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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승기]버튼 많은 걸로 기네스북..링컨 에비에이터 안락함은 최고
- [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남현수 기자= 미국 자동차는 요즘 특징이 별로 없다. 편안함 승차감이 떠오를 정도다. 여기에 과거 크고 무거운 차체, 나쁜 연료효율, 큼지막한 실내 버튼이 연상된다. 이번에 시승한 링컨 에비에이터는 이런 예단을 깨부술수 있을까. 포드코리아가 올해 초 내놓은 대형 럭셔리 SUV다. 가격은 무려 9천만원대다. 에비에이터는 링컨 브랜드의 고달픈 노력이 느껴진다. 20세기 자동차 왕국을 건설했던 미국 빅3(GM,포드, 크라이슬러)는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주류 시장에서 멀어졌다. 주로 북미 대륙에 의존해서다. 미국 브랜드가 잘 하는 고배기량 엔진을 단 거대한 SUV와 대형 픽업트럭이 통하는 시장은 북미 지역이 유일하다. 점점 경쟁력이 떨어진다. 1999년 36달러 수준이었던 주가는 20년간 하락을 거듭해 현재 6달러 수준이다. SUV로 대변되던 최근 자동차 시장은 전기차, 자율주행 등으로 변화를 거듭한다.전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는 기존에 살던 삶을 통째로 바꿨다. 인간의 본능 중 하나인 이동에 대한 자유가 억압됐다. 자동차 제조사도 이런 거대한 변화를 마주한다. 링컨이 생각하는 미래에 대한 해석을 에비에이터에서 찾아봤다.전면부는 링컨이 최신 모델에 사용하는 라디에이터 그릴이 자리잡았다. 헤드램프는 그릴과 확실한 경계를 이룬다. 헤드램프 안쪽으로 ‘L’자 모양의 주간주행등이 자리한다. 헤드램프 아래에 위치한 방향지시등은 링컨 차에서 흔히 찾을 수 잇는 요소다. 큰 차가 더욱 커 보인다.긴 차체를 돋보이게 하는 캐릭터라인이 차체 상하를 나눈다. 22인치의 큰 휠은 갱스터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 뒤로 갈수록 아래로 내려오는 루프 라인은 자칫 밋밋해 보일 수 잇는 차체에 위트를 더한다.테일램프는 플래그십 SUV 네비게이터를 연상 시킨다. 한 줄로 연결된 테일램프가 눈길을 끈다. 차명은 찾아 볼 수 없다. 대신 ‘LINCORN’ 알파벳을 레터링으로 띄엄띄엄 나열했다. 범퍼 하단에 자리한 동그란 테일파이프는 좌우에 각각 2개씩 달려 있다.에비에이터는 최신 트렌드를 쫓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여실히 드러난다. 포인트는 디지털화다. 문을 열고 닫는 방식이 독특하다. 도어 핸들 안쪽에 별도 스위치를 달았다. 문을 잠글 땐 A필러에 위치한 터치 패드를 이용해야한다. 잠금 모양을 터치하면 문이 잠긴다. 계기반은 12인치다. 센터 디스플레이는 최근 유행하는 와이드 스타일은 아니다. 크기는 10.1인치로 답답함은 없다. 포드와 링컨의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SYNC 3를 적용했다. 사용에 불편함은 없다. 이전 세대의 SYNC 2와 달리 한글화가 됐다.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도 사용할 수 있다. 다만, 한국에서 사제로 장착한 내비게이션 셋톱박스는 여전히 어색하다. 스티어링휠 오른편에 있는 버튼을 꾹 누르면 안드로이드 화면이 나타난다. T맵이나, 아이나비 에어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카쉐어링 쏘카의 것과 동일한 내비게이션이다.기어 변속은 가운데 송풍구 아래 버튼으로 한다. 센터콘솔에는 정말 무수히 많은 버튼이 오밀조밀 자리잡았다.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로 많다. 오디오와 공조기를 조작할 수 있다. 얼핏 보면 버튼이 많아 직관적이 조작이 가능할 것처럼 보이지만 능숙하게 다루려면 공부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풍향 버튼을 누르면 디스플레이에 바람을 어디로 보낼지 선택하는 창이 뜬다. 수 많은 버튼을 배치했지만 직관적인 조작은 어렵다.정말 UI에서 후진성을 그대로 보여준다.4-스포크 스티어링휠에도 수많은 버튼을 배치했다. 버튼이 이곳저곳에 산재해있다. 기능 하나를 작동하려면 눌러야 할 버튼이 너무 많다. 스티어링휠 왼쪽 편에 위치한 음성인식 버튼도 생뚱맞다. 편의장비는 최신인데 기능은 구식이다. 직관성이 떨어진다. 30방향으로 조절되는 운전석 시트를 내 몸에 딱 맞추려면 적어도 3분 이상 시트를 조절해야 했다.에비에이터는 6인승과 7인승으로 나뉜다. 시승 모델은 6인승이다. 2열이 캡틴 시트다. 편의장비는 차고 넘친다. 국내 소비자가 선호하는 열선과 통풍 시트는 1,2열 모두 적용했다. 이 외에 2열 승객을 위해 작은 디스플레이를 마련, 공조장치나 오디오 조절을 가능하게 했다. 차량에서 하차 할 때도 버튼을 눌러야 한다. 버튼이 작동하지 않을 경우 강제로 문을 열 수 있는 아날로그 손잡이는 운전석 도어에만 있다.2열은 슬라이딩과 폴딩을 모두 지원한다. 2열 윗쪽에 위치한 버튼을 누르면 3열 승하차가 편리하도록 한 번에 접힌다. 3열은 트렁크에 달린 버튼을 누르면 전동으로 접고 펼 수 있다. 2열 승객이 양보만 해준다면 3열은 앉을 만한 공간이다. 무릎이나 헤드룸이 답답하진 않다. 다만 허벅지가 방석에서 떠 편안하진 않다. 2,3열을 모두 폴딩하면 광활한 공간이 펼쳐진다. 3열을 접지 않아도 가로로 골프백 두 개는 너끈하게 수납할 수 있다.에비에이터에는 V6 3.0L 가솔린 트윈터보 엔진과 10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된다. 최고출력 405마력, 최대토크는 57.7kg.m를 발휘한다. 뒷바퀴 굴림을 베이스로 한 AWD 시스템이 조합된다. 가속페달에 힘을 주면 앞 바퀴가 들릴 듯 치고 나간다. 엔진음이 인상적이다. 의외로 경쾌한 사운드가 들린다. 스포츠카와 같은 날 선 느낌은 아니지만 두둑한 토크로 밀어준다. 초반 가속보단 중속에서 크루징할 때의 느낌이 좋다. 부드러우면서 다분히 미국차스럽다. 불쾌함없이 차를 쭉 밀어낸다.서스펜션도 독특하다. 차량 앞쪽에 위치한 카메라가 전방 상황을 읽어 서스펜션의 감쇄력을 조절하는 에어 글라이드 서스펜션이다. 주행 모드나 속도에 따라 차고를 조절한다. 주차를 하면 차체가 자동으로 낮아지고 시동을 걸면 차고를 높인다.출력은 높지만 스포츠 주행과는 거리가 멀다. 속도를 높여서 코너에 진입하면 타어는 금방이라도 찢어질 것 같은 비명을 내지른다. 에비에이터는 말랑말랑한 승차감을 느끼며 장거리 여행을 떠날 때 적합하다.쓸만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유지 시스템은 운전자를 보조한다. 이 외에 충돌 회피 조향 보조, 후방 제도 보조 기능, 충돌방지 보조, 사각지대 경보도 달린다.에비에이터는 화려한 편의 장비와 안락한 승차감에 익숙한 국내 소비자를 겨냥한다. 다만 9320만원에 달하는 가격은 걸림돌이다. 이 가격대에서 선택할 수 있는 모델이 많다. 볼보XC90, 아우디 Q7, BMW 5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 GLE 모두 사정권이다. SUV 전기차를 사고 싶다면 테슬라 모델X도 사정권이다.에비에이터는 디지털화를 위한 노력의 흔적이 보인다. 아직까지 방향성을 제대로 잡지 못해서 아쉽다. 단순히 디스플레이 크기를 키우고 기능을 많이 넣었다고 디지털화는 아니다. UI가 간결하고 쉬워야 한다. 20세기의 영광은 고이 접어 사진첩에 묻어둬야 한다. 새롭게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시승차에서 내리면서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한 줄 평장점 : 장거리 주행에 최적화된 안락한 승차감단점 : 너무너무 복잡한 조작법…기능을 넣어 놓고 쓰지말란건가
