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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소유 종이 문화재 '훈증 소독' 해드립니다
  • 개인 소유 종이 문화재 '훈증 소독' 해드립니다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일반 국민이 소장하고 있는 종이류 문화재를 대상으로 벌레나 곰팡이 등에 의한 손상을 방지하는 훈증소독 서비스를 22일부터 오는 8월 31일까지 시행한다고 밝혔다.‘훈증소독’이란 주로 국공립박물관·도서관이 소장한 종이류·목재류·복식류 등을 소독약품으로 살충·살균 소독해 생물에 의한 피해를 방지하는 처리를 말한다. 소독 약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전문 장비와 인력이 필요해서 일반인들이 직접 하기엔 힘들다.국립고궁박물관은 책, 문서 등 종이류 문화재를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있는 국민을 대상으로 무료로 훈증소독을 제공한다. 문화재 보관 방법이나 관리 방안에 대한 교육도 실시할 계획이다.이번 서비스는 사전 신청한 개인 소장 종이류 문화재 중 100여 점을 선정해 박물관 훈증고에서 살충살균제로 소독 처리하는 것이다. 훈증소독 처리 후에는 소장자들에게 방충방제에 필요한 약품도 지원하고, 문화재 보관에 필요한 기초 물품도 제공한다.사전 신청은 22일부터 다음 달 31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 누리집에서 서류를 받아 우편접수와 전자우편으로 신청하면 된다. 훈증소독을 마친 문화재는 8월 말 소장자들에게 반환된다. 소독 대상 선정자에겐 개별 통보할 계획이다.고궁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훈증소독 서비스로 개인 소장 문화재에 대한 생물적 피해를 방지하고 문화재의 안전한 관리 의식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문화재에 대한 대국민 지원 사업을 꾸준히 펼쳐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를 안전하게 보존하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훈증소독을 하는 ‘훈증고’(사진=국립고궁박물관)
2020.06.22 I 김은비 기자
'강릉 단오제' 주제로 한 애니메이션 ‘단오에 오神!’ TV서 방영
  • '강릉 단오제' 주제로 한 애니메이션 ‘단오에 오神!’ TV서 방영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인 ‘강릉 단오제’를 주제로 한 5부작 애니메이션 ‘단오에 오神(신)!’이 단오(음력 5월 5일, 양력 6월 25일)를 맞아 TV를 통해 방송된다.문화재청은 EBS와 협력해 우리나라 대표 인류무형유산인 강릉 단오제를 소재로 한 문화유산 만화영상 ‘단오에 오神!’을 제작해 22일부터 26일까지 5일간 방송할 계획이다. 방송 일정에 맞춰 자체 문화재청 유튜브 채널에서도 7월 1일부터 ‘단오에 오神!’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국가무형문화재 제13호인 강릉단오제는 강원도 강릉 지역에서 단옷날을 전후로 농사의 풍요와 가정과 마을의 태평을 기원하기 위해 열리는 제천행사다. 관노가면극, 전통놀이를 동반하는 종합축제의 형태로 대관령을 중심으로 전해지는 여러 신을 모시는 축제다.애니메이션 ‘단오에 오神!’은 기존에 제작해 발표한 바 있는 동명의 웹툰을 각색해 만화영상으로 제작한 작품이다. 강릉단오제가 한창인 축제 현장에 내려온 신들이 원인 모를 다양한 사건들에 부딪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신과 사람들이 함께 힘을 합쳐 대관령을 위기에 빠뜨리려는 악귀로부터 마을을 안전하게 구하고 단오제를 지켜내는 과정을 담았다. 특히 이야기의 전체 전개 과정을 강릉 단오제의 제례 절차와 순차적으로 연결해 구성, 시청자로 하여금 강릉 단오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 재미와 교육적 효과를 동시에 잡고자 했다.문화재청 관계자는 “강릉단오제에 판타지적 요소를 가미해 어린이·청소년 독자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의 여파로 강릉 단오제 행사들이 취소 또는 온라인 중계로 전환돼 일반 국민들이 관람할 수 있는 기회가 없어 안타까웠다”며 “이번 애니메이션을 통해 국민들이 아쉬움을 덜고 강릉 단오제를 다른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강릉 단오제’를 주제로 한 애니메이션 ‘단오에 오神!’ 한 장면 (사진=문화재청)
2020.06.22 I 김은비 기자
일제에 대항해 '한글사수 항전' 펼친1920년생 작가들
  • 일제에 대항해 '한글사수 항전' 펼친1920년생 작가들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일제에 대항해 한글을 지킨 이들이 없었으면 K팝, K드라마 등 한류가 세계를 휩쓸 수 없었을 것이다.”대산문화재단과 한국작가회의는 ‘인간탐구, 전통과 실존을 가로질러’를 주제로 최근 ‘2020년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를 개최했다. 문학제는 2001년부터 매년 탄생 100주년을 맞은 한국 문인들을 재조명해 왔다. 올해는 1920년생 문학인들 중 △곽하신 △김상옥 △김준성 △김태길 △김형석 △안병욱 △이동주 △이범선 △조연현 △조지훈 △한하운 등 11인을 대상으로 선정했다.이날 행사에서는 방현석 중앙대 교수의 총론을 시작으로 문학평론가들이 각 작가의 글을 발표했다. 방현석 교수는 1920년대 태어난 작가들이 살아왔던 시대를 배경으로 이들이 어떤 역사적·사회적·문화적 의미를 가졌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1920년에 태어난 문학인들은 일제의 식민지배정책이 아닌 민족의 정신을 지킨 ‘한글 사수 항전세대’로 명명되는 것이 마땅하다고 평가했다.방 교수는 먼저 이들이 태어난 1920년을 주목했다. 그는 “1920년은 우리 현대 역사의 중요 분기점이었다”고 했다. 이어 “한 해 전에 일어난 3·1운동으로 항일운동이 전국적으로 퍼져 나갔고, 1920년에는 상하이에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됐다”며 “3~7월에 걸친 봉오동 전투에서 한국군이 최초로 일본군에 승리하는 등 격정의 시기에 이들은 태어났다”고 설명했다.