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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에서 야구하고 명왕성에서 스케이트 타자
-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1969년 인류가 달에 첫발을 내디딘 이후 많은 이들은 21세기 우주여행이 일상이 되리라 믿었다. 그러나 2018년 오늘, 우주여행을 계획하는 이는 많지 않다. 달이 아닌 다른 별을 밟은 이도 아직 없다. 그럼에도 우린 언젠가 우주로 나설 날을 그린다. 바로 그날을 대비했다. 항공사 록히드마틴에서 레이저엔지니어로 일한 아타비스트 매거진 수석프로듀서가 천문학박사와 의기투합해 우주여행을 꿈꾸는 이를 위한 지침서를 내놨다. 지구와 가장 가까운 달부터 가장 먼 명왕성까지, 여름휴가 안내서인 양 가이드한다. 현지날씨, 적절한 시기, 이동방법, 가볼 만한 곳, 역사 등 태양계 행성의 주요정보를 여행정보에 비유했다. 중력이 적은 달에선 우주야구를 즐기고, 다이아몬드가 비처럼 내린다는 목성을 탐험하거나 얼음으로 뒤덮인 명왕성에서 스케이트를 타자는 식이다. 이밖에 가방에 꼭 챙겨야 할 것, 옷차림·먹을거리, 무중력 상태에서 잠들기와 화장실 이용법까지 재치있게 알려준다. 책 속의 우주여행이 아주 먼 미래는 아닌 모양이다. 지난 5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는 LA국립우주개발회의에 참석해 “우린 다시 달에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민간 우주여행을 구상 중이며, 한 호텔왕은 지구궤도를 도는 호텔사업을 준비한단다. 책이 지금은 우주과학 상식서이나 언젠가 우주여행자 필독서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 中보복관세, 美포드·테슬라에 '직격탄'…일주일새 15%→40%
-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PHOTO)[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선택의 여지가 없다. 우리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미국산 고기 구매가 현저하게 줄어들 것이다.” 중국 ‘쑤저우 화동 푸드’의 공펭 총괄 매니저는 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구매한 냉동 프라임 립과 돼지고기 안심살을 중국 상해로 보내기 위해 컨테이너를 선적하며 이같이 토로했다. 그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보복관세를 발효하기 전에 컨테이너 3상자밖에 보내지 못했다. 나머지 6상자에는 각각 50만위안(약 8300만원)의 관세가 부과된다”고 말했다. 쑤저우 화동은 중국에서 가장 큰 육류 수입업체 중 한 곳으로 연간 수입액이 30억위안(약 5000억원)에 달한다. 이 회사는 월마트 자회사인 샘스 클럽과 같은 중국 수퍼마켓에 물류를 공급하고 있으며, 최근엔 미국산 스테이크 부족 사태에 시달리고 있다. 무역전쟁 발발 전 충분한 재고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공 매니저는 “물량 공급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관세마저 고객 업체에 전가시키려 한다면 거래처를 잃게 될 우려가 있다”면서 “우리가 관세의 5~10%만 전가하려 해도 고객 업체들은 다른 수입 쇠고기로 대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수천 위안의 관세 부담을 지면서도 여전히 수입 쇠고기를 찾는 곳들은 상위 10%의 고급 레스토랑들 뿐”이라며 “(관세)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는 중국으로 보내는 물량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당초 예고했던대로 340억달러(약 38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 상무부는 즉각 보복관세를 물리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산 대두와 육류, 면화 등 농축산물과 자동차가 타깃이 됐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 표밭을 겨냥한 품목들이다. 