억 속 특별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그림 속 대상들은 빠른 붓질로 뿌옇게 그려져 있거나 반쯤 지워져 있어 먼 기억을 회상하는 인상을 준다.고경호 작가는 한국 사회에서 성장해오면서 겪은 단절감이나 괴리감에 대한 자신만의 고뇌를 사회 구조와 연결해 표현한다. 사회적 현상에 대한 성찰과 반성을 자신의 성장 과정과 결합한다. 가족과 함께 하지만 배경으로 뒤섞이거나 사라져 가는 그림 속 주인공의 모습은 가족의 기대감이 사회적 기준에 온전히 부합할 수 없었던 개인의 고민과 충돌을 암시한다. 공동기획에 참여한 아트스페이스 합정지구는 문화예술 창작자들의 자발적이고 다양한 협업구조를 통한 창작과 연대로 예술로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연구하고 실천하는 비영리 예술공간이다. 작가들의 작업실이 밀집한 홍대 앞, 마포구 상수동, 연남동, 망원동, 문래동의 교차 지점이라는 지리적 이점을 살려 주변 청년 예술가들의 네트워크 활성화를 모색하고 있다. 고경호 작가는 인하대 미술과,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 평면조형전공 전문사를 졸업했다. 2018년 회전예술에서 ‘더미 라인’을, 2019년 서교예술실험센터에서 2인전 ‘돌고 돌고 돌고’를 개최했다. 단체전으로는 2019년 아트딜라이트의 ‘그림이 크기 때문이다’, 동소문의 ‘가볍고 빠르게 미끄러지기’, 합정지구의 ‘안티-프리즈’ 등에 참여했다. 고경호 작가의 ‘공룡’ (사진=교보문고)
- '멋진 신세계' 지난 20년간 가장 많이 팔린 SF 1위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가 지난 20년간 가장 많이 팔린 과학소설(SF)로 집계됐다.알라딘은 1999년 7월부터 2020년 6월까지의 SF서적 판매통계를 15일 발표했다. 통계에 따르면 판매량이 가장 많이 팔린 책은 ‘멋진 신세계’였고 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 더글러스 애덤스의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가 뒤를 이었다. 국내 작가 중에는 유일하게 김초엽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 6위로 2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은 2020년 상반기 기준 가장 많이 팔린 SF이기도 하다.작가를 기준으로 보면 가장 많은 독자들과 만난 SF 작가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인 것으로 나타났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잠’, ‘제 3인류’, ‘고양이’, ‘죽음’, ‘타나토노트’ 등 5권의 책이 SF부문 역대 판매량 베스트 20위 안에 들었다. 국내 작가 중에는 김초엽, 듀나, 김보영이 역대 판매 2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김효선 알라딘 소설 MD 과장은 “최근 들어 과학소설의 지형도 많이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과장은 특히 20대의 과학 소설 구매 비율이 1999~2009년까지는 3.5%에 불과했으나 2010~2019년에는 19.3%로 크게 증가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젊은 독자층이 증가함에 따라 국내 젊은 작가들의 SF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며 김초엽, 정세랑을 필두로, 황모과, 심너울, 천선란 등의 작가가 대표적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3일 예약 출간된 천선란의 ‘어떤 물질의 사랑’의 경우 판매 하루만에 알라딘 소설 일간 베스트 3위에 오르기도 했다.