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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너지IB 웃고 피에스 울고…비보존제약 CB 인수자 엇갈린 희비
- [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비보존제약이 국산 비마약성 진통제 어나프라주(오피란제린염산염)의 국내 신약 허가를 획득한 가운데 과거 이 회사의 전환사채(CB)에 투자한 이들의 투자성과에 관심이 쏠린다. 시너지IB투자가 가장 크게 웃었고 피에스성장조합이 속 쓰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시너지IB투자의 경우 이달 중 비보존 교환사채(EB) 및 전환사채(CB)에 또다시 투자를 결정해 ‘행복한 동행’을 이어갈 전망이다.(사진=비보존제약)비보존제약이 과거 발행한 CB의 전환 및 상환청구 이력을 살펴보면 전문투자자들조차 회사의 미래에 불확실성이 크다고 판단했던 정황이 포착된다. 일례로 2022년 31억원 규모 20회차 CB를 인수했던 피에스성장투자조합은 전액 상환을 선택했다. 만기 및 전환청구기간이 2025년까지 넉넉했는데도 어나프라주의 신약허가 발표 예상시점보다 앞서 조기에 상환받는 길을 선택했다. 그만큼 어나프라주 허가획득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시가하락에 따른 전환가액 조정이 8회 발생한 것도 이 같은 결정에 한몫 했다.어나프라주 허가 후 비보존제약 주가는 고공상승 중이라 주식전환을 통한 차익실현 기회를 놓친 피에스성장투자조합으로서는 아쉬운 대목이다.시너지IB투자의 경우에는 CB 전환을 선택해 양호한 수익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1년 비보존제약의 100억원 규모 19회차 CB를 인수했던 시너지IB투자는 발행사 측 매도청구권(콜옵션) 분량을 제외한 60억원어치를 보통주로 전환했다. 작년 2월 30억원 규모로 전환청구권을 행사해 비보존제약 주식 398만9360주를 발행받았고 이후 추가 전환권 청구로 나머지 30억원 어치를 전환했다.시너지IB투자 관계자는 “이두현 비보존 회장과 장부환 비보존제약 대표, 이 두 사람 경영진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투자했다”며 “이 회장은 16년 가까이 비마약성 진통제 한우물을 판 연구자로 해당 분야에 진심인 점을 높게 샀다”고 말했다.또한 “투자시점 당시 비보존제약은 내실을 갖춘 제약회사가 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며 “제약사업으로 캐시카우를 만들어야 지속가능한 신약 R&D를 영위할 수 있기에, 제약사 인수를 통한 기업구조재편 계획이 긍정적이었다”고 말했다.그는 이번 어나프라주 허가 획득에 대해서 “솔직히 아무도 확신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당사의) 전환시점에는 비보존제약 주가가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던 것이(전환 결정에) 주효했다”고 말했다. 전환 주식의 처분 여부와 향후 차익실현 계획, 펀드 만기기한에 대해서는 함구했다.시너지IB투자는 이달 3일 비보존이 발행한 30억원 규모 교환사채(EB)와 12일 비보존제약이 발행한 3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전량 인수해, 비보존과의 동행을 앞으로도 지속할 전망이다.한편, 오피란제린은 비보존이 2008년부터 연구개발한 물질 ‘VVZ-149’의 주사제형으로, 해당 전용실시권을 비보존제약이 2020년 9월 도입했다. VVZ-149는 저분자화합물로, 마약성 진통제에 버금가는 진통 효과를 가져 오피오이드 대체제로 개발됐다.연구개발을 지휘한 이두현 비보존 회장은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생물심리학 박사, 일라이릴리 연구원, 존슨앤드존슨 선임연구원, 암젠 팀장을 거친 진통제 개발 전문가다.어나프라주 허가 획득에 이르기까지 비보존제약은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우여곡절이 컸다. 전환사채(CB)를 21회차까지 발행했고 잇딴 유상증자를 통해 영업을 이어갔다.회사는 2022년 11월 제약사를 흡수합병한 이후로 의약품 매출을 통한 재무적 안정성을 갖춰가고 있다. 2023년에는 영업적자를 벗어났다. 올해 3분기 실적으로는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32.9% 늘어난 643억원, 영업이익은 60.8% 증가한 330억원을 기록했다. 향후 어나프라주가 매출에 가세하면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점쳐진다.비보존제약은 최근 5년 루미테크놀로지앤대부→루미마이크로→비보존헬스케어→비보존제약(흡수합병)으로 상호변경을 거쳤다. 현재 비보존제약 최대주주는 볼티아(27.55%)고 볼티아 최대주주는 이두현 비보존 회장(83.55%)이다.
- 계엄 사태 후 강남 마저…"안 팔려요" 집주인들 비명
-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서울 아파트 매수 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매매수급지수가 8주 연속 하락하더니 6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1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2월 둘째 주(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8.6으로 전주(99.2) 대비 0.6포인트 하락했다. 이 지수는 10월 중순 이후 8주 연속 하락하며 6월 셋째주(17일, 98) 이후 6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매매수급지수는 아파트 매매시장의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선(100)보다 수치가 높을수록 시장에 집을 매도하려는 사람보다 매수하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의미이고 100보다 낮다는 것은 매도 심리가 더 크다는 뜻이다. 남산에서 바라본 서초구 일대 아파트.(사진=연합뉴스)강남 지역의 매매수급지수는 100으로 전주(100.3)보다 0.3포인트, 강북 지역은 97.2로 0.8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특히 강남, 서초, 송파, 강동 등이 포함된 강남 동남권의 매매수급지수는 99.4로 2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수가 100이하로 떨어진 것은 6월 마지막 주(24일, 99.5) 이후 처음이다.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92.9로 5주 연속 하락하며 7월 둘째 주(8일 기준) 92.9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 수도권과 지방도 각각 96.4, 89.7로 각각 7월 첫째 주(1일, 95.9), 7월 셋째 주(15일, 89.7)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한편 전세 수급도 악화하고 있다.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이달 둘째 주(9일) 99로 8주 연속 하락하며 4월 넷째 주(22일, 97.9) 이후 8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보였다. 강남 동남권도 97.6으로 3주 연속 하락했다. 6월 첫째 주(3일, 97.5)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수도권도 99.4로 5월 셋째 주(20일, 99.4) 이후 가장 낮아졌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 선포 이후 탄핵 정국이 장기화하면서 부동산 매매를 포함한 거래 수요가 뚝 끊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올해 10월 누적으로 전국은 물론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이 각각 0.83%, 2% 상승하면서 3년 만에 상승세로 전환한데다 서울 전세 가격이 작년 7월부터 16개월 이상 오르고 있는 상황인데 정권 교체 가능성 등에 관망세가 뚜렷해지고 있는 분위기다. 다만 내년부터 아파트 공급 부족이 현실화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년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26만 4425호로 올해(36만 3851호) 대비 10만호 가까이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줄어든 물량의 대부분이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연구위원은 “내후년에는 2025년 대비 더 큰 공급절벽이 예상되는 상황이라서 내년 하반기 시기에 가까워질수록 공급절벽 우려가 부동산 시장을 지배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2026년 15만 7207호, 2027년 17만 5669호에 불과하다.
