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청장 "방산R&D 활성화 위한 규제완화 추진하겠다"[만났습니다①]

육군 장성 출신 엄동환 방위사업청장 인터뷰
방위사업 특수성 반영한 특례법 제정 추진
앞서 부정당업자 제재 이력 감점제 폐지
악성 불공정행위 이력은 감점제 유지
내년에 방산원가 개선, 업체 이윤 확대 도모
  • 등록 2022-11-30 오전 5:30:00

    수정 2022-11-30 오전 5:30:00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방위사업청이 입찰참가자격 제한 업체라도 대체 기업이 없을 경우에는 과징금을 물리고 방위사업 계약은 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단 업체의 악성 불공정 행위 이력에 대한 감점제도는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또 내년부터는 방산원가 산정 방식과 이윤 상한을 변경해 산업체의 경영 안정성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엄동환 방위사업청장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방위산업계의 제도 개선 목소리에 이같이 밝혔다. 엄 청장은 육군 장성 출신으로 방사청 개청 때부터 합류해 주요 보직을 두루 역임한 방위사업 전문가다. 그만큼 산업계의 고충과 방산 제도 간 괴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청장 취임 후 처음 언론과 만나 방위사업 특수성을 반영한 특례법 제정을 강조했을 정도다.

현재 국회 심의가 진행되고 있는 ‘방위사업계약 체결 및 이행 등에 관한 법률안’ 제정안은 방산업계의 요구사항을 담고 있다. 방위사업은 대부분 고가·대규모·장기 연구개발이면서 고도의 첨단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한 도전적 목표를 설정한다. 그러나 일반 용역이나 단순 상용품 구매에 적합한 국가계약법을 적용하다 보니 과도한 지체상금, 입찰참가자격제한, 복잡한 분쟁절차 등의 문제가 제기됐다.

엄동환 방위사업청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방사청)
엄 청장은 “법률안 제정 취지는 규제완화를 통해 업체의 도전적 연구개발을 장려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체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고 방위사업계약의 성공적인 이행을 위해 입찰참가자격 제한 규정은 필요하다”고 했다. 최대 5년간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는 제정 법률안은 과도한 규제라고 지적하는데 대한 반론이다.

다만 업체의 중대한 법 위반행위인 불공정 행위를 규제하기 위한 감점제도는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엄 청장은 “과거 방사청은 무기체계 제안서 평가 시나 적격심사 시 신인도 평가 항목에서 ‘부정당업자 제재’ 이력과 ‘불공정행위’ 이력을 구분해 평가했지만, 국민권익위원회 등으로부터 이중규제 지적을 받아 감점항목은 폐지했다”면서 “뇌물, 담합, 사기, 하도급 위반, 허위서류 제출과 같은 의도성 있는 불공정 행위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엄 청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감점제도 운영에 따른 추가 중복 제재에 업계는 조건 없는 폐지를 주장한다.

△부정당업자 제재를 통해 입찰참가자격 제한, 과징금 부과, 선금 및 착·중도금 지급 제한 등의 조치를 받은 업체에 대해서는 제안서평가와 적격심사 시 제재 이력에 따른 감점이 이뤄지지 않도록 제도 개선을 완료했다. 다만, 뇌물·담합·사기·하도급 위반·허위서류 제출 등 의도성 있는 5대 불공정 행위 이력에 대해서는 평가 시 감점적용이 불가피하다.

최근 3년간 부정당업자 제재 사유 확인 결과, 대부분(93.7%)이 불공정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 단순 계약이행 과정에서 업체의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에 대한 제재였다. 제도가 바뀌었기 때문에 이러한 업체는 감점 적용을 받지 않는다. 현 수준의 감점제도는 과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다.

- 원가산정 내역을 모두 공개하는 국내 기업에 대한 역차별 문제가 제기된다.

