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색결과 10,000건 이상
- 세계 최대 장식·디자인박물관에 'K-패션' 기증…英 순회 전시
- [영국 런던=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한국 고유의 멋과 아름다움을 담아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서울의 ‘K-패션’ 의상이 세계 최대 장식·디자인박물관인 영국 ‘빅토리아 앤 앨버트’ 박물관의 자산이 된다.오세훈 시장이 빅토리아 앤 앨버트 박물관에서 오징어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를 담은 한류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서울시)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2일부터 22일까지 9박 11일 일정으로 유럽 출장길에 올라 영국 런던 첫 일정으로 지난 13일 오전 9시(현지시간) 런던 빅토리아 앤 앨버트 박물관을 찾아, 국내 패션 디자이너들이 제작한 의상 3점을 기증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의상 기증은 글로벌 패션 선진도시 중 하나인 런던과 우호 관계를 증진하고,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서울의 패션을 홍보해 런던 패션산업과의 교류협력을 강화한다는 의미에서 마련됐다.빅토리아 앤 앨버트 박물관은 지난 1888년부터 한국 예술품을 수집해왔고 1992년 런던 최초로 한국 전시관을 상설 개관해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한국 전시관은 4세기부터 오늘날에 이르는 도자기, 자수, 패션, 제품 디자인 및 디지털 아트 등을 소장하고 있다.오 시장은 이날 기증식에 앞서 박물관 내 한류 전시관에서 서태지와 아이들을 포함한 ‘K-팝’ 등 다양한 전시품을 둘러보고 트리스트럼 헌터 박물관장, 윤영철 주영대사 등과 만남도 가졌다. 그는 “서태지와 아이들이 이태원의 클럽에서 시작하는 등 이태원은 K-콘텐츠의 발생지”라며 “이태원을 K-팝 발상지로 기념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면 관광객이 오는데 도움이 되겠다는 얘기도 있었다”고 말했다.서울시는 이번 기증 의상 선정을 위해 서울패션위크에 다년간 참여한 박춘무·박종철 디자이너 등과 ‘2023 F/W 런던패션위크’에 참여한 유망 신진 디자이너 윤석운씨의 작품 중 한국 고유의 멋과 아름다움 담아내고 드러낼 수 있는지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서울시가 기증한 의상은 △한글 자모의 구조와 특징을 패턴의 조형과 접목해 한글에 축적된 시간의 의미를 담아낸 박춘무 디자이너의 ‘데무’ △태극문양을 모티브로 대한민국의 역동성을 남성복으로 상징화한 박종철 디자이너의 ‘슬링스톤’ △신선하고 독창적인 감각으로 위트있는 패션을 선보여 해외 컬렉션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윤석운 디자이너의 ‘석운 윤’ 등이다.박춘무 디자이너는 파리 프레타포르테, 오사카 컬렉션, 서울 패션위크 S/S 2011 헌정 디자이너 등 다채로운 경력을 갖추고 있다. 세계 패션 무대에서 한국의 멋과 전통 복식의 모티브를 담은 디자인 스타일을 자신 있게 선보이는 컬렉션으로 이목을 모으고 있다.박종철 디자이너는 뉴욕패션위크 트레이드쇼, 서울패션위크,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기념 패션쇼, 폭력학대예방협회 자선 패션쇼, 폐결핵 환자 돕기 자선 패션쇼 등 다양한 경력과 사회적 약자 지원에 헌신하고 있다. 도전적이며 개성이 뚜렷한 남성복 스타일이 중심이다.뉴욕과 런던, 파리 등 세계 패션의 중심지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윤석운(브랜드명 석운 윤) 디자이너는 본인의 예술 감성을 담은 패션스타일을 통해 동시대 한국패션의 패기와 역동성을 보여주고 있다.이번에 기증한 의상들은 빅토리아 앤 앨버트 박물관 자산등록의 행정적 절차를 진행, 박물관 내 한국관 전시를 시작으로 영국 내 문화예술 행사와 연계해 순회 전시할 계획이다.오 시장은 이날 기증식에 앞서 빅토리아 앤 앨버트 박물관 내 한류 전시관을 둘러본 뒤 “(박물관이)한류에 많은 공간을 할애하고 벌써 10만명이 다녀갔다고 하는데 감사하다”며 “오늘 기증한 것은 비록 세 점이지만 원하시면 더 기증하겠다”고 말했다.왼쪽부터 박춘무·박종철·윤석운 디자이너 의상 작품. (사진=서울시)
