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급 차질, 높은 물가에도…한은 “위드 코로나, 경기회복 지속”

한국은행 조사국 ‘최근 우리 경제의 주요 이슈 점검’
이동성 10% 늘면 대면서비스 카드지출액 5% 정도↑
공급 병목현상, 물가상승에 수출·생산은 둔화할 수도
국내 경제성장률 올해 4%·내년 3% 달성엔 무리 없어
  • 등록 2021-10-25 오후 3:00:00

    수정 2021-10-25 오후 3:00:00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국내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률이 70%를 넘어서면서 소비 회복에 가속이 붙고 있지만, 글로벌 공급병목 현상에 따른 수출·생산 차질도 당초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경기 하방 위험도 커졌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에 따른 경기 개선 효과와 수출이 호조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올해 4%와 내년 3%대 성장은 문제가 없다는 전망을 견지했다. 10월 3%대 가능성도 나오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당초 전망치(2.1%)를 웃돌 수 있다는 예상을 내놨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으로의 방역체계 전환 조건인 접종 완료율 70%를 달성한 가운데 주말인 24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시민들이 나들이를 즐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은 조사국은 25일 ‘최근 우리 경제의 주요 이슈 점검’을 주제로한 세미나를 개최하고 우리 경제의 상하방 요인을 점검한 뒤 이 같이 밝혔다.

김웅 조사국장은 “현재 시점에서 우리 경제의 대외리스크는 다소 확대됐으나 수출이 견조하고 소비 회복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면서 잠재수준을 웃도는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료=한국은행
4차 확산 타격 상대적으로 작아…위드 코로나 소비 증대 기대

한은 조사국이 올해 경기 회복세 지속에 초점을 맞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백신 접종 확대에 따른 방역 조치 완화 계획이다. 코로나 백신을 2차(얀센 백신은 1차)까지 접종한 ‘접종 완료자’ 비율이 지난 23일 기준 전국민의 70.1%를 기록하면서 방역 당국을 다음달 초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을 계획하고 있다. 구체적인 방역 완화 조치가 발표되지 않은 만큼 성장률 상향 기여도는 수치로 추정하기 어렵지만, 경제주체의 이동성을 높여 대면서비스를 중심으로 소비지출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했다.

한은의 계량분석 결과, 방역정책 전환으로 경제주체들의 이동성이 10% 늘어날 경우 대면서비스 카드지출액이 5% 정도 증가(월평균 1조2000억원 규모)할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보다 앞서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이스라엘(2월), 영국(4월) 등 해외 사례를 고려해보면 회복이 느렸던 대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소비 회복이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며 그 효과는 올해 4분기부터 내년 상반기에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이후 시작된 4차 대유행의 부정적 경기 충격 역시 과거 확산기와 비교해 보면 크지 않았다. 음식·숙박, 예술·스포츠·여가, 운수, 교육 생산 기준 등을 중심으로 시산한 대면서비스 월평균 소비 감소폭(전월 대비)은 이번 4차 확산기가 -2.3%를 기록해 2차 확산기(-3.3%), 3차 확산기(-4.9%)에 비해 절반 수준이었다.

소비자심리지수도 지난 6월 110.3에서 7월(103.2), 8월(102.5) 소폭 하락했으나 9월(103.8) 들어 다시 반등했다. 이는 학습효과로 인해 경제주체들이 온라인 거래 등을 통해 소비활동을 이어간 데다, 백신접종 확대 등으로 중증·치명률이 낮아지면서 감염병에 대한 민감도가 줄어든 영향이다. 정부가 지난 9월 추석 명절을 앞두고 지급한 재난지원금 증 추가경정예산안 집행도 소비개선에 기여했다.

자료=한국은행
수요 높은데 물류, 생산 차질…물가도 2%대 고공행진 지속

반면 글로벌 공급병목 현상 지속, 중국 성장세 둔화와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은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중간재 수급차질, 해외 수입수요 둔화 등을 통해 국내 수출과 생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공급 병목 현상은 물류 차질과 원자재 가격 상승 및 노동력 부족에 따라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서 강한 수요 회복을 따라가지 못해 발생했다. 공급 병목 현상은 반도체, 해상물류, 원자재 등에서 주노 나타났다. 차량용 반도체는 자연재해 및 델타변이 확산으로 생산 차질이 생겼다. 항만 적체, 선박공급 제한 등으로 해상물류가 지체되면서 운임도 급등했는데, 세계 컨테이너 운임 지표인 상하이운임지수(SCFI) 코로나19 이전 대비 4~5배 가량 급등했다. 미국 등 일부 선진국에서는 구인수요가 빠르게 늘어났으나 노동공급은 더디게 개선되면서 노동수급 불균형도 심해졌다.

올 하반기 들어서는 아세안 국가를 중심으로 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 중국의 전력난 등에 의한 제조업 생산 차질과 공급 병목 현상이 이어졌다.

특히 국내에서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으로 인해 자동차 생상이 부진했고, 건설 자재 수급불균형으로 건설 공사도 지연됐다. 올해 3분기 중 완성차 수출 대수(전년 동기 대비)는 동남아시아 국가 코로나19 재확산 등에 2분기 48.1% 증가에서 3분기 8.8% 감소로 급감했다.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국내 자동차 생산차질 규모는 14~15만대로 2019년 대비 4% 내외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웅 국장은 “7월 이후 동남아시아 국가 내 확진자수가 늘면서 공장 폐쇄, 중국 전력난 문제로 제조업 생산 차질이 빚어졌는데 최근 들어서는 서서히 회복되고 있지만 동남아와 중국이 우리 수출의 40% 가량을 차지하는 지역인 만큼 리스크 요인에 대한 점검을 이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이후 2%대를 웃도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해선 기저효과나 국제유가 오름세 등을 반영해 한은도 연간 전망을 상향 조정할 수 있단 입장이다. 국제유가가 10% 오르면 소비자물가는 0.1~0.2%포인트 가량 올리는 효과가 있다.

김 국장은 “소비자물가는 연말까지 당분간 2%대 상회할 것으로 보이는데 10월에는 작년 통신 요금 지원으로 3%대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당초 유가는 하반기 70달러대로 전망했는데 이미 80달러대로 올라 이 상황이 이어지거나 더 오르면 올해 연간 물가 상승률은 지난 전망치인 2.1%를 상회 할 것이나 ”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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