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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령·동국·JW·제일·일동… '1조 클럽' 누가 먼저?
-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연매출 7000억원 안팎을 올리는 국내 5대 중견 제약사들이 ‘1조 클럽’ 가입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이들은 2025년을 기점으로 순차적으로 매출 1조원을 달성할 것이란 전망이다. 누가 먼저 1조 고지를 정복할지도 업계 관심사다.8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보령(003850) 동국제약(086450) JW중외제약(001060) 제일약품(271980) 일동제약(249420)이 올해 연 매출 5000억~700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 중 첫 70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할 곳으로는 보령과 제일약품이 꼽힌다.[이데일리 이미나 기자]보령의 올해 3분기 매출은 18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6% 증가했다. 전문의약품 매출 비중이 86%에 달하는 보령은 모든 질환군에서 고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간판 제품인 카나브패밀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추신경계(CNS) 전체 매출은 67% 늘었다. 시장에서는 올해 예상 매출액을 7285억원으로 내다봤다. 영업이익률은 2020년부터 꾸준히 7~8%대다.보령이 주목하고 있는 성장동력은 항암제 부문이다. 회사의 3분기 항암 사업 매출은 전년보다 66% 증가한 423억원을 기록,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 회사는 최근 허가 만료된 의약품을 사들이는 LBA(Legacy Brands Acquisition) 전략을 통해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알림타(ALIMTA)’를 인수, 내년 매출 목표를 230억원으로 설정했다. 지난달 28일에는 림프종 치료 혁신 신약 후보물질 ‘BR101801’ 국내 임상1b·2상을 하고 있는 개발 자회사 리큐온을 흡수 합병했다. 이러한 성장세에 힘입어 보령은 ‘2026년 매출액 1조원, 영업이익 2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동국제약은 아직 3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시장 전망치를 보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5% 증가한 1646억원, 영업이익은 37.4% 증가한 158억원이다. 동국제약은 올해 연 매출 첫 6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은 올해 700억원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동국제약은 5대 중견제약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률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20년 15.2%, 2021년 10.6%를 기록했다. 올해도 10%를 넘길 것이란 관측이다. 권기범 동국제약 회장은 중장기 목표로 ‘2025년 연 매출 1조원’을 내걸었다. 일반약과 헬스케어 사업 부문을 기반으로 전문의약품(ETC) 사업을 확대해 간다는 계획이다. 동국제약은 더마코스메틱 위주 헬스케어 사업부 매출이 호실적을 주로 견인해왔다. 다만 올해 3분기에는 계절적 요인에 따르 화장품 매출이 주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헬스케어 사업부에서 지속적인 매출이 발생할 전망이다. JW중외제약도 3분기 실적을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증권업계에서는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1699억원과 169억원으로 추정했다. 작년 3분기 대비 각각 14.7%와 96.5% 증가한 수치다. 올해 예상 매출액에 대한 시장 예상치는 6748억원이다. 매출 첫 7000억원을 넘길 시기는 2023년 쯤으로 전망된다. JW중외의 주요 전문 의약품은 고지혈증 치료제 ‘리바로’와 고용량 철분 주사제 ‘페릭젠트’,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악템라’가 있다. 리바로와 리바로젯, 리바로브이 등 피타바스타틴 성분으로 만든 ‘리바로 패밀리’는 올해 연 매출 1000억원 달성이 유력하다. 제일약품은 연간 7000억원 규모 매출을 올리는 중견 제약사다. 다른 회사가 제조한 품목인 ‘상품’ 매출 비중이 높다보니, 수익성은 저조한 편이다. 실제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봤을 때 제일약품 매출 5276억원 중 상품 매출이 4224억원으로 80.1%를 차지했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105억원이며 올 상반기만 봤을 때도 매출 3747억원에 영업손실 57억원을 각각 나타냈다. 앞서 회사는 지난 2016년 말부터 가동을 시작한 경기 용인시의 의약품 스마트팩토리를 활용해 2020년까지 1조 매출을 올리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목표 달성을 하지 못한 상태다. 제일약품은 새 인력을 수혈하면서 체질개선을 본격화하는 한편 제품 비중 높이기에도 적극 나섰다. 회사는 지난 8월 제제기술연구소와 분석연구센터 총괄 임원으로 알보젠코리아와 애드파마 출신 이시범 전무를 영입했다. 이밖에도 개량신약인 ‘JLP-1920’(항혈소판제)과 ‘JLP-2002’(과민성방광염 치료제, 베오바정), ‘JLP-2004’(진통제), ‘JLP-2005’(당뇨), ‘JLP-2008’(당뇨) 등을 개발 중이다. 이중 JLP-2002는 올해 3월 품목허가를 신청했다.일동제약은 올해 3분기 매출 1632억원, 영업손실 18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영업적자는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에 몇 년 간 집중투자한 데 따른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 일동제약은 3분기에만 R&D 비용으로 326억원(매출 20%) 가량을 투자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6.4% 늘었고 2년 전보다는 110% 이상 증가한 수치다. 회사는 일본 시오노기 제약과 개발한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조코바’ 상용화 시 매출 증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동제약에 따르면 조코바는 다른 먹는 치료제와 달리 경증 환자에도 효과가 있으며, 처방 가능한 연령이 상대적으로 낮아 충분한 수요를 기대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올해 예상 매출을 6492억원으로 전망했다. 첫 7000억원 돌파는 2023년 이후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다.제약업계 관계자는 “한 연구에 따르면 1000억, 3000억, 5000억, 1조원 순으로 매출 단계별로 진입장벽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통 5000억원 돌파 이후 규모의 경제나 사업 탄력 등의 이유로 보통 6~7년내에 1조원을 돌파한다”며 “특히 1조원 달성의 경우 내수가 아닌 글로벌 연결성이 관건일 것”이라고 말했다.
