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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中 이번엔 보조금 전쟁‥"中정부, 기업에 73조 뿌렸다"
-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AFP)[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김은비 인턴기자] “보조금 따위를 원하지 않고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길 바라는 미국인들의 요구를 등한시할 수 없다.” 일본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7일 이렇게 말했다. 보조금 문제가 미중 무역전쟁의 쟁점으로 재부상했다. 막대한 정부 보조금을 지급하는 중국을 더는 두고 보지 않겠다는 트럼프 정부의 강경책에 맞서 중국은 보조금 지급을 포기할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공정한 무역을 바라보는 미국과 중국의 시각차는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中정부 한해 74조원 뿌려 기술굴기 육성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금융데이터 분석업체인 윈드가 지난해 중국 증시에 상장된 3545개 기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중국 정부가 기업에 제공한 보조금이 1538억위안(약 26조5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보다 14% 가량 증가한 수치로 사상 최대 규모다. 지난해 중국 상장기업 전체 매출(3조7000억위안)의 약 4% 수준이다. 매출의 4%에 달하는 돈을 정부가 기업들에게 공짜로 뿌리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상장된 업체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민간기업 전체까지 고려하면 지원 액수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하이퉁증권의 분석가 장차오는 “2017년 기준으로 중국 정부가 기업에 지급한 보조금은 총 4300억위안(약 73조98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쉬빈 중국유럽국제경영대학원 교수는 “보조금은 중국 정부의 대표적인 기업 지원책중 하나”라며 “글로벌 경제 환경을 고려하면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이 불가피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중국 기업들의 매출성장률은 전년대비 7% 감소한 12.7%를 기록했다. 기업들의 실적 부진을 만회해주기 위해 더 많은 보조금을 지급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중국 최대 석유화학 기업 시노펙(SINOPEC)의 경우 중국 정부의 보조금만 75억위안(약 1조2900억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상하이자동차도 36억위안(6200억원)에 달하는 보조금 혜택을 입었다. 창안자동차는 28억 7000만위안(약 4900억원)의 보조금을 받았다. 지난해 창안자동차가 거둔 수익 6억8000만위안을 크게 웃도는 금액이다. 미국은 중국 정부의 보조금이 시장 질서를 왜곡하고 불공정한 경쟁을 만든다고 판단하고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라고 요구해왔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의 보조금 지급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미중무역협상을 진행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했다. ◇전방위로 확대되는 중국 제재..美-中 ‘기술패권’ 다툼 미국의 대(對)중국 압박 전선은 하루가 다르게 확대하는 분위기다. 미국은 지난 열흘간 중국 기업을 겨냥한 규제를 바쁘게 쏟아냈다. 지난 15일 화웨이와 그 계열사를 거래제한 기업 명단에 올린 것을 시작으로 20일 세계 최대 드론업체 DJI를 겨냥해 중국산 드론의 위험성을 경고했고, 다음날 중국의 영상감시 업체 ‘하이크비전’을 상무부 기술수출 제한 목록에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이에 더해 민주당 상원 의원 4명은 10년간 워싱턴DC 등 수도권 지하철에 불공정 정부 보조금을 받는 기업의 철도 차량 입찰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제출했다. 국영 철도 차량 기업 ‘중궈중처’(中國中車·CRRC)를 겨냥한 조치다.미국 정부는 이들 기업이 미국과 미국인의 정보를 수집하고 기술을 탈취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중국 정부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화웨이 통신장비를 쓰면 도청당하거나 민감한 기술 정보가 새나갈 우려가 크다’ 든지 ‘수도권 지하철에 중국에서 만든 철도 차량을 사용하면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식이다. 중국의 인공지능(AI), 로봇, 3D 프린팅 등 다른 첨단 산업도 언제든 다음 타깃이 될 수 있다. 미국이 이들 기업에 대한 명분 약한 제재조치를 강행하는 것은 미·중 무역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압박용 카드이자 중국의 하이테크 기업들을 견제해 중국이 ‘기술 패권’을 거머쥐는 것을 가로막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미국이 이미 제재조치를 취했거나 제재 가능성을 언급한 화웨이, DJI, 하이크비전, CRRC 등은 모두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중국제조 2025’ 핵심 업종으로 보조금 지급 등 중국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목표가 중국 정부의 첨단기술 육성정책인 ‘중국제조 2025’를 무력화하는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은 여전히 공세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협상 타결을 원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준비가 안됐다”며 중국과 합의를 서두르지 않겠다고 했다. 중국도 강하게 맞서고 있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양국의 경제무역 협상은 상호 존중과 평등, 호혜의 기초에서 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미국의 압박에 대한 거부감을 재차 강조했다.