이들 작가는 대부분 10대 후반 무렵인 1930년대에 문학 작품을 시작했다. 김상옥은 1936년 동인지 ‘아’에 작품을 발표하며 활동을 시작했다. 곽하신은 193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실락원’으로 당선됐고, 조연현은 1937년 동인지 ‘아’에 작품을 실었다. 당시는 일본이 우리말 사용을 금지하고 ‘폐성창씨’ 정책을 시행하던 시기였다. 학교에서 조선어 교육은 물로 조선어 사용마저 금지됐다.당시 작가에게는 두 개의 선택지가 주어졌다. 하나는 일제의 전시동원 체제에 순응할 것인지, 아닌지였다. 박 교수는 조지훈을 일제에 협력하지 않고 우리말을 지킨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그는 “조지훈은 일제를 피해 전국의 사찰과 지방을 돌아다니다 아버지의 조연현의 영향으로 1942년 조선어학회의 ‘조선말 큰사전’ 편찬에 참여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당시 우리말에 대한 통일된 사전이 없었는데, 그걸 만들면 조선어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신념으로 만든 것”이라고 강조했다.방 교수는 “일본이 같은 해 조선어학회에 참여한 사람들을 검거했을 때 조지훈도 연행돼 조사와 고문도 받았다”고 했다. 이후에도 조지훈은 일제의 감시 아래 문단의 위험한 기피 인물이 되기도 했다.또 방 교수는 “민족과 모국어를 배신하고 친일한 작가들도 많다”며 “침략자들에 맞서 모국어를 지키고자 했던 이들을 존중하고 기념해야 한다”고 말했다.‘2020년 탄생 100주년 기념 문학인’에 선정된 작가 조지훈(사진=대산문화재단)
2020.06.22 I 김은비 기자
400년 전 조선 명필이 쓴 비석 탁본 기증
  • 400년 전 조선 명필이 쓴 비석 탁본 기증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국립중앙도서관은 지난 2일 밀양박씨 충헌공파 대제학공 후손 박형원(76)씨로부터 탁본 8점과 고문서 1점을 기증받았다고 22일 밝혔다. 탁본은 비석·기와·기물 등에 새겨진 글씨나 무늬를 종이에 그대로 떠낸 것이다. 기증받은 탁본 8점은 경기도 양주지역 밀양박씨 문중을 명문가로 이끈 조선 중기 박율(1520∼1569)·박이서(1561∼1621)·박노(1584∼1656)·박수현(1605∼1674) 4대의 신도비와 묘비 탁본이다. 신도비는 죽은 사람의 행적과 학문이 뛰어나 후세의 사표가 될 만한 기록을 새겨 영원히 남기고자 묘의 입구에 세운 비를 말한다. 조선중기 명필 김현성이 쓴 박율(1520∼1569)의 신도비 탁본(사진=국립중앙도서관)조선시대 신도비는 현직과 증직(공신·충신 효마 및 학덕이 높은 사람 등에게 죽은 뒤에 벼슬을 주거나 높여 주던 일)을 포함해 종2품 이상의 관직과 품계를 갖춰야 건립할 수 있었다. 특히 박율 비신(碑身,비문을 새긴 비석의 몸체)의 명문에는 조선 중기의 명필 김현성의 글씨와 대학자 김상용이 전서로 쓴 두전(頭篆)을 확인할 수 있다. 해당 비신은 지금으로부터 400여 년 전인 1612년에 양주군 회천읍 회정리에 세워졌으며, 한국전쟁 때 맞은 총탄 자국이 남아있다.김효경 국립중앙도서관 학예연구사는 “비석은 선조들의 다양한 흔적이 남아 있는 중요한 역사적 사료지만 보통 깊은 산속에 있어서 접근하기도 힘들고, 시간이 지나면 비·바람 등 자연적으로 훼손이 돼 글자를 알아보기 힘들다”며 “탁본을 통해서 내용을 확보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박 기증자는“금석문으로 남아 있는 선조들의 자료가 긴 세월과 한국전쟁 등의 풍파를 겪어 오면서 비면이 손상돼 알아보기 힘든 글자가 많아지고 있는데, 탁본을 통해 조상의 행적이 남겨지게 돼 기쁘다”고 기증 소감을 밝혔다. 박 기증자는 2019년 고서 121권을 국립중앙도서관에 기증한 바 있으며, 우리나라 정부로부터 1968년에 ‘화랑무공훈장’과 ‘월남참전종군기장’을 수여 받기도 했다.국립중앙도서관은 기증 자료를 향후 보존처리 및 디지털화해 연구자를 비롯한 국민이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에 업로드를 할 예정이다.
2020.06.22 I 김은비 기자
인문·과학 출판 이끈 '까치글방' 창립자 박종만 별세
  • 인문·과학 출판 이끈 '까치글방' 창립자 박종만 별세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박종만 까치글방 창립자가 지난 14일 지병으로 별세한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향년 75세.까치글방은 “1977년 까치글방을 창립한 박종만 님께서 6월 14일 0시 7분에 타계했다”며 “유언에 따라 가족들만 모여 장례미사를 올리고 서울 흑석동 성당 ‘평화의 쉼터’에 16일 모셨다”고 22일 밝혔다.1945년생인 고인은 경남고와 부산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신문대학원을 수료했다. 1975년 월간 ‘뿌리깊은나무’에 입사해 2년간 일했다. 이후 까치글방을 창립해 40여 년간 국내 저자 뿐 아니라 세계 고전과 석학들의 역작을 소개해 왔다.에두아르트 푹스의 ‘풍속의 역사’, 미르치아 엘리아데의 ‘이미지와 상징’,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 이매뉴얼 월러스틴의 ‘근대세계체제’ 등 인문·사회과학 분야 고전을 국내에 처음 소개했다. 토마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 스티븐 호킹의 ‘그림으로 보는 시간의 역사’, 더글러스 호프스태터의 ‘괴델, 에셔, 바흐’ 등 해외 과학도서도 고인이 국내에 소개한 책들이다. 20만 부 팔린 빌 브라이슨의 ‘거의 모든 것의 역사’, 70만 부 판매된 알랭 드 보통의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등 베스트셀러도 여럿 출간했다.고인은 책의 날 기념 국무총리 표창(2000), 올해의 출판인상(2001), 대한민국 문화예술상(2004) 등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아들 후인 씨와 2017년부터 까치글방 발행인을 맡고 있는 딸 후영 씨가 있다.박종만 까치글방 창립자가 지난 14일 지병으로 별세했다.(사진=까치글방)
2020.06.22 I 김은비 기자
조선왕실 상징 '어보'의 해외반출 이유는?