- 전장 힘싣는 LG, 자동차부품 검증 AI 플랫폼 구축
- LG전자 연구원들이 시뮬레이션 전문 기업 ‘알테어(Altair)’와 함께 개발한 인공지능(AI) 검증 플랫폼을 자동차 부품 개발과정에 활용하고 있다. (사진=LG전자)[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LG전자(066570)가 디지털 전환(DX·Digital Transformation)을 자동차 부품 개발과정에 도입해 제품 품질을 향상시키고 전장사업 성장을 가속화한다. 구광모 LG(003550)그룹 회장이 미래 핵심 사업으로 점찍은 전장 사업에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LG전자는 최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시뮬레이션 전문 기업 ‘알테어(Altair)’와 함께 자동차 부품 성능을 데이터 기반으로 검증하는 AI 플랫폼을 구축했다고 9일 밝혔다.알테어는 1985년 미국에서 설립된 기업이다. 시뮬레이션, 고성능컴퓨팅, AI 등기술을 기반으로 맞춤 소프트웨어와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LG전자와 알테어가 함께 개발한 이 플랫폼은 시계열 데이터 변환 알고리즘을 적용해 자동차 부품 개발과정에서 나오는 다양한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기계학습(머신러닝) 등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자동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학습한다. 또 분석 결과를 한 눈에 보기 쉽도록 시각화해 제공한다.LG전자는 이 플랫폼을 활용하면 고객사 요구사항 분석과 같은 개발 초기 단계부터 단계별 성능을 예측해 더 우수한 자동차 부품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성능 검증을 자동화해 개발 속도를 높이고, 개발과정에서 생성되는 방대한 양의 시뮬레이션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도 있다.이전에는 고객사에서 신규 콘셉트의 부품을 요청할 경우 경험에 의존해 기존과 유사한 방식으로 개발을 시작했다면, 앞으로는 개발 착수 전 AI 플랫폼을 활용해 가상으로 여러 개의 제품을 미리 성능까지 예측해 고객사에 역으로 제안할 수 있다. LG전자는 검증 과정에서 쌓인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학습해 예측 정확도를 높일 예정이다. 이러한 과정을 바탕으로 고객사의 결과물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아울러 LG전자는 AI 플랫폼을 기획부터 양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공정에 적용해 전반적인 제품 성능과 품질도 향상시킨다는 전략이다.샘 마할링엄 알테어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제조업 연구개발(R&D)에 필수로 활용되는 공학 시뮬레이션을 통해 수집할 수 있는 데이터의 양은 매우 방대하며, 이를 통해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표준화된 플랫폼 구축이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엔지니어들이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다양한 AI 기술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은석현 LG전자 VS사업본부장 전무는 “R&D 역량을 강화하고 제한된 리소스 관리를 최적화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며 “이번 AI 검증 플랫폼 개발은 무엇보다 신뢰성이 중요한 자동차 부품 사업에서 큰 의미를 갖는 디지털 전환 사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왼쪽부터)천정희 크립토랩 대표, 은석현 LG전자 VS사업본부장, 최택진 LG유플러스 기업부문장이 양자내성암호(PQC) 기술분야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LG전자)LG전자는 이에 앞서 지난달에도 암호기술 전문기업 크립토랩, LG유플러스와 손잡고 커넥티드카 사이버보안 기술 R&D 고도화를 추진하는 업무협약을 맺었다. 자동차 전장화가 가속화되면서 사이버보안 분야 중요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보안 신뢰성이 높은 전장부품을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에 공급하기 위해서다.LG전자가 이처럼 전장사업 경쟁력 강화에 힘쓰는 건 유력한 미래 먹거리 분야로 꼽히기 때문이다. 구 회장은 취임 후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토대로 휴대폰과 태양광 사업을 정리하고 대신 배터리와 전장, AI 등 신사업 강화에 주력했다. LG전자가 지난 2015년부터 7년간 전장에 투자한 금액은 4조5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LG전자는 이 같은 대규모 투자를 이어오면서 LG에너지솔루션, LG이노텍, LG마그나 등을 통해 전기차 배터리와 자동차인포테인먼트, 파워트레인, 자동차 통신·조명용 부품을 아우르는 종합 전장 회사의 진용을 갖추고 있다. 투자 초기부터 LG전자의 전장사업이 빛을 본 건 아니다. VS사업본부 실적이 사업보고서에 별도로 반영된 2015년 영업이익 50억원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까지 줄곧 영업손실을 봤다. 올해 1분기까지도 적자를 내던 전장사업은 지난 2분기 들어 5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를 봤다. 올해 3분기에는 961억원의 영업이익을 써내며 이익이 더 커졌다. 매출액도 2조3454억원으로 2개 분기 연속 2조원대를 넘기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수주 성과도 이어졌다. 당초 VS본부가 예상한 연말기준 수주잔고는 65억원이었다. 그러나 3분기와 4분기 신규 수주가 늘어나고 환율 상승 효과가 겹쳐 80조원의 수주를 쌓을 것으로 관측된다.
