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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부고 종합
- [이데일리 편집국] △문처례씨 별세, 김갑섭(행정자치부 대전청사관리소장, 전 전남도 해양수산환경국장)·영섭(전 중등교사)·형섭(자영업)·광섭·문숙씨 모친상=1일, 광주 서구 천지장례식장 302호, 발인 3일 오전 8시, 062-670-0034△송재윤씨 별세, 이시홍(현대자동차 혜화동지점장)·시진(한국환경공단 이사장)씨 모친상=1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 발인 3일 오전, 02-3010-2000△나귀례씨 별세, 신승수(전 광주 북구의회 사무국장)씨 모친상=8월 31일, 광주역장례식장 특2호실, 발인 9월 2일 오전 9시, 062-264-4444△박은경씨 별세, 배우현(KIA 타이거즈 운영팀 사원)씨 모친상=1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 성요한성당 장례식장, 발인 3일 오전 8시, 031-780-1114△김양삼(한국영화평론가협회 소속 영화평론가, 경향신문 전 문화부장)씨 별세, 김준우·지혜·진옥·영희·선희·승희씨 부친상=1일, 분당서울대병원 장례식장 3층 13호실, 발인 3일 오전 8시, 031-787-1500△김연순씨 별세, 김득태(전 무등일보 사진기자)씨 모친상=8월 31일, 전남 장성군 장성읍 장성장례식장 1층 특실, 발인 2일 오전 9시, 061-394-0444△김삼식씨 별세, 김학균(OBS 보도국장)씨 부친상=1일, 수원연화장 매화실, 발인 3일 오전 8시, 031-218-6591
- [여의도 정책 다시보기]국가부도는 정말 '딴 나라' 얘기일까
-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제 밤낮으로 시원한 바람이 제법 붑니다. 어느덧 가을이 성큼 다가온 느낌인데요. 여야 정치인들도 덩달아 분주해지고 있네요. 19대국회 마지막 정기국회 ‘전쟁’이 코 앞이기 때문이지요.지난주 이 코너를 통해 여권의 조급한 노동개혁을 말씀드렸는데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6일 갑자기 새누리당 의원 전원을 불러 노동개혁을 강조했습니다. 당시 의원들은 충남 천안에서 연찬회 중이었는데, 부랴부랴 일정을 줄여 상경했지요. 한 재선 의원은 “예고도 없이 불러 놀랐다”고 할 정도였습니다. 조급하다는 생각을 떨치기 어렵네요. 고임금 제조업 근로자의 처우를 줄이는 것은 동의할 수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보육 돌봄 등 각종 대인서비스와 자영업 같은 질 낮은 서비스업 일자리에 대한 대책도 함께 검토돼야 한다는 겁니다. 여권이 강조하는 의료 등 지식서비스업을 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겠지요.◇재정적자로 파탄 난 짐바브웨는 그냥 남의 얘기인가이번 주 해드릴 얘기는 국가재정입니다. 새누리당은 박근혜정부의 4대개혁에는 팔을 걷어부치고 앞장섭니다. 그런데 유독 저항이 심한 게 있습니다. 예산개혁입니다. 쉽게 말해 지역구에 가져갈 돈을 줄일 수는 없다는 겁니다. 이해할 수 있습니다. ‘밥줄’이나 다름없는 예산을 빼앗아 가려는데 누군들 안 그렇겠습니까.그럼에도 그냥 넘어갈 수 없는 건 나라곳간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위기는 빚으로부터 시작됩니다. 가계도 그렇고 기업도 그렇습니다. 국가라고 다를 게 없지요. 1997년 외환위기(기업부채)나 2003년 카드사태(가계부채)나 똑같습니다. 그때 국민들이 받았던 고통은 굳이 설명을 안해도 될 겁니다. 그렇다면 국가도 부도가 날까요. 날 수 있습니다. 그 고통은 다른 위기에 비할 바가 아닙니다. 다른 나라의 사례를 한번 볼까요. 아프리카의 작은 나라인 짐바브웨 얘기를 많이 하지요. 천문학적인 하이퍼인플레이션의 대명사인데요. 먼 옛날의 얘기가 아닙니다. 지금 우리시대의 얘기입니다. 무분별한 재정지출로 나라 빚이 급증하기 시작하면, 투자자들부터 떠날 조짐을 보이겠지요. 투자자들이 국채를 내던지면 덩달아 화폐가치도 폭락할 겁니다. 당연히 물가는 오를 것이고, 화폐는 ‘휴지조각’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우유 하나 사먹으려고 지폐를 몇 봉지씩 내야 하는 걸 믿을 수 있습니까. 짐바브웨가 실제 그랬습니다. 외화자산이 있을 리 만무한 작은 저소득층 서민들은 그야말로 파탄이겠지요. 과거 독일이나 러시아, 그리고 최근 남유럽 국가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설마 우리나라가 그렇겠느냐고요? 일리있는 지적입니다. 우리나라의 재정건전성은 탄탄한 편입니다. 국가채무 비중 국내총생산(GDP) 대비 30% 중반대인데, 이 정도면 웬만한 선진국들보다 낫습니다. 그래도 우려됩니다. 나라 빚의 증가 속도가 심상치 않아서 입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국가채무 비중은 10% 중반대였지요. 그러니까 우리경제가 성장한 규모보다(GDP가 증가한 규모보다) 빚을 진 규모가 몇 배는 더 크다는 얘기입니다. 능력 이상의 빚이라는 것이지요. 정부는 벌써 40% 얘기를 합니다. 게다가 고령화사회가 다가왔습니다. 돈을 벌 일보다 쓸 일이 더 많아질 겁니다. 대비하지 않으면 나라 빚의 규모가 더 가파르게 증가할 수도 있겠지요.한 경제통 중진 의원은 농담조로 이런 얘기를 하더군요. “우리나라가 짐바브웨처럼 되지 말란 법이 있습니까.” 위기는 예고없이 찾아온다고들 하지요.◇‘말따로 행동따로’ 정치권…나라곳간 걱정되긴 하나상황이 이런데도 정치인들의 행태는 기가 막힙니다. 내년 총선에 대비해 사회간접자본(SOC) 등의 예산을 훨씬 더 늘려야 한다고 아우성입니다. 같은 국회의원 신분인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난색을 표할 정도이지요. 관료들은 속앓이가 심할 겁니다. 가장 문제인 건 정치인들이 ‘말 따로 행동 따로’라는 점입니다. 건전재정론자를 자임하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부터 말이 바뀌고 있습니다. 김 대표가 2013년 재보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한 이후 맨 처음 낸 법안이 국가재정법 개정안입니다. 해당 회계연도의 국가채무 비중이 전년보다 더 낮게 유지되도록 법제화하자는 겁니다. “정치인과 관료의 발을 묶는 법”이라는 볼멘소리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한편으론 그의 균형재정 소신이 신선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 김 대표가 법안 발의 2년도 채 안돼 “(경제가) 좋아질 날이 올 수 있는데 그때까지는 확장재정을 쓸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그의 개정안에 함께 서명했던 김성태 의원(현 국회 예산결산특위 여당 간사)은 국가채무 비중 40% 이상의 확장예산이 불가피하다고 말합니다. 재정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인데요, 글쎄요. 눈 앞에 보이는 재정사업으로 지역구에 어필하려는 게 더 솔직한 심정 아닐까요.어느 독자 분은 이런 얘기를 합니다. “(정치인들은) 말끝마다 가계부채를 들먹이며 문제라고 하지만 정부부채가 더 문제가 될 겁니다.” 현실적으로 정치인들의 예산 요구를 제어할 방법은 없지요. 그렇다고 자발적인 개선을 기대하긴 아무래도 무리인 것 같습니다. 예산개혁도 연금개혁이나 노동개혁처럼 법제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독자 여러분의 의견을 기다립니다. 여야 정치권의 정쟁 혹은 정책을 보고 궁금한 점이 있으면 jungkim@edaily.co.kr로 보내주세요. 부족하지만 최대한 답변 드리겠습니다.>▶ 관련기사 ◀☞ [여의도 정책 다시보기]노동개혁도 '미봉책' 그치려나☞ [여의도 정책 다시보기]비례대표를 꾸짖는 정치인들의 속내☞ [여의도 정책 다시보기]공무원 철밥통도 불안한 시대☞ [여의도 정책 다시보기]잊을 만하면 또, 그 이름 법인세☞ [여의도 정책 다시보기]정부실패보다 더 심각한 정치실패☞ 나라 빚 급증하는데…선심성 총선예산 혈안인 與(종합)☞ 새누리 "국가채무 비중 40%대 확장예산 불가피"☞ 최경환 “내년도 예산, 확장적 재정운용···복지지출 낭비↓ SOC↑”☞ "예산개혁" 전문가 주장에도…여야 '재정확대' 한목소리☞ 김관영 "SOC 등 경제예산 아껴 복지에 써야"☞ ‘원점 재검토’한다더니..내년도 예산안 400조원 육박☞ 나라곳간 뒷전…총선용 지역예산 혈안인 의원님들
- 오늘의 부고 종합
