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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외국인 배우 CEO에 가짜 보험사까지…영화같은 다단계 사기
- [이데일리 박기주 김은비 기자] “집에 있는 수저까지 끌어모아 투자했는데…” 올 초 국내에서 영화 같은 다단계 사기가 일어났다. 투자금을 넣으면 수익을 보장하고 다른 회원을 모아오면 인센티브를 더 주겠다는 전형적 수법이었지만 불과 석 달여만에 수백억원에 이르는 피해가 발생했다. 피해자 수는 수천명에 달했다. 이들 일당은 외국인 연기자를 외국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로 소개하며 국내 특급 호텔에서 대규모 행사를 벌이는가 하면, 수십년된 영국 보험사가 원금을 보장하기로 했다며 계약서를 홍보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이 투자자를 모으며 제공한 정보는 대부분 위조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들은 해당 업체에 대해 고소를 하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니클라스 라슨(왼쪽 두번째) U 파이낸스 대표가 지난달 7일 서울 광진구 한 호텔에서 열린 행사에 참여해 국모(왼쪽 세번째) 한국지부 대표 등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독자 제공)◇하루 1.4% 수익 돌려드려요…다단계 사기의 유혹16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7일 서울 광진구 모 호텔에서는 U파이낸스 한국 본사의 공식 출범을 알리는 행사가 열렸다. 이 행사에는 해당 업체 CEO로 알려진 니클라스 라슨 대표가 참석하는 등 투자에 관심 있는 사람들까지 수백명의 인파가 몰렸다. 이 업체는 외환과 주식, 선물, 채권,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회사로, 하루 9~15%의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거래량이 점차 늘어나면서 자신의 회사에 투자하면 하루 1.4%을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마케팅 계획을 개발했고 다른 회원 투자를 끌어오면 최대 3.1%의 수익까지 얻을 수 있다는 솔깃한 제안을 했다. 이 수익은 매일 투자자의 계좌로 입금되는데, 48시간 내에 수익이 돌아가지 않으면 원금을 보장해주는 보험에 가입했다는 증명서도 함께 첨부했다. 자신이 끌어모을 수 있는 자금 7500만원을 모아 투자에 나선 주부 김모씨는 특급 호텔에서 진행된, 더욱이 외국인 대표까지 참여한 행사 탓에 회사가 소개한 투자 구조에 믿음을 가졌다. 실제 U파이낸스가 약속한 대로 매일 수익금이 들어왔고 만족스러운 투자를 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후 3월24일부터 돌연 수익금 입금이 지연되기 시작했고 언제부턴가 해당 업체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불안해진 김씨는 수소문 끝에 U파이낸스에 투자한 이들을 만났다. 이들 역시 김씨와 동일한 수법으로 투자금액을 모두 잃었다. 투자자들은 20대부터 60대 이상, 건설사업자에 자영업자, 주부까지 연령부터 직업 모두 다양했다. 피해자 중 한 명인 추모(55)씨는 “처음엔 60만~100만원을 넣었는데, 돈이 계속 잘 나오고 신뢰가 커지면서 6000만원까지 입금했다”고 했다. 천안에서 노래방을 운영한다는 또 다른 피해자 김모(63)씨는 “사채까지 써서 투자를 했는데 노래방도 코로나19 때문에 안 되니 미칠 지경”이라며 “한 달에 600만~700만원씩 이자를 내야 하는데 돈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U 파이낸스가 투자자들에게 설명한 투자 구조 중 일부(자료= 독자 제공)◇외국인 CEO, 수십년 역사 보험사 보장…치밀하게 짜여진 사기극?수익금이 들어오지 않자 미심쩍은 대목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의심이 든 건 호텔에서 사업을 설명하던 라슨 대표의 정체였다. U파이낸스 한국지부 대표 국모(49)씨는 지난해 12월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면서 그를 `덴마크 국적으로 영국에서 추앙받는 투자자`라고 소개했고, 그를 의심스럽게 생각하는 투자자들에게는 여권 등 신상정보까지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 투자자가 라슨 대표가 러시아의 한 단역 배우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고 너무도 흡사한 외모에 투자자 사이에서는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 원금을 보장해 준다던 56년 역사의 영국 보험사도 의심스러웠다. 