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이동통신, 경매로 재정능력 판단할 수 있다는데…[김현아의 IT세상읽기]

경매 3일째..주파수 가격 더 오를듯
주파수 할당 대가가 네트워크 투자에 부담될 우려
법대로 한다고요?..투자자 피해는 어떻게?
기간통신사 다시 허가제 회귀 검토할만
  • 등록 2024-01-29 오전 6:33:27

    수정 2024-01-29 오전 6:33:27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25일 오전 8시 20분부터 28㎓ 대역 5G 주파수 할당을 신청한 스테이지엑스, 마이모바일 관계자들이 주파수 경매 참가를 위해 서울 송파구 IT벤처타워에 들어서며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스테이지엑스 한윤제 전략담당이사(입찰대리인), 마이모바일 윤호상 입찰대리인이다. 사진=연합뉴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고위 관료가 “경매로 제4이동통신의 재정능력을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혀서 일까요?

5G 신규사업자(제4이동통신)를 위한 28㎓ 주파수 경매가 과열되고 있습니다. 스테이지엑스와 마이모바일 간의 주파수 쟁탈전으로 인해 경매 이틀째인 지난 26일 주파수 가격은 797억원으로 상승했습니다. 해당 주파수의 최저 가격이 742억원이었기 때문에 55억원 상승한 것입니다.

①주파수 가격 부담되기 시작

“별로 비싸지 않다고요? 그런 측면도 있습니다. 통신 3사에 낙찰했던 가격(2070억∼2080억원)의 3분의 1 수준인 742억원으로 경매 시작가격이 정해졌기 때문입니다. 이는 정부가 제4이동통신임을 배려해서 주파수 가격을 낮춘 결과입니다.

그러나, 제4이통 입장에서는 이 가격이 부담스럽다고 합니다. 실제로 경매 첫날인 25일에는 세종텔레콤(036630)이 ‘주파수 가격 상승으로 인한 사업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입찰 포기를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비싸다, 싸다는 상대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이러한 다양한 입장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②경매 3일째…주파수 가격 더 오를 듯

그런데 오늘(29일)부터 시작되는 경매 3일 차부터는 주파수 가격이 더 오를 것 같습니다.

경매 첫날 5.3% 올랐던 가격이 둘째 날에는 시작가 대비 7.4% 올랐기 때문이죠.

업계에선 경매 시작 전부터 김형진 회장이 “출혈경쟁은 하지 않겠다”고 밝힌 세종텔레콤과 달리,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스테이지파이브가 대주주인 스테이지엑스나 제4이통에 재도전하는 마이모바일은 사업권에 대한 야망이 커서, 주파수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합니다. 800억~1000억 정도에서 결정될 것이란 얘기죠.

③주파수 대가가 네트워크 투자에 부담될 우려

속이 타는 건 장비 업체들입니다. 스테이지엑스에는 삼성전자가, 마이모바일에는 노키아가 통신망 컨설팅을 해줬다고 합니다.

그러나, 경매가 지나치게 과열되어 주파수 할당 대가가 1000억 원에 가까워진다면, 통신망에 투자할 자금이 부족해질 우려가 있습니다.

장비 업계 관계자는 “사실 28㎓는 통신3사가 5G 용도로 사용하는 주파수(3.4㎓)보다 투자비가 더 많이 든다”면서 “의무 구축인 3년 이내 6000개 기지국을 구축하는 데에만 2000억 원 이상이 필요하다. 주파수 대가로 1000억 원에 가까이 내면 제4이통은 벌어서 투자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걱정했습니다.

그는 “누가 되든 장비 파이낸싱을 받아야 할 텐데 돈을 못 받게 될 우려가 있어 계약서 작성에 신중을 기할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④법대로 한다고요?…투자자 피해는 어떻게?

더 큰 문제는 제4이통 준비 법인인 스테이지엑스나 마이모바일의 재무적인 능력이 불안한 상황에서 자칫 국민 혈세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제4이통을 위해 4000억 원의 정책 금융을 저리로 받을 수 있게 했는데, 이것이 융자 개념이어서 파산한다면 날리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정부는 ‘법에 따라 했다’는 입장입니다. 아니, 정확히는 ‘법에 따라 했는데 뭐가 문제냐’는 듯한 태도입니다. 기간통신사업자 선정방식이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바뀌었으니(재무적 능력에 대한 논란은)제도가 안착하는 과정에서 통상적으로 빚어지는 걱정이라는 얘기지요.

그러나 이런 언급은 무책임하게 들립니다. 서류 심사 정도만 해서 주파수 할당 신청 자격을 주고, 이들을 경매에 부쳐 쩐의 전쟁에서 승리한 기업에게 제4이동통신 사업권을 주는 것은 국민 경제에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책에 손놓은 정부가 안타깝지만 적어도 ‘경매로 재정능력을 판단할 수 있다’는 등의 말은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 같은 무심한 태도가 세종텔레콤의 주가 급등락에 영향을 미쳐 개미 투자자들의 피해를 불러 일으켰기 때문입니다.

세종텔레콤의 주가는 지난 9일 ‘5G 28㎓ 신규 사업자(제4이동통신) 주파수 할당 신청 결과 적격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다음날 29.94%(244원) 오른 1059원을 찍어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가, 지난 25일 경매 포기를 선언한 뒤 지금은 671원으로 급락했습니다.

당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도자료에서 ‘적격’의 의미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탓에 혼란을 준 것이죠. 적어도 이 부분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22대 국회에서 기간통신사업자 선정을 다시 허가제도 되돌리는 것도 고려할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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