  • [은비의 문화재 읽기]조선왕실 상징 '어보'의 해외반출 이유는?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종묘에는 왕실 권위의 상징인 어보(御寶)를 보관하고 있다. 어보는 왕족이 죽은 뒤 종묘에 안치하기 위해 제작한 의례용 인장이다. 왕세자와 왕세자빈을 책봉할 때, 왕과 왕비에게 존호(덕을 기리기 위한 칭호)와 시호(사후에 공덕을 칭송하기 위해 짓는 이름)를 올릴 때, 왕을 추존(왕위에 오르지 못하고 죽거나 폐위된 왕을 사후에 왕으로 올릴 때)할 때 올린 지위와 호칭을 새겨 제작했다. 실제 사용하거나 물려주지 않고 종묘에 안치한 어보는 조선 왕실의 대를 영원히 이어간다는 영속성을 담았다.2017년 미국과 문화재청의 국제 공조로 환수한 문정왕후어보(왼쪽)과 현종어보(오른쪽) (사진=국립고궁박물관)국립고궁박물관은 6·25 70주년을 맞이해 전쟁 속에서 미국으로 반출됐다가 2017년 돌아온 ‘현종어보’와 ‘문정왕후어보’를 홈페이지를 통해 특별 공개했다. 현종어보는 조선 18대 왕 현종(1659~1674)을 왕세자에 책봉하면서 만든 어보로 옥으로 제작됐다. 인면에는 ‘왕세자지인(王世子之印)’이라고 새겨져 있다. 문정왕후어보는 중종(1506~1544)의 두 번째 왕비인 문정왕후(1501~1565)에게 ‘성렬(聖烈)’이라는 존호를 올리면서 만든 금보다. 손잡이는 둘 다 거북 모양을 하고 있다.어보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 혼란을 겪으며 국외로 불법 반출된 후 7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상당수다. 국립고궁박물관과 문화재청에 따르면 조선왕조실록과 등기록에 따르면 현전 어보는 330여과이고, 소재가 불분명한 상태의 어보는 46과다.특히 한국전쟁 때 미군에 의해 반출된 것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일제강점기까지도 어보를 지속적으로 관리한 흔적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1924년 제작된 ‘종묘영녕전책보록’과 1943년에 제작된 ‘종묘지초고’에는 어보의 수량과 위치를 기록해 놨다. 여기에는 2015년 반환된 ‘덕종어보’, 2017년 환수된 ‘문정왕후어보’와 ‘현종어보’의 기록이 있다.반면 김재원 초대국립박물관장의 저서 ‘경복궁의 야화’에 따르면 8·15 광복 이후 조선 총독부 청사가 미군정에 의해 중앙청이 되고 바로 옆에 위치한 경복궁 안에는 미군 막사 22개 동이 들어섰는데 당시 밤마다 기념품 사냥꾼이라 불린 미군이 경복궁을 드나들면서 문화재를 가져간 것으로 전해진다. 1952년 2월 18일 경향신문에는 미군 병사가 서울 청계천 부근 골동품점에서 단종과 단종비 정순왕후 어보를 가지고 있는 모습을 보고 경찰과 헌병이 압수해 국립중앙박물관에 인계했다는 기사도 실렸다.문화재청은 공조·수사·협상·기증 등을 통해 미국으로 반출된 어보를 환수하고 있다. 올해 2월에 재미 교포의 기증으로 ‘효종어보’가 국새 ‘대군주보’와 함께 국립박물관에 왔다. ‘문정왕후어보’와 ‘현종어보’는 문화재청과 미국 이민관세청(ICE), 국토안보수사국(HSI)의 수사 공조 덕에 2017년 국립고궁박물관으로 돌아왔다. 이 외에도 현재까지 어보 총 9과가 국내로 왔다.하지만 어보 환수에는 여전히 어려움이 따른다. 김병연 문화재청 국제협력과 사무관은 “문화재 환수는 기록과의 싸움을 선행해야 하는데 어보가 언제 어디로 반출됐는지 기록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미국과 수사공조는 건별로 이뤄지고 있어 접근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문정왕후어보’와 ‘현종어보’를 직접 가져왔던 서준 국립고궁박물관 학예사는 “해외 박물관, 경매 사이트를 수시로 확인하는 것 말고는 달리 소재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서 학예사는 현종어보를 발견했을 때를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하루는 밤에 웬 동영상 하나가 와서 봤는데 우리나라 문화재를 수집하는 미국인 로버트 무어가 캐비닛을 열더니 테이블에 무언가 하나 툭 던지더라”며 “한눈에 현종어보라는 것을 알아보고 내 마음도 같이 쿵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이들은 기부를 통한 문화재 환수가 더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독려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서 학예사는 “공조를 통한 방법은 적극적이긴 하지만 유물을 몰수해서 가져오는 형태여서 소장자 입장에서는 다소 불편할 수 있다 ”며 “국가에서 금전적 보상은 아니더라도 예우를 갖춰주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2020.06.22 I 김은비 기자
'미달이' 김성은 "한 뼘만큼만 서로의 인생을 나눠봐요"
  • '미달이' 김성은 "한 뼘만큼만 서로의 인생을 나눠봐요"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더도 말고 덜도 말고 손바닥 한 뼘 만큼만 서로의 인생을 나눠보면 더 좋지 않을까요?”IMF가 터진 1998년 SBS 시트콤 ‘순풍산부인과’에 박미달 역으로 출연해 큰 인기를 끌었던 배우 김성은(29)이 지난 20일 오후 3시 서울 서초동 A라운지에서 열린 북콘서트 무대에 섰다. 최근 에세이 ‘한 뼘만 같이 걸을까요’를 출간한 김성은은 ‘미래의 나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타이틀로 기획된 북콘서트를 통해 독자와 만났다.20일 오후 3시 서초동 A라운지에서 열린 ‘한 뼘만 같이 걸을까요’ 출간 기념 북 콘서트에서 김성은이 독자와 만났다.(사진=서아책방)20여년 전 미달이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김성은은 솔직하고 당찬 모습으로 팬들 앞에 섰다. 김성은은 팬을 직접 만난 자리는 처음이라며 “굉장히 새롭고 어떤 얘기를 할지 설레면서도 한편으로는 떨린다”고 소감을 밝혔다.김성은이 출간 제의를 받아들인 이유는 솔직한 자신의 이야기를 전해 팬들과 거리를 좁히겠다는 생각에서다. 김성은은 “말을 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보이는 모습밖에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성은은 ‘한 뼘만 같이 걸을까요’에 미달이 이후 유학시절, 어른이 된 후 겪은 방황과 극복 등의 과정을 진솔하게 담았다.김성은은 이날 북콘서트에서 어릴 적 일기를 각색해 쓴 ‘2002년의 김성은이 2020년의 김성은에게’를 읽어줬다. 편지는 “미래는 정말 자동차가 하늘을 날아다니니? 성은이는 판사가 되어 나쁜 사람들을 혼내주고 있겠지 야호”라고 시작해 순수한 어린 김성은을 떠올리게 했다. 이어 “‘순풍산부인과’ 촬영 때 먹었던 진정한 집밥 생각이 난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마지막으로 “힘들 때도 많겠지만 나도 잘 자랄 테니 너도 거기서 행복하게 살아줘”라는 위로를 하며 끝을 맺었다.