피해자들은 피해 사실을 확인한 후 원금을 돌려받기 위해 N보험사에 연락했지만 “원금을 돌려받기 위해선 투자금액의 20%를 먼저 입금해야 한다”는 당혹스런 답변을 받았다. 취재 결과 U파이낸스에서 홍보한 N보험사의 경우 올 1월에야 법인이 설립된 회사였고, 영국 금융감독기구에서 공시한 보험사 명단에서도 이름을 찾을 수 없었다. 라슨 대표의 진위여부 논란이 불거진 후 U파이낸스 홈페이지는 돌연 폐쇄됐고 회원의 자금 인출이 전면 차단됐다. 한국 지사 측은 해당 자금이 두바이 은행에 동결돼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어느 은행인지 밝히지도 않고 있는 상황이다.◇피해자, 한국지부 대표 등 고소 결정이에 따라 피해자들은 한국지부 대표를 포함한 일당 6명에 대해 사기 및 유사수신 혐의로 고소하기로 결정했다. 피해자들이 추산한 피해 규모는 피해자 약 3600명에 피해액은 200억원 수준이다. 이들은 오는 17일 서울중앙지검에 해당 고소장을 접수할 계획이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전형적인 가상화폐 이용 다단계 사기”라며 “보통 유사수신, 사기, 다단계가 같이 일어나는데, 허가 없이 불특정 다수로부터 몇 배 불려 준다고 현혹해 투자를 받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 한국지부 대표 국씨는 자신도 피해자라며 억울함을 표하고 있다. 그는 “나도 다른 피해자들처럼 아무것도 몰랐고 나도 2억8000만원을 투자해 피해를 입은 상태“아며 ”지금 한국과 두바이에 각각 변호사를 선임해 U파이낸스 본사를 고소하려고 진행 중“이라고 토로했다.
- "거리 두고, 마스크 끼고"…코로나 우려 속 투표 열기 '후끈'
- [이데일리 박순엽 김은비 기자] “줄 설 때 거리 지켜주세요. 손 소독하시고 장갑 착용하세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 첫 날인 10일 오전, 서울 동작구의 한 사전투표소에선 선거 사무원들이 유권자들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수칙을 알리느라 분주했다. 이날 설치된 전국의 사전투표소들은 혹시 모를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고자 여러 예방 수칙을 적용해 운영했다. 시민들은 코로나19 사태에 우려를 표하면서도 국민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겠다는 열의를 보였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 첫 날인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 마련된 사전투표소 앞에 유권자들이 앞뒤 간격을 둔 채 줄을 서 있다. (사진=김은비 기자)◇‘체온 측정’에 ‘장갑 착용’까지…‘코로나19 확산’ 경계 10일 이데일리가 찾은 서울 시내 사전투표소 곳곳은 예방 수칙을 엄격히 지키며 운영되고 있었다. 선거 사무원들은 입구에 설치된 열화상 카메라를 통해 유권자들의 체온을 일일이 확인했고, 정상 체온으로 확인된 유권자들은 손 소독을 하고 장갑을 착용해야만 투표소에 들어갈 수 있었다. 신원 확인을 위해 해오던 지문 인식도 장갑을 낀 탓에 서명으로 대체됐다. 아울러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 방침으로 말미암아 투표소 앞에서 대기하는 사람들도 각각 1m 정도의 간격을 둔 채 줄을 섰다. 사람이 갑자기 몰려 대기 인원 사이 간격이 갑자기 좁아지거나 줄이 흐트러지면 선거 사무원들이 나와 “간격을 유지해야 한다”, “앞뒤 간 거리를 지켜달라”고 제지하기도 했다.전국 단위의 선거를 대규모 전염병이 확산하고 있는 시기에 치른 건 처음이다 보니 일부 혼란스러운 상황도 발생했다. 이날 서울역 사전투표소에선 유권자 1인당 일회용 장갑을 두 장씩 나눠주다가 오전 8시 30분쯤부터 1인당 장갑을 한 장씩만 배부했다. 이후 유권자와 취재진이 이에 의문을 제기하자 직원들끼리 논의한 끝에 다시 두 장씩 나눠주기 시작했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 첫 날인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유권자가 손 소독제를 이용해 손을 소독하고 있다. (사진=김은비 기자)시민들은 다소 복잡해진 투표 절차에도 불만을 제기하기보다 만족감을 드러냈다. 서울역 사전투표소에서 만난 구자근(42)씨는 “코로나19 감염이 걱정돼 투표소 오는 걸 우려했다”면서도 “막상 와보니 줄 설 때 간격 유지부터 손 소독까지 너무 잘 지켜지고 있어서 안심하고 투표했다”고 밝혔다. 시민들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각자 감염 예방에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 오전 내내 차분한 분위기였던 서울역 사전투표소는 정오쯤 되자 30~40명이 한꺼번에 대기하는 모습도 관찰됐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투표소로 향한 직장인이 대다수였다. 