- [글로벌pick]한국·독일 빼고 다 뭉친다‥초대형 車연합 등장하나
- 각각 피아트크라이슬러(왼쪽)로고와 르노(오른쪽)로고 [사진=AFP제공][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김은비 인턴기자] 이탈리아·미국계 자동차 업체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프랑스 르노자동차가 합병을 추진키로 했다. 합병이 성사되면 단일 기업으로는 제너럴모터스(GM)을 제치고 폭스바겐, 도요타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자동차 회사가 된다. 여기에 르노가 몸담은 닛산-미쓰비시와의 3사 연합까지 가세하면 세계 최대 자동차 연합이 탄생하는 셈이다. 유럽 자동차 시장은 물론 글로벌 자동차 업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FCA-르노 합병시 年매출 225조원”…글로벌 車업계 지각변동FCA는 26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르노 측에 합병을 제안했다. 거래가 체결되고 나면 합병 기업은 연매출 1700억유로(약 225조5000억원),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100억유로, 80억유로가 넘는 세계 1위 기업으로 올라서고, 양사의 약점을 상호 보완·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FCA는 또 합병이 성사될 경우 주주들에게 25억유로의 특별배당금을 지급한 뒤, 양사가 각각 50% 지분을 소유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르노 역시 별도의 성명을 내고 다음날(27일) 오전 이사회에서 합병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아직 수락한 건 아니다”라며 조심스런 입장을 내비쳤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전면적 합병으로 진행될 경우 피아트 지분의 29%를 가진 엑소르가 최대 투자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피아트 창업주 아넬리 가의 후계자인 존 엘칸 피아트 회장이 회장을, 장 도미니크 세나르 르노 회장이 CEO를 각각 맡게 될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FCA와 르노의 합병은 단순히 두 회사 간 합병을 뛰어 넘는 의미를 지닌다. FCA가 3사 연합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이 경우 글로벌 자동차 시장 판도는 완전히 바뀐다. 미국(크라이슬러)-이탈리아(피아트)-프랑스(르노)-일본(닛산, 미쓰비시)을 잇는 초대형 글로벌 동맹이 탄생하기 때문이다. 한국과 독일을 뺀 자동차 강국도 모두 손을 잡는 모양새다. 르노-닛산-미쓰비시 연합의 지난해 판매량은 총 1076만대다. FCA(484만대)까지 가세하면 연 1559만대를 훌쩍 넘기게 된다. CNBC는 “4개사가 연합할 경우 세계 자동차 업계에 대대적인 변화를 불러오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일 기업으로도 세계 3위의 자동차 제조업체로 거듭나게 된다. 세계 자동차 시장의 대대적 판도 변화가 예측된다. 선두주자인 폭스바겐과 도요타는 물론 GM, 포드, 현대·기아차 등 경쟁사들도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된다. 지난해 폭스바겐과 도요타는 각각 1083만대, 1059만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FCA와 르노(390만대)가 판매한 차량은 총 874만대다. 나아가 르노의 경우 합병이 현실화되면 닛산과의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 르노와 닛산은 카를로스 곤 전 3사 연합(닛산-르노-미쓰비시) 회장 체포 사태 이후 갈등을 빚고 있다. FCA와의 연합은 닛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닛산이 이번 협상에 참여하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에서 풀이된다. 사이카와 히로히토 닛산 사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FCA-르노 합병 소식에 “(연합을 강화하는) 논의에는 언제나 열려 있다”면서 “(미쓰비시를 포함해) 3사 수장이 건설적인 이야기를 진행하고 싶다”고 말했다. ◇“손잡겠다”는 국민 佛-伊 자동차기업, 왜?이탈리아와 프랑스를 각각 대표하는 두 회사가 합병을 추진하는 건 기술투자와 생산비 절감을 통해 경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차원이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효율성을 최대한 끌어올리려는 전략이다. 최근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수요 감소 및 판매 둔화로 인해 매출과 순익은 날로 줄어들고 있다. 반면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신기술에 대한 투자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FCA의 마이크 맨리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실적 발표 자리에서 합병 가능성에 대해 “과거 우리는 사업 발전 및 주주 가치 극대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면서 “기회가 있는 환경이라면 주저 없이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CNBC는 양사 모두 매출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유럽 시장을 유지·확장하려면 합병이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향후 전기자동차 및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을 위해서는 서로의 힘을 합치는 게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도 “두 기업은 그동안 자국 자동차에 대한 국민적 자부심에 기대어 독자적으로 생존해왔다. 하지만 글로벌 공급 체인 측면에서 볼 때 협력 관계에 따른 이점이 더 크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미중 무역전쟁 '치킨게임'…美 화웨이 치자 中 희토류로 반격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제공][이데일리 방성훈 김은비 인턴 기자]‘미국에 구글이 있다면 중국엔 희토류가 있다.’