또 알라딘은 2011년 상반기 대비 2020년 상반기 알라딘 판매액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 10년 간 과학소설 시장이 5.5배 성장했다고 밝혔다. 소설 분류 내 SF매출 비중도 2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알라딘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가장 많이 팔린 과학소설(SF)은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로 나타났다.(사진=알라딘)
- [국외 문화재 돋보기]獨에는 한국 최초 신부의 '성해 주머니'가 있다
- 19만 3136점. 지난 4월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파악한 해외 소재 국내 문화재 현황이다. 고국을 떠나 타지에 있는 문화재를 환수하기 위해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해외 박물관에서 소장하거나 해당 국가의 보물로 지정돼 있어 가져오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들이 많다. 이 같은 국외소재문화들은 한편으로는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해외에 알리는 역할도 한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우리 문화재를 기억하고 자긍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데일리는 국외소재문화재재단과 함께 해외에 나가 있는 우리 문화재에 어떤 것들이 있고, 이들은 어떤 가치를 담고 있는지 차례로 연재해 소개한다.<편집자주>[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성 베네딕도회의 수도원 중 하나인 독일 상트 오틸리엔수도원 선교 박물관에는 한국 최초의 신부 김대건(1821~1846) 신부의 성해(聖骸)가 담긴 ‘성해주머니’와 ‘유해증명서’가 있다. 김 신부는 한국인 최초의 순교 성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한국인 최초로 서양 학문을 배우기 위해 유학을 가 라틴어, 프랑스어에 능통했던 인물이도 하다. 지난해 11월 유네스코에서는 2021년 김대건 신부의 탄생 200주년을 앞두고 그를 세계기념 인물로 선정했다. 천주교가 탄압받던 조선 후기에 태어난 김 신부의 삶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1821년 충청도 내포 지방의 독실한 천주교 집안에서 태어난 김 신부는 1837년 프랑스 출신 신부 모방에 의해 신학생으로 선발돼 마카오에 있는 파리 외방전교회로 유학을 갔다. 이곳에서 김 신부는 4년 6개월 동안 라틴어와 신학 교육을 받았다. 김 신부는 1842년 마카오를 떠나 힘겹게 조선땅으로 돌아왔다. 이미 조선 정부가 김 신부가 신학공부를 위해 유학까지 다녀온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그는 일급 수배자 신분에 가까웠다. 그는 순교하기 전까지 정부의 눈을 피해 서울과 경기도 지역을 오가며 교우들에게 성사를 주고 외국 선교사들의 입국로를 개척했다. 그러던 중 1846년(현종 12) 황해도에서 중국 배에 편지와 조선지도를 전달하고 돌아오다가 체포돼 40여 차례의 모진 고문을 받았다. 결국 반역죄로 사형을 선고받고 같은 해 9월 16일 한강 새남터(지금의 노량진 백사장)에서 참수됐다.국사범으로 형을 받은 죄수는 통상 사흘 뒤에 연고자가 시신을 찾아가는 것이 관례지만 조선 정부는 김 신부의 시신을 묻고 장례를 치르지 못하게 했다. 이민식과 동료 신자들은 김 신부가 순교한 지 40일 만에 몰래 시신을 옮겨 안성 미리내에 안치했다. 이후 교회법상 절차를 거쳐 개봉한 김 신부의 유해는 한차례 용산신학교로 옯겨졌다가 1925년 다시 개봉돼 로마, 파리, 명동성당, 대구교구, 원산교구에서 각각 모실 수 있게 유해를 나눴다.