직장인 이다혜(30)씨는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데, 서울역 근처에 외근을 나왔다”며 “마침 사전투표소가 있어서 점심에 짬을 내 투표했다”고 말했다. 사람이 몰린 와중에도 사람 간 거리는 지켜졌다. 코로나19 탓에 주말에도 최대한 외출을 꺼리게 되면서 이날 출근한 김에 투표하겠다는 이들도 있었다. 대전에 사는 김석준(42)씨는 “KTX를 타고 서울로 출퇴근하는데, 서울역에 사전투표소가 있어 투표했다”며 “선거 당일에 투표소에 사람이 몰리면 감염 우려도 있고, 코로나19 때문에 바깥 활동을 자제하니까 회사를 가는 길에 미리 투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 첫 날인 10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출국장에 설치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유권자가 인증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의견 조금씩 다르지만…‘우리 사회 잘되길 바라는 마음’ 같아시민들은 코로나19 사태를 우려하면서도 자신의 한 표로 우리 사회가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길 원한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교육계에서 일했던 배모(28)씨는 “코로나19 때문에 직장을 잃어서 부산에 있는 본가로 내려가는 길에 투표했다”며 “이번 사태로 학생들이 사라지면서 직장을 잃었는데, 이런 상황에서 투표하니 평소와 다른 감정이 들었다”고 언급했다. 서울 양천구에 사는 조성준(32)씨는 “요즘 (코로나19 같은) 국제적 이슈 등 어려운 상황이 있는데, 이런 부분을 잘 아우를 수 있는 정치인을 뽑는 데 중점을 뒀다”며 “국민의 힘든 점을 잘 파악하고 대처하는 이가 당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씨는 이어 “아무리 선거 기간이지만, 감염 우려가 있는 지하철 내의 유세 활동은 줄였으면 좋겠다”고 요구하기도 했다.세대별로 원하는 바를 드러낸 유권자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서울 서대문구 도시재생 앵커시설 ‘신촌 파랑고래’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만난 윤설희(23)씨는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데, 집값이 너무 비싸 경기도에서 거주하고 있다”며 “주택 문제나 청년 사업, 취업을 지원해주는 정책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 첫 날인 10일 오전 부산 부산진구 초읍동 사전투표소에서 한 유권자가 체온을 검사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후 3시 현재 투표율이 8.49%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번 선거 전국 유권자 4399만4247명 가운데 373만5351명이 투표를 마쳤다. 앞서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땐 사전투표 첫날 같은 시간 기준 6.37%를, 2017년 대선과 2016년 총선 땐 8.28%, 3.92%를 각각 기록한 만큼 이번 선거의 사전투표율은 동 시간대 최고치를 경신한 셈이다.사전투표는 이날부터 11일까지 이틀간 치러진다. 전국엔 총 3508개 사전투표소가 설치됐다. 오는 15일 선거 당일 투표가 어려운 유권자는 이날부터 오는 11일까지 전국 어느 사전투표소에서나 별도 신고 없이 미리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투표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신분증을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 `전광훈 담임 교회` 집회금지 명령에 또 예배 강행…서울시 법적조치
- [이데일리 김은비 박순엽 기자]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에 ‘사회적 거리 두기’를 이유로 종교시설 등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지만, 사랑제일교회 등 일부 교회는 이번 주말 예배를 강행했다. 