- [이데일리 편집국] △박성님씨 별세, 성현국(서울시교육청 교육감 수행팀장)씨 모친상=22일, 인천길병원 장례식장, 발인 24일 오전 8시, 032-460-3444△김옥환씨 별세, 김규태(전 IBK기업은행 전무이사, 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규상(에펠건설 대표)·창배(파티마병원 의사)·인배(덕유건설 대표)·상배(메가리치 대표)씨 부친상, 나재섭(SK텔레콤 매니저)씨 장인상=23일, 대구 파티마병원 501호, 발인 26일, 053-956-4445△이석종씨 별세, 창승(전 전주시장)·주승(르윈호텔 상무)·관승(전 코아백화점 회장)씨 부친상=22일, 전북 전주 뉴타운장례식장 2층, 발인 24일 오전 8시, 063-284-4444△황봉수씨 별세, 박정호(SK주식회사 대표이사 사장)·진효(SK텔레콤 네트워크기술원장)·춘옥·정애·정희(함양군청 공무원)씨 모친상, 김정식(세무사)·황방순(한원레져 직원)·정우영(하동군청 공무원)씨 빙모상=22일,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7호, 발인 24일 오전 7시, 02-3410-3151∼3△김정애씨 별세, 노윤석·윤철(롯데백화점 신규사업부문장)·춘자·금화·금향·향금씨 모친상, 이원향·양영애씨 시모상, 민동림·오병문·이대식·예병률씨 장모상=22일, 부산의료원 4분향실, 발인 24일 오전 6시, 051-607-2990△홍병숙씨 별세, 박용채(경향신문 논설위원)씨 부인상, 박수민(CJ제일제당 바이오연구소 연구원)·종민씨 모친상=23일,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5호실, 발인 25일 오전 7시, 02-3410-3151△장정임씨 별세, 박원식(사업)·동식(호주 거주)·인식(회사원)·상은·명화(지산한길)씨 모친상, 유병규(개인사업)·송창헌(뉴시스 광주전남취재본부 기자)씨 장모상=23일, 광주 동구 조선대병원 장례식장 제6분향실, 발인 25일 오전 9시, 062-231-8906△김래옥씨 별세, 김성열(KT 중앙지사장 상무보)·시열(㈜세방 과장)·양숙(광주 광산구청 교육혁신팀장)씨 부친상, 최경호(전남 곡성경찰서 사고조사계장)·김형호(수도방위사령부 참모장)·김우관(전남매일 편집국장)·정강진(광주시 우치공원관리사무소 주무관)씨 장인상=23일, 광주 그린장례식장 4층 장궁, 발인 25일 오전 9시, 062-250-4455△임부화씨 별세, 추종탁(KNN 보도국 SNS 팀장)씨 장모상=22일, 경기도 수원시 연화장 장례식장 1층 적송실, 발인 24일 오전 8시, 031-218-6596
- [여행] 원기회복 끝판왕 '남도 삼시세끼'
- 전남 장흥의 대표 특산물인 한우·키조개·표고버섯으로 만든 ‘장흥삼합’. 달궈진 불판에 한우를 적당히 구운 다음 수분을 버금은 구운 표고버섯과 육수물에 담근 키조개를 깻잎이나 상추에 올려 함께 먹는다.[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올여름 유난히 덥다. 피서를 떠난 사람들이 ‘더워서 잘 쉬질 못했다’고 말할 정도니. 피서는커녕 더위를 견뎌낼 보약이라도 한 첩 지어먹어야 할 판이다. 그래도 말이 그렇다는 것이지 사실 보약을 따로 챙길 필요는 없다. ‘밥이 보약’이란 말처럼 밥만 잘 챙겨 먹으면 된다. 이번에 소개할 전남 장흥은 더위를 피하기도 좋고 보약 같은 밥을 먹을 수도 있어서 여름을 나기에 더할 나위가 없는 곳이다. 장흥은 서울에서 정남향으로 금을 그어내리면 그 끝에 닿는 곳에 자리하고 있다. 가는 곳마다 산이 병풍처럼 서 있고, 그 사이로 탐진강이 이곳저곳을 적시며 흐르는 아름다운 고장이다. 숲과 강, 바다가 어우러진 보기 드문 여행지인 셈이다. 그렇지만 ‘금강산도 식후경’. 일단 장흥에 가면 입맛부터 잡아야 한다. 드넓은 득량만에서 쏟아져 나오는 갯것과 청정한 들판과 산의 정기가 듬뿍 담긴 먹거리가 넘친다. 이름만 들어도 건강해질 것 같은 ‘장흥삼합’ ‘된장물회’ ‘갯장어샤부샤부’ ‘바지락초무침’ 등. 더위에 달아났던 입맛이 언제 그랬냐는 듯 침샘을 자극하는 전남 장흥으로 여름 끝자락에 몸보신 여행 한번 떠나보자. ◇별미 중 별미 ‘된장물회’여름철 대표음식인 ‘물회’. 무더위를 잊게 하고 피부에도 좋다고 알려진 음식이다. 일반적으로 초장에 양념으로 얹어 먹는 게 기본. 포항물회가 대표적이다. 이곳 장흥에서는 조금 다르다. 일단 초장 대신 된장을 육수에 풀었다.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조합이지만 특유의 된장냄새는 생각보다 덜하다. 오히려 더 깔끔할 뿐더러 생선회 본연의 맛도 잘 드러낸다. 차가운 된장물에 김치를 종종 썰어놓고 식초와 고춧가루를 뿌린 뒤 회를 말아 내온다. 새콤하면서도 짙은 맛이 일품이다. 마치 여름별미인 오이냉채처럼 담백하다. 횟감은 득량만에서 갓 잡은 농어나 돔 같은 싱싱한 생선이다. 된장국물은 약간 시큼하게 익은 열무김치에 집에서 담근 된장을 풀고 풋고추, 오이, 양파, 마늘을 썰어 넣어 만든다. 주된 양념이 된장인지라 속을 풀어주는데 좋고 소화가 잘 된다. 매운맛이 강하지 않기 때문에 식욕을 잃기 쉬운 여름철 별미 가운데 최고로 꼽힌다. 원래 된장물회는 며칠씩 고기잡이를 나간 어부들이 식사 대용으로 먹던 음식. 준비해간 김치가 시었는데 버리기는 아까울 때 갓 잡아 올린 생선과 된장을 섞어 먹었다고 한다. 된장과 생선이 김치의 시큼한 맛과 어우러지며 중화돼 비린내도 없애고 적당히 신맛을 낸다. 장흥에서 된장물회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 제법 많다. 그중 ‘싱싱회마을’(061-863-8555)은 여행객이 많이 찾는 횟집으로 구수한 된장맛이 일품이고 양이 넉넉하다. 4인분에 4만원. ‘우리횟집’(061-867-5280)은 장흥된장물회의 원조식당으로 알려진 곳. 소박하고 정겨운 맛이 특징이다. 가격은 1만원. ‘명희네음식점’(061-862-2269)은 생선 대신 한우를 각종 채소로 버무린 한우물회가 별미다. 2만원~4만원대다. 전남 장흥의 여름철 보양식인 ‘된장물회’. 육수에 초장 대신 된장을 푼 것이 특징이다. 횟감은 득량만에서 갓 잡은 새끼 농어나 돔을 주로 사용한다.◇낯선 듯 익숙한 ‘장흥삼합’장흥에는 ‘장흥삼합’이란 특별한 음식이 있다. 삼합을 이루는 세 가지 재료는 한우와 키조개, 표고버섯. 한우는 장흥의 대표적인 특산품이다. 사육하는 한우의 숫자가 지역주민의 수보다 많을 정도. 또 바다를 접한 덕에 신선한 키조개도 많이 난다. 장흥산 키조개는 육질이 두껍고 맛이 뛰어난 것이 특징. 예전에는 키조개를 전량 일본에 수출했지만 얼마 전부터는 국내서도 판매하고 있다. 표고버섯 또한 장흥을 대표한다. 청정 무공해지역에서 소나무나 편백나무의 정기를 받고 자란 최상품이다. 장흥삼합을 맛있게 먹는 법은 따로 있다. 달궈진 불판에 한우 한 점을 올린다. 표고버섯은 수분을 머금어 탱탱한 것만 골라 불판에 올리고 키조개는 육수물에 담궈 둔다. 고기의 육즙이 배어 나올 때 뒤집어 살짝 익힌 뒤 깻잎에 익힌 고기와 표고, 키조개를 싸서 입속으로 넣으면 된다. 입안으로 들어온 삼합은 부드러운 한우의 담백함과 표고의 은은한 풍미가 더해진다. 마무리는 역시 키조개다. 쫄깃함으로 무장한 키조개가 뒷맛을 잡아주는 느낌이다. 조금은 낯설지만 이 세 가지 재료를 합한 맛은 말 그대로 환상궁합이다. 한 가지 덧붙인다면 겨자를 푼 간장이나 소금장에 찍어 먹으면 부드럽고 담백한 맛이 더 짙어진다. ‘만나숯불갈비’(061-864-1818)는 다른 식당과 달리 숯불을 이용해 한우에 숯향이 배게 한다. 삼합 세팅비가 3000원, 표고버섯과 키조개 1접시가 1만 3000원이다. 한우는 원하는 부위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전남 장흥의 대표 특산물인 한우·키조개·표고버섯으로 만든 ‘장흥삼합’. 달궈진 불판에 한우를 적당히 구운 다음 수분을 버금은 구운 표고버섯과 육수물에 담근 키조개를 깻잎이나 상추에 올려 함께 먹는다.◇여름보양식 ‘갯장어 샤부샤부’갯장어는 겨우내 깊은 바다를 떠돌다가 여름이 시작되면 산란을 위해 남해 연안으로 올라온다. 갯장어잡이를 개시하는 5월 초부터 맛볼 수 있고, 여름철 보양식으로 더 귀한 대접을 받는다. 이맘때쯤 남해안에는 한바탕 갯장어잔치가 벌어진다. 사실 갯장어가 우리네 식탁으로 올라온 건 얼마 되지 않았다. 장어 중에서도 몸값이 가장 비쌌기 때문에 전량 일본으로 팔려 나갔다. 최근에서야 국내소비가 많아지면서 우리 식탁으로 올라올 수 있게 됐다. 갯장어는 회로도 많이 먹지만, 샤부샤부로 먹는 게 더 맛있다. 갯장어 샤부샤부는 일본요리인 ‘유비키’를 따라한것. 장흥의 요리법은 약간 다르다. 유비키는 끓는 물에 장어를 데치는 반면 장흥에서는 장어로 낸 육수에 부추·버섯 등 각종 채소를 넣고 끓인 다음 갯장어 살을 담가 살짝 익혀 먹는다. 다듬는 요령은 이렇다. 갯장어 머리와 뼈를 발라내고 5㎜ 간격으로 촘촘하게 칼집을 넣는다. 끓는 육수에 살짝 데친 갯장어가 함박꽃 모양으로 동그랗게 말려 더 예쁘게 먹을 수 있기 때문. 익힌 갯장어 살은 씹을 틈도 없이 허물어지면서 특유의 담백한 감칠맛이 입안에 퍼진다. 자색 양파나 상추, 묵은지에 싸 된장과 마늘을 곁들여 먹는 게 가장 맛있다.‘여다지회마을’(061-862-1041)에선 갯장어를 샤부샤부로 즐길 수 있다. 장어뼈 끓인 물에 대추와 각종 한약재를 넣어 육수를 만든다. 낙지·전복을 추가하면 국물 맛이 더 깊어진다. 전남 장흥의 ‘갯장어 샤부샤부’. 장어로 낸 육수에 부추·버섯 등 각종 채소를 넣고 끓인 다음 갯장어 살을 담가 살짝 익혀 먹는다.◇술안주로 으뜸…새콤달콤한 ‘바지락초무침’장흥에서 바지락회를 제대로 먹으려면 수문해수욕장으로 가야 한다. 장흥읍에서 동남쪽으로 약 16㎞. 길 양옆으로는 환상적인 종려나무가 이어져 남국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특히 백사장 주변은 소나무숲이 울창해 여름 피서객의 더위를 한층 덜어주는 조용한 휴양지다. 사실 수문해수욕장이 유명해진 건 바지락초무침 때문. 더 자세히 말하자면 해수욕장 인근에 자리한 식당 때문이다. 50여년 역사를 자랑하는 바다하우스(061-862-1021)의 바지락초무침은 장흥의 일미로 통한다. 득량만에서 갓 캐낸 신선한 바지락만을 초무침에 사용한다. 냉동 바지락은 국거리는 될 수 있어도 횟감은 안 된다는 철학을 고수한다. 그렇기에 산지가 아니면 맛보기 힘든 음식이 바로 바지락초무침이다. 