책 속에서 한 구절을 낭독해 주는 시간에는 지금은 세상을 떠난 아버지와의 추억을 얘기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그는 “초등학생 때 아빠는 이따금씩 늦은 밤에 엄마와 나를 집 앞 참치 가게로 부르곤 했다”며 “엄마와 내가 오기 전 홀로 소주를 기울이던 아빠가 평소보다 힘겨운 하루를 보냈다는 걸 미리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이제는 어른이 돼 아버지를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밝고 씩씩한 모습에 자존감의 원천은 어디냐는 독자의 질문에는 “초등학교 때 부터 수많은 악플을 읽어와 자존감이 높지 않다”면서도 “용기를 내서 살고 나름의 방법으로 극복하려고 노력한다”고 솔직하게 대답했다. 고등학교 3학년 독자에게는 “우리가 안정적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안정적이지 않을 수 있다”며 “우리는 불안정하고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에 스스로 행복에 집중했으면 좋겠다”는 조언을 했다.김성은은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서 좋은 연기를 계속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최근 2년 가까이 대학로에서 연극을 했는데 최근에는 코로나19 때문에 쉬고 있다”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언제든 다양한 연기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호기심이 많은 성격이어서 연기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계속해서 도전해 볼 것”이라며 “후속 책도 출간하고 싶고 라디오 DJ도 해보고 싶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2020.06.21 I 김은비 기자
판타지소설 '룬의 아이들 데모닉' 재주목
  • [위클리 핫북②]판타지소설 '룬의 아이들 데모닉' 재주목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국내외에서 300만 부 넘게 팔린 판타지소설 ‘룬의 아이들’ 시리즈 ‘룬의 아이들 데모닉’이 재출간과 함께 주목받고 있다.교보문고 6월 3주 베스트셀러 순위에 따르면 전미희 작가의 ‘룬의 아이들 데모닉’은 종합 11위에 올랐다. ‘룬의 아이들’은 총 3부로 구성된 소설로 넥슨 온라인 RPG ‘테일즈위버’의 원작으로도 잘 알려졌다. 국내뿐 아니라 일본·대만·태국·중국에 수출되기도 했다.‘룬의 아이들 데모닉’은 ‘룬의 아이들’ 시리즈의 2부다. 지난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총 8권으로 나왔다. 이번에 출간된 책은 작가의 가필 수정과 내용 보완을 통해 개정한 완전판으로 추가된 스토리 때문에 구판보다 한 권 더 늘어난 총 9권으로 출간됐다. 책은 재능과 함께 비참한 운명을 가진 ‘데모닉’ 조슈아가 주인공이다. 무엇하나 부족함 없는 재능에 아름다운 외모까지 갖춘 악마 같은 천재 조슈아가 엉뚱하면서도 재미있는 막시민, 활기차면서 섬세한 리체와 함께 모험과 성장을 하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룬의 아이들 데모닉’의 성별, 연령별 판매 비중을 분석한 결과 여성 독자층의 구매가 74.7%로 압도적이었다. 연령별로는 20대가 57.3%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어서 30대가 28.2%였다.첫 판타지 소설을 출간한 김훈의 ‘달 너머로 달리는 말’도 출간과 함께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랐다. 역사속에 실존하지 않는 시대를 배경으로 초(草)와 단(旦)이라는 가상의 두 나라가 전쟁을 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책의 주요 구매층은 40~50대로 50대가 32.8%로 가장 많았고 40대가 29.3%로 뒤를 이었다.예스24 순위에서는 김수현 작가의 에세이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가 신작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의 일본 수출 소식과 동시에 역주행해 종합 9위에 올랐다. 2016년 출간한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는 내가 누구인지 고민할 시간조차 없는 현대인들에게 ‘나’를 돌아보도록 조언과 위로를 전하며 독자들의 공감을 얻었다.이외에도 어려움에 빠졌을 때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을 알려주는 천공의 ‘통찰과 역설’이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순위에 새로 이름을 올렸다.[그래픽=이데일리 김동훈 기자]
2020.06.21 I 김은비 기자
'더 해빙',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인기 꾸준
  • [위클리 핫북①]'더 해빙',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인기 꾸준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더 해빙’과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가 꾸준히 종합 베스트셀러 1,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예스24 6월 3주 종합 베스트셀러에 따르면 부와 행운의 비밀에 대한 수만 건의 사례 분석과 성찰을 담은 ‘더 해빙’(The Having)은 10주 연속 1위에 등극했고,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의 김수현 작가가 4년 만에 선보인 신작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도 4주 연속 2위를 유지했다.스노우폭스 그룹의 김승호 회장이 전하는 맨손에서 종잣돈을 만들고 돈을 불리는 75가지 방법에 대한 이야기 ‘돈의 속성’은 한 계단 상승해 3위에 올랐다. 어린이들에게 한국사를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는 ‘설민석의 한국사 대모험 14’가 다섯 계단 올라 4위를 차지했다. 대한민국 대표 작사가 김이나가 평범한 단어들 속에 깃들인 특별한 가치를 발견하는 ‘보통의 언어들’은 두 계단 상승한 5위다.코로나19로 인한 불안정한 경제 상황이 계속되면서 투자 관련 도서가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세계적 금융 예측가인 제이슨 솅커가 코로나 이후의 사회를 전망한 ‘코로나 이후의 세계’가 한 계단 하락한 11위로 나타났다.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이사 존 리의 투자 입문서 ‘존리의 부자되기 습관’은 세 계단 오른 12위, 팟캐스트 ‘경제의 신과 함께’와 ‘삼프로TV’에 출연한 경제분석가와 전문 투자자 8인이 코로나19 이후의 자산시장을 예측한 ‘코로나 투자 전쟁’이 여덟 계단 하락한 13위를 기록했다.