- 족쇄 푼 '수원 R&D 사이언스파크' 12년 만에 본격화
- [수원=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성균관대를 중심으로 연구개발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수원 R&D 사이언스 파크’ 조성사업이 본격화된다. 추진 계획 수립 12년 만에 사업부지 일대에 걸려있던 개발제한구역이 해제되면서다. 서수원 일대 도시 변화를 이끌 ‘수원 R&D 사이언스 파크 조감도’ 조감도.(사진=수원시)13일 경기 수원시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이날 ‘개발제한구역 일부 해제에 관한 수원도시관리계획 결정(변경)(안)’을 조건부 의결했다. 이번에 해제된 개발제한구역 중에는 수원시 권선구 입북동 일원 34만2521.1㎡ 부지도 포함돼 있다. 이는 수원 R&D 사이언스 파크 사업부지 전체 면적(35만2600㎡)의 97.1%에 달한다.◇수사와 감사, 개발제한구역에 묶인 12년2011년 성균관대가 경기도에 사업을 건의하면서 시작된 수원 R&D 사이언스 파크 사업이 첫걸음을 내딛기까지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수원시가 2013년 사업추진계획을 수립하고, 2014년 사업계획을 발표한 후 2016년 국토교통부에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위한 도시관리계획 결정(변경)을 신청하면서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지만, 토지 거래 의혹에 대한 검찰수사(무혐의), 감사원 감사(불문) 등으로 사업이 중단되며 좌초 위기를 겪기도 했다.수원 R&D 사이언스파크 그린벨트 해제 위치도.(사진=수원시)2021년 8월 국토부에 사업신청서를 다시 제출했지만, 국토부는 ‘행정절차 기한이 오래 지났으니 다시 이행하라’고 회신했고, 2023년 7월 민선 8기 출범 후 전략환경영향평가·사업 타당성을 재조사 등 모든 행정절차를 재이행해 2023년 9월 관계 정부 부처와 협의를 완료했다.국토부는 ‘토지소유자의 건의 사항이 선결됐을 때 행정절차를 이행할 수 있다’는 조건부 의견을 냈고, 수원시는 다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국토부·성균관대·경기도와 지속해서 협의했다.수원시는 부지의 87%를 소유한 성균관대와 꾸준히 협의한 끝에 2023년 12월 29일 ‘수원 R&D 사이언스 파크 조성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이재준의 노력, 결국 통했다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은 과거 수원시 제2부시장으로 재직할 때부터 수원 R&D 사이언스 파크 조성사업을 진두지휘한 인물이다. 이번 개발제한구역 해제에도 이 시장은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지난 12월 5일 세종시 국토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전체위원회. 이날 회의에는 ‘개발제한구역 일부 해제에 관한 수원도시관리계획 결정(변경)(안)’이 심의 대상으로 테이블에 올려졌다.이재준 수원특례시장.(사진=수원시)심의 안건 발표자로 직접 나선 이재준 시장은 5분 동안 수원 R&D 사이언스 파크 조성사업의 필요성을 역설했고, 45분 동안 이어진 심의위원들의 질문에 성심성의껏 답했다. 수원시는 13일 ‘조건부 의결’이라는 내용이 담긴 심의 결과를 받았다.이에 따라 내년 1분기에 ‘개발제한구역 해제’가 고시될 예정이고, 수원시는 내년 말까지 ‘도시개발 구역지정, 개발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이재준 시장은 “수원시 첨단 과학기술 혁신 클러스터 조성사업의 하나인 수원 R&D 사이언스 파크는 서수원의 혁신을 이끌고, 수원시를 넘어 경기 남부의 새로운 성장 거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 수원의 경제대전환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 한국타이어, ‘드라이버리뷰 커스터머 초이스 어워드’ 4개 부문 수상
-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가 ‘드라이버리뷰 2024/25 커스터머 초이스 어워드(DriverReviews 2024/25 Customer Choice Awards)’에서 총 4개 부문을 수상했다.왼쪽 두번째부터 폴 에머리 한국타이어 영국 세일즈 디렉터, 조이 볼드윈 한국타이어 영국 마케팅 매니저, 벤 프랜시스 한국타이어 PCR 세일즈 매니저. (사진=한국타이어)드라이버리뷰는 유럽 최대 타이어 리뷰 플랫폼 중 하나로 43만 건 이상의 검증된 리뷰를 제공해, 유럽 전역의 운전자들 사이에서 높은 공신력을 얻고 있다. 이번 어워드에서는 유럽 운전자들의 다양한 선호도를 반영해 총 13개 부문에서 우수한 타이어를 선정했다.한국타이어는 올해 어워드에서 △소형 및 중형 SUV △핫 해치(Hot Hatch) △픽업트럭 △밴을 위한 최고의 타이어 등 4개 부문에서 수상을 기록했다. 부문 별로 각각 플래그십 타이어 브랜드 ‘벤투스(Ventus)’, 중대형 SUV 및 픽업트럭용 타이어 브랜드 ‘다이나프로(Dynapro)‘, 경트럭 및 밴 전용 타이어 브랜드 ‘밴트라(Vantra)’가 유수의 브랜드들을 제치고 상단에 이름을 올렸다.소형 및 중형 SUV 부문에서는 초고성능 SUV용 타이어 ‘벤투스 S1 에보3 SUV(Ventus S1 evo3 SUV)’가 ‘매우 추천(Highly Recommended)’ 등급을, 핫 해치 부문에서는 ‘벤투스 S1 에보3(Ventus S1 evo3)’가 ‘추천(Commended)’ 등급을 받았다. ‘벤투스 S1 에보3’ 시리즈는 신소재 ‘고순도 합성실리카 컴파운드(HSSC)’를 적용해 마른 노면과 젖은 노면에서 강력한 접지력 등 최적화된 타이어 성능을 구현한다.픽업트럭 부문에서는 온·오프로드 타이어 ‘다이나프로 AT2(Dynapro AT2)’가 ‘추천’ 등급을 받았다. ‘다이나프로 AT2’는 온·오프로드 주행은 물론, 겨울철 성능 인증을 의미하는 ‘3PMSF(3 Peak Mountain Snowflake)’를 획득해 눈길에서도 뛰어난 주행 성능을 발휘한다. 최근에는 한층 강화된 성능의 온·오프로드 타이어 ‘다이나프로 AT2 Xtreme(Dynapro AT2 Xtreme)’ 제품을 출시해 운영 중이다.밴 부문에서는 경트럭용 올시즌 타이어 ‘밴트라 LT(Vantra LT)’가 ‘추천’ 등급을 수상했다. ‘밴트라 LT’는 내마모성 향상을 위한 프로파일 설계 기술로 우수한 마일리지를 제공하고, 코너링 시 접촉면의 형상을 최적으로 유지하도록 설계해 주행 안정성을 강화한 제품이다.한편, 한국타이어는 ‘아우토 빌트’, ‘오토 익스프레스’, ‘왓타이어’ 등 유럽의 저명한 자동차 전문지 주관의 테스트에서 꾸준히 호평받고 있다. 앞으로도 글로벌 연구개발(R&D) 혁신 기술력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브랜드 위상을 강화하며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 삼일PwC “AI·방위·조선·바이오·원자력…내년 한국경제 버팀목”