양념장 비법도 따로 있다. 막걸리 식초다. 6개월 이상 숙성시킨 막걸리 식초는 초무침의 깊은 맛과 청량감을 더해준다. 또 매실 엑기스를 첨가해 맛은 물론 배탈도 방지한다. 이 양념장에 돌미나리나 배, 오이, 양파, 참나물 등을 함께 버무려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매콤새콤한 바지락초무침을 완성한다.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참기름과 김가루를 넣고 밥에 비벼 먹어도 일품이다. 가격은 3만~5만원이다. 전남 장흥의 청정한 득량만에서 갓 잡은 바지락으로 만든 ‘바지락초무침’. 6개월 이상 숙성한 막걸리 식초를 사용해 깊은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여행메모△가는길=자가용을 이용한다면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문흥IC에서 29번 국도를 갈아타고 장흥으로 나가면 된다. 기차를 이용한다면 KTX를 타고 광주나 나주까지 가서 시외버스를 타고 장흥으로 이동한다. △주변볼거리=부산천이 내려다보이는 장동면 동백정 원림. 소나무가 성벽처럼 솟아 있다. 이맘 때 평화마을 백일홍 군락지인 송백정에는 연못 위에 곱게 핀 백일홍이 한가득이다. 전남 장흥의 여름철 보양식인 ‘된장물회’. 육수에 초장 대신 된장을 푼 것이 특징이다. 횟감은 득량만에서 갓 잡은 새끼 농어나 돔을 주로 사용한다.전남 장흥의 청정한 득량만에서 갓 잡은 바지락으로 만든 ‘바지락초무침’. 6개월 이상 숙성한 막걸리 식초를 사용해 깊은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전남 장흥의 대표 특산물인 한우·키조개·표고버섯으로 만든 ‘장흥삼합’. 달궈진 불판에 한우를 적당히 구운 다음 수분을 버금은 구운 표고버섯과 육수물에 담근 키조개를 깻잎이나 상추에 올려 함께 먹는다.전남 장흥의 ‘갯장어 샤부샤부’. 장어로 낸 육수에 부추·버섯 등 각종 채소를 넣고 끓인 다음 갯장어 살을 담가 살짝 익혀 먹는다.
- [克日비타민]'불황에도 세계3위' 일본 넘으려면...
- [세종=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1980년대 제5공화국은 ‘반일(反日)’ 대신 ‘극일(克日)’을 내걸었다. 과거에 집착해 일본을 반대하기보다는 일본을 넘어서는 나라를 만들자는 목표였다. 이 때부터 한국의 추격은 거침이 없었다. 주요 분야에서 일본을 무섭게 따라잡았다. 때마침 일본은 1990년대 디플레이션에 진입하며 성장세가 멈췄다. 한국은 2000년대 들어 과거 일본의 텃밭이던 반도체, 조선, 철강 분야에서 세계 1위에 올라섰다.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에 진입하기 직전인 1994년 국내총생산(GDP) 4조8500억달러를 기록했다. 한국 GDP 4587억달러보다 10배 넘게 많았다. 20년이 지난 2014년 GDP는 일본이 4조7698억달러, 한국이 1조4495억달러로 3배 정도로 격차가 좁혀졌다. 일본의 GDP가 20년째 제자리인 데 비해 한국은 5배 넘게 커졌다.그러나 이 지표를 거꾸로 보면 일본이 만만치 않는 상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본은 장기간 경기침체를 겪으면서도 전 세계 3위의 경제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같은 저력을 바탕으로 일본은 다시 일어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아베노믹스’에 힘입은 일본 경제가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반면 한국은 90년대 일본과 유사한 경기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 2분기까지 5개 분기 연속 0%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쉴새없이 달려오며 가까스로 좁혀놓은 한일 경제 격차가 다시 벌어질 상태에 놓였다. 극일을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많이 남았다.◇ 직시해야 할 한국 경제의 현주소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월 한 토론회에서 “국민이 아직도 과거 고도성장기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다면 이젠 그런 때는 영원히 오지 않는다는 ‘불편한 진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최 부총리의 발언은 경제 수장으로서 적절치 못했다는 비난도 받았지만 대다수 경제학자들은 공감했다.실제로 한국의 GDP 성장률은 1970년대 평균 10.5%를 정점으로 1980년대 8.8%, 1990년대 7.1%, 2000년대 4.7%로 계속 하락했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의 평균 성장률은 3.8%에 불과하다. 올해는 추가경정예산(추경)까지 편성하고도 3%대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이 많다.성장률 둔화는 단기적인 문제가 아니다. 한국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보여주는 잠재성장률은 2011년 4%대에서 지금은 3%선으로 급속히 떨어졌다. 물가상승률은 연간 3%대에서 2%대로 급락했고, 특히 최근 8개월 동안은 연속해서 0%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잠재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이 하락했다는 것은 한국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있다는 의미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앞으로 10년 단위로 1%포인트씩 낮아져 2035년에는 1.5%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소득단계별 성장률 및 성장추세를 비교해 본 결과 현재 한국의 성장률은 결코 높다고 할 수 없으며, 또한 현재의 성장세 지속 가능성도 담보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일본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의 경우 국민소득 2만달러대에서 한국보다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는 설명이다.장기 저성장은 지금껏 한국이 경험해보지 못한 것이다. 90년대 후반 외환위기의 경우 일시적인 경제 충격이었을 뿐 추세적인 침체는 아니었다. 저성장 경제는 국민은 물론 정책 당국자들에게도 익숙치 않은 길인 셈이다.김 연구위원은 “성장추세가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0%대의 분기별 성장률이 장기화되면서 우리 경제의 저성장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며 “문제는 저성장을 당연시하는 소위 ‘저성장 불감증’이 저성장 극복의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시 꿈틀거리는 일본한국이 익숙치 않은 경제 상황에 직면한 반면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 일본의 GDP 성장률은 1.0%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한국은 0.8%로 일본보다 0.2%포인트 낮았다. 일본과 한국의 성장세가 역전된 것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추진한 이른바 ‘아베노믹스’ 영향이 크다. 특히 엔저로 가격경쟁력을 높인 일본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을 밀어내고 있다. 한국의 수출 가격은 2013년과 2014년에 각각 전년 대비 1.9%, 2.2% 하락했다. 일본은 2013년 9.2%, 2014년 4.0%로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 그만큼 한국의 경쟁력이 저하됐다는 뜻이다.실제로 한국의 수출물량 증가세는 2012년 이후 지속적으로 둔화되고 있지만, 일본은 2015년 들어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1~4월 한국의 수출물량 증가율은 2.3%, 일본의 수출물량 증가율은 3.2%였다. 이 지표에서 일본이 한국을 추월한 것은 5년 만에 처음이다.수출 둔화는 한국의 효자 품목인 자동차에서 확인된다. 자동차 수출 실적은 2012년 317만대, 2013년 309만대, 2014년 306만대로 점점 감소했다. 이에 비해 일본 자동차업체들의 수출은 가격 쟁력 회복에 힘입어 2년 연속 감소 추세에서 벗어나 증가세로 돌아섰다. 