장편소설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전 세계가 사랑하는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 ‘기억 1’은 세 계단 내려 6위에 안착했고, ‘기억 2’는 한 계단 하락해 7위로 나타났다. 소설가 정세랑의 4년 만의 신작 장편소설 ‘시선으로부터,’는 여섯 계단 내린 19위다. 육아·어린이 서적도 인기다. 멘토 푸름이교육연구소 푸름아빠의 육아 바이블 ‘푸름아빠 거울육아’는 두 계단 내린 10위, 새 교육 과정에 맞춰 최신 개정판으로 출시된 ‘동아 연세 초등 국어사전’은 14위다. 자존감이 올라가는 신기한 떡을 만드는 떡집 이야기 ‘장군이네 떡집’은 20위다. 인기 유튜브 크리에이터 ‘흔한남매’의 다섯 번째 이야기 ‘흔한남매 5’도 예약판매와 동시에 8위를 차지했다.전자책 분야에서는 ‘연금술사’의 저자 파울로 코엘료의 신작 에세이 ‘내가 빛나는 순간’이 1위에 등극했다. 뒤를 이어 프랑스의 대표 작가 마르크 레비의 장편소설 ‘그녀, 클로이’가 2위에 올랐다.[그래픽=이데일리 김동훈 기자]
2020.06.21 I 김은비 기자
"친일 문인 기리는 '팔봉문학상' 폐지하라"
  • "친일 문인 기리는 '팔봉문학상' 폐지하라"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친일 문인 기념문학상인 팔봉문학상을 즉각 폐지하라”민족문학연구회·한국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민족문제연구소 등은 19일 열린 서울 마포구 서교동 북앤빌딩 앞에서 열린 ‘팔봉비평문학상 폐지 집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팔봉비평문학상은 시인이자 평론가인 팔봉 김기진(1903~1985)의 유지를 기리기 위해 1989년 한국일보사 주관으로 만들져 매년 수상하고 있다. 제31회 수상자는 구모룡 한국해양대 동아시아학과 교수가 선정됐다.이들 단체는 이날 집회에서 팔봉 김기진의 친일 행위를 열거하며 팔봉비평문학상의 폐지를 주장했다.최강민 우석대 교수는 “김기진은 수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독립을 위해 헌신할 때 조선총독부를 대변한 조선문인협회의 발기인으로 참여했다”고 지적했다. 김기진이 발표한 ‘님의 부르심을 받들고서’, ‘나도 가겠습니다’, 산문 ‘탄환과 충언’ 등은 조선 청년이 침략전쟁인 태평양전쟁에 참전하도록 독려한 시라는 설명이다. 그는 “올해 수상하는 구모룡 문학평론가는 한국작가회의 회원이면서 지성인의 사표가 되는 대학교수”라며 “이런 신분을 볼 때 구 문학평론가는 친일 문인을 기리는 팔봉비평문학상 수상을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김기진은 민족문제연구소가 발행한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돼 있다. 그는 총독부 기관지인 ‘매일신보’ 사회부장 시절 미나미 총독의 호남·남해안 시찰을 수행하며 도내 소학교 학생들의 황민화 과정을 긍정적으로 서술했다. 총독부 외곽단체인 조선문인협회 발기인으로도 참여했으며, 친일단체 조선문인보국회에서 평의원도 맡았다. 1943년 징병제가 실시되자 문필활동과 각종 선전·선동 활동에 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오후 4시 서울 마포구 서교동 북앤빌딩 앞에서 열린 ‘팔봉비평문학상 폐지 촉구’ 집회 현장(사진=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2020.06.19 I 김은비 기자
인터파크송인서적 두 번째 위기에..."도서 도매 유통구조 개선 절실해"
  • 인터파크송인서적 두 번째 위기에..."도서 도매 유통구조 개선 절실해"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국내 2위 서적 도매업체 인터파크송인서적이 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도서 유통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인터파크송인서적과 거래했던 서점·출판사에 2차 피해가 우려되면서다. 이미 지난 2017년 송인서적이 부도처리 됐을 때 유통구조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2년 반 동안 달라진 게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인터파크송인서적은 지난 8일 경영난을 이유로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한 차례 부도를 겪으며 서점 및 출판사 거래처를 확보하기 위해 무리하게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중간 도매상인 인터파크송인서적이 회생절차에 돌입해 모든 거래가 중지되면서 출판사들은 이미 책은 넘겼지만 돈을 받지 못하고 있고, 동네서점은 돈을 선납했음에도 책을 못 받고 있는 상황이다. 강명관 인터파크송인서적 대표는 지난 10일 ‘인터파크송인서적 관련 긴급회담’에서 인터파크송인서적의 총 채무금액 137억원 중 출판사와 관련된 채무는 55억원, 재고 채무가 20억원 이라고 밝혔다. 2차 피해가 발생한 이유를 서점·출판계는 불투명하고 선진화되지 못한 유통구조 때문이라고 꼽는다. 박성경 한국출판인회의 유통정책위원장은 18일 이데일리에 “출판계에서는 관행이라는 이유로 도매업체에 책을 주고도 길게는 6개월이 지나서야 책값을 받는다”며 “심지어 책이 전국 어느 서점에 언제, 얼마나 판매됐는지 정보도 전혀 모른 채 도매업체가 주는 돈만 받는다”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안대를 끼고 장사를 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반면 서점은 돈을 선납하고도 책을 받지 못 하고 있다. 조진석 동네책방 네트워크 사무국장은 “인터파크송인서적과 거래를 하는 동네서점들이 10에서 많게는 수백만원까지 돈이 물려 있는데 장사를 계속해야 하니 급하게 다른 도매상에 선입금을 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독서 인구는 줄어드는데 악재가 반복되니 작은 서점은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다”고 호소했다.이종복 한국서점조합연합회 회장은 전체 도서 시장을 키우기 위해서도 유통구조 개선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많은 독자들이 독서에 대한 충동이 생겼을 때 책을 구매한다”며 “오프라인으로 책을 많이 접할 기회가 있어야 도서 구매도 장기적으로 늘어난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간 도매업체들이 너무 많은 데다 각각 취급하는 출판사도 다르다 보니 동네서점들은 다양한 책을 갖춰두기 어렵다. 결국 동네서점은 독자들이 원하는 책을 구비해 놓기 어렵고 구해줄 수도 없다. 같은 책도 인터넷보다 비싸게 팔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찾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출판유통구조 투명화·선진화를 위해 진행하고 있는 ‘출판유통통합스시템 구축’사업이 그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프로그램을 통해 서점과 출판사는 책 유통과정에 관한 각종 데이터를 볼 수 있게 할 예정이다. 또 지금까지 정확하게 알 수 없었던 서점별 책 판매 현황 및 재고도 파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는 도서 유통과정에 공개념이 도입될 필요성도 있다고 말한다. 그는 “수익 위주의 도매 구조와 출판물의 지역서점 공급망으로는 출판사와 서점 모두 불안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며 “한국출판협동조합의 영업망 확대나 서점계가 주도하는 제3의 공익 도매업체 설립 등 공익적 도매 구조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삼례책마을 서점(사진=이데일리 DB)