-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내년 한국 경제 버팀목은 인공지능(AI), 제약·바이오, 방위·우주, 원자력, 조선업 등 첨단기술과 연관된 산업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삼일PwC 경영연구원이 13일 발표한 보고서 ‘2025년 산업전망: 한국 산업의 돌파구를 찾아서’에 따르면 내년 한국 산업의 주요 성장 동력은 첨단기술 관련 산업이 될 전망이다. 인공지능(AI), 방위·우주산업, 조선업, 제약·바이오, 원자력 등이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보고서는 특히 AI 분야에서 ‘AI 에이전트’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될 것으로 전망했다. AI 에이전트는 인간의 개입 없이 스스로 환경을 인식하고 데이터 분석 및 학습을 통해 문제를 자율적으로 해결하는 생성형 AI 시스템 기반의 기술을 의미한다.방위산업의 경우 글로벌 무기 구매 수요 증가로 수출시장 성장이 예상된다. 미국의 방위비 인상 압박으로 인해 전반적인 방산 수출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조선업 분야에서는 LNG선 수주 기회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트럼프 정부의 재집권 시 미국 LNG 수출 재개로 인한 LNG 선박 수주 기회 증가와 함께, 미 함정의 유지보수운영(MRO) 관련 수주도 늘어날 전망이다.홍준기 삼일PwC 감사부문 대표는 “국내 산업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첨단 기술의 도입과 활용이 향후 생산성 격차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저부가가치 비중이 높은 산업이라면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첨단 기술 관련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성공확률 높은 신약집중', HK이노엔 케이캡의 성공비결[기술수출 대해부]⑤
- 기술수출 대해부는 의약품 기술수출 양적 측면 및 계약 상대방 분석을 통한 질적인 측면까지 깊이 있게 다룬다. 특히 여러 차례 기술수출을 성공한 제약 바이오사들의 사례를 집중 조명, 이들 기업의 기술 경쟁력, 경제적 이익, 글로벌 브랜드 밸류 그리고 연구개발 투자의 선순환 구조를 분석했다. 기술수출 이후의 임상단계 진전과 신약 후보물질의 상업화 가능성, 기대 수익에 대한 해부는 국내 제약바이오 투자에 있어 중요한 통찰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취재는 한국과학기자협회가 지원했다.[편집자][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HK이노엔(195940)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이 세계로 뻗어 가고 있다. 잇단 케이캡의 기술수출 성공 비결은 경쟁력있는 경증 치료제를 개발한 데 있다. 여기에 상업화와 기술수출을 동시 추진한 것이 전략적인 성공으로 평가받는다. 5일 HK이노엔에 따르면, 케이캡은 14개 회사와 45개국 수출 계약을 맺었다. 14건의 수출계약은 중국·미국·브라질 등 3건 기술수출과 11건 완제수출이다. 이 가운데 국내를 포함한 15개국에선 품목허가를 받고 제품을 출시했다.HK이노엔과 케이캡 기술수출 계약을 맺은 14개 회사는 중국 산둥 루신 제약, 베트남 린 파마, 중남미 라보라토리오스 카르노트, 인도네시아 칼베, 태국 폰즈, 필리핀 MPPI, 몽골 모노스, 싱가폴 UITC, 북미 브레인트리 래버러토리스, 말레이시아 파마니아가 로지스틱스, 인도·러시아·CIS 닥터레디, 브라질 유로파마, 사우디아라비아 등 10개 중동지역 타북제약제조사 등이다.케이캡 해외진출 현황. (제공=HK이노엔)케이캡은 지난 2018년 국산 신약 30호로 식품의약처안전처(식약처) 허가 품목에 이름을 올린 뒤 6년간 눈부신 성과를 창출해오고 있다. 국내에선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자리 잡았고, 여러 건의 기술수출을 성사시키며 대표적인 신약개발 성공 사례가 됐다.◇중증 질환 대신 성공가능성 높은 신약개발 선택HK이노엔은 난이도 높은 중증 질환 치료제 개발 대신 개발 성공확률이 높은 신약을 선택했다.회사 관계자는 “우리나라 제약바이오사와 글로벌 제약사와 자본력, 투자규모, 기술력 등에선 여전히 격차가 있다”며 “미충족 수요를 충족하는 혁신 신약도 중요하지만 국내 제약사의 투자 여력과 기술 정도를 고려해 성공 가능성이 높은 신약을 개발을 목표로 했다”고 개발 당시 고민을 전했다. 대신, 시장성과 해외 진출 가능성을 꼼꼼히 따졌다. 그는 “다양한 과에서 다빈도로 처방돼 시장성 높다고 판단된 것이 소화성궤양제 분야”라며 “다케다의 보노프라잔이 중국·미국 진출로 인해 글로벌 시장에서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 제제 관심이 올라간 상황과는 반대로 경쟁자는 많지 않았다”고 진단했다,케이캡 사업본부 관계자는 “세계 위식도역류질환 유병률 등을 살펴 시장 성장 가능성을 높게 봤다”면서 “경쟁상황 측면에서도 케이캡으로 충분히 승부를 볼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케이캡은 유한양행 레바넥스(레바프라잔), 다케다제약 보신티(보노프라잔)에 이어 세계 3번째로 개발된 P-CAB 제제다. 레바프라잔은 위식도역류질환 적응증으로 허가받지 못해 국내에서 존재감이 미미한 상황이다. 보노프라잔은 국내 출시를 하지 않았다. 국내 경쟁 강도가 높지 않은 상황에서 해외 시장에서도 보노프라잔 외 뚜렷한 경쟁자가 없었다.중국 출시한 케이캡 중국 제품사진_현지제품명 타이신짠. (제공=HK이노엔)P-CAB 제제는 시장 진입 당시 기존 2세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인 PPI(프로톤펌프 저해제) 계열 제제의 뒤를 이어 차세대 치료제로 주목받았다. PPI 제제는 위산에 의한 활성화 과정이 필요해 공복 상태나 식전에 복용해야 한다는 불편함이 컸다. 느린 약효와 불안정한 약제 상호 작용 등도 단점으로 지적됐다. P-CAB 제제는 PPI 제제의 단점을 보완했다.특히, HK이노엔은 P-CAB 제제 핵심 개발 역량을 확보한 상태였다. 유한양행의 레바넥스 개발에 참여했던 연구진 상당수가 HK이노엔(당시 CJ제일제당 제약사업부문)에 대거 합류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P-CAB 제제 개발법을 잘 알고 있었다.◇개발초기부터 기술수출·상업화 투트랙 전략케이캡은 개발 초기부터 국내외 시장 모두를 염두에 뒀다. 케이캡 사업본부 관계자는 “국내 소화성궤양제 시장은 1조원 규모”라며 “반면 세계 시장은 20조원 규모”라고 비교했다. 이어 “진정한 블록버스터 신약 지위 위상을 가지기 위해선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기술수출과 상업화 투 트랙 전략을 고려했다.HK이노엔 관계자는 “예전 기술수출되는 물질은 초기 단계 파이프라인이었다”면서 “하지만 요즘에는 어느 정도 검증된 임상 1상 이후 단계에서 기술이전하는 사례가 다수”라고 비교했다. 그는 이어 “신약개발 최종 목표를 기술이전이 아니라 상업화까지 염두에 두고 개발해야 추후 기술이전에서든, 제품화에서든 좋은 결과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기술수출 실패나 기술수출 반환 후 후폭풍도 사전에 차단했다.캐이캡 사업본부 관계자는 “기술이전에만 의존하는 형태는 자칫하면 단발성 신약개발 및 파트너사에 의존적인 형태로 변질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며 “기술수출·상업화 투트랙으로 나눠 개발전략을 세우는 것이 지속가능한 연구개발(R&D)전략”으로 판단했다.◇탄탄한 국내시장 기반으로 해외 진출 케이캡 기술수출의 또다른 차별화 요인은 탄탄한 국내 시장을 기반으로 해외 진출을 시도했다는 점이다.HK이노엔 관계자는 “케이캡이 글로벌 소화성궤양용제 시장 6위인 한국에서 단기간에 기존 PPI(양성자 펌프 억제제) 제제를 대체해 시장 1위 제품으로 성공하는 사례를 보여줬다”며 “이는 파트너사에 성공적인 상업화에 대한 확신을 심어줬다”고 진단했다.케이캡의 연간 처방액은 출시 첫해인 2019년 304억원을 시작으로 771억원(2020년) → 1107억원(2021년) → 1321억원(2022년) → 1582억원(지난해) → 918억원(올 상반기) 순으로 매년 큰 폭으로 성장했다.국가별 의약품 품목허가 관련 규제 차이를 살펴 국가별 진출 전략을 차별화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케이캡 사업본부 관계자는 “중국, 미국, 브라질 등은 품목허가를 위해 현지임상이 필요하다”며 “현지임상 기술수출은 계약금, 단계별 기술료, 로열티 등을 수취하는 구조다. 현지 파트너사가 직접 생산하고 유통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케이캡 완제품 수출국가 현황. (제공=HK이노엔)중국에선 현지임상을 끝내고 지난 2022년 ‘타이신짠’이라는 이름으로 출시했다. 