- 지투이, 분당차병원과 ‘임신중 당뇨병 디지털치료기기’ 공동 개발
-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지투이(대표이사 정창범)는 분당차병원(원장 김재화)이 진행하는 ‘임신중 당뇨병 디지털치료기기 개발’ 과제 위탁기관으로 선정됐다고 9일 밝혔다.지투이는 류현미 분당차병원 산부인과 교수가 진행하는 이번 과제에 위탁기관으로 참여해 디지털 치료기기를 공동 개발하고 상용화한다. 해당 과제는 보건복지부 연구중심병원 육성 R&D 신규과제인 ‘MEC(Mother·Embryo·Child)’ 분야 의료 난제 극복을 위한 비즈니스 플랫폼 사업에 선정된 분당차병원이 ‘미래혁신기술 기반의 ‘임신·출산 미충족 의료해결 플랫폼 구축’의 일환으로 추진 중이다. 지투이는 치료기기 개발을 담당하며, 분당차병원은 내분비내과 및 산부인과를 중심으로 임신중 당뇨병 관리 프로토콜 개발 및 임상시험을 진행한다.류현미 교수는 “디지털 기반 당뇨병 치료기기는 미국 등 해외에서 많이 활성화돼 있으나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생소한 분야”라며 “국내 당뇨병 환자 수도 크게 늘고 있는 추세라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개발에 주도적으로 참여중인 송영신, 박지윤 분당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임신이 늦어지고, 비만인구가 증가하며 임신 전 이미 내당능장애나 당뇨병으로 진단되는 환자도 점차 늘고 있다”며 “환자들은 임신 초기부터 인슐린 요구량이 높은 경우가 많아 식단 조절이나 운동요법을 포함한 철저한 혈당 관리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지투이 관계자는 “임신중 당뇨병 디지털 치료기기는 연속혈당측정기(CGM)와 연동돼 실시간 혈당을 수신하고, 자체 로직을 통해 볼러스(Bolus) 계산 및 기저 인슐린 수치 등을 정확하게 제시해준다”며 “임신부들이 디지털 치료기기를 활용한 임신 기간별 코칭을 통해 정밀한 생활관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이어 “지속적 관리가 중요한 당뇨병의 특성에 맞게, 치료기기와 연동된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의료기관이나 보호자가 함께 모니터링하고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어 임상적 효과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임신중 당뇨병은 임신중 고혈압, 자간전증, 양수과다증, 유산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는 병이다. 태아에게 전달되는 포도당이 늘며 거대아가 될 위험이 있어 난산이나 원치 않는 제왕절개 가능성도 커지는 병으로 전체 임신부 10명 중 1명 꼴로 나타나고 있다. 식이요법이나 운동으로 관리되지 않는 상태에 이르면 치료를 위해 정확한 양의 인슐린 투약이 필수적이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정창범 지투이 대표이사는 “지투이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임신중 당뇨병 디지털 치료기기를 개발하게 된 데에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번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은 물론, 향후 인슐린 치료 및 디지털 치료기기 분야를 선도할 수 있도록 기술 고도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 [르포]'전기·전자 전략기지'로 베트남 선점…삼성·LG 생산 현장 가보니
- [하노이·하이퐁(베트남) =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베트남의 주요 FDI(외국인 직접투자)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생산거점을 선점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삼성은 휴대폰과 그 부품을 수출하기 위해 항공물류 이점이 있으면서도 중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박닌·타이응우옌을, LG는 상대적으로 부피가 큰 가전을 운송하기 위해 베트남 북부 최대 항공 도시인 하이퐁을 선점한 것이죠.”베트남 내 한국기업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의 말이다. 우리 기업들이 전기·전자 분야 신규 투자를 이어가는 행보는 경기침체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고속성장하는 베트남 경제에 부응해 전 세계 시장점유율을 더욱 올리겠다는 청사진으로 해석된다. 특히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공급망 다변화의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베트남이 중국의 대체지로서 빛을 발하는 모양새다.