자동차 산업은 철강, 유리, 화학, 기계, 전자제품 등 수많은 관련 산업에서 생산된 2만여 개의 부품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한국 수출경쟁력 저하의 단면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수출 둔화는 수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한국 경제의 성장세 회복 전망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백다미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자동차 등 수송 산업에서 한국의 수출 경쟁력이 악화해 일본보다 수출이 위축되고 있다”면서 “외환 시장의 급격한 변동과 엔저 현상 장기화에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갈 길 멀지만 불가능은 아니다한국과 일본의 성장세 역전으로 ‘극일’은 다시 요원하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다만 격차를 다시 좁히기 위해선 규제개혁과 노동개혁이 필수적이란 분석이 나온다. 박근혜정부의 경제정책 방향과 일치한다.김 연구위원은 “신성장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각종 규제 철폐 및 진입장벽이 해소가 수반돼야 하며, 이는 관련 기업의 투자를 활성화하고 물적·인적 자본 확충을 통해 성장능력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경로를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 등 신성장동력화는 고학력 청년층 노동력에 대한 수요를 창출함으로써 청년 실업문제의 해소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정회상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수출 주력품목인 자동차산업을 예로 들며 “지속적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노사의 협력을 통한 노동시장과 임금제도의 유연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1인당 GDP 기준으로는 5년 후 한국이 일본을 추월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다만 양국의 실질 성장률 격차가 3%포인트를 유지하고, 물가상승률이 1%포인트 정도를 유지한다는 전제에서다. 여기에 최근 엔저 양상을 고려하면 2020년 한국의 1인당 GDP가 4만달러를 넘어서면서 일본에 근접하거나 추월한다는 설명이다.물론 저성장 기조에서 환율 요인에 힘입어 일본을 추월하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 구조개혁과 노동개혁을 통해 경제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강중구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1인당 GDP가 일본을 추월한다는 것은 60년대 이후 일본식 모델을 모방하면서 성장해온 우리에게는 큰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것이 수치 이상의 의미로 다가오게 하려면 내수 성장의 도모를 통한 분배 개선, 신성장 동력 발굴을 통한 성장세 유지 노력 역시 필요함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정부, SW교육 강화.."초중등 SW운영학교 228개 →9000개로 늘린다"
-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정보기술(IT) 인력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정부가 소프트웨어(이하 SW) 인재 양성에 팔을 걷어붙였다. 초중등과정에서 대학교까지 전체 교육과정에서 SW교육의 기본 틀을 마련하고, 대학 SW교육 혁신을 추진한다. 정부는 초중등 SW 교육 운영학교를 연말까지 228개 확보하고 오는 2020년까지 9000개교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220만명 이상의 학생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21일 교육부와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는 SW인재 양성을 위해 ‘SW중심사회를 위한 인재양성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정부안에 따르면 △초중등 SW교육 본격 확산 △산업현장의 요구를 반영한 대학 SW교육 혁신 △민관협력으로 친(親) SW문화확산 등 3대 분야 12개 과제를 중점 추진한다. 오는 2020년까지 초·중등생에 대한 SW교육을 통해 창의적 아이디어를 SW로 구현할 수 있는 문제해결력을 갖춘 ‘미래형 창의인재’를 양성할 계획이다. 정부는 중학교는 2017년까지, 초등학교는 2018년까지 SW교육 필수화를 추진중이다. 정규 교과과목 뿐만 아니라 그 외 방과후학교, 창의적 체험 활동 및 동아리 활동 등을 통해 SW교육 저변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SW선도학교를 올해 160개에서 내년에는 5배 증가한 900개, 2017년 2000개 정도로 확대한다. SW교육 필수화 과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전에 15% 규모 학교에서 먼저 경험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내년에는 SW교육 선도 교육청을 별도로 지정해 관내 초·중학교를 대상으로 SW교육을 확대 실시한다. 이를 위해 오는 2018년까지 전체 초등교사의 30%인 6만 명을 대상으로 직무교육을 실시하고 이 중 6000명에 대해서는 SW심화연수도 실시할 예정이다. 중학교 정보 과목 교사 및 정보·컴퓨터 자격증 보유 교사 전체 1800여명을 대상으로 심화연수를 추진한다. SW에 재능 있는 학생을 위한 심화교육과정도 확대된다. 특히 학교내 활동을 통해 스스로 역량을 개발하고 재능을 찾을수 있도록 SW동아리 지원도 시작한다. 2017년까지는 연구·선도학교를 중심으로 확대하고, 2020년에는 ‘1학교 1동아리’를 지원할 계획이다.산업현장에서 요구하는 SW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대학 SW교육 혁신도 가속화된다. 우선 올해 SW중심대학 8곳을 선정한다. SW중심대학에서는 SW전공자에 대해 프로젝트 실습과 인턴십을 필수화하고, 실전 영어교육과 글로벌 교육을 대폭 강화한다. 비전공자는 전공별 특성에 맞는 SW기초교육을 의무화한다. 특히 대학별 인재선발 제도를 활용해 SW특기자가 관련학과에 쉽게 입학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이를 위해 미래부와 교육부는 하반기부터 민관합동 ‘SW교육위원회’를 운영해 과제별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학교현장 지원을 위해 민관이 함께 협업하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창의인재 양성을 통한 국가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중국, 유럽 등 세계 주요국은 초중등 SW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정규 교육과정을 활용해 컴퓨팅 사고력을 갖춘 인재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SW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지난 2000년부터 SW시범학원(NPSS)을 설립해 실무형 SW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유럽은 IT 관련 수업을 정규 과목으로 의무화했다. 영국은 지난해 9월부터 코딩을 가르치는 컴퓨터 수업을 초·중·고교 필수 과목으로 지정했고, 프랑스도 내년 9월부터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을 중학교 정규 과목으로 지정토록 최근 교육과정을 개편했다김용수 미래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은 “최근 들어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지만 SW 관련 일자리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며 “또한 주요 기업들도 SW인재 확보가 회사 생존과 직결됐다고 보고 SW 인재를 선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다만 일부에서 대학 입시과목에 없는 SW과목이 제대로 교육될수 있을지, 또 다른 사교육을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에 대해 김 실장은 “요즘 아이들에게는 SW는 어려운 것이 아니다. 동아리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익히고 역량을 높이면서 창의력과 논리력을 키워갈 수 있다”며 “새로운 암기과목을 만드는게 아니고 아이들이 즐겁게 체험하면서 스스로 재능을 찾아가도록 만들어 가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황우여 교육부총리와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이번 대책은 가속화되고 있는 ‘SW가 중심인 사회’에 대비한 인재 양성의 청사진을 제시한 것”이라며 “초중등 학생들에게 쉽고 재미있는 SW교육을 확산시키고 대학에서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SW전문인력과 SW소양을 겸비한 융합인재를 양성해 미래사회와 산업계가 요구하는 인재양성에 더욱 철저히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영양만점 계란, 여름 보양식으로 ‘제격’