미국 파트너사 브레인트리는 비미란성식도염 적응증으론 임상 3상을 마무리하고 결과 분석 중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품목허가가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브라질 제약사 유로파마와 지난해 케이캡 개발, 제조, 허가, 판매 등 독점권을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기술이전 중이다.그는 “국가별로 임상 결과 인정 여부와 인정 범위가 다르다”며 “경우에 따라 국내 임상결과를 제출하거나 추가로 허가에 필요한 임상이 있을 경우 현지에서 진행 고려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완제수출국을 HK이노엔이 생산한 케이캡을 현지 파트너사 유통, 판매하는 구조”라고 덧붙였다.인도·남아공·동유럽5개국의 완제수출 파트너사인 ‘닥터레디’는 인도, 러시아, 남아공 3개국에 대한 임상 3상을 최근 완료했다. 일부 국가에선 시판 후 조사, 가교 임상 등을 고려하고 있다.HK이노엔 관계자는 “케이캡을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을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글로벌 진출 적극 타진했다”며 “오는 2028년 100개국 진출, 2030년 연매출 2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포부를 내놨다.
- “창업시 교육·투자·인프라 도움” “도전하라”
-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최근 서울 동대문구 서울바이오허브에서는 한국 바이오 스타트업의 해외진출을 돕기 위한 핵심 전략들을 공유 자리가 마련됐다. 최근 글로벌 제약사 알젤리나파마와 약 5000억원 규모의 치매 신약 후보 물질(CV-01)을 기술 이전한 큐어버스의 조성진 대표와 세계적인 미국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로 진출해 성공 신화를 이룬 고종성 제노스코 대표가 지난 3일 서울 동대문구 서울바이오허브 글로벌센터에서 열린 ‘서울 바이오·의료 오픈콜라보’ 행사에서 스타트업 관계자들 만난 것이다. 조성진 큐어버스 대표가 지난 3일 서울 동대문구 서울바이오허브 글로벌센터에서 열린 ‘서울 바이오·의료 오픈콜라보’ 행사에서 ‘저분자 신약개발 스타트업: 글로벌 L/O 성공 사례’를 주제로 설명하고 있다. (사진=서울바이오허브)제약·바이오 업계가 힘든 상황에서도 기술이전이라는 단비 같은 소식을 전하고, 바이오 업계에서 주요 ‘스피커’로 활동하는 두 대표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이날 서울바이오허브 글로벌센터 세미나실은 업계 관계자들로 만원을 이뤘다. 서울바이오허브는 서울시가 조성하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고려대가 운영하는 바이오·의료 창업 플랫폼이다. 특히 큐어버스는 이곳 서울바이오허브에 입주해 있는 기업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연구소기업 등록, 세제 혜택 등 사업화 지원을 받아 성장했다.조성진 큐어버스 대표는 이날 ‘저분자 신약개발 스타트업: 글로벌 L/O(기술수출) 성공 사례’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길고 아주 리스키(위험)한 신약 개발의 여정에서 저희는 임상 1상 정도에서 임상 2상 초기까지의 앞부분 수행 개발 스타트업”이라며 “2021년 10월에 창업을 했는데, KIST의 출자 기술을 가지고 시작해 KIST 대표 연구소 기업”이라고 회사를 소개했다.그러면서 “첫 번째 파이프라인(주력제품군)이 알츠하이머병 치료 물질인데, 이게 어디서 갑자기 튀어나온 건 아니다”라며 “치매연구개발사업단이라는 사업단 안에 들어가서 약물을 개발하고 있었다. 국가사업에서 오랜 기간 동안 발굴되고 최적화되어서 나온 대표 성과물을 저희가 개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해 주시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조 대표는 창업부터 최근 기술이전 성과까지 서울바이오허브의 도움이 적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연구자로서 처음에 창업을 할 때 사실 잘 모르는 부분도 많고, 도움을 받을 부분도 많이 있다”며 “여러가지 교육들이나 투자나 아니면 법률적인 부분들에서 지원을 받았고, 공간이나 인프라 들도 많이 지원을 받게 됐다”고 털어놨다.또 연구를 거듭하면서 알게 된 바이오 컨설팅 회사를 통해 회사 니즈에 맞는 기술이전 대상 회사(안젤리나파마)를 찾게 돼 1년 만에 빠른 속도로 사업을 진행하게 된 것이다. 조 대표는 “저희는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저희가 해야 할 일을 꼭 해서 성공 모델을 보여줄 수 있는 그런 스타트업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아울러 그는 “신약개발에는 사회적 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국가 차원의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기업 혼자 만의 노력으로는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서 성장할 수 없다는 뜻이다. 고종성 제노스코 대표가 지난 3일 서울 동대문구 서울바이오허브 글로벌센터에서 열린 ‘서울 바이오·의료 오픈콜라보’ 행사에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서울바이오허브)국산 항암제 최초로 미국 시장을 뚫은 ‘렉라자’의 후보물질을 개발한 고종성 제노스코 대표는 전세계 신약개발회사가 왜 미국 보스턴으로 모일 수밖에 없는 지 이날 특강을 통해 밝혔다. 고 대표는 국내 최초 표적 비소세포암 치료제인 렉라자 개발에 핵심적으로 기여하고, 원천기술 개발부터 사업화까지 R&D 전 주기 프로세스를 확립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달 국민훈장 목력장을 받았다.제노스코가 개발한 렉라자 후보물질은 모회사인 오스코텍을 통해 유한양행으로 이전된 후 국내 임상을 거쳐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 이노베이티브 메디신(옛 얀센)으로 기술이 수출됐다. 이후 지난 8월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항암제로는 처음으로 미국 식품의약청(FDA) 품목 허가를 받았다. 고 대표는 보스턴에 대해 세계2차대전 이후 약을 개발하기 위한 R&D 인프라가 갖춰져 있는데다, 하버드대, MIT 등 주요 대학을 통한 인재 영입이 용이하고, 병원, 벤처캐피탈(VC) 자본 등이 다 결집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이런 것들이 다 갖춰져 있기 때문에 전 세계 (신약)개발을 주도한다”고 말했다.고 대표는 보스턴 클러스터에는 한국 보건산업진흥원이 국내 기업들을 위한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신약개발은 물론 기술이전 과정까지 관여하며 국내 스타트업의 등대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도전 정신도 필요하다고 했다. 고 대표는 “저는 신약개발 과정을 항상 즐거운 여행이라고 하는데, 설레기도 하지만 겁먹지 말자”라며 “요즘 한국의 에셋(자산)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도전하는 그런 사람들이 (보스턴으로)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국적 제약회사를 쫓아내려면 우리가 서로 협력해야 한다”며 R&D, 생산 등 각 사업단에 있는 유능한 기업들간 협업을 강조했다.