- 올해 상반기 IPO시장 코로나19로 ‘냉각’…하반기 활기 기대
-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얼어붙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규상장 건수 및 공모금액 모두 6년여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으며 상장을 연기하거나 철회하는 업체들이 속출했기 때문이다.자료=IR큐더스26일 IPR 컨설팅전문업체 IR큐더스에 따르면 올 상반기 신규 상장기업은 총 12곳(스팩 제외)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33.3%(6곳) 감소했다. 신규 상장사 모두 코스닥 시장 상장 업체로 유가증권(코스피) 시장 상장업체는 단 한 곳도 없었으며 공모 규모도 약 3650억원에 머물렀다. 지난 22일 상장한 전자부품 업체 엘이티(297890)는 청약 경쟁률이 1552.16대 1을 기록하며 상반기 최고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지난 2월 상장하며 올해 첫 IPO 스타트를 끊은 빅데이터 전문기업 위세아이텍(065370)은 청약 경쟁률이 1076.62대 1을 기록해 상반기 두 번째로 높았다. 올해 두 번째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초전도 선재 개발업체 서남(294630)과 나노섬유 소재전문기업 레몬(294140), 바이오기업 서울바이오시스(092190), 광고업체 플레이드도 800대 1을 웃도는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공모가는 12곳 중 9곳이 희망밴드 상단을 이상으로 결정됐다. 코로나19 팬데믹(글로벌 대유행) 확산 이후 급속 냉각됐던 IPO 시장은 5월 이후 회복세를 보였다.상반기 기업공개 시장은 업종 다변화가 주목을 받았다. 전자부품, S/W, 반도체, 화학, 광고 등 다양한 업종으로 공모주 투자심리를 분산시켰으며 올해 2분기 이후에는 바이오 업종의 상장 추진이 이어졌다.상반기에는 특례상장제도를 통한 증시 입성도 이어졌다는 평가다. 12곳 중 6개 기업이 특례상장을 했는데 서남과 서울바이오시스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패스트트랙, 레몬과 에스씨엠생명과학(298060), 젠큐릭스(229000)는 기술특례,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274090)는 테슬라(성장성특례) 등으로 상장 트랙의 다변화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반면 올 하반기 IPO 시장은 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증시 반등에 따른 투자심리 회복과 대어급(기업가치 1조원 이상) 기업들의 상장 추진으로 시장에는 활기가 넘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SK바이오팜의 공모 흥행 성공 이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카카오게임즈 등 IPO 준비 중인 조단위 대어들이 주목된다. 향후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따른 공모시장 변동성은 여전히 존재하나 바이오 기업 상장 추진이 활발하고 언택트(비대면) 추세 역시 주목받고 있다. 공모 리츠(부동산투자회사) 또한 활성화되고 있으며 하반기 다양한 리츠의 상장이 기대된다. 이날(26일) 32조원 규모의 부동산 운용자산(AUM)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최대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에서 출시한 이지레지던스리츠가 IPO 기자 간담회를 열어 내달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하겠다고 밝혔다.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상반기 IPO 시장은 주춤했는데 신규상장기업은 12개사(스팩 제외)에 그쳤고, 공모규모도 대폭 줄었다”면서 “하지만 IPO 업종 다변화와 특례상장제도를 통한 증시 입성이 눈에 띄는 가운데 투자심리 회복과 대어급 기업들의 상장 추진으로 하반기 IPO 시장은 다시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테슬라 배터리 충격..1천만원 싼 모델3 중국서 생산
- [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남현수 기자= 테슬라가 저가형 2차전지를 개발, 대량 생산에 들어간다. 우선 중국에서 생산하는 모델3에 장착한다.최근 테슬라는 중국 정부로부터 리튬인산철 각형 배터리를 장착한 모델3 생산 인가를 받았다. 테슬라는 10년 가까이 리튬이온 원통형 배터리(18650,21700)를 사용했다. 모델S에 장착해 가장 많이 전기차에 사용됐던 18650 규격은 지름 18mm, 길이 65mm인 2차 전지다. 모델3에 들어간 21700 원통형 배터리는 지름 21mm, 길이 70mm로 18650 보다 더 크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리튬 이외에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을 원재료로 사용한다. 그 중 코발트가 가장 가격이 비싸다. 채취 과정에서 아동 학대 논란이 일어 현재 ‘분쟁 광물’로 지정됐다. 리튬인산철 배터리는 니켈과 코발트 대신 아연과 철을 사용한다. 가격이 저렴한 게 특징이다. 대신 출력이 낮고, 무게가 무거운 단점이 있다.중국서 제조한 테슬라 모델3 롱레인지에는 기존과 동일하게 LG화학 21700 리튬이온 원통형 배터리를 사용한다. 롱레인지보다 저렴한 스탠다드 레인지 모델에만 리튬인산철 각형 배터리가 들어간다. 기존 가격 대비 500만~1000만원 가까이 저렴해 질 것으로 보인다.중국 토종 전기차 제조업체 이외에 글로벌 전기차 업체 가운데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채용한 것은 테슬라가 처음이다. 리튬인산철 배터리는 중국 최대 배터리 제조사인 옵티멈나노에너지(CATL)이 생산한 것이다. CATL은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LG화학, 파나소닉과 함께 톱3로 꼽힌다.중국은 2차전지 최대 생산국이다. 다만 중국 생산 배터리 대부분이 중국 토종업체에 공급되는 데 그쳤다. 테슬라가 중국산 배터리 사용 방침이 알려지자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파나소닉 등 기존 강자들이 긴장한다. 중국산 리튬인산철 배터리가 중국서 안착할 경우 2차전지 가격 하락이 불가피해서다. 안 그래도 적자를 면치 못하는 2차전지 시장에 또다른 충격이 올 것으로 보인다. CATL은 리튬인산철 각형 배터리 이외에도 다양한 리튬이온 각형 배터리 생산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향후 한국과 일본 등 글로벌 배터리 업체를 위협할 것으로 예상된다.한편, CATL은 테슬라와 함께 열화에 강한 100만 마일(약 160만km) 수명 배터리도 개발한다. 기존 배터리에 비해 10배 가까이 수명이 길다. 100만 마일 배터리는 올해 말 혹은 내년 초에 생산되는 모델3에 장착될 것으로 알려졌다.