한국인 최초 신부인 김대건 신부의 흉골을 담은 ‘성해주머니’(사진=국외소재문화재재단)상트 박물관에 소장된 ‘성해 주머니’는 김 신부의 흉골을 담았던 주머니로 독일에서 만들어졌다. 주머니는 붉은 수자직 직물로 만들어졌으며 진주와 금사, 산호 등으로 장식돼 있다. 중앙에는 영대, 성작, 성경, 십자가 문양이 있다. 양쪽에는 성경을 감싼 흰색 영대를 중심으로 왼쪽에 “STERNUM B. ANDR”와 “KIM”, 오른쪽에는 “Primi SACER. COREANI”와 “MARTYRIS”라고 자수 돼 있다. ‘한국의 최초 순교자인 복자 안드레아 김의 흉골’이라는 뜻이다.‘유해 증명서’는 보니파시오 사우어 주교가 1920년 김대건 신부와 프랑스인 신부 2명의 유해에 대해 작성한 증명서다. 유해 개봉은 가톨릭에서 순교를 했거나 특별히 뛰어났던 사람들을 죽은 후에 복사 또는 성인의 품위에 올리는 예식을 앞두고 이뤄졌다.김근영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실태조사부 선임은 “김대건 신부의 성해 주머니와 유해증명서는 한국 천주교 역사와 가톨릭 수도승 수도희 중 하나인 성 베네딕도회의 관계를 보여줄 수 있는 단초가 된다”고 유물의 의미를 밝혔다.한국인 최초 신부인 김대건(1821~1846)신부와 프랑스 선교사 세명의 유해에 대한 증명서. 원산 감목구장 보니파시오 사우어()주교 아빠스가 1920년 작성했다.(사진=국외소재문화재재단)
- 우리나라 청동기문화 발전 역사를 한 자리에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인류가 최초로 사용한 금속 청동과 함께 시작한 우리나라 청동기문화가 어떻게 전개되고 발전했나. 그 역사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살피는 전시가 국립청주박물관에서 진행되고 있다. 국립청주박물관 특별전 ‘한국의 청동기 문화 2020’이 그것이다.90년대 이후 전국에서 발굴·발견된 청동기 유물을 한군데 모았다. 또 그간 타지역으로 이동이 쉽지 않았던 국보 제141호 전(傳) 논산 정문경(잔무늬거울), 국보 143호 화순 대곡리 출토 청동기 일괄, 보물 제1823호 농경문 청동기도 출품됐다. 전시는 다음달 9일까지 국립청주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열린다.◇국내 가장 빠른 청동기 발견 ‘아우라지유적’아우라지유적은 관광단지 조성 사업을 위해 2006년과 2016년 2차에 걸쳐 발굴된 유적이다. 총 63기의 청동기시대 집 자리가 확인된 이곳에서 특히 주목받은 것은 17호 주거지다. 유적의 중간 지점에 위치하는 데다 주변의 일정 구간이 공지로 남아 있어 다른 주거지들보다 우월한 입지를 가지고 있다. 청동기시대 조기의 주거지로 판단할 만한 유물인 돌대문계 토기, 삼각만입석촉, 장방형석도, 환상석부 등이 출토됐는데, 이 중 청동꾸미개 4점의 연대 측정 결과 대략 서기 전 13세기~12세기로 산정됐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시기가 빠른 청동기이자, 이 시기에 이미 계층 차별이 자리잡을 단초가 나타나기 시작했음을 짐작케 하는 중요한 유물이다. 이번 특별전에 가면 ‘Ⅰ-1. 조기: 신석기시대에서 청동기 시대로’ 코너에서 17호 주거지 출토품 전체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정선 아우라지 유적 청동꾸미개(사진=국립청주박물관)◇주거지에서 출토된 ‘요령식 동검’충청북도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학평리의 한 단독주택부지에서 발견된 유적이다. 청동기~원삼국시대의 생활·분묘 유구가 함께 발견됐는데, 이 중 조사 구역의 중앙에서 확인된 청동기시대 주거지는 청동기시대 전기의 것으로 추정됐다.주거지 내부에서 요령식동검 1점을 출토했는데 검날의 폭이 좁고 완만한 곡선을 이루며, 등대 위의 척돌과 손잡이 연결부의 홈이 보이지 않아 중국 요동지역 쌍방M6호 개석식지석묘 출토품과의 유사성이 이야기된다. 