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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진단] 부동층 최대 변수…단일화 전망 엇갈려[대선 D-50]
- [이데일리 이지은 이유림 기자] 정치 전문가들이 꼽은 이번 대선의 가장 큰 특징은 ‘폭넓은 부동층’이다. 투표 50일을 앞두고 아직 마음을 못 정한 유권자가 이번처럼 많은 경우는 이례적이라는 것이다. 비호감도 역시 유력 후보 어느 쪽도 개선될 여지가 크지 않다는 점도 공통된 분석이다. 이에 따라 거대 양당 후보 중 40%대의 ‘콘크리트 지지율’을 확보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사진=이데일리DB) 따라 부동층 표심의 향배와 함께 승패를 가를 최대 승부처로 ‘야권 단일화’를 꼽는 데 이견이 없었다.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리스크가 더 크다는 진단 아래, 최근 급부상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양강 구도에 미칠 영향에 주목했다.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1997년 김대중·김종필, 2002년 노무현·정몽준, 2012년 문재인·안철수, 2017년 안철수 완주까지 4가지의 사례를 들어 향후 야권 단일화 시나리오를 전망했다. 박 대표는 “2012년 대선처럼 안 후보가 일방적으로 철수하는 그림은 가능성이 제일 없고, ‘DJP 연합’처럼 협상하는 방식이 가장 가능성이 크다”며 “윤 후보 지지율이 30%대에 있고 안 후보가 10% 밑이면 협상할 가능성이 높고, 반대로 윤 후보가 20%대에 있는데 안 후보가 10%를 넘기면 경선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역시 “야권 단일화는 필연적이며, 반드시 이뤄질 거라 단언한다”고 자신했다. 특히 현재 호남에서 지지율 2위를 기록 중인 안 후보의 상승세가 안정기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신 교수는 “19대 대선에서도 약 두 달을 남겨두고 기록한 호남 지지율이 현재와 비슷했는데, 선거 막판에는 28%까지 올랐다”면서 “코로나19 정국에서 의사 출신이라는 점, 벤처 1세대 성공 신화를 일군 경제인 이미지, 교수 아내와 과학자 딸 등 현 시대에 맞는 강점이 많은 만큼, 최근 오른 지지율이 반사 이익만은 아니다”고 분석했다.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사진=이데일리DB)반면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단일화가 가장 큰 변수라는 점엔 공감하면서도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 교수는 “안 후보가 약진하고 있는 건 맞지만 확실한 추세가 형성됐다고 보긴 어렵다”면서 “윤 후보의 지지율이 어느 정도 회복된다면 안 후보의 기세가 언제 꺾일지 모르는 상황이기에 단일화 성사 가능성은 더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특히 야권 단일화가 유권자의 이목을 집중시킬 만한 이슈가 되기엔 이미 식상해졌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 교수는 “이전에는 단일화가 쇄신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드라마 같은 효과를 가져왔다면, 이젠 산술적인 계산에 의해 이뤄지는 너무 진부한 방식이 됐다”며 “결국 두 후보가 단일화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하는데, 후보 개인의 큰 이슈를 덮을 정도의 파괴력이 단일화를 통해 나오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김건희리스크’ 해소 vs 심화…‘7시간 통화’ 대선 파장 주목
- [이데일리 박태진 배진솔 이지은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7시간 통화’가 지난 16일 일부 공개되면서 50여일 남은 대선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설 연휴를 앞두고 이번 대선의 최대 승부처인 중도·부동층 표심을 좌우하는 결정적 이슈가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우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결정적인 한방이 없었다’는 분위기 속에서도 김씨의 언론인 매수 혐의, 비선 실세 프레임 띄우기에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반면 국민의힘은 ‘김건희 리스크’가 해소되는 계기가 됐다는 안도감 속에서도 후속 보도로 인한 리스크 재부각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7시간 통화’가 지난 16일 MBC를 통해 일부 공개되면서 50여일 남은 대선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결정적 한방’ 부재 속 與, 국민의힘 태도 지적먼저 민주당 인사들은 17일 ‘제2의 최순실’, ‘국정농단 시즌2’ 등 표현을 쓰며 비난했다. 다만 민주당 선대위 차원의 공식입장은 김씨의 발언에 대한 직접적인 지적보다는 국민의힘의 태도를 지적하는 등 ‘로키(low key)’ 대응에 나선다는 기조다. 섣부른 공격에 나섰다가는 세대별 입장차에 따른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근택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그동안 캠프에 관여 안 한다, 관계없다는 얘기들이 사실이 아니었다. 캠프 구성에 직접 관여했다는 것을 김건희씨 본인이 인정했다”며 “‘최순실 기시감이 든다. 