- [뉴미디어팀]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초복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보양식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대표적인 보양식으로는 삼계탕과 장어, 곰탕 등이 있지만, 이런 특별한 몸보신 음식보다 쉽게 구할 수 있는 여름 보양식이 있다. 다름 아닌 ‘계란’이다. 우리네 식탁에 거의 매일 오르기에 그 효능을 간과하기 일쑤지만 계란은 그 어떤 식재료보다 뛰어난 영양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올 여름에는 어느 냉장고에나 있는 ‘계란’으로 건강을 챙겨보는 것은 어떨까?우선 계란에는 엽산이 많이 들어 있다. 엽산은 체내 세포분열이 잘 되도록 돕는 영양소로 임산부나 가임기 여성이 일찍부터 엽산을 섭취하면 기형아를 낳을 확률을 대폭 낮출 수 있다. 엽산 외에도 계란에는 철분, 칼슘 등 한 생명이 태어나기 위해 필요한 거의 모든 영양소가 골고루 함유되어 있어 임산부나 태아의 건강관리에 좋다.또한 계란에는 학습 능률에 관여하는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고 레시틴, 콜린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무더운 여름 입맛을 잃기 쉬운 성장기 어린이나 수험생에 딱 이다. 칼로리가 낮은 반면 뇌의 신경전달물질의 생성과 산소 공급은 원활히 해 주의력과 집중력 강화에 도움을 준다.계란자조금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계란은 단백질 1g을 섭취하는데 33.6원이 드는 반면 소고기는 1g당 191원으로 6배의 비용이 든다. 여름철 보양식에 들이는 식료품비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도 분명 매력적인 식품이다.고열량의 특별한 음식을 일시적으로 먹는 것보다 영양소가 풍부한 음식을 꾸준하게 장복하는 것이야말로 무더위를 이겨내는 지름길일 것이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도움이 되는 계란으로 올 여름 더위로부터 내 몸을 보하고 건강을 챙기는 것도 좋겠다.그렇다면 영양만점 계란을 더욱 맛있게 먹는 방법은 없을까? 계란 정보 포털 ‘에그로’가 소개하는 계란 보양식에 대해 알아보자.◆ 아이도 좋아하는 든든한 한 끼 ‘에그 라이스 피자’재료: 계란 3개, 밥 2공기(400g), 양파 1/4개, 당근 1/8개, 파프리카 1/4개, 햄 50g, 토마토 스파게티 소스 4큰술, 피자치즈 1/2컵, 식용유, 소금, 후춧가루1) 양파, 당근, 파프리카, 햄을 잘게 다진다.2) 계란 1개의 흰자와 계란 2개를 함께 풀어준 후 소금과 후춧가루로 양념을 한다.3) 계란과 밥을 섞어준다.4) 달군 팬에 식용유를 두른 후 양파, 당근, 파프리카, 햄, 소금을 볶아준다.5) 팬에 식용유를 더 두르고 밥을 얇게 둥글게 펼쳐 올린 후 앞 뒤로 구워준다. 총 4장을 부친다.6) 계란밥 2장 위에 토마토 스파게티 소스를 바르고 피자치즈를 뿌린다.7) 남은 계란밥 2장을 팬에 눌러가며 구워준다.8) 7의 계란밥 위에 계란 노른자를 바른 후 뚜껑을 덮어 익힌다. ◆ 여름철 달아난 입맛 잡아주는 ‘닭가슴살 야채 에그롤’재료: 계란 6개, 깻잎 6장, 닭가슴살 1캔, 파프리카 1개, 오이 1/2개, 단무지 3줄, 당근 1/3개, 부추, 소금, 후추1) 물기를 제거한 닭가슴살에 후춧가루를 뿌려준다.2) 파프리카는 길게 채썰어 준비하고, 오이는 길게 썬 뒤 소금에 살짝 절인 후 물기를 제거해준다.3) 당근은 채썰어 후라이팬에 가볍게 볶아준다.4) 계란의 흰자와 노른자를 잘 섞어준다.5) 계란으로 얇게 진단을 만든다.6) 김발 위에 지단과 깻잎을 얹은 후, 준비된 야채를 올려 말아준다.7) 6을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부추로 묶어준다. ◆ 식사 대용으로도 밥 반찬으로도 OK ‘순두부 우유 계란찜’재료: 계란 2개, 우유 1/2컵, 대파 1/3대, 당근 30g, 순두부 100g, 소금1) 볼에 계란을 넣고 곱게 푼 뒤 우유 1/2컵을 넣어 고루 섞는다.2) 계란에 곱게 다진 대파와 당근을 넣는다.3) 순두부를 한 입 크기로 떠 넣은 후 재료와 섞고 소금으로 간을 한다.4) 볼에 랩을 씌우고 찜통에 10분간 찌거나 전자레인지에 2분 정도 익혀준다. 계란은 이 외에도 해장국, 오믈렛, 파스타, 토스트, 케이크, 샐러드, 푸딩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으며, 더욱 많은 계란 요리 레시피는 에그로(www.eggro.net)에서 알아볼 수 있다.
- [뜨는 PM]美-유럽-中-日 앞서가는데..국내 개발은 걸음마
-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은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나인봇은 벌써 지난해 판매량을 넘어서 올해에만 2~3배 가량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그웨이도 신제품을 내놓고 2배 가량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은 2020년 1억대 규모로 2배 가량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선진국들이 한 걸음 앞서가는 반면 국내 개발은 걸음마 수준이다. 유럽과 일본, 미국에서는 퍼스널 모빌리티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국가적인 지원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시장의 잠재력에 일찍 눈을 뜬 중국은 나인봇과 세그웨이 등 새로운 개념의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에서 절대적인 주도권을 확보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특히 일본과 미국, 유럽 등 자동차 선진국들은 자동차 기반의 퍼스널 모빌리티 제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일본은 부품 업체들의 경쟁력을 발판 삼아 핵심 부품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각종 제도를 정비하고 산업 기반구축에도 힘쓰고 있다.유럽과 미국 등지에서는 전기차에 대한 지원을 늘리면서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럽 그린카 대책’이나 ‘유럽 전력망 산업대책’ 등이 대표적 기술개발의 예다. 유럽연합(EU)에서는 2020년 승용차 CO2 배출목표를 95g/km로 정해져 퍼스널 모빌리티의 보급이 필수인 상황이다.미국에서도 배터리 생산이나 클린시티 등 사업에 대규모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2013년에는 미시간주의 앤아버 시티를 대상으로 데이터를 분석, 소형전기차와 자율 주행, 카쉐어링 간의 효율을 조사한 자료를 발표하기도 했다.이동수단별 이동거리에 따른 분담율(자료-자동차안전연구원)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전자산업팀장은 “이미 선진국은 종합적 그림을 그리고 사업화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우리는 2~3년 전에 사업 계획을 만들기는 했는데 전체적인 그림은 미흡하다”라고 말했다.중국은 거대한 자국 시장규모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신개념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 세그웨이를 인수한 나인봇과, 갓웨이, 락휠, 에어휠, 솔로휠 등이 중국의 대표적 업체다.이형록 스타플릿 대표는 “중국은 신개념 모빌리티 시장에서 이미 막강한 선진국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미 기술력이 앞서 있는 데다 자국의 저렴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가격 경쟁력도 높아 후발 주자가 들어서기 어려운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전했다.