문제는 쑤저우 화동같은 회사가 더욱 많아질 것이라는 점이다. 무역전쟁은 아직 시작 단계다. 미국은 나머지 160억달러어치, 284개 품묵에 대해서도 2주 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이다. 중국 역시 맞불을 예고한 상태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한 발 더 나아가, 중국이 보복을 강행할 경우 5000억달러(악 556조원) 규모의 중국 제품에 추가 관세를 매기겠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는 “쑤저우 화동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발생한 초기 희생자들 중 한 곳일 뿐”이라며 “양국 간 무역전쟁이 얼마나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는지 볼 수 있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관세 부과 대상 품목을 취급하는 업체들이 무역갈등을 극복해낼 수 있는지 여부는 얼마나 많은 재고량을 확보하느냐에 따라 달렸다”면서 “재고를 확보하지 못하면 관세 부담을 기업들이 끌어안거나 소비자들에게 전가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테슬라 ‘모델X’미국 자동차 업체인 포드와 테슬라도 대표적인 피해 기업으로 꼽힌다. 불과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포드와 테슬라는 각각 ‘링컨’과 ‘모델S’ 차량 가격을 인하하겠다고 발표, 소비자 부담을 낮췄다. 중국 정부가 수입 차량에 대한 관세를 15%까지 낮추기로 해서다. 하지만 지난 6일 무역전쟁 발발 후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중국은 현재 미국에서 생산된 차량에 40%의 보복관세를 물리고 있다. 현금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테슬라는 “추가 관세 부담 때문에 모델S와 ‘모델X’ 가격을 각각 15만위안(약 2500만원), 25만위안(약 4200만원) 인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포드는 가급적 가격을 올리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독일 자동차 기업인 BMW와 다임러에도 불똥이 튀었다. 이들 기업은 고가 모델은 모두 미국 공장에서 생산해 중국에 판매해 왔다. 제이콥 파커 미중비지니스협의회 중국 부대표는 “현재 단계에서 가장 큰 충격은 불확실성이며, 이미 충격을 주고 있다”면서 “기업들은 불확실성을 싫어한다. 확실하지 않으면 투자도 고용도 하지 않는다. 기업들은 이것(무역전쟁)이 얼마나 크게 확대될지, 또는 어떻게 마무리될지 알 수 없다”고 우려했다. 미국 시장에서 물건을 판매하는 중국 기업들은 중국 이외 지역으로, 중국 시장이 중요한 미국 기업들은 중국으로 각각 생산기지 이전을 고려하고 있다. 중국 의류·천연섬유 제조업체 헴프포텍스인더스트리스의 설립자 딩 홍리양은 “큰 손 고객들과 어떻게 더 많은 생산을 중국에서 동남아로 옮길지 활발하게 논의하고 있다. 미국은 다른 어떤 곳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훌륭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미국과 유럽 브랜드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매출액 절반 이상을 미국 시장에서 창출하고 있다. 디즈니 프린세스 브랜드로 잘 알려진 미국 장난감 업체 저스트플레이도 생산기지를 중국 밖으로 옮기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우려되는 점도 적지 않다. 