- 대성 "분당 사는 조카" 외친 '분좋카' 뜻은[이연호의 신조어 나들이]
-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편집자 주] 언어의 특성 중 역사성이라는 것이 있다. 언어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생성, 소멸, 변화의 과정을 겪는 것을 가리켜 바로 ‘언어의 역사성’이라고 한다. 언어의 역사성에 기반한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바로 신조어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매일같이 넘쳐나는 신조어의 세상 속에서 살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 같은 신조어들이 다양한 정보기술(IT) 매체를 통한 소통에 상대적으로 더욱 자유롭고 친숙한 10~20대들에 의해 주로 만들어지다 보니, 그들과 그 윗세대들 간 언어 단절 현상이 초래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젊은층들은 새로운 언어를 매우 빠른 속도로 만들어 그들만의 전유물로 삼으며 세대 간 의사소통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기성세대들도 상대적으로 더 어린 세대들의 언어를 접하고 익힘으로써 서로 간의 언어 장벽을 없애 결국엔 원활한 의사소통을 꾀하자는 취지에서 연재물 ‘이연호의 신조어 나들이’를 게재한다.MBC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 방송 화면 캡처.◎다음 은지와 지수의 < > 속 짧은 대화에서 (___________)안에 들어갈 뜻풀이로 가장 올바른 것은?<은지: 이번 주말에 뭐해? 요즘 날씨도 좋은데 차 갖고 가까운 남양주나 가서 놀다 올까?지수: 그래. 좋아! 오랜만에 바람도 쐬고 좋지. 밥 먹고 팔당댐 근처 분좋카(분조카)나 가자!은지: 분좋카? 그게 무슨 말이야?지수: 아. 분좋카 몰라? 요즘 인스타그램에서 많이 쓰는 말인데. 분좋카는 (___________)(이)란 뜻이야.>1)분당 사는 조카집 2)분위기는 평범하나 조용한 카페 3)분식 좋아하는 사람들이 자주 가는 카페 4)분위기 좋은 카페정답은 4번 ‘분위기 좋은 카페’다.‘분좋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분좋카’를 검색하면 게시물이 5만 개가 넘게 나올 정도로 요즘 MZ세대들 사이에서 자주 쓰이는 말이다. ‘분위기 좋은 카페’의 앞 글자만 따서 줄인 형태로 발음 편의상 ‘분조카’로 부르기도 한다.언제부턴가 식사를 하면 커피나 디저트를 꼭 먹어야 하는 문화가 자리잡은 우리나라에서 지역별로 ‘분좋카’ 정보를 일정 정도 꿰고 있다면 사회생활에 있어 감각 있는 사람 대접을 받을 수 있다. 특별히 카페를 좋아하는 사람들 중심으로 사용되다 최근 몇 년 새 광범위하게 퍼진 말로, 주로 지역명을 앞에 붙여 사용한다. ‘가로수길 분좋카’, ‘수원 분좋카’ 같은 식이다.SNS에 해시태그(hashtag)를 달아 자주 쓰는 말이기도 하다. 비슷한 말로는 ‘공좋카’라는 말도 있는데, 이는 ‘공부하기 좋은 카페’의 줄임말로 카페에서 공부하기를 즐기는 ‘카공족’들이 자주 쓰는 단어다.애견 인구 증가와 함께 애견 동반 카페와 관련한 신조어도 있다. 바로 ‘퍼푸치노’란 말이다. 커피의 한 종류인 카푸치노에 영단어 ‘puppy(강아지)’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단어로, 반려견이 먹을 수 있는 음료를 말한다. 퍼푸치노는 해외에서 먼저 시작한 반려견 전용 메뉴로, 에스프레소 컵에 크림이 제공되는 것이 특징이다. 유당을 잘 분해하지 못하는 강아지의 특성에 맞춰 100% 락토프리(유당 분해) 유유로 제조한다.지난달 MBC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에 출연한 빅뱅 태양은 군 시절 ‘군뱅(GOONBANG)’이란 이름으로 공연 등을 함께 했던 대성, 배우 고경표·주원에게 신조어 퀴즈를 출제하는 모습이 화제를 모았다. 최근에 배웠다며 자랑하듯이 신조어를 연이어 출제하던 태양이 ‘분좋카’의 의미를 묻자, 대성은 “분당 사는 조카”라고 말하며 폭소를 자아냈다.