청주를 포함한 충북지역에서 발견된 요령식동검으로는 최초의 사례이자 보기 드물게 주거지에서 청동검이 출토한 사례로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주거지의 위치와 수장이 지니던 대표적 위신재인 청동검이 출토된 것을 보면 이 유적이 당시 이 일대의 중심 취락을 다스리는 수장의 거주지였을 가능성이 높다. ‘Ⅰ-2. 전기: 농경의 확산과 청동무기의 등장’ 코너에서 대전 비래동유적 및 서천 오석리, 춘천 우두동 출도 요령식동검과 함께 학평리유적 요령식동검을 확인할 수 있다.청주 학평리 유적 출토 요령식동검(사진=국립청주박물관)◇최초로 선보이는 ‘ㄱ’자 모양 송풍관청동기를 만들기 위해 먼저 청동 덩어리를 숯과 함께 작은 토기에 담은 후 불을 붙여서 액체 상태로 만드는데, 숯이 더 잘 타도록 작은 관으로 바람을 불어넣는다. 이때 사용하는 관(송풍관)은 사용상의 편의를 위해 주둥이 부분이 ㄱ자로 꺾여있기 때문에 ‘ㄱ자 모양 송풍관’이라고 부른다. 청동이 용해되고 있는 토기에 연결된 ㄱ자 모양 송풍관의 모습은 마치 물을 마시는 말의 모습을 연상케 하므로 ㄱ자 모양 송풍관을 말머리에 빗대어 말갈기나 귀를 표현한 사례가 많으며, 중국과 일본에서는 일찍부터 이러한 말머리모양 송풍관에 대한 연구가 진행됐다.우리나라의 경우 최근에서야 몇몇 연구자들에 의해 연구되기 시작했고, 우리나라 유적에서 발견된 실물자료를 전시에서 선보인 것은 이번 국립청주박물관 전시가 처음이다. ‘Ⅱ-1. 청동기시대의 제작기술’ 코너에 전시 중이다.왼쪽부터 △광주 신창동유적 ㄱ자모양 송풍관 △전주 마전유적 ㄱ자모양 송풍관 △전주 안심유적 ㄱ자모양 송풍관 (사진=국립청주박물관)
- 사형수에서 대문호 된 도스토옙스키의 인생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러시아 대문호 도스트옙스키(1821~1881)는 28세에 정치범으로 체포돼 사형 선고를 받는다. 처형이 시작되기 직전 갑자기 나팔 소리가 울려 퍼지더니 도스토옙스키는 극적으로 황제의 감형 조치를 받고 목숨을 건진다. 이후 시베리아 유형에 처해진 그는 오랜 감옥 및 노역 생활에도 생에 대한 강한 애착을 갖고 이를 소설의 소재로 삼는다. 도스토옙스키의 명작 ‘죄와 벌’, ‘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은 모두 이때의 경험에서 잉태됐다.사형수에서 대문호가 된 도스토옙스키의 파란만장한 인생 스토리를 담은 책 ‘러시아 문학기행, 도스토옙스키 두 번 죽다’가 출간됐다. 언론인이자 작가인 저자 이정식은 러시아 문학의 뿌리에 대해 깊이 있게 다뤄왔다. 저자는 책 집필을 위해 도스토옙스키의 삶의 궤적을 찾아 수년에 걸쳐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에 있는 도스토옙스키 박물관 총 7곳을 다녀왔다.저자는 “우리 삶과 죽음, 왜 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등의 문제들을 도스트옙스키라는 거울에 한 번쯤 비춰보는 것이 의미 있을 것”이라고 제안한다. 도스토옙스키는 28세부터 38세까지를 감옥과 시베리아에서 보냈다. 4년은 족쇄를 찬 채 러시아 옴스크의 유형소에서 강제 노동으로 보냈고, 이후 5년 반은 카자흐스탄 동북부에 있는 항구 도시 세미팔라틴스크에서 강제 군 복무를 했다. 10년 가까운 긴 세월을 고통과 외로움 속에서 보낸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좌절하지 않고 오히려 몸을 단련하기 위해 힘썼다그가 수용소에서 나온 후 쓴 ‘죽음의 집의 기록’에서 “나는 노동이 나를 구할 수 있으며, 나의 건강과 육체를 튼튼하게 해줄 수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계속되는 정신적인 불안과 신경성의 초조함, 그리고 감옥안의 숨 막히는 공기가 나를 완전히 황폐하게 만들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며 “자주 바람을 쏘이고 매일 피곤하게 하며, 무거운 짐을 운반하는 것을 배우는 일, 바로 이런 것들이 최소한 내 자신을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쓴 것에서 이를 알 수 있다.