- 씨에스윈드, 시장 진입장벽 높아지며 가격 협상력 확보 전망 -NH
- [이데일리 신하연 기자] NH투자증권이 씨에스윈드(112610)에 대해 풍력 터빈 및 타워 대형화로 시장 진입장벽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가격 협상력이 높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투자의견 ‘매수(BUY)’와 목표주가 6만 3000원을 유지했다. 전거래일 종가는 4만 1350원으로 목표주가까지 상승 여력은 52.36%다.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3일 “씨에스윈드는 글로벌 전역의 해상풍력 타워를 공급하며, 최근 터빈 대형화 과정에서 지름이 8m 이상 타워를 생산, 납품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정 연구원은 “지난 9~11일 씨에스윈드, 씨에스베어링 베트남 현지 공장 투어를 실시, 풍력 타워 수요를 확인하고, 베트남 법인의 역할, 중장기 경쟁구조를 점검했다”며 “현지 공장은 지난 2022년 11월, 글로벌 풍력 터빈 기업인 Siemens-Gamesa와 계약한 풍력 타워 공급 계약에 따라 해상풍력용 타워를 본격 생산 중”이라고 설명했다.또 “불확실성에도 2025년 생산 물량은 이미 충분히 확보했다”며 “풍력 타워가 커지면서 뒤틀림 없이 타워를 제조하기가 까다로워졌으며, 필요한 설비와 부지 대형화 등 제작 난이도가 높아지면서 진입 장벽이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이어 “베트남 법인은 장기 근속의 숙련공 비중이 높아 프로젝트마다 변화하는 신규 스펙의 타워를 생산하기에 최적화돼 있다”면서 “기업 내 연구·개발(R&D)도 베트남에서 집중 수행 후 베트남 외 다른 법인으로 숙련 인력을 파견해 생산성 개선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정 연구원은 해상풍력 수주가 계속되는 가운데 진입 장벽 상승으로 가격 협상력 제고가 기대된다고 짚었다.그는 “글로벌 디벨로퍼(개발 기업)들의 해상풍력 사업 축소 등은 중장기 리스크 요인이나, 고객사인 풍력 터빈 기업들의 해상풍력 터빈 수주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면서 “미국 육상풍력은 2026년부터 타워 공급 부족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내다봤다.그러면서 “(씨에스윈드는) 주요 부품 기업으로써 가격 협상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판단한다”며 “대형화에 따른 신규 기업 진입 제한도 제한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NH투자증권 제공]
- “바이오 혁신 생태계 조성이 사명…韓 스타트업 경쟁력 뛰어나”
-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바이오 혁신 생태계 조성과 글로벌 ‘톱5’ 국가로 성장하도록 돕는 게 가장 큰 역할이자 사명이다.”김현우 서울바이오허브 센터장이 지난 3일 집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지난 3일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에 있는 서울바이오허브 글로벌센터 집무실에서 만난 김현우(54) 서울바이오허브 사업단장(센터장)은 이같이 밝히며 서울을 ‘제2의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로 성장시킬 수 있다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김 센터장이 자신감을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한국 바이오 산업의 잠재력과 스타트업의 뛰어난 경쟁력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바이오허브는 서울시가 조성하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고려대가 운영하는 바이오·의료 창업 플랫폼으로, 바이오 기업의 해외진출 및 해외기업의 국내 진출을 돕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2021년도 기준으로 세계 바이오 시장 규모가 2조원 달러인데, 반도체나 자동차, 석유화학까지 합친 규모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제 바이오 시장에 도전을 해야 한다”며 “전세계 마켓셰어(시장점유율)에서 우리나라 바이오가 차지하는 비율은 2.5%대로 작지만, 한국이 전세계 GDP(국내총생산)의 1.67% 정도를 차지하고 있어, 한국 전체 GDP와 맞먹는 점유율을 가진 바이오는 더 성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임상시험을 위해 등록된 신약후보물질의 점유율은 현재 우리나라가 5.4%로 일본의 5.3%보다 앞서 있다. 뿐만 아니라 의료기기에서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승인받아야 하는 FDA 510(k)도 5%로 독일(3%), 일본(2%)에 비해 높다”며 “미래 바이오 산업의 선행지수로 볼 수 있는 두 지표 모두 현재 한국 바이오 시장점유율(2.5%)보다 2배 이상 높다”고 덧붙였다. 그는 “즉, 지금보다 미래에 한국 바이오 시장 성장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얘기다. 바이오 스타트업을 최선을 다해서 지원해야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한국 스타트업의 수준도 글로벌 기업과 견주었을 때 절대 부족함이 없다는 게 김 센터장의 지론이다. KIST 연구소 기업인 큐어버스가 지난달 글로벌 제약사 알젤리나파마와 총 3억7000만 달러(5060억원)에 치매 신약 후보 물질 ‘CV-01’을 기술 이전한 사례를 들며 서울을 바이오 혁신의 중심으로 키워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특히 서울바이오허브와 인접한 홍릉지역은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와 닮아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김 센터장은 “보스턴 클러스터가 산학협력 복합형 바이오 클러스터이고, 10년 넘게 전 세계에 가장 많은 투자와 가장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곳이 됐다”며 “서울바이오허브 자리는 과거 농촌경제연구원 자리인데, 주변에 대학들은 물론 대형병원도 많아 산학 협력 환경이 잘 조성돼 있어 잠재력이 보스턴과 닮았다는 점에서 여기에 바이오 연구개발(R&D) 앵커 시설을 만들었다”고 했다. 김현우 서울바이오허브 센터장이 지난 3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바이오 혁신 생태계 조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산업공학과 경영공학을 전공한 김 센터장이 바이오 연구 분야에 발을 들이게 된 계기는 따로 있다. 2015년도부터 KIST에서 미래전략팀장을 맡으며, 홍릉 R&D 클러스터 활성화가 주요 업무였는데, 서울시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을 찾아다니며 설득 끝에 서울바이오허브를 유치하면서 바이오 전문가 못지않은 대변자가 된 것이다. 서울바이오허브는 2017년 10월 산업지원동 개관 이래 적잖은 성과도 거뒀다. 글로벌센터에 입주한 기업과 국내 대표 바이오기업 셀트리온의 협업 프로그램을 진행해 입주 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 냈다.김 센터장은 바이오 혁신 클러스터를 국내 프로 스포츠 성장에 빗댔다. 월드클래스 수준의 선수를 데려와 해당 종목 리그 수준이 올라가는 것을 언급한 것이다. 그는 “기업들이 큰 시장을 찾아서 해외로 가야하지만 해외의 강자들이 와서 이곳(홍릉)의 역량이 글로벌 수준으로 올라가야 높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서울바이오허브에는 현재 2개의 보스턴 바이오 스타트업이 들어와 있다. 