- [이주헌의 혁신@미술]<2> 머스크 우주선 날린 출발 '그리스 각성'
- 폴리클레이토스의 원작을 모각한 석조입상 ‘머리띠를 두르는 남자’(디아두메노스). 서기 69~96년경 대리석으로 제작했다. 청동으로 만들어진 원작은 유실됐고, 대리석 모각이 몇 점 전해진다. 한낱 돌덩어리에 부여한 탄탄한 근육, 잘생긴 이목구비, 자연스러운 동작 등은 ‘비판-수정-비판-수정’을 적극 수용한, ‘그리스의 각성’이 만든 사실주의 미학의 결정체다.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소장.미술은 사람을 움직였습니다. 밥으로만 채울 수 없는 풍요와 평화를 안겨줬으니까요. 그림의 힘이고 조각의 에너지입니다. 하지만 미술의 역할이 이뿐이라 한다면 미술을 잘못 알고 있는 겁니다. 문명을 이끌고, 의식을 뒤집고, 결정적으로 돈의 흐름을 주도했던, 그것을 못 본 겁니다. 미술의 사조와 양식이 탄생할 때마다 세계경제에는 ‘변화의 그림’이 걸렸습니다. 바로 ‘혁신’을 주도했던 겁니다. 우리 시대의 이야기꾼 이주헌 미술평론가가 이데일리와 함께 그 장면, 장면을 들여다봅니다. ‘미술로 이룬 혁신’의 현장입니다. 3D 컴퓨터그래픽에까지 이어지는 이집트 미술, 스페이스X 민간우주선의 근원인 그리스 미술, 대량생산의 개념을 만든 목판화, 메디치가문의 부가 만든 피렌체 미술, 부르주아를 탄생시킨 인상파 미술 등을 비롯해 구스타프 클림트, 파블로 피카소, 앤디 워홀, 데미안 허스트 등 ‘혁신의 아이콘’까지. 매주 금요일 독자 여러분을 아트인문학의 세상으로 안내합니다. <편집자주> [이주헌 미술평론가] 지난 5월 30일, 역사상 최초로 민간 유인우주선이 우주로 날아올랐다. 테슬라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49)가 설립한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이다. 민간 우주 개발의 본격적인 신호탄을 쏘아올린 이 우주선의 발사는, 우주 개발은 국가의 영역이지 민간의 영역이 될 수 없다는 통념을 통쾌하게 파괴한 사건이라 할 수 있다. 머스크가 우주 개발에 나선 2000년대 초. 우주 개발은 천문학적인 투자와 국가적 지원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게 일반적인 관념이었다. 그래서 그를 미친 사람 취급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우주 개발에 꼭 그토록 많은 돈이 들어야 하는지 분석은 해봤는가”라는 도전적인 질문을 던졌고, 마침내 ‘저렴한’ 비용으로 혁신적인 로켓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통념을 보기 좋게 깨뜨리며 일군 이 성과는 한마디로 ‘비판적 사고’의 승리라고 할 수 있다. △“우주 개발 비용, 분석은 해봤나” 비판적 사고를 하는 이들은 결코 권위에 맹종하지 않고 편견에 사로잡히지도 않는다. 비판적 사고는 단순히 오류를 찾아내는 데 그치지 않고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해가는 목적의식적인 과정이다. 그래서 창조적인 문제 해결 능력의 토대가 돼준다. 이 비판적 사고의 위대한 성취를 보여준 대표적인 미술이 고대 그리스의 미술, 특히 ‘그리스 조각’이다. 고대 그리스의 조각은 실제 사람의 형상을 그대로 재현한 듯한 사실적인 표현으로 이름이 높다. 물론 이 재현은 단순한 사실 묘사에 그치는 것은 아니다. 그리스 조각은 사실 묘사에 더해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했다. 잘생긴 사람을 보면 “그리스 조각 같다”고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그 이상적 아름다움과 별개로, 고대 그리스 미술은 어쨌거나 인류 역사상 최초로 고도의 사실적 재현에 성공한 미술이다. 그리스 조각가 폴리클레이토스의 원작을 로마시대에 모각한 ‘머리띠를 두르는 남자’(디아두메노스·서기 69~96년경)를 보자. 운동경기에서 이긴 남자가 자신의 승리를 기념해 머리에 띠를 두르는 장면을 포착한 작품이다. 균형 잡힌 몸매에 당당하고 여유로운 포즈까지 진정 멋진 우승자가 우리 눈앞에서 승리의 순간을 만끽하는 듯 서 있다. 고대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던 완벽한 인체의 표현이 그리스에서 이처럼 멋들어지게 이뤄졌다. 폴리클레이토스의 원작을 모각한 석조입상 ‘머리띠를 두르는 남자’(디아두메노스)의 부분. 사람의 형상을 그대로 재현한 듯한 사실적인 표현, 거기에 덧입힌 이상적인 아름다움은 고대 그리스의 조각의 정수다. 2000년이 지난 지금도 잘생긴 사람을 보면 “그리스 조각 같다”고 하는 이유다.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소장.그리스인들이 대리석으로 본격적인 인체입상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기원전 7세기 중엽부터였다. 직육면체의 돌 위에 모눈을 만들고 앞·뒤·좌·우의 입상을 그려 네 면에서 쪼아 들어가는 이집트의 조각 제작방식은, 그리스 대리석 조각의 발달에 큰 기여를 했다. 이 기술을 수입한 그리스는 처음에는 이집트 조각과 유사한 (그러나 성취도는 다소 떨어지는) 인체입상을 제작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진짜 사람이 서 있는 듯한, 매우 박진감 넘치는 형상을 만드는 데까지 나아갔다. 이렇게 완벽한 사실적인 표현은 이집트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것이었다. 이 성취에 이르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200년이었다. 기원전 5세기 중엽, 그리스 미술의 사실주의는 그렇게 만개했다. 경직된 이집트 조각과 달리 자연스러운 인체의 동작이 나오고, 어색하던 근육이 보디빌더처럼 탄력을 갖게 된다. 그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마치 한 편의 감동적인 성장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 △그리스 각성, 보수적·인습적인 전통 타파그러면 그리스는 어떻게 다른 고대 문명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이런 완벽한 사실주의의 미학을 성취할 수 있었던 것일까. 이는 전적으로 그리스 특유의 비판적 사고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비판적 사고를 낳은 것이 ‘그리스의 각성’(Greek Awakening)이다. 그리스의 각성은 고대 그리스에서 일어난 이례적인 혁신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 혁신을 가능하게 한 기본조건은 휴머니즘이다. 