서울시는 지난 22일 방역수칙을 어겼다는 이유로 사랑제일교회에 집회금지 행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 이날 현장 점검을 나선 서울시는 사랑제일교회 등을 상대로 법적 조치에 나설 방침이다.29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예배 참가자들과 서울시청·성북구청 직원들이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사진=김은비 기자)◇‘예배 강행’ 사랑제일교회…주민 “너무 걱정돼”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고자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시행했지만, 서울 시내 일부 교회는 현장 예배를 강행했다. 29일 오전 이데일리가 찾은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엔 이른 오전부터 예배 참가자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사랑제일교회는 지난달 24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이 담임 목사로 있는 교회다.앞서 서울시는 이 교회에 ‘신도 간 거리 유지’ 등 방역수칙을 어겼다는 이유로 지난 23일부터 내달 5일까지 집회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를 어기면 집회 참석자 1인당 3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교회 내 확진자 발생 시 확진자와 접촉자의 치료비와 방역비도 청구된다.이날 서울시·성북구 직원 110여명을 비롯해 경찰 400여명 등이 현장에 출동했지만, 예배 참가자들의 교회 진입은 허용됐다. 참가자들은 “집회가 아니라 예배인데, 공권력이 와서 방해한다”, “예배는 2m 간격을 유지하라고 하면서 버스·지하철엔 그런 조치를 하지 않느냐”고 주장하며 예배 금지를 독려하는 시청·구청 직원들의 권고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참가자들이 몰리면서 오전 11시 예배는 교회 앞 길거리까지 범위를 넓혀서 진행됐다. 예배 참가자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는 있었지만, 참가자들 사이 거리는 1m가 채 되지 않았다. 예배 참가자들은 “체온 측정도 하고, 방명록도 쓰고, 손 세정도 다 하는데 문제 될 게 없다”고 말하며 시청·구청 직원들과 취재진의 접근을 막아서기도 했다.인근 주민은 매주 벌어지는 소동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초등학생 자녀를 두고 있는 A씨는 “코로나19 때문에 거리를 두라고 하는데,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예배한다”며 “한 달 가까이 예배를 하니까 너무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날 벌어진 소동에 밖을 내다보던 이들도 “동네 시끄러워 죽겠다”, “이게 집회나 마찬가지 아니냐”고 불평을 털어놓았다.29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예배 참가자들이 ‘주일 연합예배’를 보고 있다. (사진=김은비 기자)◇서울시 “법적 조치 나설 것”…교회 대부분 ‘온라인 예배’사랑제일교회를 찾아 현장 점검을 한 서울시 측은 고발 등 법적 조치에 나설 뜻을 분명히 밝혔다. 김경탁 서울시 문화정책과장은 현장 점검 이후 “집회 금지 행정명령이 내려져 있는데도 예배를 진행했으므로 방역수칙을 지킨 것과 관계없이 고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고발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아울러 이날 사랑제일교회뿐만 아니라 서울 시내 일부 교회들도 현장예배를 진행했다. 다만 이들 교회는 등록된 신도만 예배 참석을 허용하거나, 방명록을 작성하고 신도 간 거리를 두고 앉게 하게 했다. 일부 교회에선 드나드는 사람과 차량을 모두 소독하는 등 자체적으로 방역에 나선 모습을 보였다.아울러 여의도순복음교회, 명성교회, 소망교회 등 시내 교회 대부분은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이유로 한 달여간 온라인 예배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등 일부 개신교 단체들도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 동참을 독려하면서 방역 당국에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한편 서울·경기 등에서 종교 행사를 통한 소규모 집단 감염이 잇따르자 정부는 종교시설 운영 중단을 권고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21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집단 감염 위험이 큰 종교시설과 실내 체육시설 등은 보름간 운영을 중단해 줄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며 “행정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시설 폐쇄는 물론 구상권 청구 등 모든 조처를 하겠다”고 경고했다.