△국내기업과 해외기업에 대한 가격결정 체계를 동일선상에서 비교할 수 없다. 국제계약의 경우 경쟁방식으로 추진됨에 따라 입찰참여 기업의 제안가, 실적가 등을 토대로 목표가격(기준가)을 결정한 뒤 협상을 통해 계약이 체결되기 때문이다. 원가공개가 불필요하다. 그러나 국내 방산기업이 참여하는 국내계약의 경우 대부분 수의계약으로 체결되고 있고, 정부가 생산원가를 알 수 없다. 현재 상황에서는 적정가격 결정을 통한 효율적인 예산집행을 위해 원가제도 운영이 필요하다.

특히 2023년부터 방산원가 구조 개선방안이 시행될 것이다. 그동안 청에서 산정하던 방산기업의 노임단가를 외부통계기관으로 하여금 산정하게 할 것이다. 또 장기사업 등에 적용하는 노임단가 변동률에 대해서도 보수적인 경총 제시율을 따랐는데, 대신 고용노동부에서 공표하는 국내기업의 실제 임금인상률로 변경할 것이다. 노무비 계산의 객관성과 합리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에 더해 12개 이윤항목을 7개 항목으로 단순화하고 기본 이윤을 상향할 예정이다. 또 수출 및 연구개발(R&D)에 관한 이윤 상한도 2배로 늘릴 계획이다.

- 방위산업의 일부 기업 쏠림 현상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나.

△방산업체가 자체적인 사업구조 재편을 통해 시너지를 높이고 경쟁력을 키워가는 것은 시장원리에 따른 기업의 자연스러운 활동 영역이다. 수출시장에서 기업 경쟁력 확보 방안의 일환으로 규모의 경제 달성을 위한 방산업체 대형화가 어느 정도 긍정적 측면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성능 좋은 무기체계의 안정적 개발 및 공급을 위해서 중소·중견기업과 거대 방산기업 간의 상생과 견고한 산업생태계 유지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청은 중소·벤처기업의 성장단계(진입-성장-도약-확장)별로 지원사업을 마련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기업이 방산업에 들어오고 커 나가며 경쟁해 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그간 K-방산은 대기업 중심의 체계업체 위주로 양적 성장을 거듭해 왔지만, 미래에도 지속적·혁신적 성장이 가능하려면 대기업 체계업체와 협력 관계에 있는 중소기업의 기술적 스텝-업(step-up)이 필요하다.

- K-방산 수출 랠리가 잠잠해지면 정부의 수출 진흥 기능이 약화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선이 있다.

△방산수출의 증대는 경제적 성과뿐만 아니라 우리 군의 전력증강에도 기여한다. 수출을 통해 기업의 경쟁력이 향상될수록 우리 군이 사용하는 무기체계가 발전하고, 그 무기체계가 다시 수출로 이어지면서 방산수출과 군 전력 증강이라는 선순환 구조가 갖춰진다. 방위산업 육성과 방산수출 확대도 청의 중요한 임무라는 얘기다.

이를 위해 청은 방산업체와 지속적인 간담회 등을 통해 수출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실제로 정부 간 채널을 통한 수주 지원에 대한 요청이 많은데, 정부 고위급 인사 교류 시는 물론 민·관·군 협력을 통해 한국산 무기체계를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 해외 국방조달시장 진출을 위한 경험이나 노하우가 부족해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민원도 있는데, 방산수출입지원시스템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이에 더해 구매국별 맞춤형 수출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산하 국방기술진흥연구소를 통해 주요 업체로부터 국가별 수출 추진 중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민간부문 전문가와 국외 연구소 자문을 받고 있다. 이후 재외공관과 협조해 수출 전략의 실효성을 검증한다. 또한 수립된 전략을 이행하기 위해 국내 관련 부처와 기관과 협조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주요 거점 국가에는 방산협력단을 설치해 해외 현지에서의 지원도 강화해 나갈 것이다.

엄 청장은

△육군 소위 임관(육사44기) △미 공군대학원 시스템공학 석사 △고려대 산업시스템공학 박사 △육군 전력개발관리단 △방사청 개청준비단 △전차사업팀장 △획득정책과장 △기동화력사업부장 △국방과학연구소 방위산업기술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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