- 삼성FN리츠 "자산매입 경쟁력·안정성으로 국내 대표 우량 리츠로 도약"
-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부동산 사모펀드 사업 기반에서 올해 본격적으로 공모 상장 시장으로 역량과 사업영역을 확대해 기관뿐 아니라 개인 투자자께도 우량 자산의 투자기회를 제공하겠습니다.”김정근 삼성SRA자산운용 대표이사가 1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삼성FN리츠 기업설명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김정근 삼성SRA자산운용 대표는 1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삼성FN리츠 기업설명회에서 “삼성금융네트워크의 강력한 스폰서십과 삼성SRA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상품성을 고루 갖춘 리츠로 투자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지속적인 책임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삼성FN리츠(삼성에프엔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는 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SRA자산운용·삼성증권 등 삼성금융네트웍스의 4개사가 직접 참여하는 삼성그룹 최초의 공모 상장리츠다. 우량한 스폰서를 기반으로 안정성, 수익성, 성장성, 상품성 등 특징을 갖고 있다. 삼성FN리츠는 삼성그룹의 금융계열사를 후원자로 두고 있어 자산 매입 경쟁력과 안정적 운영 기반을 확보했다는 이점이 있다.삼성FN리츠는 국내 핵심업무지구에 위치한 우량 오피스 자산 대치타워와 에스원빌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코어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주요 권역에 위치한 자산의 가치 상승을 통해 수익성을 도모할 계획이다. 대치타워는 강남권역(GBD)의 A급 오피스로 상장 리츠 중 GBD 오피스 실물 전체를 처음 확보한 사례이다. 에스원빌딩은 에스원이 100% 임차하고 있는 시청역 인근 A급 오피스로 안정적인 임대 수입이 기대되는 자산이다. 향후 자산 주변의 입지 개발 계획에 따라 지속적인 자산가치 상승이 기대된다는 게 삼성SRA자산운용의 설명이다.1, 4, 7, 10월 결산 기준 분기 배당에 나서는 점도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분기 배당은 상장 리츠 중 처음이다. 자산의 안정성을 기반으로 평균 5.6%(연 환산 기준, 초기 3년 예상 평균 수익률)의 배당을 통해 정기적이고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제공할 예정이다. 월 배당 상장지수증권(ETN)·상장지수펀드(ETF) 등 금융상품 구성 시 편입대상에 고려될 가능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특히 삼성FN리츠는 핵심권역에 소재한 스폰서 보유 자산에 대한 우선매수협상권을 가지고 있다. 향후 시장상황을 고려해 잠실빌딩, 삼성생명 서초타워, 삼성화재 서초사옥 등 스폰서가 보유한 우량 핵심자산을 지속적으로 편입할 계획이다. 핵심 입지에 위치한 신규 자산을 발굴, 매입해 대형다물리츠로 성장한다는 전략이다.삼성FN리츠 관계자는 “삼성이 직접 삼성의 자산을 운용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신뢰성과 안정성을 자랑한다”며 “상장 이후 스폰서가 보유한 우량 자산 및 신규 자산을 지속적으로 편입해 리츠 규모를 키우고 국내 대표 리츠로 성장시키기 위해 모든 역량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삼성FN리츠는 이번 상장을 통해 총 1189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공모가는 5000원, 공모주식수는 2378만주다. 오는 20~21일 이틀간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27~28일 청약을 진행한다. 유가증권시장에는 4월 중 상장할 예정이다.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대표 주관사, NH투자증권과 KB증권은 공동 주관사를 맡았다.