2020.06.19 I 김은비 기자
일제때 해체된 현존 최고(最古) 벽화 보존처리 착수
  • 일제때 해체된 현존 최고(最古) 벽화 보존처리 착수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사찰벽화인 국보 제46호 부석사 조사당 벽화의 보존처리에 착수한다고 18일 밝혔다.일제강점기 때 해체된 경북 영주시 부석사 조사당 벽화 모습(사진=문화재청)경북 영주시에 있는 부석사 조사당 벽화는 우리나라에서 화엄종을 처음 시작한 의상대사(625~702) 초상을 모신 부석사 조사당(국보 제19호)의 안쪽 벽면에 그려진 불교 회화다. 목재 골조 위에 흙벽을 만들어 다양한 안료로 채색한 그림으로, 벽화는 조사당이 건립될 당시인 1377년(고려 우왕 3년)에 그려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벽화에는 불교의 수호신인 제석천(帝釋天)과 동서남북 사방을 지키고 불법을 수호하는 사천왕(四天王), 제석천과 함께 부처님을 양옆에서 모시는 범천(梵天)이 6폭으로 나뉘어 그려져 있다. 벽화는 고려 시대 대표적인 벽화로 평가받고 있다.이 벽화는 일제강점기인 1916년 쯤 조사당에서 해체·분리됐고 6폭의 벽화는 각각 벽체 뒷면 일부가 제거되고 석고로 보강돼 나무보호틀에 담겼다. 표면의 균열부위에도 석고로 보존처리 된 바 있으며, 이후 부석사 무량수전(국보 제18호)과 보장각을 거쳐 지금까지는 성보박물관에 보관·전시됐다.현재는 일제강점기에 사용된 보존처리 재료인 석고로 인해 백색 오염이 벽화면 전반에 발생했다. 과거 보존처리에 사용된 재료가 열화되면서 채색층의 표면과 물감층이 들떠서 벗겨진 박리(剝離)와 물감층이 긁히거나 들떠 떨어진 박락(剝落)과 표면 오염도 관찰되는 상태다. 또 벽체 분리 전부터 가로방향 균열이 발생해 일제강점기에 이를 석고로 보강했지만 현재 보강부 주변으로 추가적인 균열과 탈락이 발생하고 있어 구조적인 손상도 심화되고 있다.문화재청이 지난해 실시한 국가지정문화재 정기조사에서 벽화의 보존처리 필요성이 제기됐고, 올해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치면서 전면 보존처리가 결정됐다. 이에 따라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에서는 지난 2일부터 벽화 표면 보양작업을 시작해 벽화 6점을 포장했고, 어제와 오늘 양일에 거쳐 국립문화재연구소로 운송했다.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는 먼저 벽화의 상태를 정밀진단하고 비파괴 구조진단을 시행해 손상 진행 현황과 그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또 과거의 보수재료들을 일부 제거하고, 벽화를 재처리하기 위한 재료 연구와 보존처리를 함께 진행한다. 고려 후기 벽체의 구조와 벽화 제작기법에 대한 연구도 계획하고 있다. 이런 보존처리와 연구는 올해부터 2026년까지 총 7년간 수행할 예정이다.
2020.06.18 I 김은비 기자
"출판유통통합시스템 구축해 책 판매율 높일 것"
  • "출판유통통합시스템 구축해 책 판매율 높일 것"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출판유통통합시스템을 통해 시장에 책 전반에 대한 정보를 시의적절하게 제공할 경우 책 판매율도 높아질 것입니다”이중호 한국출판콘텐츠 대표는 17일 서울 마포구 중소기업 DMC 건물에서 열린 ‘출판유통통합시스템 구축 및 운영의 필요성 및 출판사 시범운영 사업 설명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진흥원이 출판유통통합시스템 구축 사업에 참여하는 출판사들을 대상으로 개최한 이날 설명회에는 김수영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원장과 반승욱 다음소프트 부사장 및 출판사 20여 곳 대표·실무책임자가 참석했다. 출판유통통합시스템은 현재는 분산된 도서 생산부터 유통, 판매까지 과정을 통합·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국내 출판유통구조 투명화·선진화를 위해 2018년부터 단계별로 추진 중이다. 내년 말까지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김수영 출판문화진흥원장은 “최근 인터파크송인서적 회생절차 돌입 소식도 들려오는 등 출판 유통과정에는 문제가 많다”며 “해결방안 중 하나로 출판유통통합시스템을 통해 출판사, 유통사, 지역서점 나아가서는 독자까지 출판유통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분산된 정보를 하나로 통합할 것”이라고 밝혔다. 출판유통통합시스템 구축 프로젝트 사업관리 단장을 맡은 이중호 대표는 이날 다양한 도서정보를 의미하는 ‘메타데이터’를 시스템의 핵심으로 꼽았다. 그는 “책 서평, 저자 인터뷰, 프로모션 등 책에 관한 모든 정보인 메타데이터를 잘 구축해 적당한 시기에 시장에 제공했을 때 매출 차이가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실제 영국의 사례를 통해 메타데이터와 도서 판매 연관성을 설명했다. 그는 “닐슨이 2016년 영국에서 1년간 영국에서 유통된 국제표준도서번호(ISBN)150만건 중 판매 매출이 높은 책 10만 건의 메타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정확하게, 시의적절하게 시장에 정보를 제공한 책의 판매율이 3배까지 높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미국·영국·독일 등은 이미 10년 전부터 출판단체와 대형 온·오프라인 서점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통해 정보교환 표준 활성화 및 도서 판매 데이터와 독자 데이터 고도화를 통한 스마트 출판물 공급체인 구축을 강조하고 있다”했다. 이어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수천 개에 달하는 서점·출판사가 신간 등 정보공유를 할 때 유통사 콘텐츠 관리 시스템(CMS)이나 이메일 보도자료를 일일이 보내는 방식”이라며 “굉장히 고비용·저효율 정보 교환 방식”이라고 지적했다.이 대표는 “국내 도서 온라인 판매 점유율이 60%를 넘는다”며 “독자들이 책 실물을 보지 않고 구매 결정을 내리는 환경에서 도서에 대한 메타데이터 제공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출판유통통합전산망을 구축해 시스템이 중앙 데이터 허브 역할을 해 도서 정보를 간편하게 교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17일 서울 마포구 중소기업 DMC 건물에서 열린 ‘출판유통통합시스템 구축 및 운영의 필요성 및 출판사 시범운영 사업 설명회’모습(사진=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2020.06.18 I 김은비 기자