휴머니즘은 무엇보다 인간의 관심사와 능력을 강조하는 세계관이다. 이 세계관은 ‘비판적 사고를 중시하는 태도’와 ‘비종교적이고 세속적인 주제에 더 큰 지적·학문적 관심을 두는 태도’를 진작시켰다. 바로 이 혁신적 사고로 그리스는 눈앞의 현상을 부단히 재검증하고 모든 고대 문명 일반에 강고히 뿌리내린 보수적이고 인습적인 전통을 타파할 수 있었다. 그리스의 각성은 과학과 수학·철학·역사 등 많은 분야에서 유럽 문명의 토대를 형성하는 중요한 밑천이 됐다. 그리스의 각성은 또한 그리스 미술이 그 어느 지역의 미술보다 사실성을 중시하고 그와 관련한 표현 능력을 고도로 발달시키게끔 만들었다. 하나의 양식이 정해지면 오랜 세월 이를 배타적으로 유지하려는 특성을 보였던 다른 고대 문명의 미술과 달리, 비판적 사고의 영향 아래 있던 그리스 미술에는 표현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그것이 논리적으로 수긍되면 이에 맞춰 표현을 즉각 수정하는 태도가 자리 잡게 된다. ‘비판-수정-비판-수정’의 과정을 반복하면서 표현은 점점 더 사실적이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진화하게 된 것이다. 아테네의 민주주의가 꽃을 피운 기원전 5세기에 그리스 미술도 인류 최초로 완벽한 사실주의적 성취를 활짝 꽃피웠다. 비판적 사고는 어느 분야에서든 매우 중요한 혁신의 동력이다. 머스크의 성취로 되돌아가 보자. 그는 한 인터뷰에서 “나는 유추해서 생각하는 것보다는 ‘제일원리’에 입각해 생각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 개념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제일원리는 ‘다른 명제나 가정으로 추론할 수 없는 가장 기초적인 명제나 가정’을 말한다. 한마디로 ‘현상의 배후에서 현상을 지배하는 근본원리’다. 머스크는 자신에게 익숙한 문제든 낯선 문제든 결코 함부로 추측하거나 미뤄 짐작하지 않는다. 항상 가장 기초적인 원칙과 원리로 돌아가 반성적으로 성찰한다. 철저한 비판적 사고의 소유자인 것이다. 그것은 꿈을 꾸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지녀야 할 ‘꿈에 대한 예의’다. 지난달 스페이스X가 첫 민간 유인우주선 ‘크루 드래건’을 쏘아올리는 순간. 스페이스X를 설립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화물 운반용 우주선을 개조해 만든 크루 드래건을 통해 ‘우주 개발은 천문학적 비용이 드는 국가의 영역’이란 통념을 과감히 깨뜨리는 ‘비판적 사고’의 승리자가 됐다. 바로 그리스 미술이 추구해온 정신이다(사진=AP/뉴시스).△“미쳤다” 비난할 때…냉철히 계산했던 머스크 머스크가 로켓의 개발비를 파악할 때 전문가의 말이나 기존의 제품가격만 보고 유추했다면 다른 사람들처럼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 거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로켓에 어떤 부품이 들어가는지 낱낱이 파악했고, 그 원자재 가격이 어떻게 되는지 또 낱낱이 파악했다. 이 끈질기고 집요한 분석의 결과, 로켓의 원자재 단가가 로켓 가격의 2%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저렴한 비용으로 로켓 제작이 가능하다는 확신을 갖게 됐고, 추진체를 회수해 재사용하는 아이디어를 더해 비용을 대폭 줄였다. 남들은 미쳤다고 한 그 순간 그는 매우 냉철하게 계산하고 있었던 것이다. 정주영(1915∼2011)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어록 가운데 “이봐, 해봤어?”라는 말이 있다. 2015년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월간지 ‘재계 인사이트’가 독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경영인의 최고 어록’으로 꼽힌 말이다. 이 말은 실천의 중요성을 나타낸 말이기도 하지만, 고정관념에 안주하지 말고 비판적으로 사물을 바라보라는 요청을 담은 말이기도 하다. 새로운 가치를 창조한 사람들은 이처럼 비판적 사고에 능하다. 고대 그리스의 조각가들은 전통으로 내려온 양식에 안주하지 않고 비판적인 사고로 사실주의 미술의 위대한 성취를 이뤘다. 그들은 조각을 인체와 끝없이 비교하며 ‘비판-수정-비판-수정’의 성찰적 과정을 거쳤다. 그 결과 오늘날 서양의 수많은 미술관에는 사실적인 미술작품이 그득하게 됐고, 그 양식은 세계로 퍼져나가 가장 보편적인 미술양식이 됐다. ※ 폴리클레이토스 Polykleitos. 기원전 5세기 후반에 활약한 고대 그리스 조각가다. 청동조각에 뛰어났다고 전해진다. 콘트라포스토(한쪽 다리에 무게중심을 싣고 다른 쪽 다리는 편하게 두는 자세)를 자유롭게 구사해 이전까지 엄격하게 지켜야 했던 정면 자세의 전통을 벗겨냈다. 인체구성을 머리와 팔 길이 기준으로 나눠 ‘이상적인 아름다움’의 표준을 처음 만들기도 했다. 여기서 나온 것이 ‘7등신’. 입상에서 머리가 전신의 7분의 1이 될 때 가장 아름답다는 이상상이다. 이 파격을 토대로 인체 각부의 수려한 비례를 수적으로 산출한 ‘카논’을 저술하기도 했다. 실제 조각에선 비례 외에도 유기적·율동적인 표현을 입힌 인체상을 깎아냈는데, 이는 이후 장구한 세월에 걸쳐 ‘조각의 규범’이 됐다. 그의 원작은 남아 있지 않지만 로마시대에 제작한 모각은 여러 점 전해진다. 원작 ‘영웅 아킬레우스 상’과 ‘아폴로 상’을 각각 본뜬 것으로 추정하는 ‘머리띠를 두르는 남자’(디아두메노스), ‘창을 든 청년’(도리포로스)은 절정의 걸작으로 꼽힌다. △이주헌 미술평론가는… 미술로 삶을 보고 세상을 읽는다. 좀 더 많은 이들이 미술을 통해 일상의 풍요를 누리도록 글 쓰고 강연하는 일이다. 소명으로 여긴다고 했다. 발단이 있다. 홍익대 미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뒤 돌연 일간지 기자가 되면서다. 그림에 관심을 잃어서가 아니라 그림을 막은 생계 때문이었다. 낮에 일하고 밤에 그리자 했다. 하지만 ‘투잡’은 쉽지 않았다. 미술담당 기자생활에서 얻은 필력과 생각을 가지고 현장으로 나왔다. 미술을 대중과 제대로 연결하는 미술평론가의 ‘진정한’ 역할, 그것을 해보자 했다. 그렇게 가나아트 편집장을 하고, 학고재 관장을 오래 한 뒤 서울미술관 초대관장까지 지냈다. 지금은 양현재단 이사로 있으면서 온전히 글과 강연에만 집중하고 있다. 지은 책이 수십 권이다. 굳이 대표작을 꼽자면 ‘리더의 명화수업’(2018), ‘역사의 미술관’(2011), ‘지식의 미술관’(2009), ‘50일간의 유럽미술관 체험 1·2’(2005) 등이 있다.