[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삼성, 베트남 북부서 ‘전 세계 수출’ IT 고부가제품 생산 박차삼성전자는 박린과 타이응우옌 등 두 곳에 스마트폰 공장을 운영하며 전체 연간 생산량의 절반에 달하는 1억8000만대를 생산하고 있다. 가전의 경우 베트남 남부 호찌민에 생산라인을 두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베트남에서 생산되는 제품이 전 세계 128개국으로 수출되는 것”이라며 “베트남에서의 생산능력이 최근까지 계속된 삼성전자 모바일·가전 호실적에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삼성전자의 베트남 내 반도체 생산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부품계열사인 삼성전기가 타이응우옌 소재 베트남 생산법인에 1조1000억원 상당의 반도체 패키지기판 생산시설을 증설하고 차세대 반도체기판인 FC-BGA(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 양산을 내년 7월 앞두고 있어서다. FC-BGA는 주로 전기 신호 교환이 많은 고성능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패키징에 활용되는 기판으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알려져 있다. 인텔, AMD, 애플 등 글로벌 서버·PC업체들의 FC-BGA 채택이 늘고 있는 데다 전기차에도 탑재돼 그 수요는 이미 폭증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모바일뿐 아니라 반도체기판을 베트남에서 양산함으로써 삼성 베트남이 베트남 진출에 이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시점을 앞두고 있는 것”이라며 “베트남에서 아직 반도체 생산을 하진 않지만 고부가가치 IT제품 시장을 넓히는 것 자체가 이 시장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베트남 타이응웬성 옌빈산업단지에 위치한 삼성전기 베트남사업장. (사진=삼성전기)▲베트남 하노이 타이호타이 지역에 공사가 진행 중인 삼성전자 R&D센터. (사진=삼성전자)또 삼성전자는 베트남을 생산뿐 아니라 5세대 이동통신(5G)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미래기술을 연구하는 기지로 삼았다. 지난 2020년 하노이 타이호타이 지역에 모바일 센터를 착공해 오는 12월 준공 예정이다. 건립에만 2억2000만달러(약 2825억원)를 투자했으며 향후 연구개발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장기투자도 예상된다. 실제 가본 삼성전자 하노이 R&D 캠퍼스는 16층 높이의 건물로 막바지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지만 거의 완공이 다 된 모습이었다. 이곳은 동남아시아 최대 R&D센터이자 연구개발의 허브 역할을 하게 된다. 기존 하노이 연구인력도 이곳에 모임으로써 총 3000여명의 개발자들이 스마트폰, 네트워크 장비 개발을 이어간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애플, 앰코 등 글로벌 IT기업들이 베트남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는 최근 미·중 갈등 및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다변화의 필요성을 인식한 것”이라며 “이미 사업범위를 넓힌 삼성으로선 발빠르게 베트남 선점을 잘한 셈”이라고 했다.▲베트남 하노이 지역의 한 삼성전자 휴대폰판매점에 현지인이 ‘갤럭시 S22’ 제품을 보고 있다.◇“하이퐁은 LG시티…‘전 세계 수출’ 전장·가전이 이곳서 생산”지난 2일(현지 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차량으로 2시간 남짓 이동하니 하이퐁의 LG디스플레이(034220)와 LG전자(066570)의 대규모 공장 건물이 보이기 시작했다. 넓은 부지에 공장이 밀집돼 있는 모습은 과연 하이퐁 지역이 LG의 생산거점임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LG 하이퐁 캠퍼스의 경우 베트남 내수 뿐 아니라 전 세계 수출을 염두에 둔 생산거점으로 운영하기 위해 흥이옌 공장을 2015년 통합시켜 몸집을 키웠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베트남법인뿐 아니라 35개 상당 협력사들이 산단을 형성해 가전뿐 아니라 디스플레이 모듈, 카메라 모듈을 생산 중이다.▲LG전자 베트남 생산법인 전경(사진=LG전자▲LG전자 베트남 생산법인 내 드럼세탁기 생산라인.(사진=LG전자)▲LG전자 하이퐁 캠퍼스 내 LG디스플레이 공장이 보이는 모습.