무형유산 전승자 '창의 공방' 오는 22일 시작
  • 무형유산 전승자 '창의 공방' 오는 22일 시작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은 오는 22일부터 전통 기술·공예 분야 전승자 7명을 선정해 ‘2020년 무형유산 전통공예 창의 공방’을 시작한다고 17일 밝혔다.‘2020년 무형유산 전통공예 창의 공방’은 전통 기술·공예 분야 전승자들이 국립무형유산원에서 전통 기술을 기반으로 기획한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해 창작품 포트폴리오와 샘플을 제작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11월 26일까지 총 6개월간 진행된다.올해 활동을 시작한 7명의 전승자는 △박은정(국가무형문화재 제10호 나전장, 제113호 칠장) 이수자 △방석호(국가무형문화재 제55호 소목장) 이수자 △김진환(국가무형문화재 제64호 두석장) 이수자 △정영락(국가무형문화재 제96호 옹기장) 이수자 △김소연(국가무형문화재 제107호 누비장) 이수자 △김대성(국가무형문화재 제128호 선자장) 이수자 성기범(국가무형문화재 제55호 소목장) 전수생이다.선발된 전승자들은 국립무형유산원에서 전시·교육 프로그램 및 전문가 조언 등 새로운 창작품을 기획하기 위한 교육을 받게 된다. 최종 포트폴리오를 심사해 포트폴리오의 창작품을 제작할 수 있도록 재료비와 창작활동비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인 ‘2021년 창의 공방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지원할 기회도 주어진다.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 관계자는 “앞으로도 전통 기술·공예 분야 전승자들의 활동을 꾸준히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2019년 무형유산 창의공방 워크숍 모습(사진=문화재청)
2020.06.17 I 김은비 기자
위안부 다룬 '풀', 美 만화 시상식 3개 부문 노미네이트
  • 위안부 다룬 '풀', 美 만화 시상식 3개 부문 노미네이트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삶을 그린 그래픽 노블이 미국 아이너스 어워즈 3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한국문학번역원은 김금숙 작가의 그래픽 노블 ‘풀’이 미국 아이스너 어워즈 시상 31개 부문 중 ‘작가상(Best Writer·Artist)’, ‘현실기반작품상(Best Reality-Based Work)’, ‘아시아작품상(Best U.S. Edition of International Material-Asia)’ 총 3개 부문의 최우수상 후보로 선정됐다고 17일 밝혔다. 수상 결과는 다음 달 발표 예정이다.아이스너 어워즈는 그래픽 노블 장르의 선구자로 불리는 만화가 윌 아이스너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1988년 제정된 상이다. 미국 만화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꼽힌다. 후보 도서는 만화가, 학자, 비평가, 사서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의 심사를 통해 선정되며 전년도에 미국에서 출간된 만화책, 그래픽 노블 도서를 대상으로 한다.김 작가의 ‘풀’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옥순 할머니와 인터뷰를 바탕으로 위안부 피해자들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2019년 캐나다 출판사 드론 앤드 쿼털리(Drawn & Quarterly)를 통해 영어로 출간됐다. 이후 미국 LA 타임스 도서상 그래픽 노블·만화 부문 후보로 올랐고, 미국 뉴욕 타임스와 영국 가디언에서 뽑은 2019년 최고의 그래픽 노블 작품 목록에 포함됐다. 같은 해 프랑스 일간지 휴머니티가 선정한 휴머니티 만화상을 수상한 바 있다. 민주화 운동과 학생운동을 다룬 김홍모 작가의 자전적 그래픽 노블 ‘좁은 방’은 프랑스 ‘2020년 ACBD 아시아 만화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ACBD 아시아 만화상은 프랑스 비평가와 저널리스트가 최근 1년간 프랑스어로 출간된 아시아권 만화 작품 중 우수한 작품을 선정해 수여하는 상이다. 최종 수상작은 다음달 6일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된다.한국문학번역원 관계자는 “미국과 프랑스 주요 만화상 수상 후보에 한국 그래픽 노블 2종이 올라 신한류를 이끌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2020.06.17 I 김은비 기자
사적157호 환구단 닮은 '스타벅스 환구단점' 문 연다
  • 사적157호 환구단 닮은 '스타벅스 환구단점' 문 연다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사적 제157호 환구단에 위치한 ‘스타벅스 환구단점’이 환구단을 주제로 매장을 새롭게 단장했다. 환구단은 고종이 조선의 국호를 대한제국으로 바꾸고 황제 즉위를 앞둔 때에 하늘에 제를 드리고, 황제즉위를 거행한 제사단이다. 문화재청은 스타벅스 코리아, 문화유산국민신탁과 함께 17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소공로 스타버그 환구단점에서 개점 기념식과 문화유산보호 후원 행사를 개최한다. 스타벅스는 올해 문화재청과의 신규 협력사업으로 환구단에 있던 기존 매장을 환구단을 테마로 새롭게 꾸몄다. 문화재청의 ‘문화유산 방문캠페인’을 기념해 매장 이용객들에게 문화유산 감성을 더한 매장 디자인을 도입해 환구단의 가치를 알리고, 체험하도록 하는 취지다. 매장 내부의 음료제조 탁자와 건물 기둥에는 환구단 석조삼문(石造三問: 황궁우로 가는 정문)의 벽돌 모양을 반영했고, 상품판매 진열장은 환구단 단지 내 기단 위에 있는 황궁우의 팔각지붕을 반영했다. 매장 안에는 대형스크린을 설치해 환구단의 역사와 문화유산 가치를 소개하는 영상을 상영한다. 또 한옥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매장 안에 좌식 공간과 방석, 디딤돌, 창호 형식의 가림막을 설치해 우리 문화유산과 전통문화의 미를 표현했다.매장을 새롭게 단장한 기념으로 특별 기념품도 제작했다. 환구단 건물·문양 등을 반영해 디자인한 텀블러를 이날 출시하며, 판매 수익은 문화유산 보호 후원기금(5000만 원)으로 문화유산국민신탁에 전달할 예정이다. 1897년 10월 12일 대한제국선포일을 기념해 같은 날인 오는 10월 12일부터는 환구단 특별 기념상품 2종도 제작·판매할 계획이다. 스타벅스는 문화재청과 2009년 문화재지킴이 협약을 맺고 주미대한제국공사관 복원 후원, 백범 김구 선생 유물 기증, 독립 유공자 후손과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인재육성 장학사업 등 다양한 문화유산 보호활동을 펼쳐왔다.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 스타벅스 환구단점 개점이 국민 생활과 밀접한 문화유산 체험공간으로 확대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문화유산국민신탁과 함께 다양한 문화유산 민관협력 사업을 활성화 시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타벅스 환구단점 내부 모습(사진=문화재청)