한국은 2009년 이후 정부가 전기자전거를 비롯한 1인용 이동수단 개발 지원을 해왔지만 간헐적인 수준이어서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현대자동차(005380)와 기아자동차(000270) 등 국내 대표 자동차 업체들도 콘셉트카 정도의 개발을 비정기적으로 내놓을 뿐, 눈에 띄는 성과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올 7~8월 콘셉트카 개념으로 중소기업 14곳에서 합작으로 만든 퍼스널 모빌리티가 선을 보일 예정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자본과 법적 기준 마련 등이 뒷받침되면 내년 초에는 충분히 상용화가 가능하다”며 “퍼스널 모빌리티는 중소기업의 먹거리인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국내에서는 최근 르노 트위지가 차종 분류를 받을 수 없어 시범 운행에 실패했듯 퍼스널 모빌리티 진입을 두고 법·제도상의 문제점도 국내 관련산업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김 교수는 “선진국에서는 이미 다양한 모델들을 내놓고 있는데 우리는 여전히 법제도 자체도 정비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선제적 대응이 늦은 상태이지만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퍼스널 모빌리티는 IoT(사물인터넷) 기술력과의 결합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만큼 종합적인 기획을 서두르면 경쟁력 확보에 나설 수도 있다는 게 관련 업계의 판단이다. 이항구 팀장은 “IBM에서 브라질, 호주 등지에 스마트 시티 테스트를 하고 있다”며 “우리도 환경부, 미래부, 산업부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우리의 강점인 IoT 기술력을 기반으로 도시 전체와 퍼스널 모빌리티를 연계하는 시스템을 하루빨리 서둘러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관련기사 ◀☞곽진 현대차 부사장 "올해 쏘나타 10만대 이상 판매 목표"☞현대차, 북미서 쏘나타 14만대 리콜…안전벨트 결함☞현대차 "영암 서킷 드라이빙 체험하세요"
- 밥은 식당의 진가를 가늠하는 잣대
- [이데일리 창업] 밥의 사전적 의미는 쌀과 보리 따위의 곡식을 물기가 잦아들게 끓여 익힌 음식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흔히 식사를 ‘밥’으로 통틀어 지칭한다. 그만큼 밥은 밥상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정작 밥에 신경 쓰는 식당은 보기 드물다. 제대로 지어낸 밥을 당연시 여기기보다는 음식점의 차별화 요소로 내세우는 외식업소가 대부분이다. 밥은 밥상에서 업스케일 해야 하는 음식 1순위라고 해도 손색없다. 업스케일 식재료 이번 호는 ‘업스케일 음식’으로 접근해 ‘밥’에 대해 다룬다.“누구나 밥알이 살아있는 밥을 먹고 싶어 한다”식당 밥하면 스테인리스 스틸 밥공기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밥공기 뚜껑을 여는 순간 드러나는 손님의 표정은 밥의 상태를 간접적으로 말해준다. 포슬포슬하면서도 윤기나는 잡곡밥이 들어있을 수도 있고, 떡처럼 눌려 찌그러진 형태를 하고 있을 수 있다. 윤희숙 요리연구가는 “밥은 농경사회였던 우리나라 정서에 부합하기도 하고, 밥상에서 오감을 만족 시켜주는 첫 번째 단계로 중요한 부분”이라며 “식당에서 밥뚜껑을 여는 손님 눈빛을 보고 있으면 밥의 상태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선생은 “밥은 모양과 형태로 먼저 맛보고, 입에 넣어서 두 번 맛본다”며 “형태나 모양이 잘 갖춰져 있으면 맛도 예쁘다”고 덧붙였다. 누구나 밥알이 살아있는 고슬고슬하고 차진 밥을 먹고 싶어 한다. 하지만 식당에 가면 위쪽에 물을 잔뜩 먹어 떡처럼 뭉친 밥을 종종 접한다. 장사 준비로 뜨거운 밥을 퍼 바로 뚜껑을 닫아 넣어 둔 경우가 그렇다. 뚜껑에 김이 잔뜩 서려 이슬로 맺혔다가 밥 위로 다시 떨어져 생긴 현상이다. 윤 선생은 “밥을 푸고 한 김 내보낸 다음 뚜껑을 덮으면 그런 현상이 조금 덜하다”며 “전문 직원을 따로 둬야 할 정도로 밥을 푸는 일은 짓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작업”이라고 말했다. 일본에는 밥 푸는 기계를 둔 식당도 있다고 한다. 일정한 무게를 설정해놓으면 자동적으로 밥을 뭉쳐 떨어뜨리고, 주걱으로 세심하게 모양을 잡아주는 기계다. 그만큼 일본은 밥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밥이 맛있는 양고기구이 집으로 잘 알려진 <이치류>의 주성준 대표는 일본의 식당은 어딜 가든 기본 수준 이상의 밥을 지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10년 넘게 일본에서 외식업을 하면서 크게 느낀 점 중 하나라고 한다. 주 대표는 “식당에서 공깃밥은 1000원에 책정돼 있는 것이 대다수인데, 사실 돈을 버는 차원이 아니다 보니 작은 것으로 손해를 보지 않으려는 업주 마인드가 고착화돼 관리가 안 되고 있는 대표적인 부분”이라며 “다른 음식이 맛있겠다는 기대감을 줄 수 있는 것이 밥인데 안타깝다”고 밝혔다.“하얀 쌀밥을 조심하라”밥은 영양적인 면에서도 업스케일 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미국의 암 전문 병원 텍사스대학교 MD앤더슨암센터 김의신 종신교수는 과거 국내에서 진행한 한 강의에서 “하얀 쌀밥을 조심하라”고 강조한 바 있다. 김 교수는 “흰쌀밥은 완전히 흰 설탕이라고 보면 된다”며 “흰쌀밥을 먹는 것은 설탕을 숟가락으로 퍼먹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실제 쌀밥을 오래 씹으면 단맛이 나는데 직접 실험을 진행한 결과, 흰쌀밥만 먹고 나서 당을 측정하면 수치가 확 올라간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반면 잡곡밥을 먹고 당을 측정하면 내려간다고 했다. 그는 “한국 식당에 가면 대부분 쌀밥만 나오고 보리밥이나 잡곡밥이 나오는 경우는 드물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병원에서도 식단에 흰쌀밥을 내놓는 곳이 있다며 그것은 상식 이하고 이해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차원에서라도 식당에 흰쌀밥이 나오면 곤란하다”며 “흰쌀밥 대신 보리밥이나 잡곡밥을 먹는 것은 예방하는 차원에서라도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한국은 탄수화물 섭취량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쌀밥보다 현미밥을, 보리쌀 등을 섞은 잡곡밥을 권장하고 있다. 윤 선생은 “쌀에는 탄수화물을 비롯해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 지방질 등이 골고루 들어있지만 도정을 할수록 단백질, 무기질, 비타민, 지방질 함량은 감소하고 탄수화물의 함량은 증가한다”며 “현미는 백미보다 비타민 B1과 비타민 E가 4배 이상, 비타민B2는 2배, 지방과 철·인은 2배 이상, 식이섬유는 3배 정도 더 많이 들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쌀겨 층은 소화가 되지 않는 단점이 있지만 식이섬유가 많아 현미를 먹게 되면 변비 예방과 유해물질 배출 등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며 “또 쌀겨 층과 배아는 리놀산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동맥경화나 노화를 방지하는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밥에 대한 소비자 트렌드는 이제 잡곡밥이다”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잡곡밥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도 늘고 있다. 이에 영향을 받아 즉석밥 시장에서 잡곡밥의 경쟁 또한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추세다. 1997년 햇반 브랜드로 ‘오곡밥’을 출시하며 잡곡밥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CJ제일제당을 필두로 2007년 ‘100% 발아현미밥’을 낸 동원F&B, 최근 뛰어든 농심과 풀무원 등 점차 늘고 있다. 올해 초 CJ제일제당은 최근 소비자 사이에서 크게 화제가 되고 있는 슈퍼곡물 중 대표적인 소재인 렌틸콩(lentils)과 퀴노아(quinoa)를 넣은 ‘햇반 슈퍼곡물 렌틸콩밥’과 ‘햇반 슈퍼곡물 퀴노아밥’을 출시했다. 즉석밥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11년까지만 해도 60억원 규모였던 잡곡밥류 즉석밥 시장은 2012년 150억원, 2013년 23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한 자료 분석 결과에 따르면 급성장 중인 즉석밥 판매량 중 잡곡밥류 즉석밥이 전년 대비 24.9%가 늘었다. 이는 지난해 흰밥류 즉석밥의 판매량 증가율 7.9%보다 3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14년 식품소비행태조사’에서도 잡곡밥은 흰쌀밥(30.5%)을 제치고 ‘주로 먹는 밥 형태’의 1위에 올랐다.