하이퐁 캠퍼스 내 LG전자 공장 부지는 총 40만㎡(약 12만평)으로, 전 세계로 수출하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와 세탁기, 청소기, 냉장고 등 가전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포테인먼트는 휴대폰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볼 수 있으며, LG전자는 하이퐁에서의 생산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카 메이커사로 나아갈 것”이라며 “부품사와 협력사도 모여있기에 공급망 관리(SCM) 차원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LG전자는 하노이와 다낭에 전장 R&D센터를 두고 차세대 전장부품 발굴을 이어나가고 있다.청소기와 세탁기 생산 라인을 둘러보니 현지 직원들이 협력사들로부터 부품을 받아 제품을 조립하는 공정을 진행하느라 분주했다. 모든 공정에 인력이 동원되는 모습은 국내 공장 생산 과정에서 자동화 공정이 도입된 것과는 다른 풍경이었다. 자동화 설비를 투입하는 것보다 현지 인력을 생산에 동원하는 것이 경제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청소기의 경우, LQC(라인 퀄리티 콘트롤·기본성능전수검사) 공정을 거쳐 포장까지 마친 완제품 ‘LG 코드제로’는 컨테이너를 따라 아래층 보관장소로 이동된다.▲남성우 LG전자 베트남 판매법인장(오른쪽)과 민수홍 LG전자 베트남법인 최고재무책임자(CFO).남성우 LG전자 베트남 판매법인장은 “LG가 한국의 대베트남 FDI 기업으로 2위”라며 “코로나 이후 LG전자뿐 아니라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의 전자·전장 투자가 더욱 늘었으며, 공장 설비뿐 아니라 사람에 대한 투자도 증가세”라고 설명했다.그는 판매 현황 관련, 베트남에서도 LG전자의 주력제품인 프리미엄 가전 구매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남 법인장은 “코로나 당시 펜트업 수요를 토대로 프리미엄 제품이 많이 판매됐으며 특히 북동부 지역과 20~30대 소비자들의 프리미엄 가전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스탠바이미와 공기청정기, 건조기 등 새로운 형태의 혁신가전에 대한 관심도 급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베트남 하노이 소재 대형 가전매장에 전시돼 있는 LG OLED TV.지난해 LG전자 혁신제품들은 베트남 최고 권위의 테크 어워즈(Tech Awards 2021) 5개 부문에서 수상하며 기술력을 인정 받기도 했다. LG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차세대 올레드 TV인 LG 올레드 에보(evo) △프리미엄 LCD TV인 LG 나노셀 TV △LG 그램 △LG 세탁기 △LG 트롬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 건조기 등이 5개 부문에서 최고 제품과 브랜드로 이름을 올렸다.
- 쩐 꾸억 프엉 베트남 기획투자부 차관 “향후 30년 협력 다질 때”
- [하노이(베트남) =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삼성·SK·LG 등 한국 대기업들이 베트남 경제에 큰 보탬이 되고 있습니다. 더 많은 한국 기업들의 베트남 진출을 통해 이제는 제조업뿐 아니라 IT·에너지·환경 등 산업 전반에서 한국과 베트남이 전략적 파트너로 나아가야 합니다.”쩐 꾸억 프엉 베트남 기획투자부 차관은 지난 4일(현지 시간) 베트남 하노이 소재 기획투자부 청사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한국과 베트남 간 지속적이면서도 전략적인 경제협력을 강조했다. 수교 이후 30년간 양국 사이 개발 협력 및 제조업 중심의 경제협력이 있었다면 나아가 디지털전환과 신재생에너지 등 미래지향적 분야에서 협력을 추구하자는 것이다.▲쩐 꾸억 프엉 베트남 기획투자부 차관이 지난 21일 베트남 하노이 소재 기획투자부 청사 내 회의실에서 인터뷰를 진행 중인 모습.◇“삼성, 베트남 경제에 큰 기여…안정적 경제상황·인력 개선은 강점”프엉 차관은 “양국은 수교 관계를 맺고 지난 30년간 주로 경제와 투자 분야에서 많은 성과를 얻었다”며 “한국 정부는 베트남에 대규모 ODA(공적개발원조) 사업을 지원하고 있으며 한국 기업들도 세계에서 1위로 많은 베트남 투자를 기록 중”이라고 했다. 또 “베트남은 (이 투자금을) 교통수단, 교육, 환경, 재생에너지, 정보통신(IT) 분야 개발 등 인프라를 마련하는 데 사용함으로써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호치민 등 베트남 남부에서는 환경오염 저감을 위한 ODA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고도 했다. 