- "아파트 단지 내에도 서울형 키즈카페 생긴다"…올해 50개 개소
-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서울시가 오세훈표 ‘엄마아빠 행복 프로젝트’ 역점 사업인 ‘서울형 키즈카페’를 올해 100곳까지 확대하고, 2026년까지 서울 곳곳에 400곳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13일 밝혔다. 핵심은 지역사회까지 협업해 양육자와 아이들이 안심하고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는 것이다.현재 운영되고 있는 서울형 키즈카페 모습. (사진=서울시 제공)◇올해 서울형 키즈카페 추가로 50개소 개소…아파트 단지 내 생활권 밀착 목표서울형 키즈카페는 현재 △종로구 혜화동점 △중랑구 면목4동점 △양천구 신정7동점 △동작구 상도3동점 △성동구 금호2·3가동점 등 총 5곳이 있다. 서울형 키즈카페는 아동 1인당 10㎡ 이상의 충분한 공간을 확보해서 공간의 쾌적함을 높였다는 게 특징이다. 아울러 미끄럼틀, 트램펄린 등 일반적 놀이시설과는 차별화된 상상력과 창의력을 기를 수 있는 블록쌓기, 쌍방향 미디어플레이와 같은 놀이시설도 배치했다.올해는 5월 자양4동점이 문을 여는 것을 시작으로, 8월에는 구립 시설보다 규모가 큰 ‘시립 1호’ 서울형 키즈카페가 동작구 스페이스살림 내(387.15㎡)에 개소한다. 9월 공원형 키즈카페(양천구 오목근린공원점), 10월에는 초등학생 전용 키즈카페인 시립2호(양천 거점형 키움센터점)도 첫선을 보인다.서울시는 올해 100개소까지 키즈카페 공간을 확보하고, 이 중 50개소를 개관한다는 목표다. 특히 올해는 공공시설뿐 아니라 아파트 단지, 종교시설, 폐원(예정) 어린이집 같은 지역 내 민간시설에도 ‘서울형 키즈카페’ 조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집에서 가까운 생활권까지 서울형 키즈카페를 조성하기 위함이다.이를 위해 서울시는 민간에서 공간을 무상으로 제공할 때도 시비를 투입해 ‘서울형 키즈카페’로 리모델링비를 지원한다. 자치구와도 협력해 자격 검증 후 운영권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운영도 책임진다. 아파트 내에 설치할 경우, 입주자 예약 우선권 제공 같은 편의도 제공할 예정이다.◇키즈카페에 돌봄요원 1명당 아이 2~3명…안전사고 막는다또한 올해부터 보육교사 등 자격을 갖춘 전문 돌봄요원이 아이를 잠깐 돌봐주는 ‘놀이돌봄서비스’도 본격 지원한다. ‘서울형 키즈카페’에 아이를 잠깐 맡기고 잠시라도 마음 편하게 장보기, 병원진료 같은 간단한 볼일을 볼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아이들이 뛰어노는 공간인 만큼, 안전에도 더 많은 신경을 썼다. ‘놀이돌봄서비스’의 경우 돌봄요원이 아이들을 좀 더 면밀히 케어할 수 있도록 돌봄요원 1명이 2~3명의 아이를 전담하도록 한다. ‘놀이돌봄서비스’ 이용 인원도 회차별로 정원의 10% 이내로 제한한다.이와 더불어 안전사고의 선제적 예방을 위해 국내 최초로 ‘놀이시설 위험가치평가’를 마련한다. ‘놀이시설 위험가치평가’는 ‘서울형 키즈카페’의 특성을 고려한 일종의 안전 가이드라인이다. 놀이공간인 만큼 놀이와 재미요소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현행법상 놓치기 쉬운 유사 놀이기구의 관리 공백을 해소할 예정이다.이를 위해 자치구와 민간에서 ‘서울형 키즈카페’ 조성사업 참여시 리모델링 최대 12억원, 신·증축 최대 24억원까지 설치비를 지원한다. 운영비는 작년 대비 2배 이상 상향해 월평균 1275만원을 지원한다. 설치요건은 지상 1층~4층에 위치한 150㎡ 이상의 공간이면 조성이 가능하며, 채광이나 환기 문제가 없다면 (반)지하층도 가능하다.