제프리 그린버그 공동 창립자는 “공장 이전에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 또 이전한 지역에서 (현재와) 같은 수준의 생산 물량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케빈 타이넌 블룸버그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핵심은 모든 국가들이 이같은 상황을 계속 유지할 수 없어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될 것이라는 점”이라며 “그게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곳이든) 중국으로부터 들여오는 것이 중국으로 보내는 것보다 많다”고 말했다. 작년 중국의 대미 수입액은 1300억달러(약 145조원)로, 미국의 대중 수입액 5050억달러(약 562조원)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 [별夜行②] ‘거인의 눈동자’로 바라보는 지구 밖 신세계
- 좌구산천문대의 별 일주운동(사진=좌구산천문대)[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좌구산천문대는 증평과 청주 일대 최고봉인 좌구산(657m)에 자리한다. 주변에 도시의 불빛이 없어 맑고 깨끗한 밤하늘이 펼쳐진다. 국내에서 가장 큰 356mm 굴절망원경이 설치되어 작은 망원경으로 볼 수 없는 다양한 천체의 모습을 관찰하기 좋다. 여름철에는 토성과 목성 등을 찾아볼 수 있어 아이들에게 인기다. 좌구산자연휴양림이 가까이 있어 밤늦게까지 별을 봐도 서둘러 집에 갈 필요가 없다. 휴양과 별 관측을 동시에 즐기는 가족 여행지다.국내에서 가장 큰 356mm 굴절망원경으로 태양 관측(사진=진우석 여행작가)◇휴양과 별 관측을 동시에낮에 맑다가 밤에 흐려진다는 일기예보를 보고, 낮 시간에 과감하게 좌구산천문대를 찾았다. 낮에는 별이 안 보여 천문대가 쉴 것 같지만, 태양 관측 외에도 볼거리가 많다. 좌구산천문대 앞에 서면 시뻘건 태양 구조물이 눈에 확 들어온다. 반구형 돔 스크린이 설치된 천체투영실의 둥근 외관을 태양으로 꾸민 것이다. 그 앞에는 토성과 목성 등 태양계 모형이 있다. 태양 크기에 비례해서 만들어 재미있다. 태양과 비교해 작은 목성과 토성이 장난감처럼 귀엽다.천문대에 들어가면 3층 주관측실로 향한다. 천문대의 상징인 관측 돔이 있는 공간이다. 안으로 들어서니 주관측실 가운데 356mm 굴절망원경이 위풍당당하다. 경통 길이가 무려 4.5m, 천체를 최대 700배까지 확대해서 볼 수 있다. 그래서 굴절망원경을 ‘거인의 눈동자’라고도 한다. 차르르~ 관측 돔이 열리자 두근두근 심장이 뛴다. 망원경에 눈을 대니 태양이 거대한 홍시 같다. 자세히 보면 이글거리는 태양의 불기둥도 볼 수 있다.별자리를 알 수 있는 천제투영실(사진=진우석 여행작가)태양 관측이 끝나면 눈에 셀로판지를 대고 태양을 관찰하고, 해설사가 태양에 관한 PPT 자료를 열어 설명해준다. 관찰 후 이론 교육은 귀에 쏙쏙 들어온다. 여름철에는 토성과 목성을 관찰할 수 있다고 한다. 토성의 띠가 어떻게 보일지 벌써부터 궁금하다.태양 관측이 끝나면 1층 천체투영실로 이동한다. 의자에 눕듯 앉으면 돔형 스크린이 밤하늘로 바뀐다. 별이 하나둘 나타나자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터진다. 별자리가 그림과 함께 펼쳐지면 더욱 환상적이다. 백조자리의 백조가 하늘을 나는 방향으로 길게 은하수가 흘러간다. 은하수는 독수리자리에서 가장 밝은 견우성과 거문고자리에서 가장 밝은 직녀성 사이를 흐른다는 전설이 있다. 은하수 위에 놓인 오작교를 건너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짜릿하다. 밤하늘을 수놓은 별의 아름다움에 취하다 보면 별자리 탐험 시간 30분이 순식간에 지나간다.마지막으로 둘러보는 2층은 우주에 관한 궁금증을 해결하고 우주 지식을 넓히는 스페이스 랩(SPACE LAB)이다. ‘우주선에서는 뭘 먹고, 어떻게 자고, 화장실은 어떻게 이용할까?’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무슨 연구를 할까?’ 