- 조주빈에게 당한 손석희·김웅, 법정서 만났다…"조주빈, 굉장히 영리한 친구"
- [이데일리 손의연 김은비 기자] 텔레그램 ‘n번방(박사방)’ 운영자인 조주빈(24)이 25일 경찰서를 나서며 언급해 주목을 받은 손석희 JTBC 사장과 김웅 프리랜서 기자가 법정에서 만났다. 김웅 기자의 공갈미수 혐의에 대한 재판 때문이었는데, 조주빈의 사기 피해에 대해서는 김씨는 취재진의 질문에 직접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고, 손 사장은 법정에서 짤막한 입장만 밝혔을 뿐 취재진을 피해 귀가했다.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에게 불법 취업 청탁과 금품 요구 등 공갈미수 혐의를 받고 있는 김웅 프리랜서 기자가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부지법에서 열린 공판을 마친 뒤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김웅 “조주빈, 굉장히 영리한 친구”…손석희, 취재진 피해 귀가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박용근 판사는 이날 오후 공갈미수 혐의를 받고 있는 프리랜서 기자 김웅씨에 대한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법정에는 손 사장이 증인으로 법정에 직접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조주빈이 이날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는 과정에서 “손석희 (JTBC) 사장님, 윤장현 (전 광주광역시) 시장님, 김웅 기자님 등 저에게 피해를 입은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고, 언급된 인물 중 당사자 두명이 참석하면서 이날 공판은 더 주목을 받았다. 김씨는 이날 법정에 들어서기 전 취재진과 만나 “조주빈이 굉장히 영리한 친구인 거 같다”며 “끝나고 다시얘기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판이 끝난 뒤 자신의 재판에 대해 영어로 ‘정의는 승리한다’고 말했을 뿐 쏟아지는 조주빈 관련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손 사장은 공판에서 “오늘 갑자기(조주빈 발언이 나오긴 했지만) 피고인(김웅)과 저와의 일로 엉뚱한 피해를 겪었다”며 “솔직히 말하면 황당한 것도 많고 만감이 교차한다”고 밝혔다. 공판이 끝난 뒤에는 취재진을 피해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등에 따르면 손 사장과 김씨는 조주빈에게 사기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손 사장의 경우 조주빈이 흥신소 사장이라며 접근해 손 사장과 갈등이 있는 김씨가 손 사장 및 가족 등에게 위해를 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속였다. 이 과정에서 손 사장은 증거 확보를 위해 금품을 건넸지만 조씨는 금품을 받은 뒤 잠적했다. 또한 조주빈은 지난해 말 개인방송을 하는 기자에게 접근해 정치인의 정보가 담긴 USB를 넘기겠다며 돈을 가로채 달아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사건은 김씨와 연관돼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손석희, 공판서 “김웅이 취업 청탁…내가 폭행할 이유 없어”한편 이날 공판에서 손 사장은 “취업문제 해결이 어렵다고 하자 (김웅이) 격앙된 모습을 보이다 금품을 요구했다”며 김씨의 범죄 정황에 대해 증언했다. 손 사장은 “회사 취업이라는 게 원칙적으로 해야해 어렵다고 하자 피고인이 화를 내 대화가 잘 안 되기도 했다”면서 “피고인이 중간에 눈물을 보이는 등 억울한 모습이 보여 진정하라고 어깨와 볼 부분을 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른 사람이 봤으면 이를 폭행이라 할지 모르겠고, 가만 생각해보면 그때 내가 피고인에게 폭행을 가할 이유가 없다”면서 “ 1월 17일에 피고인 거주지 근처에서 만났을 때도 피고인은 나를 반기는 모습을 보였고 ‘손 선배와 같이 일하기를 원한다’고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또 “피고인이 10억원을 투자하라고 해 ‘누구 애 이름도 아니고 불가능하다’고 했다”면서 “피고인 측은 한달에 1000만원씩 24개월 일시불로 주면 없던 일로 하겠다고도 했다”고 덧붙였다.앞서 김씨는 지난해 1월 10일 오후 11시 50분쯤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한 일식 주점에서 손 사장가 자신을 폭행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손 사장는 “김 기자가 불법적으로 취업을 청탁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자 오히려 협박한 것”이라며 검찰에 공갈미수·협박 혐의로 김씨를 고소했다.