- 무상증자 나선 새내기주…최대주주 물량 주의보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이달 들어 무상증자를 결정한 기업들이 발표 당일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유동성 장세’ 속에서 주가 부양 효과를 누리고 있다. 무상증자는 일반적으로 호재로 여겨지지만 오스테오닉(226400), 제테마(216080) 등 새내기주의 경우 보호예수에 묶인 최대주주가 무상증자로 받은 주식을 매도해 대규모 물량이 풀릴 수 있는 만큼 투자에는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들어 현재까지 무상증자 결정을 공시한 기업은 총 12곳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5건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늘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극심했던 연초에 대비하면 지수가 큰 폭으로 회복하고, 증시 대기자금이 늘어나는 등 환경에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상장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기업들이 무상증자를 결정하는 경우 차익실현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려는 목적의 물량이 쏟아질 가능성에는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해당하는 기업들은 오스테오닉(226400), 제테마(216080), 파멥신(208340) 총 3곳이다. 이들 중 제테마는 지난해 말 상장했으며, 오스테오닉과 파멥신은 2018년 상장했다. 이들은 모두 바이오 및 의료기기 업종으로 제테마는 테슬라 요건(이익미실현) 상장 제도를 활용해서, 나머지는 기술특례 상장 제도를 통해 증시에 입성했다. 최초 상장한 종목의 경우 규정에 따라 상장일로부터 6개월간 보호예수 의무를 가지지만 기술특례 상장 제도의 경우 이 기간이 2배에 해당하는 1년이다. 이들이 상장 당시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의무 기간을 포함한 보호예수기간은 2년 6개월에서 길게는 3년까지로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이다. 무상증자 물량의 경우 보호예수가 적용되지 않을 수 있는데다가 현재 주가가 공모가보다 높이 형성돼 있어 무상증자 신주가 상장되면 차익실현을 위한 물량이 시장에 쏟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중 오스테오닉(주당 0.5주)을 제외한 이들은 모두 1대 1 비율의 무상증자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각 사의 최대주주는 모두 △오스테오닉 1124만128주 △제테마 287만3743주 △파멥신 134만7970주에 달하는 주식을 새로 받을 수 있다. 현재 오스테오닉의 최대주주는 이동원 대표이사와 특수관계인(26.62%, 335만8376주), 제테마의 최대주주는 김재영 대표이사와 특수관계인(32.53%, 287만3743주), 파멥신은 유진산 대표이사와 특수관계인(20.17%, 134만7970주)이다. 무상증자에 따른 신주 상장일은 모두 오는 7월로 예정돼 있다. 각각 제테마가 10일, 오스테오닉이 15일, 파멥신이 20일로 무상증자에 따른 신주 상장이 완료된 이후에는 이들의 늘어난 주식 수만큼 시장에 나오는 물량도 늘어날 수 있는 셈이다. 이를 이날 종가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적게는 80억원에서 많게는 713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발행된 주식 수에 대비하면 종목별로 19~26% 에 해당한다. 다만 제테마의 상장 주관사였던 한국투자증권 측은 “무상증자를 통해 상장되는 신주에도 신규상장 당시와 같은 보호예수가 설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앞서 4월 주당 1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결정해 지난 2일 신주를 상장한 메드팩토(235980) 역시 최대주주의 상장 후 보호예수기간이 3년으로 아직 끝나지 않은 기업이었다. 이 회사의 경우 무상증자 공시일에 비해 현재 주가가 약 18% 가량 떨어진 상태다. 개인과 기관도 매도에 나서 지난 2일부터 이날까지 각각 5856억원, 1조1841억원씩을 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5년간의 기록을 보면 최대주주의 보호예수가 끝나지 않은 기업들의 무상증자 공시 후 3개월 간의 주가는 다른 기업들에 대해 부진했다”며 “아직 최대주주의 보호예수 기간이 끝나지 않은 기업들의 경우 이들이 주가가 올랐을 때 매도해 투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해당되는 기업들의 경우 주가가 많이 올랐더라도 유통시장 투자자들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방시혁, 포니정 혁신상 영예… 상금 2억원 사회 기부키로
-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의장이 제14회 ‘포니정 혁신상’을 수상한 가운데, 상금 2억원을 사회에 기부하기로 했다.왼쪽부터 김철수 포니정재단 이사장,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의장, 박영자 여사, 정몽규 HDC 회장(사진=포니정재단)포니정 혁신상은 포니정재단이 2007년부터 매년 ‘혁신과 도전을 통해 사회 발전에 공헌하고 국가의 위상을 높인’ 이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포니정재단은 25일 열린 시상식에서 방시혁 의장에 대해 “혁신적 매니지먼트를 통해 방탄소년단의 글로벌 성공을 이끌어 세계 음악 산업에서 한국의 위상을 드높였다”며 “앞으로도 방시혁 의장이 뛰어난 인문학적 감성을 가진 아티스트이자, 수평적 리더십으로 조직을 이끄는 혁신 기업가로서 그간의 저력을 바탕으로 더 큰 문화 혁신을 선도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방시혁 의장은 수상 직후 “이제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소명의식을 느낀다. 최초에 음악이 나를 왜 행복하게 했는지를 잊지 않는 동시에 음악 산업의 가치를 높이고, 산업 확장의 가능성을 증명하며, 팬 경험을 혁신한다는 목표로 세상에 유익하면서도 번창하는 기업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써나가겠다”고 밝혔다. 방시혁 의장은 이번 포니정 혁신상의 상금 2억원을 사회에 기부할 예정이다.방시혁 의장은 그동안 서울대 졸업식, 한·아세안 문화혁신포럼 등에 연사로 참여하며 좋은 콘텐츠의 중요성, 음악 산업의 발전과 기업의 선한 영향력에 대한 소신을 강조해 왔다. 방시혁 의장의 혁신 의지와 도전 정신은 기업의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빅히트는 지난 3월 미국 경제전문매체 패스트 컴퍼니가 꼽은 ‘2020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에 스냅,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에 이어 이름을 올렸고, ‘음악 부문 10대 혁신 기업’ 에서는 1위로 선정됐다. 아티스트와 팬을 존중하고 콘텐츠의 질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는 방시혁 의장의 기업 운영 철학은 국내외 음악 산업과 엔터테인먼트 업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내고 있다. 방시혁 의장이 이끄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총 10여 개의 자회사와 합작사를 갖고 있다. 방탄소년단,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이현이 있는 ‘빅히트’, 걸그룹 여자친구가 소속된 ‘쏘스뮤직’, 2020년 보이그룹을 선보일 ‘빌리프랩’, 그리고 뉴이스트, 세븐틴의 ‘플레디스’까지 멀티 레이블로서 폭넓은 아티스트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자회사로 공연, 영상, 전시, 음반원 유통, 광고를 담당하는 ‘빅히트 쓰리식스티’, 아티스트 IP를 활용한 글로벌 콘텐츠 사업과 공간 사업 등을 펼치는 ‘빅히트 아이피’, 글로벌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Weverse)와 커머스 플랫폼 위버스샵(Weverse Shop)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비엔엑스’가 있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각 법인간 유기적 운영과 시너지를 토대로 ‘질 높은 콘텐츠 제작’ 및 ‘팬 경험의 확장’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를 통한 ‘음악 산업의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 코스닥 시총 톱5 휩쓴 바이오株…싼 주식은 `옛말`