프엉 차관은 한국 등 해외 기업들이 FDI(외국인직접투자)를 토대로 경제성장률을 더욱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베트남 기획투자부는 최근 국회 상임위에 제출한 ‘2022년 사회경제적 발전 상황 및 023년 계획 점검’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성장률이 국회가 정한 목표치(6~6.5%)보다 1.5~2%포인트 높은 8%에 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트남의 이같이 높은 경제성장률의 원동력으로는 베트남 인구수와 노동력을 꼽았다. 그는 “노동력의 경우 학력과 기술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며 “기존에는 제조업 중심의 단순생산에 노동이 집중됐다면 이제는 산업화·금융화에 앞장서 IT·신재생에너지 개발 등을 위해 양성 중”이라고 밝혔다.또 베트남 진출의 강점으로 안정적인 정치·경제상황을 꼽았다. 프엉 차관은 “국내 정치·경제 상황에도 문제가 없어 투자자들에게 항상 생산 및 사업 활동에 유리한 조건을 조성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며 “기존에는 투자자들이 진출시 관련 법이 까다로워 진출에 문제가 있었다면 최근 들어 (베트남 관련법을) 국제법률처럼 일부 법조항을 완화시켜 더욱 여유있고 자유로운 시장상황을 조성하고 있다”고 했다. 격화하는 미중 갈등으로 다수 글로벌 기업들이 베트남을 전략적 생산거점으로 삼고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그는 우리 기업 중에서 특히 삼성을 강조하며 “베트남 경제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면서도 “(삼성 뿐 아니라) 현대, LG, SK, 롯데, 포스코, 효성, GS, 대우, 한화 등 한국 대기업이 투자뿐 아니라 생산 공장을 만들어 베트남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점을 매우 인상적으로 보고 있다”며 지속적인 대규모 투자를 요청했다.또 “삼성전자(005930)(베트남 법인)은 하노이에 모바일 R&D(연구개발) 센터를 짓고 있는데 이를 통해 더 많은 기술을 개발하고 기회를 창출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앞서 삼성전자 베트남법인은 지난 2020년 하노이 타이호타이 지역에 지상 16층짜리 R&D 센터를 착공했으며 연내 준공 예정이다. R&D센터에선 5세대 이동통신(5G)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미래 기술을 연구한다.▲쩐 꾸억 프엉 베트남 기획투자부 차관이 지난 21일 베트남 하노이 소재 기획투자부 청사 내 회의실에서 인터뷰를 진행 중인 모습.◇“IT 기반 투자유치 관심…이제 韓과 전면적 전략적 파트너 원해”프엉 차관은 경제안보, 디지털전환, 기후변화 등이 중요해지는 글로벌 시장 상황에 따라 향후 전략적인 FDI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냈다. 그는 “예전에는 대부분 기업의 투자를 유치했다면 이제는 베트남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능력있는 기업들의 투자만 받으려고 한다”며 “생산 공장의 경우에도 그동안 수익에만 집중했다면 정화시설 등을 보증해야 베트남에서 생산할 수 있게끔 환경조약을 맺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기업들에 대해 “책임감있게 법률을 준수하고 환경 보호·안전 정책을 이행하며 효과적으로 사업을 진행한다”고도 평가했다.베트남 정부가 향후 투자유치를 계획하는 분야가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IT를 기반으로 베트남 경제를 발전시키고 싶다”며 “순환경제를 구축함으로써 지속가능한 발전을 유지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도 답했다. 순환경제는 원료, 생산, 사용, 재자원화 등 제품 순환 과정에서 자원의 이용 가치를 극대화하는 새로운 경제 체제다. 그는 “베트남은 여전히 더 많은 한국 기업이 진출하기를 원한다”며 “1992년 수교를 시작으로 2021년 21세기 포괄적 동반자 관계 선언, 2009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확대하며 관계를 업그레이드했고 앞으로는 경제안보·환경·디지털 등 전 분야에서 전면적인 전략적 파트너가 되는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신재생 에너지 개발 정책 관련 원전 도입을 묻는 질문에는 “베트남 정부가 원전 개발 정책을 만들고 있으며 도입 시기를 아직 알 수 없다”면서도 “원전 도입을 진행할 경우, 한국형 원전 도입 등 한국기업의 기술과 경험, 정보를 공유해준다면 참고할 것이며 한국 유관기관에도 많은 지원을 요청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끝으로 “2023년까지 한국-베트남 교역액을 1000억달러 달성을 비롯해 한국의 FDI 누적 1000억달러를 달성하는 게 목표”라는 포부를 드러냈다.