- `악마 자칭·손석희 거론` 조주빈…전문가들 "난 찌질하지 않다 과시"
- [이데일리 손의연 김은비 기자] “멈출 수 없던 악마의 삶을 멈춰주셔서 감사하다.”25일 아침 포토라인에 모습을 드러낸 ‘n번방 불법 성착취 영상 제작 유포자’ 조주빈(24)의 첫 마디는 여느 유명 인사의 사과문을 방불케 할 정도로 당당했다. 이날 조의 태도와 발언에 대해 전문가들은 본인을 추종했던 사람들에 물의를 일으켜 미안하다는 뜻으로 보인다며 스스로 과시하려는 태도가 과하다고 분석했다.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불법 성착취 영상을 제작, 판매한 n번방 사건의 주범 조주빈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기 전 포토라인 앞에 섰다.(사진=방인권 기자)◇손석희·윤장현·김웅 등 언급한 심리는…전문가 “과시욕”조주빈은 25일 오전 8시쯤 서울 종로경찰서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검찰로 송치를 앞두고 얼굴이 공식 공개된 것이다. 취재진은 ‘피해자에게 할 말이 있나’, ‘성착취물 유포를 인정하나’, ‘범행 후회하지 않나’, ‘살인 모의 혐의 인정하나’, ‘왜 범행했나’, ‘잡히지 않을 거라 생각했나’, ‘갓갓(n번방의 또다른 운영자)을 아는가’ 등 질문을 했지만 조는 자신이 준비한 답변만을 한 채 입을 다물었다.조주빈은 엉뚱하게도 “손석희 (JTBC) 사장님, 윤장현 (전 광주광역시) 시장님, 김웅 기자님 등 저에게 피해를 입은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여성 피해자에 대한 사과 없이 피해자를 손 사장과 윤 전 시장, 김 기자로 한정해 답변한 것이다.이에 대해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이번이 언론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 생각했기 때문에 더욱 주목받고 (자신이) 돋보일 수 있는 대상을 같이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사람은 그동안 피해자들이 자신에게 복종하고 언론이 한 마디라도 더 끌어내려고 애걸복걸하고 그런 과정에서 자존감이 고양된 상태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자의식이 굉장히 부족한 사람인 것 같은데 마치 자신이 대단한 사람이라도 되는 양 더욱 과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역시 “유명인을 거론해 과도한 존재감을 드러냄과 동시에 자신이 그 사람들과 동등한 위치에 있는 강력한 사람이라는 뜻”이라면서 “하지만 전혀 관련성이 없는 사람을 언급한 것 아닐 것으로 보여 조사는 해봐야 한다”고 피력했다.경찰은 조주빈이 검찰에 송치되며 손 사장과 윤 시장, 김 기자를 언급한 이후 관련 설명을 냈다. 경찰 관계자는 “언급된 세 사람은 성 착취물과는 무관한 다른 사건의 피해자로 조사 중”이라면서 “가능성에 대해 수사 중일 뿐 구체적인 사기 피해가 확인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자신을 악마라 지칭…반성인가 과시인가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불법 성착취 영상을 제작, 판매한 n번방 사건의 주범 조주빈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기 전 포토라인 앞에 섰다.(사진=방인권 기자)조주빈은 취재진과의 짧은 문답 동안 정면을 또렷이 응시하며 스스로를 악마라고 지칭했다. 전문가들은 자신을 스스로 악마라고 하는 범죄자들은 거의 없다며 조주빈이 자신의 범행을 뉘우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죄책감을 느꼈으면 피해자들부터 언급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양형을 노려서라도 피해자를 염려하는 태도를 보일 수 있었음에도 조는 그러지 않았다. 마치 유명인사가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하는 식이다. 공 교수는 “(텔레그램 이용자들에게) 경찰에 걸리지 않는 방법도 알려 주고 절대적인 권력자로 행동해왔는데 붙잡혀 미안하다고 입장 표명을 한 것”이라며 “이야기를 준비한 것을 봐도 그 속에 도취돼 있어 이외 세계는 언급조차 하지 않은 것”이라고 풀이했다.이 교수는 “등장할 때부터 마치 이때를 기다렸던 사람처럼 여유로웠다. 자신이 악마라는 걸 강조하려는 것뿐”이라면서 “‘나는 찌질하지 않다’라는 과시와 함께 더이상 숨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도 포함돼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전문가들은 조주빈의 신상공개가 공범과 텔레그램 방 참여자들에게 공포심을 주는 순기능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이 교수는 “이번 신상공개로 다른 참여자들이 벌벌 떨고 있을 것”이라면서 “법적으로 강력하게 처벌이 가능하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하겠지만 현실적으로 안 되니 이렇게라도 두려움을 줘서 떨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더 교묘한 수법이 나올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었다. 공 교수는 “그 세계에서 절대적 권력을 행사했던 ‘박사’가 이들을 향해 얘기한 건 ‘좋은 학습’이 될 수 있다. ‘나도 저런식으로 잡히지만 않으면 계속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며 “이미 그 사람들은 중독 상태이기 때문에 단속이 심해지면 일시중지될 뿐 향후 더 교묘하게 잡히지 않도록 기술을 발전시킬 것”이라고 예측했다.