김 센터장은 마지막으로 “클러스터들 간 연결관계를 가져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국가가 지원하는 클러스터도 전주기(R&D, 생산 등)를 다할 수 없기 때문에 각 클러스터 간 협력하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며 “예컨대 서울바이오허브를 R&D 클러스터로, 송도와 원주를 산업 클러스터로 역할은 나누지만, 시장 진출시에는 서로 협력하는 새로운 사업모델이 필요하다. 다만 씨앗을 만들고 싹 틔우는 역할은 서울시와 서울바이오허브가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바이오 산업의 경우 스타트업 육성 차원에서 공공부문이 생태계를 조성해줄 필요가 있다”며 “더욱이 서울바이오허브를 통해 기술이전 등 성과가 조금씩 나오고 있어 앞으로도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현우 서울바이오허브 센터장이 지난 3일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서울바이오허브 글로벌센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 산업지원법 줄줄이 뒷전으로…"이러다 글로벌 경쟁 밀린다"
-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예기치 못한 비상계엄 사태로 반도체 특별법을 비롯해 그동안 경제계 숙원이던 산업 지원 정책들이 모두 뒷전으로 밀릴 처지에 놓였다. 반도체, 배터리 등 국가 전략 산업들이 글로벌 산업 전쟁에서 뒤처질 위기에 빠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정치 혼란을 한시라도 빨리 수습해 산업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데 한목소리를 냈다.(그래픽=김정훈 기자)◇여야 갈등 심화에 산업 지원 법안 무산앞서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헌정 사상 최초로 감액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예산안 감액은 국회 권한이지만 증액은 정부 동의가 필요한데, 이같은 절차 없이 예비비 등 감액만 반영된 예산안을 처리한 것이다. 예산안과 함께 처리된 부수 법안에도 여야가 합의한 내용이 대부분 반영되지 못했다.이 때문에 산업 지원을 위한 법안들은 사실상 처리가 물 건너갔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표적인 게 반도체 지원 관련 법안이다. 앞서 여야는 반도체 기업의 통합투자세액 공제율을 현재보다 5%포인트 올리는 것에 대해 잠정 합의했는데, 이번에 통과된 예산안 부수 법안에는 이런 내용이 담기지 않았다. 여야 간 충분히 논의된 사안임에도 기존 정부안 그대로 법안이 통과되며 공제 일몰 기한만 3년 연장하는 수준에 그쳤다.반도체 클러스터 기반 시설 구축에 대한 지원도 흐지부지됐다. 정부는 지난달 말 반도체 생태계 지원 강화방안을 발표하면서 약 3조원에 달하는 용인·평택 반도체 클러스터의 송전선로 지중화 사업에 대해 비용을 분담하겠다고 밝혔다. 또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기반시설 지원 한도를 현행 단지별 500억원에서 상향하겠다고 했다. 정부 관계자는 “(정책 추진을 위해) 국회에서 예산 증액 관련 협의를 진행하고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예산안에 담기지 않았다”고 말했다.정부와 여당이 뜻을 모아 추진하던 반도체 특별법도 여야 대립으로 연내 처리가 불투명해졌다. 국민의힘이 발의한 법안은 반도체 연구개발(R&D) 종사자에 대해 주 52시간 근로 규제를 완화하고, 반도체 기업에 대한 직접 보조금 지원 근거를 마련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현재 소관 상임위원회에 법안이 계류돼 있지만, 비상계엄 사태로 상임위가 사실상 마비된 상태여서 처리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반도체법 처리가 중요한 것은 주요 국가들이 너도나도 천문학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지난달 말 반도체 산업에 10조엔을 지원하는 종합경제대책을 발표했다. 중국은 역대 최대 규모인 64조원의 반도체 투자기금 ‘빅펀드’를 조성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미국, 일본, 인도까지 반도체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적극 움직이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아무것도 못 하고 있다”이라며 “이른바 ‘골든타임’을 놓치면 경쟁 국가들보다 뒤처질 수 있다”고 말했다.◇“경제 활성화 뒷전…정쟁 조속히 마무리해야”반도체뿐 아니다. 다른 산업들의 지원을 위한 논의까지 무위에 그쳤다. 인공지능(AI) 산업 발전을 지원할 근거를 마련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AI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법안’(AI 기본법)은 지난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상정될 예정이었지만, 여야 대립으로 법안 심의가 연기됐다.아울러 늘어나는 국산 전기버스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수요가 부진한 전기승용차 예산(보급 목표)을 줄이고 전기버스 보조금 관련 예산을 증액하는 방안에 대해 정부와 국회가 의견을 모았지만 반영되지 못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보급 목표는 최종적으로 조정하지 못했지만 예산 집행 과정에서 유연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경제계에서 오랜 기간 추진에 공을 들여온 상속·증여세법 개정안은 국회 본회의에서 결국 부결됐다. 핵심은 최고세율을 50%에서 40%로 낮추고, 자녀 상속공제를 1인당 5000만원에서 5억원으로 상향하는 것이었다. 민주당은 최고세율 인하에는 반대 입장을 확고히 했지만, 공제 확대에는 협상의 여지가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치 혼란이 커지며 법안은 폐기됐다.전문가들은 정치 불안으로 인해 국가 경제와 기업 경쟁력이 약화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치 갈등 심화로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논의가 불발된다면 결국 한국 경제가 더 어려워지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쟁 상황을 조속히 마무리해 밀린 법안을 처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재계는 탄핵 정국 속에서도 활로를 찾고 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12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에서 열린 민생현안 긴급 간담회에 참석했다. 손경식 회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불안정한 정국에서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투자와 경영활동에 임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손 회장은“이런 때일 수록 우리 사회에 불안감이 더 확산하지 않고 특히 기업 활동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는 상법 개정이나 법정 정년 연장 같은 사안들은 보다 신중하게 검토해 달라”며 “반도체 같은 첨단전략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보조금 지원, 근로시간 규제 완화 같은 입법도 적극적 검토해 달라”말했다.