이후 쓴 ‘카라마조프씨네 형제들’에서도 부친 살해 혐의로 체포돼 시베리아 유형을 선고받게 될 장남 드미트리의 입을 통해 “넌 믿기지 않을 거다. 알렉세이, 지금 내가 얼마나 살고 싶어 하며 존재와 의식을 얼마나 갈구하는지를, 바로 이 색 바랜 담장 안에서 내 마음속에 일어나고 있는 것을”이라 말하며 강한 생명의 의지를 드러낸다.결혼과 연애 등도 그의 작품활동에 큰 영향을 끼쳤다. 4년간의 감옥 생활 후 결혼한 아내 마리야가 폐결핵으로 7년 만에 사망하자 도스토옙스키는 몇 차례 연애를 하는 데 모두 개성이 강한 여성을 만난다. 이 여성들은 후에 ‘도박꾼’의 폴리나, ‘백치’이 나스타시야, ‘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의 그루센카 등 소설 속의 센 여주인공으로 재탄생하기도 한다. 25세 연하인 두 번째 아내 안나 그리고리예브나와 결혼을 한 도스토옙스키는 안나의 내조 덕에 정서적 안정을 찾는다. 그가 ‘죄와벌’을 완성하고 빚쟁이들을 피해 유럽 도피 여행 중 ‘백치’, ‘악령’을, 귀국 후 ‘미성년’, ‘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등 불후의 명작을 남길 수 있었던 것도 안나의 덕이었다.
- '통일신라 궁원지 동궁과 월지의 조사와 연구' 학술대회 개최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한국고대사학회와 함께 오는 16·17일 이틀간, 경주 드림센터에서 ‘통일신라의 궁원지, 동궁과 월지의 조사와 연구 - 회고와 전망’ 이라는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한다고 14일 밝혔다. 사적 제18호 ‘경주 동궁과 월지’는 신라 왕경이나 월성, 혹은 유적의 정비활용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다루었던 적은 많았지만 문헌과 고고학의 시각에서 그 실체를 살펴본 적은 없었다. 이번 학술대회는 문헌과 고고학적인 관점에서 동궁과 월지를 종합적으로 짚어보는 최초의 자리로서 1970년대 조사 성과와 2007년부터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동궁의 영역과 연못지의 성격에 대한 다양한 견해와 연구 성과를 살펴보고, 새롭게 논의될 내용과 앞으로 진행될 조사, 정비, 활용 방향까지 가늠해볼 계획이다.학술대회에서는 이틀에 걸쳐 총 7개의 주제가 발표된다. 첫째 날인 16일에는 ‘통일신라 궁원지의 조사·연구·보존’이라는 주제로 3개 발표가 진행된다. 동궁과 월지의 연구사적 회고와 조사전망을 제시한 △‘동궁과 월지’ 조사·연구의 현황과 과제(이상준, 前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장)를 시작으로 △‘동궁과 월지의 발굴조사 성과와 건물지 배치 및 공간구획 검토’(김경열,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세계유산으로서 동궁과 월지의 가치와 보존(양정석, 수원대학교)이 발표된다.둘째 날인 17일에는 ‘문헌기록 속 동궁과 월지, 공간·구조·범위’를 주제로 4개의 발표가 진행된다. 동아시아 속에서 신라 동궁의 체계와 구조 등을 비교한 △신라 동궁과 고대 동아시아 동궁 체계 비교 검토(이재환, 중앙대학교)를 시작으로 △신라 동궁의 구조와 범위(이동주, 경북대학교 인문학술원) △신라 월지궁의 성격과 동궁의 위치(이현태, 신라왕경핵심유적복원정비사업추진단) △안압지 출토 목간 연구동향 및 검토(하시모토 시게루, 경북대학교 인문학술원)가 이어진다. 주제발표 후에는 발표자들과 토론자 그리고 학회 참석자가 참석하는 종합토론이 이어진다. 이번 학술대회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전 신청으로 선정된 인원만 입장할 수 있다.대신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유튜브 채널로 생중계하여 국민 누구나 볼 수 있다. 