소비자의 식생활 트렌드 변화에 발맞춘 외식업체나 업소들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영양적인 면을 업그레이드해 이로운 식재료를 첨가하거나 매장에서 갓 지은 즉석 밥을 내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서울 종로에 있는 한식 비스트로 <무명식당>은 집밥 스타일의 식사가 가능한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11가지의 곡식을 섞은 잡곡밥을 내는 ‘무명밥상’이 대표 메뉴다. 서울 강남의 밥집 <나무그늘 Park>도 찰보리와 기장을 넣은 영양잡곡밥을 모든 메뉴에 내고 있다.면집이지만 함께 내는 밥에 신경 쓰는 곳도 있다. 서울 수유동에 있는 들깨수제비·칼국수 전문식당 <엘림 들깨수제비>는 칼국수 주문 시 보리밥을 곁들인다. 풍미를 끌어올리기 위해 다시마 물과 정종을 사용해 밥을 짓고 있다.이 같은 변화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주)김가네는 <김가네김밥> 브랜드 리뉴얼에 돌입하며 쌀눈을 첨가한 청정미를 사용해 밥을 업그레이드했다. 김가네 마케팅팀 이준희 팀장은 “100Kg의 현미를 도정해 나오는 쌀눈은 100g에 불과한데 쌀눈에는 옥타코시놀과 알파토코페롤, 식이섬유 등이 풍부해 영양과 맛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윤희숙 요리연구가는 “밥을 업그레이드하는 방법에서 그럴듯하게 보이는 것 중 하나로 식당에서 흔히 흑미를 많이 사용한다”며 “흑미가 10톨만 들어가도 밥 전체를 보라색으로 물들일 수 있기 때문인데, 그것보다는 보리쌀 등 다른 곡식을 활용해 영양적인 부분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춰 차별화하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가마솥밥, 무쇠솥밥으로 맛과 임팩트 둘 다 잡자”예전까지만 해도 즉석 밥하면 돌솥밥과 영양돌솥밥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최근에는 가마솥밥, 무쇠솥밥 등으로 그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서울 마포구에 있는 한식집 <진상>은 하루 3번 가마솥에 밥을 지어 낸다. 밥이 부족하면 입구 쪽에 있는 솥에서 직접 밥을 퍼다 먹을 수 있도록 했다. 서울 양재역 인근의 <잰부닥>은 고깃집이지만 무쇠솥밥을 주문 즉시 지어내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영양적인 부분과 즉석조리를 조합한 음식점도 있다. 조금 더 전문화된 식당 중 하나로, 서울 관악구에 있는 약선밥 전문의 <둥구나무>는 충북 음성군의 친환경 쌀을 매일 식당에서 직접 오분도미로 도정해 주문 즉시 밥을 짓고 있다. 약알칼리수를 사용하고 대부도 동주염전에서 가져온 천일염을 묵혀 간을 한다. 연근, 녹두, 각종 견과류 등을 올리고, 유근피현미영양밥, 표고버섯밥, 연근우엉치자밥 등 9가지 약선밥을 맞춤별로 제공한다는 것이 특징이다.최근에는 정미기기를 두고 음식점에서 직접 도정해 밥을 짓는 곳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 도정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밥맛이 떨어지기 때문에 최대한 신선한 쌀을 사용해 최상의 밥맛을 내기 위해서다.윤희숙 요리연구가는 “무엇보다 밥은 조금씩 지어 빨리 소비하는 것이 좋다”며 “햅쌀의 사용 여부에 따라서도 밥맛이 크게 차이난다”고 말했다.서울 종로구 <무명식당>11가지 곡식 섞은 영양 가득 잡곡밥 내는 ‘건강한 집밥’<무명식당>은 ‘건강한 집밥’을 표방한다. 대표 식사 메뉴는 무명밥상(1만원)과 별미밥상(1만원)이다. 5첩 반상으로 1인용 나무 쟁반에 정갈하게 담아 나온다. 제철 식재료와 지역 특산물 등 국내산 식재료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무명밥상에는 11가지 곡식을 섞은 잡곡밥을 내고 있다. 햅쌀, 현미, 보리, 서리태, 조, 기장, 율무 등 다채로운 곡류를 섞어 영양가를 높였다. 별미밥상도 5가지 잡곡으로 밥을 지어 낸다. 계절감이 있는 국과 찬을 곁들여 밥상을 완성한다. 같은 무명밥상이라도 국이 매일 달라지고 제철 채소를 활용하기 때문에 반찬메뉴도 달라진다. 별미밥상도 밤, 은행, 취 등 밥에 들어가는 재료가 매일 바뀐다. 저녁에 주문 가능한 무명 요리도 매일 변경된다. 막걸리 한 주전자와 요리 메뉴 하나, 쌈밥, 샐러드, 젓갈(장아찌) 등을 모아 주안상 세트로 제공한다.이곳은 전체적으로 저염식을 추구하고 조미료를 최소화하고 있다.서울 강남구 <쌀가게 By 홍신애>매장에서 직접 도정한 오분도쌀로 신선한 밥 제공 요리연구가 홍신애 선생이 운영하는 <쌀가게 By 홍신애> 매장 한쪽에는 도정기기가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현미를 매일 직접 도정해 오분도쌀로 밥을 지어내는 한식집이다. 오분도쌀은 쌀겨 층을 50%만 벗겨내고 쌀눈을 남겨둔 것으로, 현미와 백미의 중간 정도에 해당된다. 백미에 비하면 쌀겨 층이 남아있기 때문에 비타민과 미네랄, 섬유질 등의 영양 성분이 많다. 특히 비타민E는 약 10배나 더 함유하고 있다고 한다. 오분도쌀은 현미에 비해 식감이 부드러워 먹기 편한 것이 장점이다.특징은 딱 100인분의 밥만 지어 판매하고 있다는 점이다.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한다.주 메뉴는 밥, 국, 2~3가지의 밑반찬, 메인요리로 구성된 ‘쌀가게 정식(9900원)’이다. 오분도쌀을 도정하는 과정에서 나온 쌀겨 층과 통알곡 현미를 같이 볶아 우려낸 현미차도 함께 낸다. 나무 트레이에 1인분씩 담아 내 위생을 강조했다.음식은 홍 대표가 도맡고 있으며 저녁에는 그가 개발한 특별 메뉴 ‘차돌박이 유자무침’, ‘삼겹살 간장찜’, ‘마늘새우 우동샐러드’ 등도 맛볼 수 있다.서울 강남구 <이치류>밥이 맛있는 양고기구이 식당, ‘고시히카리’로 고슬고슬하게<이치류>는 밥이 맛있는 곳으로 잘 알려진 양고기구이 전문식당이다. 양고기를 두꺼운 철판에 구워 먹는 ‘징기스칸’ 요리 전문점인데 어린 양고기만 선별해 냉장 상태로 유통, 매장에서 직접 손질해 양질의 고기만 사용하고 있다. <이치류> 주성준 대표는 이곳 콘셉트에 최적화된 밥맛을 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윤기가 흐르면서 고슬고슬한 밥맛이 핵심이다.특징은 밥 한 그릇을 세 부분으로 나눠 먹는다는 점이다. 간장 소스에 찍은 양고기를 밥과 먹다가 나중에는 그 간장 소스에 밥을 비벼 먹고, 마지막에는 뜨거운 보리차를 붓고 볶은 현미를 넣은 ‘오차즈케’로 마무리하는 것이 이곳 음식을 즐기는 방법이다. 밥은 소스에 비비고 물에 말아야 하기 때문에 고슬고슬하게 짓는 것이 관건이다.이곳은 ‘고시히카리’ 품종의 쌀을 사용해 밥을 짓는다. 일본에서 들여오다 방사능 사건 이후로는 경기도 평택에서 기존과 근접한 수준의 쌀을 찾아 쓰고 있다. 쌀은 씻어서 전분을 제거한 다음 체에 걸러 냉장고에서 30분가량 숙성한다. 물을 조금 덜 잡아 밥을 짓는데, 밥을 지을 때에는 생수를 꼭 사용하고 쌀로 빚은 술을 적당량 첨가한다. 밥을 짓는 재료의 양이 조금이라도 달라지면 밥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주 대표는 물 등의 양을 밥솥 눈금에 정확하게 맞추기 위해 손전등을 사용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밥솥은 일본에서 가져왔다.인상적인 것은 밥을 1인당 한 그릇씩만 제공한다는 점이다. 식재료 원가에 맞먹는 1000원만 받기 때문에 서비스 차원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맛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주 대표의 설명이다. 밥은 하루에 5번 정도 짓고 있다.서울 마포구 <니드맘밥>매장에서 도정해 지은 가마솥밥으로 밥 퀄리티 높인 FC 브랜드프랜차이즈 브랜드라고 하면 가보지 않고 기대치를 한정지어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주)미사랑인들에서 론칭한 <니드맘밥>은 적어도 밥 품질만큼은 자부하는 곳이다. ‘맛있는 밥’을 전면에 내세운 간편 한식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옛날 밥맛을 재현하고자 매장에서 매일 도정해 가마솥에 밥을 짓는다. 벽에 붙여놓은 ‘쌀 찧는 곳’, ‘밥 짓는 곳’이라는 팻말이 인상적이다. 쌀은 경기도 파주에서 재배하는 현미를 도정해 사용한다. 30분 정도 불렸다가 50인분짜리 가마솥에 지어낸다. 밥은 무한리필 해주기 때문에 손님이 많을 땐 하루 6번까지 밥을 짓는다고 한다.대표 메뉴는 제육덮밥, 소불고기덮밥으로, 달걀프라이, 깍두기, 장국을 곁들여 1인 트레이에 깔끔하게 제공된다. 메뉴 가격이 4000~4500원으로 부담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카운터 없는 매장을 구현해 인건비를 최저로 낮췄다. 전문적인 기술을 요하지 않는다는 점도 인건비 절감에 효과적인 부분이다.합리적인 가격에 밥맛까지 좋아 15평 20석 본점 기준 하루 13~15회전하고 있다. 음식 제공 시간, 손님 식사 시간이 짧아 회전율이 높은 편이다.가운데에 주방을 놓고 그 테두리를 두른 바(Bar) 형식의 테이블로 1인 고객 방문에도 무리 없는 분위기를 제공한다.한편 <니드맘밥>의 본사는 (주)미사랑인들은 쌀 전문 기업으로 1999년부터 쌀 사업을 진행해왔다.자료 및 사진 제공 : 월간외식경영 www.foodzip.co.kr