- 왕정훈, LIV 프로모션 1위로 2라운드 진출..조우영 등 7명 1R 면제
- 왕정훈. (사진=KPGA)[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왕정훈이 LIV 골프 프로모션(총상금 150만 달러) 첫날 단독 1위로 2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왕정훈은 12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리야드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이글 1개에 버디 6개를 뽑아내고 보기는 1개로 막아 7언더파 64타를 때려 리더보드 맨 위에 이름을 올렸다.64명(A그룹)이 참가한 1라운드에선 18홀 스트로크 플레이로 진행해 동점자 포함 상위 20위까지 21명이 2라운드 출전권을 받았다. 왕정훈과 함께 이정환이 공동 7위(5언더파 66타)로 2라운드에 진출했다.2라운드는 1라운드를 통과한 21명과 상위 시드로 1라운드를 면제받은 B그룹 28명이 나서 18홀 경기로 파이널 라운드 진출자를 가린다. 1라운드 성적은 초기화되며, 성적순으로 20명을 추린다. 동점자 발생 시 플레이오프로 순위를 정한다.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우승자 및 포인트 상위 자격으로 출전권을 받은 한국 선수 대부분은 B그룹으로 1라운드를 면제받았다. 조우영과 이동민, 이대한, 이수민, 김홍택, 함정우, 고군택 등은 2라운드에 나서 LIV 골프 출전권 사냥에 나선다.파이널 라운드는 하루 36홀 경기로 진행한다. 2라운드와 마찬가지로 성적은 다시 초기화되고, 최종 1위가 LIV 골프 출전권과 상금 20만 달러를 받는다. 우승자를 포함해 상위 10명은 2025년 아시안투어 인터내셔널시리즈 출전권을 받는다. 참가 선수는 전원 순위에 따라 상금은 받는다. 2위 15만 달러, 20위는 1만 7500달러를 받는다. 나머지 선수도 2라운드 진출자 1만 달러, 1라운드 출전 선수 5000달러의 상금을 받는다.한국 선수가 최종 1위에 오르면 지난 11일 LIV 골프와 계약한 장유빈에 이어 LIV 골프 입성 두 번째 선수로 이름을 올리고 같은 팀(아이언헤드GC)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
- "기후변화 대응에 한은도 나서야"…산업충격완화·기술혁신 필요성도
-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기후변화가 실물 경제와 금융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는 만큼 한국은행도 통화신용정책을 수립·이행하는 데 있어 기후변화 대응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다만, 기본적으로 기후변화 대응을 중앙은행의 기본 책무로 두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보단 장기 추세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서 관리·분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제언도 뒤따랐다. 장용성 금통위원이 12일 한은에서 열린 기후변화 대응 관련 심포지엄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기후변화 대응에 한은 적극 나서야” vs “정책 수단 없는 책무는 문제”장용성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4 한국은행-한국경제발전학회 공동 심포지엄’에서 “기후변화는이제 실물 경제와 금융 시스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로 자리잡았다”며 “기업, 가계, 금융기관 등 모든 경제 주체는 이 도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란희 임팩트온 대표는 “유럽 같은 경우 실물 경제 측면에서 기후 리스크는 이미 가시화하고 있고, 고용 부분의 리스크도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금융 당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장기적으로 키를 잡고 갈 수 있는 한은이 조금 더 적극적인 시장 조성에 나서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민상기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에너지경제조정국장은 “탄소 중립을 위해 막대한 재원이 소요되는데 불확실성은 크고 비용 회수엔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기업들 입장에선 단기적으로는 비용으로 생각될 수밖에 없다”며 “신기후 질서가 강화되는 가운데 쫓아가지 못하면 산업에도, 금융시스템에도 엄청난 타격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 국장은 정부의 재정 여력이 없는 상황에서 우리 경제가 낙오되지 않도록 중앙은행의 역할을 기대해본다고 했다. 금융통화위원을 지낸 박기영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기후 변화에 대한 매우 중요하다”면서도, 정책 수단과 기관의 적절성 측면에서 중앙은행이 나서야 할 부분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박 교수는 “가장 비용 효율적인 탄소세가 있고, 이는 정부 재정정책의 영역이기 때문에 오히려 정부가 이를 이용해 대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유효한 정책 수단이 없는 책무까지 책임지려 할 경우 중앙은행의 신뢰성 저하와 함께 다양한 정치적 압력에 노출될 수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연했다. ◇산업 충격 최소화하고 기술 혁신 나서자우리나라가 유럽 국가에 비해 기후변화 대응에서 다소 뒤처지면서 그 부담이 더 크기 때문에 산업에 주는 부담을 고려해 관련 대응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동진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우리나라는 유럽 주요국에 비해 탄소 중립화 추진이 10년 이상 늦어진데다 탄소 배출량이 많은 제철, 반도체 등 제조업 비중이 높아 탄소 중립화의 부담이 매우 클 것”이라며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고 성장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 기후변화의 이전비용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적절한 평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우리나라가 온실가스 감축 등에 기여할 수 있는 기후 테크(Climate Technologies) 경쟁력 강화에 나서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최이슬 한은 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탄소다배출 제조업 중심의 수출 주도 경제구조인 만큼 기후 테크를 통한 혁신이 시급하다”면서, △정부의 연구·개발(R&D) 지원 강화 △탄소가격제의 실효성 제고 △혁신자금 공급여건 확충 등을 통해 기후 테크의 ‘선두 개척자’로 도약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최 부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기후 테크가 특정 기업과 분야에 편중돼 있다는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한국의 기후 테크 특허출원건수는 2011년부터 2021년까지 9개로 미국(41개), 일본(33개)에 이어 세계 3위다. 다만, 이들 특허의 3분의 2 이상을 4개 기업이 보유하고 있으며, 2차전지·전기차·재생에너지·정보통신기술 등 4개 기술분야에 집중돼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 주력 사업인 화학·정유·철강 등 탄소 다배출산업의 탄소저감기술이나 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CCUS)과 같은 핵심 유망 기술에서는 특허실적이 부진하다. 이상준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행태변화와 기술혁신 두 가지 측면이 있다”면서 “행태 변화는 사람들의 태도를 바꿔야 한다는 것인데,(친환경 물품이라는) 텀블러와 에코백이 (필요 이상으로) 여러개씩 있는 것만 봐도 넘어서기 어려운 장벽이 존재한다는 걸 알 수 있다”며, 기술 혁신에 더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현대차-中베이징차, 합작법인에 1.6조원 투입…"中 넘어 세계로"