- KB증권 "SVB사태, 은행 말고 다른 섹터로 위험 번질 수도"
- (사진=AFP)[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KB증권은 미국 실리콘밸리 은행(SVB)의 파산 사태가 은행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은 낮지만 VC, PE, 사모사채 등 다른 섹터에서 리스크가 터질 가능성은 크다고 평가했다.박준우 KB증권 연구원은 13일 보고서에서 “SVB은행이 실패한 이유는 대규모 예금 인출 수요에 대응한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SVB는 보통주 자본비율, 기본자본비율이 모두 바젤3 규제 비율을 상회하지만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순안정자금조달비율(NSFR) 등 유동성 규제를 적용받지 않고 있다는 점이 취약 요소였다”고 평가했다. SVB는 팬데믹 이후 자산, 부채가 급성장했다. 미국 전체 은행 자산은 2019년 대비 2021년말 38% 급증했는데 이 기간 SVB는 710억달러에서 2110억달러로 자산이 급증했다. 이 과정에서 부채 항목인 예금 규모도 620억달러에서 1920억달러로 206% 증가했다. 주로 테크, 헬스케어 기업, VC 등이었다. SVB는 주 고객들로부터 받은 예금을 기존 사업 방식대로 테크 기업, VC, PE 등에 대한 대출 자산으로 융통했는데 유동성이 워낙 급격히 늘어난 탓에 투자처가 부족하자 여윳돈을 미국 국채와 에이전시 채권(MBS) 등에 투자했다. 이에 따라 총 자산 중 만기보유증권 비중은 14.4%에서 46.5%로 급증했다. 그런데 작년 연준의 긴축 기조와 금리 상승으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SVB 주고객층들은 예금을 인출하기 시작했다. 2020년 예금 잔액은 160억달러 감소했고 올 들어 2월까지도 80억달러가 빠져나갔다. 그로 인해 유동성이 부족해진 SVB는 8일 채권 매각, 주식 발행을 발표했으나 은행 고객,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커졌다. 시장 가격이 아닌 장부가격으로 평가돼 총 자산의 절반에 가까운 만기보유증권의 잠재적 손실은 더 클 것으로 추정됐다. 박 연구원은 “일반적인 상황에서 만기보유증권은 금리가 상승하더라도 회계상 손실이 발생하지 않고 이자수익이 꾸준히 발생하므로 외부 충격에도 안전한 자산처럼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유동성이 급해지면 자산을 매각할 수밖에 없고 만기보유증권의 실질 가치가 수면 위에 드러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예금보험공사가 보증한 한도만 25만달러인데 SVB의 예금 계좌 중 약 88%가 잔액 25만달러를 상회해 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니 예금 인출 사태가 더 가속화됐다. 현재는 미 당국이 전액 예금 지급 보증을 약속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된 것처럼 보인다. 박 연구원은 “SVB사태로 소형 은행들의 리스크는 커졌다”며 “최근 1~2년 현금성 자산이 대형은행 대비 빠르게 감소했고 일부 은행은 SVB와 같이 채권 자산의 미실현손익이 크거나 만기 보유로 실제 자산의 가치 하락이 드러나지 않은 경우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출 자산이 특정 섹터에 집중돼 있을 위험도 크다. 다만 대형은행은 금융위기 당시보다 건전성, 유동성이 견고한 상태로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번지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박 연구원은 “지난 주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졌지만 대형은행, 외국은행에 의해 좌우되는 미국 단기자금 시장은 매우 안정적”이라며 “정책당국이 다른은행에서도 뱅크런이 발생할 경우 적극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금리 상승에 따른 자산 가격 하락과 리파이낸싱 리스크, 자산의 장부가 평가는 은행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자산을 장부가로 평가하거나 분기나 연간 단위로 재평가를 느리게 진행하는 경우에 재평가로 자산 가치가 하락하면 담보가치가 저하되면서 자금조달 리스크가 커지게 된다. 대표적인 예들이 사모사채, PE, VC 등”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작년 12월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인 블랙스톤이 부동산 펀으의 환매를 제한했는데 이런 자산들의 특징은 가치가 실시간으로 측정되지 않아 잠재 리스크가 공모 주식, 채권보다 훨씬 커진다. 한편 박 연구원은 “SVB 사태는 긴축에 따른 실물경제 여파가 확실하게 나타난 이벤트이기 때문에 디스인플레이션 기대도 높일 것”이라며 “연준의 50bp 인상이나 6% 최종 금리 가능성은 낮아지고 장기 금리가 종국에는 하향 안정될 것이라는 주장에 힘을 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항암제 안 듣는 암, 치료 길 열린다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항암제로 치료가 안 돼 암이 재발· 전이했을 때 치료 효과를 보이는 신약 후보 물질이 개발됐다.