등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점을 설명해놓았다. 아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하는 건 로켓 시뮬레이션이다. 스크린을 통해 직접 만든 로켓을 우주 공간에 띄워 조종할 수 있다. 그밖에 테슬라코일, 중력렌즈, 스윙바이 등 흥미로운 체험이 가득하다.허골에 걸린 듯한 좌구산 명상구름다리(사진=진우석 여행작가)◇전국에서 가장 작지만 알찬 ‘증평’천문대 밖으로 나오면 울창한 숲이 펼쳐진다. 공기가 서늘하고 새소리가 평화롭다. 천문대 주차장에서 좌구산 정상까지 바람소리길이 40분쯤 이어진다. 걷기를 즐기는 사람이면 다녀와도 좋겠다.이제 숲을 즐길 차례다. 좌구산자연휴양림 입구에는 좌구산명상구름다리가 허공에 걸렸다. 길이가 무려 230m로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입이 쩍 벌어진다. 조심조심 다리 위를 걸어본다. 중간쯤 도달하면 양쪽으로 허공이 펼쳐지는 느낌이다. 다리가 후들거리고 현기증이 난다. 잠깐 내려다보니 까마득하다. 다리에서 계곡까지 약 50m 높이가 천 길 벼랑처럼 느껴진다. 다리 건너편 하트 조형물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면 구름다리가 잘 나온다. 구름다리를 내려와 좌구산자연휴양림에서 하룻밤 묵는다.휴양림에서 가장 빛나는 시간은 이른 아침이다. 선선한 바람에 나무가 후드득 어둠을 털어내고, 어디서 나타났는지 새들이 저마다 아침을 노래한다. 아침을 든든하게 먹고 증평의 명소를 찾아 떠나보자.증평민속체험박물관의 한옥체험관(사진=진우석 여행작가)먼저 들른 곳은 증평의 전통문화를 느끼고 체험하는 증평민속체험박물관이다. 주차장 앞에 있는 두레관은 장뜰두레놀이를 주제로 꾸몄다. 장뜰두레놀이는 농사와 관련된 노동요를 풍장과 함께 구성한 증평의 민속놀이다. 전시된 징과 북, 장구 등 국악기를 두드리며 고된 농사일을 놀이로 승화한 선조의 멋과 흥을 느껴본다.향토자료관에는 증평의 역사를 전시하고, 한옥체험장은 사랑채와 안채에 들어가서 멋스러운 내부를 볼 수 있다. 공예체험장에서는 목공예와 도자기, 공예 체험 등이 진행된다. 증평민속체험박물관에서 증평 남하리 석조보살입상(충북유형문화재 208호)을 빼놓을 수 없다. 박물관 야외에 자리한 키 큰 보살상은 보관을 쓰고 살짝 미소 짓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 옆에 작은 불상은 익살스러운 표정이 재미있다.박물관에서 나와 증평 시내로 들어간다. 증평장뜰시장 옆에 자리한 증평대장간은 최용진 대장장이의 작업장이다. 대장간 내부에 직접 만든 농기구가 주렁주렁 매달렸고, 최용진 씨가 땀을 뚝뚝 흘리며 무쇠를 두들긴다. 호미와 가위 등을 망치 몇 번 두들겨 뚝딱 만들어낸다. 최용진 씨는 40년 넘게 대장장이 외길을 걸었다. 온갖 농기구는 물론 전통 도검류까지 못 만드는 게 없어 ‘무쇠의 마술사’로 불린다. 1995년 한국산업인력공단이 국내 최초 대장간 부문 국가 기능 전승자로 선정하면서 그 노력과 능력을 인정받았다. 최용진 씨는 연세가 일흔이 넘었지만, 50대처럼 보인다. 비결은 정직하게 흘리는 땀이라며 사람 좋게 웃는다.마지막으로 둘러본 곳은 보강천 미루나무숲이다. 증평의 젖줄인 보강천 옆에 자리한 생태공원으로, 증평 시민이 즐겨 찾는 명소다. 아이들은 자전거와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어른들은 미루나무 아래 앉아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평화롭다. 잔디밭을 설렁설렁 걸으며 증평 여행을 마무리한다.은은한 미소가 일품인 남하리 석조보살입상(사진=진우석 여행작가)◇여행메모△당일 여행 코스= 보강천 미루나무숲→증평대장간→증평민속체험박물관→좌구산천문대△1박 2일 여행 코스= 좌구산명상구름다리→좌구산천문대→좌구산자연휴양림→ 증평민속체험박물관→증평대장간→보강천 미루나무숲△가는길= 중부고속도로 증평 IC→중부로→광장로→율리삼거리→좌구산천문대△주변 볼거리=증평자전거공원, 삼기저수지, 증평 김득신 묘소 등최용진 대장장이의 힘찬 망치질(사진=진우석 여행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