- 당당히 '악마' 자처한 조주빈…현장 시민들 분노·욕설(종합)
- [이데일리 손의연 김은비 기자] 텔레그램 ‘n번방(박사방)’ 운영자인 조주빈(24)이 검거 일주일여 만에 포토라인에 모습을 드러내고 “멈출 수 없던 악마의 삶을 멈춰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살인죄가 아닌 성폭력 범죄자로는 최초로 포토라인에 선 그는 취재진과의 짧은 문답 동안 정면을 또렷이 응시하는 등 당당한 모습이었다. 텔레그램에서 불법 성착취 영상을 제작, 판매한 n번방 사건의 주범 조주빈 씨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기 위해 호송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손석희·윤장현·김웅 등에 사죄…악마 삶 멈춰줘 감사”조주빈은 25일 오전 8시 서울 종로경찰서 앞에 나타났다. 그는 이날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다. 그는 마스크를 쓰지 않고 목에 깁스를 착용한 채 정수리 부근에 밴드를 붙였다. 조주빈은 취재진의 질문에 “손석희 (JTBC) 사장님, 윤장현 (전 광주광역시) 시장님, 김웅 기자님 등 저에게 피해를 입은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는 아리송한 말로 운을 뗐다.조주빈은 이어 “멈출 수 없던 없던 악마의 삶을 멈춰주셔서 감사하다”는 준비된 말을 마쳤다.그는 취재진의 ‘성착취물 유포를 인정하나’, ‘범행 후회하지 않나’, ‘살인 모의 혐의 인정하나’, ‘왜 범행했나’, ‘잡히지 않을 거라 생각했나’, ‘갓갓(n번방의 또다른 운영자)을 아는가’ 등 다른 질문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후 바로 준비된 차량에 탑승해 검찰로 옮겨졌다.조주빈은 지난 16일 경찰에 붙잡힌 직후에는 범행을 부인하며 자해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정수리 부근에 붙인 밴드는 당시 입은 상처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조주빈은 아르바이트 등을 미끼로 피해자들을 유인해 얼굴이 나오는 나체사진을 받아낸 뒤 이를 빌미로 성착취물을 찍도록 협박하고 박사방에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조주빈을 포함한 공범들은 여성들이 자신들의 지시에 응하지 않으면 직접 찾아내 위협하기도 했다. 박사의 공범 중에는 구청 혹은 동사무소에서 일하는 사회복부무요원도 포함돼 이들을 통해 피해 여성의 개인정보를 빼돌렸고, 협박과 강요의 수단으로 삼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총 74명, 이 중 16명이 미성년자로 확인됐다. 경찰은 피해자가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이 이들에게 적용한 법 조항은 아동청소년성보호법(아동음란물제작)을 비롯해 형법상 강제추행·협박·강요·사기, 개인정보보호법 및 성폭력처벌법 등이다.◇살인죄 아닌 성폭력 혐의로 신상 공개된 첫 사례조주빈은 살인죄가 아닌 성폭력범으로 신상이 공개된 첫 사례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전날 신상공개위원회를 열고 조주빈의 이름, 나이, 얼굴 등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신상공개위원회는 “조씨의 신상공개로 인한 피의자 인권 및 피의자의 가족·주변인이 입을 수 있는 2차 피해 등 공개 제한 사유에 대해서도 충분히 검토했다”면서도 “피의자는 불특정 다수의 여성을 노예로 지칭하며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유포하는 등 범행 수법이 악질적·반복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위원회는 또 “아동·청소년을 포함해 피해자가 무려 70여명에 이르는 등 범죄가 중대할 뿐 아니라 구속영장이 발부되고 인적·물적 증거가 충분히 확보됐다”며 “국민의 알권리, 동종범죄의 재범방지 및 범죄 예방 차원에서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심의해 피의자의 성명, 나이, 얼굴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앞서 지난 16일 조주빈이 검거된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텔레그램 n번방 용의자와 참가자의 신상공개’를 요구하는 내용의 청원글들이 올라왔다. 이 글들엔 500만 명이 넘게 동의했고 청와대와 경찰청장, 법무부·여성가족부 장관 등이 “강력하게 처벌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시민 분노…텔레그램 참가자 전원 처벌 요구 목소리앞서 지난 16일 조주빈이 검거된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텔레그램 n번방(박사방) 용의자와 참가자의 신상공개’를 요구하는 내용의 청원글이 여럿 올라왔다. 500만명이 넘게 동의했고 청와대와 경찰청장, 법무부·여성가족부 장관 등이 “강력하게 처벌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이날 종로서 앞은 취재진과 시민들로 이른 시각부터 붐볐다. 민중당과 기본소득당, 여성의당, 활빈당, n번방 강력처벌 촉구시위팀 등은 종로서 앞에 모여 피켓을 들고 “조주빈에게 법정최고형 선고하라”, “입장자 전원 수색·처벌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조주빈이 모습을 드러내자 “공범자도 처벌하라”, “(피해자)26만명 모두 처벌하라”라고 외치면서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 조주빈 "악마의 삶 멈춰 줘 감사"…`손석희` 언급은 왜?(상보)