- [여행] "고향 그리운 아바이들 어여 오시라요"
- 강원 속초시의 중심인 중앙동에서 청호동 아바이마을로 건너가려면 속초항 구수로를 오가는 갯배를 타야 한다.[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강원 속초시 청호동. 소위 아바이마을로 알려진 곳이다. 이 마을이 유명해진 건 피란민들이 고향에서 먹던 음식인 순대가 소문을 타고 알려지면서부터다. 지금은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또 전문식당에서 주머니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국민음식’이 됐지만 하지만 이곳 아바이마을에서 순대는 그 의미가 좀 더 각별하다. 한국전쟁 당시 이곳 속초에 뿌리내린 피란민들이 고향을 그리며 먹던 추억의 맛이기 때문이다. 전쟁이 끝난 뒤엔 밤새 거센 바다와 바람을 맞으며 고기잡이에 나선 아바이의 몸과 마음을 따스하게 데워 주던, 삶의 애환이 담긴 음식이기도 하다. ▲아바이도 어마이도 쇠밧줄 당겨야 물 건너 “우리는 뱃길 북쪽으로 돌릴 수 없어/ 우리 힘으로는 이 무거운 청호동 끌고 갈 수 없어/ 와이어로프에 복장 꿰인 채 더러운 청초호를 헤맬 뿐/ 가로막은 철조망 넘어 동해에서/ 청진 원산 물이 가자고/ 신포 단천 물이 들어가자고/ 날래 따라나서라고 날마다 아우성인데/ 우리는 동력도 키도 없어.”이상국의 ‘청호동 갯배’의 한 구절이다. 고향으로 가지 못하는 피란민의 아픔을 갯배에 담았다. 시 내용처럼 속초 시내 중앙동에서 청호동 아바이마을로 건너가려면 속초항 구수로를 오가는 갯배를 타야 한다. 갯배는 두 지역을 연결한 쇠밧줄에 꿰어 있어 배를 탄 이들이 힘을 모아 쇠밧줄을 당겨야 움직이는 원시적 형태의 무동력선이다. 물론 새로 놓은 도로로 건널 수도 있지만 돌아가야 하는 번거러움이 있다. 갯배는 이런 수고를 덜어준다. 폭 30m의 갯가 수로를 5분만 가면 된다. 뱃삯도 200원이니 공짜나 다름없다. 마을 근처로 들어오면 ‘갯배 타는 곳’이란 플래카드가 군데군데 걸려 있다. 갯배지기 영감님은 “이거 한번 당겨봐, 꽤 재미지지”라며 배를 끄는 쇠스랑을 넘겨준다. 갯배를 끌어보는 재미도 재미려니와 선상에서 갈매기와 청초호, 항포구의 정취를 동시에 느껴볼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다. 동해와 청초호를 분리하는 모래톱 위에 들어선 아바이마을은 전국 유일의 실향민 집단정착촌이다. 대다수가 어부였던 함경도 출신 피란민들은 바다와 가깝고 텅 빈 모래시장이었던 속초의 황량한 이곳에 정착했다. 고향과 가깝다는 게 이유였다. 급히 고향을 떠나온 터라 빈손이던 그들에게 속초는 그나마 고향에 갈 날까지 입에 풀칠할 일거리도 많이 만들어줬다. 남정네는 고깃배를 타고 나가서 어부로 일하고 아낙네는 포구로 돌아온 고깃배 그물에서 생선을 떼어내며 어려운 시절을 이겨냈다. 피란민들의 삶은 고단했다. 고기잡이를 하며 사람 허리 정도의 깊이로 땅을 파고 창문과 출입구만 지상으로 내놓은 토굴집이나 판잣집을 지어 살았다. 속초 시내와 아바이마을을 잇는 ‘갯배’. 두 지역을 연결한 쇠밧줄에 꿰어 있어 배를 탄 이들이 힘을 모아 쇠밧줄을 당겨야 움직인다.▲함경도 실향민의 맛 ‘아바이순대’ 함경도 음식으로 알고 있는 아바이순대. 정작 함경도에는 아바이순대가 없다. 정확하게는 아바이순대라고 부르지 않는다. 함경도가 이전부터 순대로 유명했고 한국전쟁 때 청호동에 정착한 함경도 실향민이 즐겨 먹으면서 생긴 말이다. 정확하게는 함경도순대가 맞는 표현이다. 함경도에서는 마을잔치나 경사가 있을 때 돼지대창에 속을 채운 순대를 만들었다. 특징은 남쪽과 달리 순대 속을 꽉 채우는 것. 소금으로 박박 문질러 씻은 대창에 무청시래기, 다진 돼지고기, 선지, 마늘, 된장 등을 버무려 속을 채웠다. 껍데기는 두껍고 시래기가 들어가 씹는 맛이 거칠다. 그래서 아바이순대는 여자보다 남자가 더 좋아한다. 약간의 누린내도 있어 즉석음식에 길든 요즘 세대에게는 조금 부담스러운 맛이다. 최근에는 선지 대신 찹쌀을 넣어 돼지냄새를 없애기도 한다. 돼지대창 외에도 다양한 재료로 순대를 만들어 먹었다. 지금이야 돼지대창이 구하기 쉬운 재료지만 과거에는 귀한 것이었기 때문. 설밑이면 제철 생선인 명태에 속을 채워 만든 순대를 제삿상에 올렸다. 명태의 내장과 뼈 등을 빼내고 두부·된장·녹두·숙주나물·배추 등과 명란·애 등을 버무려 속을 채운 독특한 순대다. 함경도는 명태의 주산지. 속초 일대 또한 남한 최대의 명태 어획고를 올리던 곳이었으니 피란민들은 설 제사상에 명태순대를 차례상에 올린 건 어찌보면 당연했던 일. 명절이면 더욱 깊어지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명태순대로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었다. 여름철에는 오징어가 명태를 대신했다. 오징어 몸통에 갖가지 야채와 당면, 오징어 다리 삶은 것을 잘라 속을 채웠다. 이곳 아바이마을 식당가에서는 아바이순대, 오징어순대, 가자미회냉면, 명태회냉면 등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아쉬운 점은 아바이순대나 오징어순대를 공장에서 받아다 쓴다는 점. 하지만 감자가루와 고구마가루로 만드는 함흥식냉면은 대개 직접 면을 뽑아서 쓴다. 강원 속초시 청호동 아바이마을의 ‘아바이순대’, 돼지의 대창 외에도 겨울에는 명태, 여름에는 오징어 몸통에 속을 채워 내는 것이 특징이다.▲씹을수록 곰삭은 맛, ‘식해’아바이마을의 어느 식당을 들어가도 순대와 함께 나오는 것이 있다. 식해다. 식해는 각종 해산물을 숙성발효해 저장해두고 먹어온 우리 전통 젓갈의 한 종류. 재료에 곡물과 야채 등을 섞어 삭힌다는 것이 일반 젓갈과 다른 점이다. 생선 따위를 토막내 좁쌀밥이나 쌀밥, 무·마늘·파 등 채소류를 썰어 넣고 고춧가루와 버무려 숙성시킨다. 식해의 재료도 일반 젓갈의 재료만큼이나 다양하다. 가자미식해, 갈치식해, 멸치식해, 도루묵식해, 노가리식해, 명태식해, 오징어식해, 낙지식해 등 수십종을 헤아린다. 그중 가장 많이 알려진 게 가자미식해다. 가자미를 토막 내 메조밥·고춧가루·무·생강·마늘 따위와 섞어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숙성시키면 잘 발효된 가자미식해가 만들어진다. 시원하고 매콤한 맛으로 함경도 출신 실향민의 향수를 자극하는 대표음식이다. 아바이마을의 김송순(87) 할머니는 정통 가자미식해 맛을 재현해내는 1인자다. 북청 출신으로 1·4후퇴 때 내려와 생선장사 등을 하며 60년 넘게 이곳에 살고있는 실향민. “비린내가 없고 매콤하면서도 씹을수록 고소해지는 곰삭은 맛”이 김 할머니가 귀띔하는 가자미식해의 본맛이다. 동해안 일부 식당에서 가자미식해를 반찬으로 내지만 대개는 가자미토막보다 밥알을 많이 넣고 단맛을 강조한, 남쪽 사람들 입맛에 맞게 변형한 것들이다. 김 할머니가 알려준 가자미식해 담그기를 따라 해볼까. 가자미를 토막 내 소금에 절여 사나흘 정도 숙성시킨 뒤 표면의 진(기름기)이 다 빠질 때까지 씻어낸다. 메조밥을 섞어 윗목에서 이불을 씌우고 날씨에 따라 7~15일간 다시 숙성시킨다. 여기에 고춧가루·마늘·파·생강과 소금에 절인 무를 썰어 넣고 버무려 저장한다. 재료의 양은 그때그때 손맛을 봐가며 결정하는데 여름에 담글 땐 무를 넣지 않아야 꼬들꼬들한 맛이 유지된단다.대표적인 이북음식 중 하나인 ‘가자미식해’. 아바이마을에서는 김송순 할머니가 정통 가자미식해 맛을 재현해내는 1인자로 알려져 있다.◆여행메모▲가는법=서울에서 출발한다면 서울·춘천고속도로를 타고 동홍천IC에서 속초 인제방면으로 가면 된다. 속초해수욕장 가기 전 고속버스터미널 옆에서 청호동, 갯배, 아바이마을 등 팻말을 보고 좌회전해 들어간다.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강릉까지 간 뒤 7번 국도를 타고 양양을 거쳐 속초로 가도 된다. ▲잠잘곳=가족단위 여행객이라면 속초 쪽에선 한화리조트 설악 쏘라노(033-630-5500)를 권할 만하다. 국내 최초 온천 테마파크 설악워터피아가 때 이른 더위를 맞아 야외시설을 전면 개장했다. 글램핑존도 인기다. 텐트 대여를 포함해 생삼겹살과 생목살, 닭꼬치, 소시지를 제공하는 바비큐세트는 3~4인 13만원, 5~6인 15만원이다. 밥과 컵라면을 포함하면 2만씩 추가된다. 8만원에 바비큐 집기류를 추가한 텐트만 별도로 대여 가능하다. ▲먹을곳=아바이마을 식당은 아바이순대와 식해가 기본이다. 신다신(033-633-3871)은 가리국밥이 유명하다. 유진이네(033-632-2397)는 아바이마을에서 식당 중 유일하게 피란민 할머니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아바이순대와 순대국밥, 튀김 등을 맛볼 수 있다. 등대물회(033-633-3630)는 생선구이가 유명하다. 김송순 어마이젓갈(033-632-6908)에서는 가자미식해와 명태식해, 명란식해 등을 구매할 수 있다. 등대물회의 생선구이. KBS 예능프로그램 ‘1박2일’에서 촬영해 유명해졌다.신다신의 가릿국밥. 가리는 갈비를 일컫는 말이다. 말하자면 갈비탕인 셈인데, 얼핏 보면 서울의 탕반과 비슷하지만 내용물이 더 푸짐하다. 밥에 삶은 고기 썬 것과 선지, 우둔살을 채 썰어서 무친 육회와 두부를 얹고 사골과 양지머리를 푹 고아 만든 육수를 부어 먹는다.신다신의 가리국밥과 아바이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