-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많은 것을 바꾸고 있다. 싼 맛에 대량으로 담던 코스닥 종목은 찾아보기 어렵다. 적어도 시가총액 상위주에 한해선 그렇다.24일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톱 5가 모두 바이오 종목으로 교체됐고, 이들 주가는 주당 10만원을 훌쩍 웃돌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산업변화와 시장 기대감을 고스란히 반영했다는 평가다. 앞으로 이같은 흐름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결국 펀더멘털로 귀결되며 종목별 희비가 갈릴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셀헬·에이치엘비 등 ‘톱 5 바이오株’ 주당 10만원 ‘훌쩍’2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종가기준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5개 종목의 주가는 주당 10만원을 모두 넘어섰다. 시가총액 1위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는 11만2900원으로 마감했고, 2위와 3인인 에이치엘비(028300)와 셀트리온제약(068760)은 각각 10만2500원, 13만6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총 4위로 오른 알테오젠이 이날 4조66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에도 불구하고 13.88%나 하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테오젠 주가는 28만42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씨젠이 11만3900원으로 3.55% 상승 마감했다. 코스닥 시총 톱 10 종목중 케이엠더블유(6만2900원)를 제외하면 모두 주당가격이 10만원을 웃돌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에 급락했던 3월 19일 기준 시총 상위 5개 종목에 바이오는 단 2종목(셀트리온헬스케어, 에이치엘비) 뿐이었지만, 이후 주가가 급등하며 현재 상위 5개 종목을 모두 바이오가 점령했다. 지난 3월 19일 시총 상위 5개 종목에 포함됐던 펄어비스, 스튜디오드래곤, CJ ENM은 24일기준 각각 6위, 12위, 8위로 밀려났다.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헬스케어 시가총액은 무려 17조938억원(24일 종가기준)으로 코스닥 시총의 6.12%를 차지했다. 연초대비 117% 증가했고, 3월19일 저점에 비해선 99% 늘어난 수준이다. 2위인 에이치엘비 시총도 5조3597억원으로 연초와 지난 3월19일에 비해 10%, 34%씩 늘어났다.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에이치엘비는 연초와 3월 19일에도 코스닥 1,2위를 유지했다. 알테오젠(196170) 시총 증가는 더 극적이다. 올 초 9700억원에서 24일 기준 3조9776억원으로 급증했다. 3월 19일 저점(8185억원)에 비해서도 386%나 늘었다. 진단키트로 유명해진 씨젠(096530)은 코로나19 확산 최대 수혜주다. 연초 3만950원이던 주가는 현재 11만원대로 4배 가까이 올랐다. 시가총액도 8119억원에서 2조9881억원으로 3조원을 넘보고 있다.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닥 시총 상위 바이오 5개사의 시가총액 단순합산 금액(23일 종가기준)은 총 35조93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3월 19일 시총 상위 5개 종목 합산 금액 17조9503억원에 비해 거의 2배 가까이(95.5%) 늘어난 것이다. ◇ 포스트 코로나 기대감 반영…펀더멘털 회귀 `주의`이같은 코스닥 시총상위주의 종목교체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기대감을 반영한 것이라는 평가가 크다. 실제 코스닥 시총 상위 10개 종목 중 전통적인 IT부품주는 케이엠더블유 한 종목이지만, 이마저도 언택트시대 5G 수혜주 중 하나로 분류된다. 이외엔 바이오주 6개, 게임주(펄어비스) 1개, 콘텐츠주(CJ ENM) 등으로 구성돼 있다.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5개 종목 중 올해 연간 실적전망치가 제시된 종목은 씨젠과 셀트리온헬스케어 단 2곳에 그친다. 씨젠의 올해 영업익은 4421억원으로 전년대비 1872%나 급증할 전망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영업익 역시 246.2% 증가한 512억원으로 추산됐다. 이외에 에이치엘비, 셀트리온제약, 알테오젠은 실적 추정치가 제시되지 않았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사실 액면가나 주당 가격이 얼마인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면서 “코로나19로 산업구조가 재편되는 가운데 이전까지 IT 비중이 높았던 코스닥 시장이 바이오, 게임, 2차전지 등 포스트 코로나 산업으로 재편되는 중”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이 후 가장 뚜렷한 변화의 방향성으로 바이오주의 약진과 함께 언택트 관련주들의 주가 상승을 꼽았다. 황 연구위원은 “10년간 적자인 테슬라 주가가 잘 나간 것은 미래에 충분히 시장을 지배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라며 “바이오주 역시 당장은 적자가 나더라도 미래에 충분히 시장을 지배할 수 있는지, 영업수익을 거둘 수 있을 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지금은 다같이 오르지만, 주가 오르는 기업들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것인지 중요하다”며 “그런 주가를 장기적으로 유지할 만한 기업들이 나올 것이고 일부는 저조한 실적으로 끝나면서 주가가 제자리 찾아가는 기업들도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 [이준기의 미국in]트럼프發 反이민정책…"일자리 늘어" Vs "회복 직격탄"