- [이데일리 손의연 김은비 기자] 텔레그램 ‘n번방(박사방)’ 운영자인 조주빈(24)이 검거 일주일여 만에 포토라인에 모습을 드러내고 “멈출 수 없던 악마의 삶을 멈춰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살인죄가 아닌 성폭력 범죄자로는 최초로 포토라인에 선 그는 취재진과의 짧은 문답 동안 정면을 또렷이 응시하는 등 당당한 모습이었다.텔레그램에서 불법 성착취 영상을 제작, 판매한 n번방 사건의 주범 조주빈 씨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기 위해 호송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조주빈은 25일 오전 8시 서울 종로경찰서 앞에 나타났다. 그는 이날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다. 그는 마스크를 쓰지 않고 목에 깁스를 착용한 채 정수리 부근에 밴드를 붙였다. 조는 취재진의 질문에 “손석희 (JTBC) 사장님, 윤장현 (전 광주광역시) 시장님, 김웅 기자님 등 저에게 피해를 입은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는 아리송한 말로 운을 뗐다. 조주빈은 이어 “멈출 수 없던 없던 악마의 삶을 멈춰주셔서 감사하다”는 준비된 말을 마쳤다.그는 취재진의 ‘성착취물 유포를 인정하나’, ‘범행 후회하지 않나’, ‘살인 모의 혐의 인정하나’, ‘왜 범행했나’, ‘잡히지 않을 거라 생각했나’, ‘갓갓(n번방의 또다른 운영자)을 아는가’ 등 다른 질문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후 바로 준비된 차량에 탑승해 검찰로 옮겨졌다.조주빈은 지난 16일 경찰에 붙잡힌 직후에는 범행을 부인하며 자해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정수리 부근에 붙인 밴드는 당시 입은 상처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조주빈은 아르바이트 등을 미끼로 피해자들을 유인해 얼굴이 나오는 나체사진을 받아낸 뒤 이를 빌미로 성착취물을 찍도록 협박하고 박사방에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조주빈을 포함한 공범들은 여성들이 자신들의 지시에 응하지 않으면 직접 찾아내 위협하기도 했다. 박사의 공범 중에는 구청 혹은 동사무소에서 일하는 사회복부무요원도 포함돼 이들을 통해 피해 여성의 개인정보를 빼돌렸고, 협박과 강요의 수단으로 삼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총 74명, 이 중 16명이 미성년자로 확인됐다. 경찰은 피해자가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이 이들에게 적용한 법 조항은 아동청소년성보호법(아동음란물제작)을 비롯해 형법상 강제추행·협박·강요·사기, 개인정보보호법 및 성폭력처벌법 등이다. 조주빈은 살인죄가 아닌 성폭력범으로 신상이 공개된 첫 사례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전날 신상공개위원회를 열고 조주빈의 이름, 나이, 얼굴 등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신상공개위원회는 “조씨의 신상공개로 인한 피의자 인권 및 피의자의 가족·주변인이 입을 수 있는 2차 피해 등 공개 제한 사유에 대해서도 충분히 검토했다”면서도 “피의자는 불특정 다수의 여성을 노예로 지칭하며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유포하는 등 범행 수법이 악질적·반복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위원회는 또 “아동·청소년을 포함해 피해자가 무려 70여명에 이르는 등 범죄가 중대할 뿐 아니라 구속영장이 발부되고 인적·물적 증거가 충분히 확보됐다”며 “국민의 알권리, 동종범죄의 재범방지 및 범죄예방 차원에서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심의해 피의자의 성명, 나이, 얼굴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앞서 지난 16일 조주빈이 검거된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텔레그램 n번방 용의자와 참가자의 신상공개’를 요구하는 내용의 청원글들이 올라왔다. 이 글들엔 500만 명이 넘게 동의했고 청와대와 경찰청장, 법무부·여성가족부 장관 등이 “강력하게 처벌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