- '세계의 공장' 뜨는 베트남..K기업이 뛴다
- [하노이(베트남) = 이데일리 최영지 윤정훈 서대웅 기자] “베트남을 제조에만 집중하는 공장에서 나아가 연구까지 이어가는 전략기지로 삼고 있는 만큼 새로운 모멘텀을 맞이했다고 볼 수 있다.” (베트남 진출 국내 전자기업 관계자)“베트남은 기본소득이 빠르게 증가하는 데다 K-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 한국 기업에게 ‘제2의 중국’이 될 것이다.”(베트남 진출 국내 유통기업 관계자)“한국의 디지털 역량은 베트남 금융시장에서 최고의 자산이다. 베트남의 황금 인구구조, 낮은 금융침투율은 국내 금융사들에 블루오션이다.” (베트남 진출 국내 금융사 관계자)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제조·유통·금융사 관계자들은 2019년 신남방정책 추진 이후에도 아세안 국가 중에서도 베트남을 주요 시장으로 꼽는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이종섭 코트라 동남아지역본부장도 “거시경제 악재에도 불구하고 올해 7%를 웃도는 베트남 경제성장률에 힘입어 호실적을 달성하겠다는 의지”라며 “고속성장을 이루는 베트남은 조만간 동남아시아 핵심국가로 부상할 것”이라고 했다.▲베트남 타이응우옌 포옌현에 위치한 삼성전자 타이응우옌법인(SEVT) 전경. (사진=삼성전자)◇삼성, 경기침체에도 베트남 내 신규투자↑…“韓기업, 베트남에서 경제영역 넒혀야”지난해 말 베트남의 FDI(외국인직접투자) 전체 유치액은 4080억달러로, 투자국 1위는 한국이다. 주요 대기업을 시작으로 총 4000여개 우리 기업은 한-베트남 수교 이후 잇달아 베트남에 진출했고 활동영역을 점차 확대하고 있는 모양새다. 김해용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은 “경제산업면에 있어서 베트남은 세계 최대의 제조업 허브로 부상하고 있어 그 중요도가 높아졌다”며 “특히 미래 신성장동력 산업에 있어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서의 도약에 이목이 집중된다”고 평가했다.베트남에 진출한 해외기업 중 FDI 1위를 차지하는 삼성전자는 베트남 박닌, 타이응우옌 등 물류이점이 있는 지역을 생산거점으로 선점했을 뿐 아니라 연구개발(R&D) 기지를 넓히는 데 한창이다. 2020년 하노이 타이호타이 지역에 착공을 시작한 모바일 R&D센터는 다음 달 준공 예정으로, 5세대 이동통신(5G)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미래기술을 연구하는 동남아 최대 R&D센터로 자리매김한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 정치·경제상황 속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앞으로 확장할 수 있는 경제영역은 베트남뿐”이라며 “이제는 글로벌 공급기지뿐 아니라 베트남 내 소득수준 성장으로 내수시장도 잡을 수 있다”고 했다.특히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공급망 다변화가 시급한 상황에서 베트남은 더없이 좋은 선택지이기도 하다. 최근 코트라(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리스크 및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올해 베트남 3분기 FDI 총액(187억 5400만달러)이 전년대비 15.3% 감소했음에도 신규 제조업분야 투자(48억 2100만달러)가 전년대비 2.1% 늘어났다. 세계가 베트남을 세계의 공장으로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베트남 박닌성 옌퐁현에 위치한 삼성전자 베트남법인(SEV)에 출근하는 직원들. (사진=삼성전자)◇롯데, 하노이·호찌민서 랜드마크 건립…총사업규모 2조↑유통계 역시 베트남을 탈(脫)중국의 대안이자 기회의 땅으로 보고 있다. 롯데그룹은 1990년대 식품·외식부문 진출을 시작으로 19개 계열사가 현재 진출해있다. 특히 중국에서 미·중무역 갈등으로 인한 리스크와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뒤 베트남에 대한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9월 베트남을 방문해서 ‘투자 확대’ 의사를 밝힌 만큼 롯데그룹의 추가 투자 가능성도 점쳐진다.롯데가 현재 진행 중인 대표 프로젝트는 내년에 완공하는 ‘롯데몰 하노이’와 ‘호찌민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다. 두 사업은 총 사업규모만 2조원을 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롯데 베트남의 향후 10년 먹거리가 될 전망이다. 이외에 내년에는 롯데면세점의 다낭 시내면세점 오픈, 롯데마트 하노이 신규매장 오픈, 롯데글로벌로지스 통합물류센터 구축(2024년 예정) 등 계열사별 투자도 늘리고 있다.신한은행과 우리은행 등 국내 금융사들도 베트남으로 진출해 현지 금융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 은행들의 디지털 역량은 베트남 금융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주요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 이들의 경쟁력은 디지털 역량에 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신한은행의 경우 49개 은행 중 최초 100% 비대면 개인 신용대출 출시를 인가받았다.또 신한베트남은행은 전국 지점을 46개까지 늘리며 현지화에 가장 성공한 외국계 은행으로 자리 잡았다. 외국계 은행 1위를 달리는 동시에 전체 49개 은행 중 20위 안으로 진입했다.베트남우리은행은 2017년 1월 출범한 후발주자임에도 큰 성장세를 기록하며 자산순위를 30위까지 끌어올렸다. 출범 당시 80명이었던 직원 수는 5년 만에 618명으로 8배 증가했다. 현재 18개 점포를 운영 중이며 올해 말까지 2곳, 내년 중 4곳을 추가 개설할 계획이다. 내년 껀터에 점포를 열면 5대 도시(하노이·호찌민·하이퐁·다낭·껀터)에 채널을 모두 구축하게 된다.(그래픽=문승용 기자)