생중계 시간은 16일 오후 2시~5시 20분, 17일 오전 9시 30분~오후 5시다.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학술대회가 통일신라 왕궁으로서 동궁과 월지의 고고·역사적 성격 규명과 신라왕경 연구 활성화를 위한 학술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조사·연구성과의 공유와 신라왕경 연구의 학제간 연대를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차세대 춤꾼 64명이 선보이는 '팔일八佾' 춤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한국문화재재단은 14일부터 9월 1일까지 강남 테헤란로에 있는 한국문화의집(KOUS)에서 ‘팔일(八佾)’을 개최한다. ‘팔일(八佾)’은 64인의 무용수가 8열로 서 천자(군주 국가의 최고 통치자) 앞에서 추는 춤이다. 논어에서도 언급된 팔일무(八佾舞)는 가히 천자의 무악이자, 예악의 중심이며 춤의 정수(精髓)였다. 제후는 6열 6행의 육일(六佾), 대부는 4열 4행의 사일(四佾), 사(士)는 2열 2행의 이일(二佾)을 췄다. 이런 팔일을 춤판의 제목으로 삼고, 시대를 이끌어갈 차세대 명무들이 8일에 걸쳐 류(流)와 파(派)의 경계를 허문 전통 춤을 무대 위에서 선보인다. 팔일은 2009년 첫 선을 보인 후 지금까지 주목받는 전승자들을 소개하며 전통춤 무대를 이끌어온 한국문화의집의 대표 공연이다. 1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르는 팔일이 승무, 태평무, 장고춤, 버꾸춤, 살풀이춤 등 그간 한 자리에 서기 어려웠던 춤을 한 무대에 올려 다양한 전통춤의 매력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2009년을 첫 시작으로 지금에 이르기까지 국가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예능보유자 고 정재만, 국가무형문화재 제7호 고성오광대 예능보유자이자 덧배기춤의 명무 이윤석, 국가무형문화재 제92호 태평무 보유자 양성옥 등 300명을 웃도는 수많은 전통춤의 대가들이 이 무대를 거쳤다. 올해도 쟁쟁한 춤꾼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무대를 준비하고 있으니, 그 불꽃 튀는 치열함은 관객들에게 다신 없을 감동의 무대를 선사할 것이다. 지금껏 전통춤은 각 유파별 명무의 계보를 중심으로 전승되어 왔을 뿐 팔일처럼 그 경계를 허물고 다양하게 모인 예가 없었다. 8주간 펼쳐지는 춤의 향연 팔일에선 국가무형문화재 종목으로 지정된 살풀이춤, 승무, 태평무는 물론 교방춤, 버꾸춤, 입춤, 장고춤 등 다양한 전통춤에 한량무, 허튼춤까지 더해져 관객들에게 더욱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인다. 특히 모든 춤은 쟁쟁한 악사들이 연주하는 정재반주 장단 위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춤판을 위해 악사들을 규합하는 것은 드문 일이었지만 관객들에게 수준 높은 전통문화 향유기회를 제공하고자 팔일 공연은 첫 시작이었던 2009년부터 이를 고수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팔일의 1·2·3회차 공연(7월14일, 7월21일, 7월28일)은 무관중 온라인 공연으로 진행된다. 오후 7시 유튜브 문화유산채널과 네이버TV 한국문화의집을 통해 누구나 관람 가능하다.이후 4 ~ 8회차 공연(8월4일 ~ 9월1일)은 코로나19 확산 추이에 따라 거리두기 좌석제 시행 또는 무관중 온라인 공연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관람료는 R석 3만원, S석 2만원, A석 1만원이고, 추후 자세한 내용은 한국문화재재단 홈페이지와 한국문화의집K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