- 사진=AFP[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트럼프의 행정명령에 경제적인 근거는 없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인의 일자리 보호를 위해 올해 말까지 정보기술(IT)·비농업 등 특정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취업비자 발급을 중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가운데 미 워싱턴의 중도·보수 싱크탱크인 케이토연구소(CATO Institute)의 이민정책 전문가 데이비드 비어가 날린 일갈이다. “52만5000여개의 일자리를 생겨날 것”이라는 트럼프 정부의 주장과 달리, 비어는 23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이 행정명령은 미국의 경기회복에 직격탄을 날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전문화’된 외국인 근로자 대체 가능할지 의문”비어의 경고는 명확하다. “미 기업들이 필요한 ‘전문화된’ 외국인 근로자들이 가진 기술·경험을 미 노동자가 대체할 수 있을지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비어는 “외국인 근로자들은 미 경제의 곳곳에서 미 노동자들에게 더 나은 다른 일자리에 대한 수요를 창출해왔다”며 “이민 제한은 실업률을 낮추지도 못할 뿐 더러 이 기간 (코로나19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 기업들에 더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했다.미 인터넷매체 복스는 “이번 행정명령은 노동력의 합법적인 격차에 직면한 고용주뿐만 아니라 그들이 고용하는 미국인들에게도 불확실성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가장 먼저 실리콘밸리의 구글·페이스북·애플 등 외국인 기술 인력(H-1B 비자 근로자)을 대거 고용하는 IT 기업들이 받는 타격은 상상 이상일 수 있다.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애플의 팀 쿡,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등 대형 기술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이날 일제히 성명을 내어 “이번 선포에 크게 실망했다” “미국의 글로벌 경쟁력을 위험에 처하게 할 것” 등의 강도 높은 단어를 써가며 반발한 배경이다.비단, IT 기업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미 유일 공영방송 PBS는 “이미 미국 내 많은 지역 사회는 레스토랑, 호텔, 식료품 가게 등과 같은 이민자 소유의 사업으로부터 이익을 얻는다”고 지적했다. 미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2019년말 기준 미 노동력의 17%는 이민자에게서 나왔는데, 대부분은 노인 돌봄, 육아 등 미국인이 원하지 않은 일자리였다. 사진=AFP미국기업가정신연구소(CAE)의 존 디어리 회장은 AP통신에 “이번 명령은 ‘미국에 오지 말라, 우리는 당신을 원하지 않는다’는 매우 강력한 부정적 시그널을 전 세계에 보낸 셈”이라며 “이건 끔찍한 손해”라고 했다. 미국 최대 기업 이익단체인 미 상공회의소의 토머스 도너휴 회장은 “엔지니어, 경영인, IT 전문가, 의사, 간호사 등에게 ‘환영하지 않는다’는 표지판을 세운 것은 우리나라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를 멈추게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미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학의 지오반니 페리 경제학 교수는 “대부분 경제학자는 이민자들이 노동력의 매우 큰 부분임에도, 미국의 일자리나 미국의 임금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美 2035년 노동력 3분의 1로 쪼그라드는데…왜?미 기업가정신연구소(CAE)가 경제전문지 포천이 선정하는 ‘2017년 미국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미 주요 기업의 약 43%는 이민자 1세대 또는 2세대에 의해 창업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기술(IT) 업종에선 46%에 달한다. ‘일자리 창출’의 토대였던 셈이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이민자들의 기업가 정신은 토착민의 약 2배에 달한다고 분석한다. 다문화 경험이 그들의 역량을 증대시키고 나아가 더욱 개방적이 게 함으로써 새 상품과 서비스,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만들어낸다고 것이다. 이민자 창업 기업이 토착민 기업보다 고용증가 측면에서도 더 좋은 성과를 거뒀다는 게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분석이다.사실 인구학적으로 봤을 때도 미국은 ‘이민’이 절실한 나라 중 하나다. 미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2017년 내놓은 자료를 보면,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하고 미국의 출산율이 지금과 같은 속도로 떨어질 경우 미국의 노동력은 2015년 1억6560만명에서 2035년 1억732만명으로 3분의 1가량으로 확 쪼그라든다. 이를 두고 미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노동자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는 사회보장제도 등의 프로그램은 자금 압박에 시달릴 것”이라며 “경제 성장은 거의 위축되거나 정체될 가능성이 크다”고 풀이했다.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반(反) 이민정책을 강하게 펴는 배경에는 오는 11월 미 대선을 염두에 뒀다는 분석이 정설이다. 코로나19 사태로 국내경제가 직격탄을 맞자 외국인 대신 자국민의 고용을 높이기 위한 조처를 통해 지지층을 결집하겠다는 의도라는 의미다.
- 해외 주요 車 브랜드 공장 가동 96%…"경쟁 위해 정부 지원 필요"
-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이 지난 5월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서 열린 ‘제17회 자동차의 날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타격을 입은 해외 주요 자동차 브랜드 공장가동율이 현재 96.8% 수준으로 올라온 것으로 나타났다.24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해외 주요 자동차 생산국의 브랜드별 공장가동 현황을 조사한 결과 가동공장 비율이 96.8%로 나타나 사실상 대부분의 공장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중단 이후 재가동됐다.중국, 미국, 일본, 독일, 인도, 멕시코, 한국, 브라질, 스페인, 프랑스, 태국, 캐나다, 러시아 등 주요 13개 자동차 생산국 가운데는 브라질이 코로나19 확산방지에 어려움을 겪는 것 외에는 정상 재가동되고 있다.브랜드별로는 브라질 공장 재가동이 지연 중인 포드, PSA, 도요타, 혼다, 닛산 등이 90%대의 가동공장 비율을 보였다. 이어 GM, FCA, 테슬라, 폭스바겐, BMW, 벤츠, 르노 등이 100%의 가동공장 중인 상황이다. 다만 해외 브랜드의 실제 공장 가동률은 공장 내 감염예방 조치, 부품수급 지연, 수요량 감소에 따라 60~70%의 높지 않은 수준으로 브랜드별 공장 가동 및 생산 정상화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중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지난 5월 생산량이 70% 이상의 감소폭을 기록하는 등 여전히 낮은 생산량을 보였으나, 지난 4월 대비 수요가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브랜드별 기존 공급망 유지 등 생산량 확대를 위해 노력 중이다.특히 중국의 경우 신속한 공장 재가동과 자동차 구매지원금 등의 자동차 수요정책에 힘입어 5월 전년비 18.2% 증가하는 등 유일하게 생산 증가세를 보였다.국내 완성차 업게는 국내외 모든 공장이 재가동 됐으나 일시적인 생산물량 조절과 같이 위기 대응 생산활동을 전개하는 등 어려운 여건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5월 중 국내 완성차 업계는 미국공장 등을 일시 중단했고, 6월 중에도 부품공급 차질 우려가 있어 국내외 공장의 정상 운영은 불확실하다.국내 완성차 업계 지난달 자동차 수출은 전년대비 57.6% 감소해금년 최저실적을 기록하였으며, 누적 해외생산은 전년대비 35.5% 감소하는 등 국내외 공장의 생산량이 지속 부진한 상태다. 특히 완성차 생산량 감소가 부품업체 매출 감소로 이어져 일부 2차 부품업체가 공장가동 중단을 검토하는 등 우리 자동차산업 생태계의 위기상황은 지속되고 있다.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재가동이 늘어남에 따라 업체간 생존을 위한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정부의 지원을 촉구했다.이를 위해 정 회장은 △부품업계 대출·보증 프로그램과 만기연장 지원 등 금융애로대책 현장 신속 이행 △공공구매 확대 등 내수촉진 △세금과 각종 공과금 납부기한 연장 △고용유지 지원 확대 등의 적극적인 대책을 호소했다.
