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만 입었는데…‘ 女 바디프로필 사진 유출 사진작가 ‘벌금형’

  • 등록 2023-11-20 오전 9:37:40

    수정 2023-11-20 오전 9:37:40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속옷 차림의 바디프로필 사진을 무단으로 유출한 사진작가에 벌금형이 내려졌다.
(사진=게티이미지)
지난 19일 대구지법 제3-3민사부는 피해자 A씨가 사진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B씨를 상대로 제기한 300만 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200만 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 했다.

공소 사실에 따르면 A씨는 헬스트레이너로부터 B씨를 소개받고 바디프로필 사진을 촬영하고 보정 후 제공하는 내용의 계약을 하고 계약금을 입금했다.

이후 B씨는 2020년 7월 대구시 남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A씨의 바디프로필 사진을 촬영하고 카카오톡 메시지로 촬영한 바디프로필 사진 전체를 전송해 보정할 사진 8장을 고르고 잔금을 입금해 달라고 했다

이후 B씨가 두 차례 가량 더 잔금 입금 요청을 했지만 A씨는 답변하지 않았고 잔금도 입금하지 않았다고.

이후 헬스트레이너를 통해 A씨가 바디프로필 콘셉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계약 해지 의사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이후 A씨도 B씨에게 “원하던 콘셉트와 맞지 않아서 보정은 안 하도록 하겠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고, B씨는 “촬영 사진은 폐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후 헬스트레이너가 운영하는 사업장 홍보 블로그에서 A씨는 두 차례 가량 자신의 바디프로필 사진을 보게 됐다. B씨가 이를 제공한 것이다. A씨는 촬영물이 공유되고, 블로그에 게시되는 일련의 과정에서 입은 정신적 고통을 치료하기 위해 진료와 상담 등을 받았다.

A씨는 B씨를 고소했고, 검찰은 촬영물을 C씨에게 카카오톡 메신저로 전송하는 방법으로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한 촬영물을 의사에 반해 반포했다는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했다. A씨는 B씨에게 300만원을 지급하라며 민사소송도 제기했다.

재판부는 “촬영물에서 원고는 속옷 차림이고 포즈 등으로 보아 전문 모델이 아닌 일반인인 원고로서는 촬영물을 타인이 보는 경우 성적 수치심을 느낄 수 있다”며 “설령 공개하려는 의사로 촬영했다고 할지라도 자신의 통제 밖에 있는 타인에 의해 제공 및 반포되는 것까지 예정한 것이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는 원고에게 촬영물을 보내줘도 되는지 물어보지 않았고 촬영물을 전송한 이후에도 원고에게 그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다”며 “불법행위로 원고가 정신적인 고통을 받았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고는 금전으로나마 원고가 입은 정신적인 고통을 위자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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