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외과학교실 정재호·박기청 교수 연구팀은 기존 항암제로 치료할 수 없던 암 줄기세포의 생존 원리를 알아내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선도물질을 찾았다고 13일 밝혔다. 연구팀의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의학 저널 BMC 의학(BMC Medicine) 최신 호에 실렸다.우리 몸의 각 조직은 줄기세포를 갖고 있어 성장과 재생을 반복한다. 전체 암 중 1~2% 정도는 자기 재생 능력이 있는 ‘암 줄기세포’를 가지고 있다. 항암제 공격에도 스스로 재생하고, 다른 세포로 분화하면서 암 재발과 전이의 원인이 된다.일반 암세포의 경우 항암제를 투여하면 종양 미세환경이 나빠져 사멸한다. 항암제로 인해 암세포가 받는 소포체 스트레스가 지속하면 단백질 IP3R가 분비하는 칼슘이온이 세포 속 미토콘드리아에 쌓여서다. 하지만 특정 환자에서는 암 줄기세포가 활성화되며 강한 항암제 저항성을 보인다. 이러한 경우 저항성이 너무 강해 기존 항암요법으로는 치료가 불가해서 난치성 암으로 구분한다.연구팀은 먼저 항암제 저항성 암세포의 생존 원리를 확인했다. 항암제 복용 중 재발· 전이된 환자에서 채취한 암세포를 분석해보니 암 줄기세포를 지닌 항암제 저항성 암세포가 발견됐다. 또 암 줄기세포에서 유의미하게 증가한 단백질 PMCA가 칼슘이온 농도를 낮춰 생존을 이어가는 것을 알아냈다.이에 연구팀은 항암제 저항성을 높이는 단백질 PMCA를 억제하기 위한 선도물질(candidate 13)을 개발했다. 이어 기존의 표준항암제와 선도물질을 병용 투여하는 동물 실험으로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먼저 표준항암제 옥살리플라틴(oxaliplatin), 소라페닙(sorafenib)에 각각 저항성을 보여 재발· 전이된 환자의 암세포를 동물 모델에 이식 후 각 항암제를 종양에 단독 투여해 종양 크기 변화를 살폈다.옥살리플라틴만 투여했을 때 평균 200mm3였던 종양 크기는 20일 뒤 354.44mm3, 30일 뒤 1593.2mm3, 40일 뒤에는 2756.36mm3로 계속 커졌다. 소라페니브 단독 투여 결과도 마찬가지로 20일 뒤 365.26mm3, 30일 뒤 1116.26mm3, 40일 뒤 2998.77mm3로 커지며 항암제에 저항성을 보였다. 이어서 옥살리플라틴, 소라페니브와 선도물질을 각각 함께 투여한 후 종양 크기를 측정하자 성장 속도가 줄어들었다.선도물질(candidate 13)을 옥살리플라틴(빨간 표시)과 소라페니브(파란 표시) 와 각각 병용 투여하자 다른 비교군들과는 달리 종양 크기의 성장 속도가 확연히 줄었다.처음 200mm3였던 종양에 옥살리플라틴과 선도물질을 병용 투여했을 때는 20일 후 254.32mm3, 30일 후 288.41mm3, 40일 후 283.44mm3로, 마찬가지로 처음 200mm3였던 종양에 소라페니브와 선도물질을 병용 투여했을 때는 20일 후 274.33mm3, 30일 후 303.14mm3, 40일 후 298.97mm3로 단독으로 투여했을 때에 비해 오히려 크기가 줄어들기도 하는 등 성장 속도가 현저히 낮아졌다.이번 연구 결과는 항암제 저항성 암뿐만 아니라 줄기세포성 암의 특징을 보이는 다른 난치성 암에도 적용할 수 있다. 종양 미세환경이 나빠졌을 때 세포질 내 칼슘이온 농도를 조절해 사멸을 피한다는 점이 같기 때문이다. 정재호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항암제 저항성 암 치료를 위해 기존 항암제와 선도물질(candidate 13)을 동시 투여해 그 효과를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난치성 암 치료를 위한 치료제 연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암 치료 전반은 물론 그간 효과적인 치료법을 찾지 못했던 항암제 저항성 암을 표적으로 하는 항암치료제 개발에 큰 가능성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연구 내용을 바탕으로 국내외에 특허 출원했다. 또한, 항암제 개발을 위한 기술 이전을 국내기업 (주)베라버스 (VeraVerse Co., Ltd.)와 미국 보스턴 소재 기업 CKP Therapeutics (CKP Therapeutics, Inc., Massachusetts Medical Device Development Center, Lowell MA 01852)에 기술을 이전해 추가 선도물질 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연구팀을 중심으로 연세의료원은 국내외 기업과 협업 연구를 계속 진행하고 있으며 추가 기술 이전과 임상 현장에서의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또한 이번 연구결과는 포항공대 생물학 연구정보센터(BRIC) ‘한국을 빛내는 사람들’에도 선정되며 우수성을 입증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