2020.06.17 I 김은비 기자
애플의 '창의와 혁신'은 어디서 나오는가
  • 애플의 '창의와 혁신'은 어디서 나오는가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2009년 여름 애플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켄 코시엔다는 본사 건물 복도에서 초조하게 기다렸다. 스티브 잡스 전 애플 최고경영자(CEO)앞에서 신제품 아이패드에 탑재될 키보드 소프트웨어 데모 시연을 하기 위해서였다.회의실로 들어가자 검은색 터틀넥 소매를 반쯤 걷어붙이고 회색 뉴발란스 운동화를 신은 잡스가 앉아 있었다. 코시엔다는 침착하게 아이패드에 탑재할 키보드 두 가지를 설명했다. 잡스는 자세히 키보드를 살피곤 코시엔다에게 되물었다. “둘 중 어떤 걸 택해야 합니까?” 명확하지만 짧은 질문에 코시엔다 역시 또렷이 “직접 사용한 결과 큰 키 레이아웃이 좋았습니다.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라고 답했다. 잡스는 이내 최종 판결을 내렸다. “좋습니다.”그것으로 끝이었다. 잡스의 한 마디에 아이패드 키보드는 결정이 났다. 코시엔다는 애플에서 데모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는다. 데모는 아이디어를 소프트웨어로 전환하는 중요한 도구였다. 잡스는 애플에서 흥미로운 새 프로젝트가 있을 때마다 데모 회의에 참석했다. 그의 관심은 애플 소프트웨어 팀에 원동력이 됐고, 끊임없이 팀원끼리도 데모를 만들게 했다.소프트웨어가 놀라운 아이디어와 혁신으로 시대를 앞서나가며 애플의 핵심으로 자리잡은 것은 스티브 잡스가 이끌던 애플의 황금기부터 시작됐다. 책은 애플의 초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켄 코시엔다가 잡스와 함께한 개발 과정을 전한다. 책은 영감, 협력, 결단력 등 애플 소프트웨어의 성공에 기여한 일곱 가지 핵심 요소를 말한다. 그러면서도 애플에는 요소를 서면화한 매뉴얼은 절대 없었다고 강조한다. 다만 애플의 접근 방식은 업무 방식에서 자연스럽게 비롯됐다고 설명한다. 잡스는 어떻게 직원들이 가능성 있는 아이디어를 놓치지 않고 더 잘 만들 수 있도록 이끌었는지 사례와 함께 얘기한다.
2020.06.17 I 김은비 기자
유홍준 교수"실크로드와 한반도 역사 맥박 같이 뛴다"
  • 유홍준 교수"실크로드와 한반도 역사 맥박 같이 뛴다"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동아시아 역사와 한반도 역사는 맥박이 같이 뛴다.”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중국편 3권을 발매한 기념으로 16일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에서 기자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창비)유홍준(72) 명지대 석좌교수가 중국 실크로드 답사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중국편 3권을 발매하며 이 같이 밝혔다. 유 교수는 16일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는 한반도내에서의 역사에만 주목한다”며 “실크로드 아스타나 고분에서 발견된 유물이 국립고궁 박물관에 있는 고려시대 기마 여인상과 닮는 등 역사가 굉장히 맞닿아 있음을 느꼈다”고 소감을 말했다. 중국편 1~2권에서 실크로드를 찾아 중국 서안에서 시작한 유 교수의 여정은 하서주랑과 돈항을 거쳐 이번 3권에서 본격적으로 신강위구르자치구 오아시스 도시들과 타클라마칸사막을 탐방한다. 신강위구르자치구는 광대한 타림분지를 중심으로 고비 사막 등 거대한 산맥과 끝없이 이어지는 대초원, 오아시스 도시들로 이루어진 중국 최대의 성(省)이다.유 교수는 이번 책에서 실크로드는 특정한 길로 나 있는 선이 아니라고 얘기한다. 그는 “사람들이 실크로드라고 하면 현장법사 스님이 갔던 길로 생각하는데 사실 타클라마칸 사막 주변에 있는 오아시스 도시를 이어가는 점”이라며 이번 책에서는 오아시스 도시를 순례한다.이번 유 교수의 탐방에서 핵심은 투르판 지역이다. 그는 “투르판 지역에 대한 유혹에서 실크로드 답사가 시작됐다”고 공개했다. 투르판은 실크로드 북로와 중로가 달라지는 길목에 위치한 지역으로 고대부터 실크로드의 대표적 오아시스 도시로 꼽혔다. 투르판 지역에 대한 얘기는 책의 3분의 1을 차지하기도 한다. 유 교수는 투르판 불교 유적을 대표하는 ‘베제클리크석굴’을 얘기하면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는 “베제클리크석굴은 ‘서유기’에 등장하는 화염산을 배경 삼아 수려하게 펼쳐진 아름다운 석굴사원으로 신강 지역 ‘키질 석굴’ 다음으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면서도 “독일 제국주의 탐험가들이 이를 다 훔쳐가 지금은 가도 아무것도 없다”고 한탄했다. 이어 “그나마 독일 민속학박물관에 전시했던 벽화마저 2차 세계대전에 직격탄을 맞아 더 이상 남아있지 않다”고 전했다.유 교수는 이번 답사를 “내 인생 가장 감동적인 여행”이라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살면서 참 가기 힘든 곳을 가서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장황한 자연을 느꼈다”고 말했다. 또 “지금까지 책을 쓴 곳은 10번, 20번 넘게 가서 완전히 공부를 하고 썼는데 이번에는 4번 갔던 여행을 바탕으로 써서 개인적으로도 많이 새로웠다”고 덧붙였다. 국내 답사를 또 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유 교수는 “건강하고 오래살면 계속 쓸 것”이라 말하며 웃었다. 그는 “한국 미술사에 대해서 쓰고 싶다”면서도 “각 분야사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행이 안돼 아직 못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편도 이어 써야 하는데 북촌, 성북동 지역이 쉽지 않다”며 “그래도 곧 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는 1993년 처음 발간한 후 28년째 시리즈가 이어지고 있다.
2020.06.16 I 김은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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