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이 비관세 분야에서 불붙었다. 미국 정부가 화웨이, DJI등 중국을 대표하는 기술기업들을 타깃으로 한 압박에 나서자 중국 정부는 희토류 거래금지 카드를 꺼내들었다. 다만 두 카드 모두 양국 경제에 양날의 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제로 사용할 지 여부는 미지수다. ◇화웨이 수출 아닌 수입 차질이 문제 미국 정부가 화웨이 및 68개 계열사를 거래제한 기업 명단에 올린데 이어, 구글·퀄컴·인텔·브로드컴 등 미국 주요 IT기업들이 20일(현지시간) 화웨이와 거래를 끊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이번 조치는 화웨이에게 적지 않은 타격을 입힐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에 제품을 팔지 못해서가 아니라, 미국산 제품을 사지 못해서다. 화웨이는 그간 스마트폰 및 통신장비 제조에 미국산 부품을 대량 구매해 사용해 왔다. 최근 모바일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인 ‘기린 980’을 자체 개발하는 등 국산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핵심 부품은 여전히 인텔, 퀄컴, 브로드컴 등 미국 기업들로부터 조달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화웨이가 작년 한 해 미국에서 수입한 부품은 110억달러(약 13조원) 규모다. 전체 부품 조달비용 700억달러의 약 16%에 달한다. 화웨이는 “1년치 재고를 쌓아뒀다”고 자신하지만 스마트폰 생산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화웨이 제재가 미국 기업들에게 부메랑이 돼 돌아올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화웨이가 미국산 부품을 대량 구매해왔다는 것은 뒤집어 얘기하면 미국 기업들 매출에서 화웨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지난 16일 뉴욕 주식시장에서 퀄컴, 브로드컴 등 화웨이 거래 기업들의 주가가 줄줄이 하락한 것도 실적 악화 우려 때문이다. 퀄컴의 경우 전체 매출의 최대 10%를 화웨이에 의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화웨이에 클라우드·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 등을 대량 수출해 온 마이크로소프트(MS)·오라클 등도 적지 않은 피해가 예상된다. 중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미국 정부의 공세는 중국 내 민족주의 정서를 자극해 애플 등 미국산 제품 불매운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국채 매각, 희토류 판매중단 가능성을 내비치며 보조를 맞추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가운데)이 20일 희토류 생산업체인 장시성 간저우 진리 영구자석과학기술유한공사를 시찰하고 있다.[신화통신 제공]◇희토류 없이 반도체·스마트폰도 없다 희토류(稀土類, rare earth metals)는 디스프로슘, 네오디뮴, 란탄, 테르븀, 사마륨 등 ‘희귀한 광물질’ 17종을 가리키는 용어다. 이들 물질은 화학적으로 안정적이면서 열을 잘 전달하는 성질 때문에 첨단 산업 제품에서 빠져서는 안될 핵심 자원이다. 특히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반도체 분야는 희토류가 반드시 필요하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95%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물량 중 30%를 수입하는 주요 고객이다. 이는 미국의 전체 희토류 수입의 3분의 2나 된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을 중단할 지 여부에 미국 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다만 이경우 역으로 중국이 미국에서 수입해 오던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각종 중간재 생산이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중국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중국 생산량이 절대적이지만 희토류가 중국에서만 채굴되는 것은 아니다. 국가별 매장량을 보면 중국이 4400만 톤으로 전 세계의 37.9%를 차지해 가장 많다. 뒤 이어 브라질, 베트남(2200만t·18.9%), 러시아(1200만t·10.3%), 인도(690만t·5.9%), 호주(340만t·2.9%), 미국(140만t·1.2%) 등의 순서다. 중국이 희토류 생산에서 독점적 지위를 차지한 배경은 아니러니하게도 희토류 채굴시 발생하는 환경오염과 막대한 비용이다. 희토류는 방사성 물질 등 인체에 해로운 물질과 함께 묻혀 있는 경우가 많아 채굴 및 가공에 막대한 비용이 든다. 또한 추출 과정도 어려워 강한 화학약품을 많이 사용해 환경오염도 심각하다.실제로 세계 최대 희토류 생산지인 중국 바오터우시 주변 토양은 방사성 물질 오염도가 다른 지역에 비해 수십~수백 배에 달한다. 중국 바오터우와 함께 희토류 세계2대 매장지인 미국 마운틴 패스 광산이 2002년 채굴을 중단한 것도 환경 규제 때문이었다. 이에 2010년부터 중국은 자국 내 희토류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왔다. 대표적인 예가 일본과의 센카쿠 열도 분쟁에 희토류를 무기로 사용한 것이다. 당시 희토류 가격은 급등했고 일본뿐 아니라 미국과 호주 등은 폐쇄한 광산을 재가동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문제는 광산 문을 열고 다시 채굴에 나선다 해도 단시간내에 물량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는 점이다. 환경오염 문제는 덤이다. 블룸버그는 “중국산 희토류 수입이 줄어든다면 미국이 부족분을 채울 수는 있겠지만 생산량을 늘리는 데 시간이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들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