-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현대자동차와 중국 베이징자동차(BAIC)가 중국 합작법인 베이징현대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대규모 증자에 나섰다.베이징현대 매장 전경. (사진=현대차그룹)11일(현지시간) 홍콩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005380)와 BAIC는 양 사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에 총 10억 9546만 6000달러(약 1조 6000억원) 규모의 증자 계획을 공시했다. 양 사는 각각 절반씩 균등하게 출자할 방침이다.이번 증자는 단기적으로는 베이징현대의 자본 안정성을 유지하고, 나아가 장기적으로 신기술 및 신제품 개발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단행됐다. 양 사는 투자를 통해 중국 소비자 수요에 맞는 신제품과 미래차 기술 개발 속도를 높이고 글로벌 시장을 노릴 계획이다.현대차는 이번 증자를 통해 베이징현대가 중국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장기적인 발전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과 한국 간 경제 협력의 건전한 발전, 베이징시 정부의 지원, 양사 주주들의 공동 노력을 바탕으로 한 중국 시장에 대한 장기적 신뢰를 반영한 조치”라고 했다.현대차와 BAIC는 이번 증자로 베이징현대가 중국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장기적 발전에 나설 것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양 사는 베이징현대를 통해 중국 현지 시장을 공략할 신제품·신기술을 개발하고 글로벌 수출 거점으로 이곳을 육성키로 했다. 양 사의 ‘중국에서 세계로(In China for Global)’ 전략을 본격화하는 투자인 셈이다.현대차와 BAIC는 내년 중국에서 첫 전용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2026년부터는 하이브리드 차를 포함한 신에너지차(NEV) 5종을 현지 시장에 선보인다. 현대차는 올해 4월 열린 ‘오토 차이나 2024’에서 “중국 시장에 적합한 현지화 EV 모델을 개발 중”이라며 이같은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현지 연구개발(R&D) 역량도 강화한다. 현대차는 중국 연태 기술연구센터와 상하이 선행 R&D 센터를 통해 베이징현대 제품의 지능화 및 전동화, 미래 기술 분야에서의 현지 개발 능력을 확대할 예정이다.현대차는 BAIC와 브랜드, 기술, 제품, 인재, 자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며 중국 소비자와 글로벌 시장의 요구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세계 최대 규모 친환경차 시장인 중국 시장에서의 반등을 노린다.중국 시장에서 현대차는 사업 재조정에 나선 상태다. 정치·사회적 이슈로 사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2016년 114만대에 달하던 중국 내 완성차 판매량이 지난해 24만9000대 수준으로 급락한 데 따른 것이다. 전기차 전환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면서 이에 대응할 필요성도 커졌다. 현대차는 현재 중국 베이징 1공장, 충칭 공장 등을 매각하고 합작법인을 운영하며 사업 효율화를 도모하고 있다.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증자는 베이징현대의 자본 안정성과 혁신을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중국 시장 내 입지를 더욱 공고히 다지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 [단독]유진투자證 ‘랩·신탁 돌려막기’한 조직 없앤다
- [이데일리 박정수 신하연 기자] 채권형 랩어카운트·특정금전신탁(랩·신탁) 운용 과정에서 불법적인 돌려막기로 징계를 앞둔 유진투자증권(001200)이 문제가 된 조직을 통폐합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신탁과 랩 상품을 전담하는 고객자산운용실을 없애고 금융상품실 아래 팀을 신설할 방침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진투자증권은 고객자산운용실을 없애고 △FS신탁운용팀 △FS랩운용팀 △멀티금융팀 등 3개팀을 금융상품실 내 신설 팀으로 합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자산운용실을 금융상품실 내 신설 팀으로 편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기존 계약 건이 있어서 랩·신탁팀을 바로 합치진 못해 최종 결론이 나진 않았다”고 전했다. 이는 이른바 ‘랩·신탁 돌려막기’로 인한 금융당국의 제재 결과를 앞둔 조치로 보인다. 지난달 금감원은 NH투자증권(005940), 미래에셋증권(006800), 교보증권(030610), SK증권(001510), 유진투자증권 등 6개 증권사에 랩·신탁 불건전 운용 검사에 따른 제재 결과를 통보했다. 원안대로 중징계에 해당하는 3~6개월 영업정지 조치를 받았다. 앞서 지난 6월 금감원은 KB증권과 하나증권 두 곳에 대한 제재심을 먼저 열고 각각 영업정지 3개월과 6개월을 결정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유진투자증권은 법인 운용담당자 대부분이 징계를 받은 상황이라 운용이 어려운 상태”라며 “울며 겨자먹기로 리테일과 합쳐 운용해 기존 계약을 해지시키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영업정지 처분을 고려해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유진투자증권 조직도(사진=유진투자증권 홈페이지)유진투자증권은 지난 2020년 교보증권에서 안효진 상무를 영입하면서 고객자산운용실을 새로 신설했다. 영입 당시 유진투자증권은 랩·신탁을 담당하는 고객자산운용팀과 상품전략팀으로 구성된 금융상품실이 있음에도 R&R(역할과 책임) 충돌을 감수하면서 고객자산운용실을 따로 꾸렸다. 업계 관계자는 “유진투자증권은 FS신탁·랩운용팀에서 법인 중심으로 영업하다가 돌려막기 관행이 적발돼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최종 징계 수위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내부 조직 변동에 대해 답하기는 어렵다”면서 “제재 확정 결과에 따라 회사 내부에서도 적절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답했다.한편 지난 5일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임시 회의를 열고 랩·신탁 검사에서 적발된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증권, 교보증권, SK증권, 유진투자증권, 유안타증권 등 9개사 증권사에 대한 제재 수위를 확정하기 위한 첫 회의를 열었다. 금융회사에 대한 제재 절차는 통상 금감원 제재심과 금융위 증선위, 금융위 안건소위, 금융위 정례회의 의결 순을 거친다.오는 18일 증선위 회의에서 제재 수위가 확정될 경우 이달 19일 안건소위를 열고 같은 달 26일 정례회의에서 최종 결론을 낼 수 있지만, 추가 논의가 필요한 경우 제재 확정 시기가 내년 초로 늦춰질 가능성도 제기된다.금감원 관계자는 “증선위원들이 쟁점사항과 관련해 (증권사들의) 의견 진술에 대한 감독원 측 의견 등을 요구한 상황”이라며 “18일 증선위는 예정대로 열릴 것으로 보이지만, 이달 정례회의에서 최종 결론이 날지는 현재 알 수 없다”고 밝혔다.
- 인천·시흥 바이오특화단지 추진단 출범…“메가 클러스터 조성”
- [인천·시흥=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인천시는 12일 송도 미추홀타워에서 인천·경기 시흥 바이오 특화단지 추진단 출범식을 열었다고 밝혔다.12일 인천 송도 미추홀타워에서 열린 인천·시흥 바이오 특화단지 추진단 출범식에서 하병필 인천시 행정부시장, 박승삼 시흥시 부시장, 이성호 경기도 미래성장산업국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 = 시흥시 제공)추진단은 지난 6월 인천시와 시흥시가 바이오분야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된 이후 첨단 바이오산업 경쟁력 강화와 생태계 고도화를 목표로 산·학·연·관이 협력해 체계적으로 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출범했다.추진단은 인천시 행정부시장과 경기도 경제부지사를 공동 단장으로 구성했다. 연구기관, 대학, 기업 등이 참여하는 협력체계를 통해 인천과 시흥의 강점을 결합하고 K바이오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출범식에는 하병필 인천시 행정부시장, 박승삼 시흥시 부시장, 이성호 경기도 미래성장산업국장과 서울대, 연세대, 인천대, 인하대 등 주요 대학과 인천테크노파크,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 등 20여명이 참석했다.행사는 바이오 특화단지 육성계획 발표, 대학·연구기관·기업 관계자 간 바이오산업 발전 방향 논의 순으로 이뤄졌다. 추진단은 인천테크노파크에 사무국을 설치하고 연구·개발(R&D), 인프라 구축, 기업 지원, 인재 양성 등 분과별 세부 실행 방안을 논의해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하병필 인천시 부시장은 “인천 송도는 세계적인 바이오의약품 기업들이 있는 국제 생산 거점으로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서울대 시흥캠퍼스, 시흥시와의 협력을 통해 초광역 연계를 통한 지역 상생 발전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1위 바이오 메가 클러스터를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승삼 시흥시 부시장은 “이번 출범식은 인천과 시흥이 세계 1위 바이오 클러스터로 나아가는 데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양 지역의 바이오기업과 연구기관이 함께 참여해 연구개발, 인력양성, 투자유치 등을 위한 다양한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