- [IPO출사표]인벤티지랩 "글로벌 약물전달기술 플랫폼 기업 도약"
-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기업공개(IPO)를 계기로 차별화된 기술력을 입증해 글로벌 넘버원 약물전달기술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겠습니다.”김주희 인벤티지랩 대표가 8일 여의도 63스케어에서 열린 IPO 기자간담회에서 회사를 소개하고 있다.김주희 인벤티지랩 대표는 8일 여의도 63스케어에서 열린 IPO 기자간담회에서 “사업을 본격화 한 2020년부터 단기간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탁월한 연구개발(R&D) 역량을 기반으로 확장성이 높은 플랫폼을 보유했기 때문”이라면서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인벤티지랩은 미세유체역학을 기반으로 약물전달기술(DDS) 플랫폼을 연구·개발하는 기업으로 지난 2015년 설립했다. 1회 투여로 1개월~6개월간 약효가 유지되는 장기지속형 주사제와 다양한 개량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인벤티지랩이 초기 투자와 연구개발을 진행한 탈모치료제는 각 1개월, 3개월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대웅제약과 라이선스 아웃 계약 체결, 위더스제약과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10월 종근당과 라이선스 아웃을 체결한 치매치료제, 약물중독 치료제도 파이프라인으로 보유하고 있다. 반려동물의약품 중 3개월 지속형 심장사상충 예방약은 이미 제품화에 성공해 국내 출시됐다. 글로벌 동물의약품기업 버박과 6개월, 12개월 제형 등에 대한 글로벌 라이선스 아웃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해 9월부터 자체 구축한 품질관리기준(KVGMP) 시설에서 생산도 진행하고 있다.자체개발 장기지속형 신약과 공동개발 장기지속형 신약 등 혁신신약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자체개발 장기지속형 신약은 류마티스 관절염, 다발성 경화증 등 자가면역 질환군에 해당하는 신약도 보유하고 있다.김 대표는 “신약 프로젝트를 통해 인벤티지랩은 의료용 대마, 에이즈(HIV), 알츠하이머, 두경부암·유방암 적응증 PROTACs(TPD), 치매, mRNA유전자 항체 치료제 등 고부가가치 파이프라인으로 확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벤티지랩은 차세대 mRNA 백신·유전자 치료제 제조 플랫폼인도 보유하고 있다. 지질나노입자(LNP) 제조 기술을 자체적으로 구축, 대규모 생산이 가능한 우수의약품 제조관리(GMP) 시스템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인벤티지랩은 현재 에스티팜, 유바이오로직스와 R&D 협업도 진행 중이다. 국내 파트너사가 원료 물질을 제공하면 인벤티지랩이 mRNA 백신·유전자 치료제 제조 플랫폼 기술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김 대표는 “제조 기술 이전 요청 시 기술료 및 로열티 수령, 위탁생산개발(CDMO) 사업 전문적으로 수행하며 수익모델을 다각화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이번에 조달한 자금으로 R&D, 상업화에 드라이브를 건다. 공모자금 247억원(1만9000원 가정) 중 109억원을 R&D 자금으로 분류했다. 개량신약 R&D 몫이 83억원, 신약 26억원이다. 설비 고도화에 대한 투자도 진행한다. 일반 운영자금 34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101억원을 연구개발용 설비, 기자재 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다.인벤티지랩은 오는 2025년까지 연평균 83% 고성장을 이어가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매출 목표는 올해 42억원, 2023년 54억원, 2024년 123억원, 2025년 255억원이다. 같은 기간 매년 적자 폭을 줄여나가 2025년 139억원의 흑자를 달성하며 흑자전환다는 목표다. 다만 매출과 영업익 목표는 두 차례 공시 과정에서 하향 조정됐다.김 대표는 “우호적이지 않은 시장 상황을 반영해 전체적으로 보수적이고, 안정적으로 목표치를 제시한 것”이라며 “실질 기업가치는 상장 후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평가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벤티지랩의 총 공모주식 수는 130만주다. 주당 공모 희망가격 범위는 1만9000~2만6000원, 공모 예정금액은 247억~338억원이다. 8~9일 수요예측을 거쳐 11일, 14일 청약을 진행한 후 11월 말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상장예정 주식수 847만3148주 가운데 상장 후 유통 가능 물량은 332만8991주(39.3%)다. 보호예수 물량 514만4157주(60.7%) 중 벤처금융과 전문투자자 등의 물량 36.6%가 상장 후 1개월 뒤에 풀려 오버행(대량 매도 대기 물량)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스타트업으로 출발해 누적 450억원 정도 벤처투자를 받아 성장하는 과정에서 2~4번 재투자를 받을 정도로 밴처캐피탈쪽에서 우호적이었다”면서 “보호예수 의무가 아닌데도 벤처금융과 전문투자자의 70%가 락업(의무보유)에 동의를 한 상태이고, 상장 주관사와도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