최순실 시즌2’ 아니냐”고 했다. MBC ‘스트레이트’가 전날(16일) 밤 공개한 녹음 파일에 따르면 김씨는 유튜브채널 ‘서울의소리’ 기자 이모씨에게 캠프 운영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 캠프 합류를 제안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잘 하면 1억원을 줄 수도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우상호 의원은 TBS 라디오에서 “기자를 돈으로 협박, 회유하고 ‘미투’도 돈으로 했으면 될 텐데라고 하는 인식이 아주 천박하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밝혔다. 김우영 선대위 대변인도 공직선거법 제113조 제1항을 인용해 “후보자(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포함)와 배우자는 기부행위를 할 수 없다”며 “김건희 씨가 기자에게 한 행위는 이 법을 위반한 혐의가 있다”고 꼬집었다. 다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대위는 공식적으로는 보도 내용에 대한 평가는 국민 몫으로 두는 한편 윤 후보와 국민의힘의 태도를 지적했다. 김우영 대변인은 이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 후보 선대위의 인식을 지적하며 “정말 문제를 모르는 것인지, 알고도 눈 감는 것인지 의아하다”고 했다. 이준석 대표가 방송 직후 “문제 될 게 없다. 구체적으로 지적해달라”고 말한 태도에 대해 꼬집은 것이다. 이재명 후보도 가십성 이슈에는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이 후보는 ‘청년 간호사 간담회’ 이후 취재진의 질문에 “저도 관심이 있어서 당연히 봤다. 그냥 봤을 뿐이고 문제에 대한 개인적인 관심보다는 국민들의 민생과 경제에 더 관심을 기울일 생각”이라고 일축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17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불교리더스포럼 출범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부인의 7시간 통화 보도에 대해 “그 시간에 다른 일을 하고 있어서 직접 (방송을) 보지 못했다”면서도 “어찌 됐든 많은 분들 심려를 끼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 숨 돌린 국힘…이재명 역공에 고삐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파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안도하면서도 김씨의 7시간 통화 논란을 ‘선거용 흠집내기’로 규정하며 엄호 태세를 이어갔다.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방송 직후 페이스북에 “후보자의 배우자가 정치나 사회 현안에 대해 본인이 가진 관점을 드러내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될 일이 없다”며 “특히 보도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서는 여러 사안이나 인물에 대해서 편하게 평가하고 표현할 수 있는 것”이라고 적으며 김씨의 발언을 두둔했다.국민의힘은 내주 한 차례 더 김씨의 7시간 통화 녹취록에 대한 방송을 하겠다고 예고한 MBC에 대해 공세를 이어가는 한편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를 겨냥한 ‘역공’에 고삐를 죄고 나섰다.국민의힘은 이날 김씨가 MBC를 상대로 제기한 방송금지 가처분 사건의 법률대리인인 김광중 변호사와 MBC 스트레이트 제작진을 공직선거법상 후보자비방,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윤 후보는 부인 통화 보도와 관련해 머리를 숙였다. 그는 이날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불교리더스포럼 출범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그 시간에 다른 일을 하고 있어서 직접 (방송을) 보지 못했다”면서도 “어찌 됐든 많은 분들 심려를 끼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사적인 대화 내용이 방송으로 공개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것도 있지만, 사적 대화를 뭐 그렇게 오래 했는지 저도 잘 이해가 안 가는 면이 있다”며 “남편인 제가 좀 더 잘 챙기고 해야 했는데 제가 안 그래도 새벽에 나갔다 밤늦게 들어오고 하다 보니 제 아내와 대화할 시간이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윤 후보는 김씨의 선거 개입 논란에 대해선 “제 처가 선거운동에 많이 관여했다면 그런 통화를 장시간 할 수 있는 시간이 되겠나”라고 선을 그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7시간 통화 보도가 김건희 리스크를 해소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1억원 매수, 미투 언급 등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일반인들이 생각했던 것과 달리 김건희 씨의 리스크가 해소되는 계기가 됐다”면서 “대선이 후보자의 자질, 국정운영 능력, 도덕성 등을 검증해야 하지만, 막장으로 가다 보니 국민들이 이건 좀 심한 거 아닌가 하는 판단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를 계기로 부인들과 관련된 네거티브가 정점을 지나서 어느 정도 정돈된 상태로 들어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MBC 후속 보도에 대해서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다만 윤 후보가 소극적인 해명에만 나선다면 지지율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녹취 방송이 주는 의미는 윤 후보에게는 마지막 남은 리스크라고 볼 수 있다”며 “다만 해당 리스크는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에 수동적 방어보다는 부부가 함께 적극적으로 해명하면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