- [이정훈의 마켓워치]<12>`매출 제로` 니콜라 기적 만든 스팩(SPAC)
- 니콜라가 양상할 예정인 수소 연료전지 트럭 `니콜라 원`[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최근 뉴욕증시에서는 기적과도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창사 이래 5년 간 매출이 단 한 푼도 없던 비상장 기업이 하루 아침에 주식시장에 상장하게 된 것부터가 대단한 일인데, 이 회사는 한 번 충전으로 약 1920㎞를 갈 수 있는 수소 연료전지 트럭을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만으로 116년이라는 엄청난 역사를 가진 미국 대표 자동차업체인 포드의 시가총액을 단 번에 추월하며 모두를 놀라게 했습니다.그 주인공은 바로 니콜라(Nicola)라는 회사입니다. 흥미로운 건 니콜라라는 회사명이 `발명왕` 토마스 에디슨과 전류전쟁을 벌였던 천재 엔지니어 니콜라 테슬라의 이름을 딴 것이고, 그 성을 딴 업체는 테슬라라는 겁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허무맹랑한 꿈처럼 들리던 전기차를 지금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아치우고 있는 테슬라처럼 니콜라의 꿈도 머지 않아 현실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를 끌어 올리고 있는 겁니다. 지난 4일 나스닥에 상장한 니콜라 주가는 90%나 올랐고, 현재 시가총액은 238억달러(원화 약 28조8600억원)에 이르고 있습니다.이런 니콜라의 주식시장 상장이 가능했던 건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라는 제도 덕이었습니다. 원래 비상장 기업이었던 니콜라는 지난 3월 초 스팩인 벡토(Vecto)IQ라는 스팩과 역합병(피합병사가 존속하고 합병한 스팩은 소멸하는 방식)함으로써 일종의 우회상장을 하게 됐습니다. 앞서 벡토IQ는 지난 2018년 5월에 스팩을 공모하면서 2억달러에 이르는 자금을 끌어 모았습니다. 나스닥시장에서의 니콜라 주가 추이 (6월4일 이전은 스팩 주가)스팩은 비상장기업 인수합병(M&A)를 목적으로 하는 일종의 페이퍼 컴퍼니로 세워집니다. 공모를 통해 액면가에 신주를 발행해 다수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은 뒤 증시에 상장해 3년 내에 비상장 우량기업을 합병해야 하며 그렇지 못하면 자연스럽게 펀드를 청산해야 합니다. 일반투자자들은 스팩 주식을 사면서 기업 인수에 간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스팩에 팔리는 기업은 그 자체로 증시에 상장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언뜻 보면 우회상장과 비슷하지만 스팩은 실제 사업이 없고 상장만을 위해 존재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긴 합니다. 아울러 스팩은 기업을 인수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샀다 팔아 시세 차익을 얻는 게 목적이라 기존 경영진을 대부분 유지하기 때문에 피인수 기업들로서도 거부감이 덜 합니다. 또 비상장기업 입장에서는 전통적인 기업공개(IPO)에 비해 1년 6개월~2년 정도 신속하게 상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사실 니콜라는 작년 9월 우리나라의 한화와 독일 보쉬, 이탈리아 CNH인더스트리얼 등으로부터 시리즈D 투자를 5억달러 어치 따내며 30억달러에 이르는 몸값을 인정 받는 대박을 터뜨렸습니다. 다만 이 정도로는 프로토 타입만을 가지고 있는 제품들을 양산하는데 충분치 않았습니다. 미국과 유럽을 겨냥해 전기배터리 트럭을 개발하고 있고, 2023년에는 수소 연료전지트럭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며 수소충전소를 기반으로 한 물류사업을 위해 2027년까지 미국과 캐나다에 수소충전소 800여개를 짓겠다는 게 회사의 목표였던 만큼 자연스레 IPO를 추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그러나 미국에서는 지난해 차량공유업체인 우버나 리프트 모두 IPO에서 쓴 맛을 본데다 공유오피스 위워크도 비즈니스 모델과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결함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매출이 없는 니콜라는 보다 확실한 IPO를 노렸고, 그 고민의 산물이 스팩이었던 겁니다. 괴짜 경영자인 리처드 브랜슨이 이끄는 우주관광회사 버진 갤럭틱이 소셜캐피털 헤도소피아라는 기존 상장사화 역합병해 뉴욕증시에 데뷔한 뒤 올해 40% 이상 주가가 뛰는 것을 눈으로 확인한 때문이었죠. 그리고 그 판단은 옳았습니다. 니콜라도 벡토IQ와의 역합병과정에서 주식 공모와 벡토IQ의 신탁계정으로부터 지원받은 현금 등을 합쳐 총 7억달러가 넘는 자금을 모으는데 성공했습니다. 올해 미국 증시에서의 월별 전통적인 IPO와 스팩을 통한 IPO 딜 규모 추이 (자료=블룸버그)물론 니콜라가 목표로 한 제품들을 다 성공적으로 양산하게 될런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벌써부터 니콜라를 폄하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미국 경제매체 블룸버그는 최근 “니콜라가 지난 2016년에 공개한 수소트럭 재원은 과장된 것이며 실제 이 트럭을 생산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고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그러나 니콜라의 주가에서 보듯이 시장 참가자들은 여전히 니콜라에 변함 없는 신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더구나 증권사 코웬(Cowen)의 제프리 오스본 애널리스트는 미국 증권사 중 처음으로 니콜라에 대한 투자의견을 냈는데, 첫 의견은 바로 `매수(Buy)`였습니다. 목표주가도 현 주가보다 25%나 더 높은 79달러로 매겼습니다. 더구나 3년 뒤에나 양산될 수소 연료전지트럭에 140억달러(원화 약 17조원)라는 천문학적 선주문이 들어왔다고 합니다. 사실 니콜라의 매출이 완전히 제로(0)인 건 아닙니다. 태양광 설치로 48만2000달러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연구개발비 등에 쓴 돈만 1억547만달러였습니다. 보유현금은 많지 않고 트럭 양산을 위한 생산설비도 아주 소규모일 뿐입니다. 스팩 IPO로 펀딩한 자금도 2022년말 쯤이면 부족할 수 있다는 경영진의 전망도 있습니다. 결국 니콜라의 미래는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지금까지는 할 수 있는 최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같은 니콜라의 성공적인 IPO 사례가 주목 받고 있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거대한 돌발 변수까지 겹치면서 스팩이 당분간 더 주목받을 것은 분명해 보이긴 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시장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수요예측이나 투자설명회, 공모청약 등도 차질을 빚자 전 세계에서 전통적인 기업공개(IPO)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고, 그 공백을 스팩을 통한 IPO가 메우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유례없이 많은 기업들이 문을 닫고 있고 기록적인 실업과 주식시장 불안정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스타트업의 현재와 미래 가치나 사업 전망을 정확하게 평가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전통적인 IPO가 제자리를 찾기 힘들 것으로 보는 이유입니다. 그런 점에서 합병대상 기업과 합병시점, 조건 등에서 상당한 유연성을 가질 수 있는 스팩은 매력적인 IPO 방식이 될 수 있어 보입니다. 실제 글로벌 회계컨설팅회사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따르면 뉴욕증시 IPO 기업 가운데 스팩을 이용한 IPO가 지난해 30%에 이르렀습니다. 6년 전인 2013년의 4%에 비해 7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더구나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한 3월부터 5월까지 석 달간 스팩을 통한 IPO가 건수나 상장규모에서 모두 일반적인 IPO를 오히려 앞지르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는 국내에서도 비슷해 올 들어서만 지금껏 스팩과 합병해 증시에 상장한 코스닥 기업이 5곳에 이르고 있습니다. 에크레비야 사라프 나스닥 스팩부문 글로벌 헤드도 “제도적 금융에서 제 평가를 받기 힘든 파괴적 혁신이 가능한 기술 기업이나 미래지향적인 기업들이 스팩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려는 니즈가 늘어날 것”이라고 점쳤습니다. 그리고 스팩이 지금보다 더 활성화할 것이냐는 어느 정도 니콜라의 중장기적인 성공여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