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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우건설 매각논란, 산은…이번엔 '셀프검증' 논란?
-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KDB산업은행의 대우건설 매각이 졸속 논란 속 후폭풍에 싸였다. 금융위원회와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매각 과정 조사중인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깜깜이식 셀프검증’을 경고하며 벼르고 있고, 대우건설 노조는 총파업을 예고했다. 우선협상대상자인 중흥건설 측과의 MOU(양해각서) 체결 등 이후 매각 작업을 마무리 짓기까지 가시밭길이 펼쳐진 형국이다.대우건설 매각 반대 삭발식(사진=연합뉴스)20일 금융권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대우건설지부는 전날 매각 저지를 위한 총파업을 결의했다. 지난 15∼19일 조합원을 상대로 ‘2021년 임금협상 쟁취 및 불공정 매각반대’를 위한 쟁의행위 투표를 진행한 결과 조합원 85.3%가 참여해 95.9%란 압도적 찬성률로 가결됐다.노조는 매각 과정에서 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KDBI)가 정상적인 절차를 위반하고 재입찰을 진행, 중흥건설의 인수가격을 본입찰 당시 2조3000억원에서 2조1000억원으로 낮춰 회사에 약 2000억원의 손실을 입혔다고 주장했다. 입찰가격을 조정을 ‘배임’이라 규정한 노조는 법리 검토를 거쳐 산업은행과 KDBI 관련 책임자를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대우건설 노조의 반발은 예상된 수순이었다. 대우건설은 작년 기준 시공능력평가에서 업계 6위 대형건설사인데, 중견 건설사인 중흥토건(15위)‘중흥건설(35위)에 매각된다는 점부터 내부 반응이 좋지 않았다. 여기에 매각 과정에서의 인수가 조정은 성난 분위기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노조는 “조합원들이 총파업을 압도적으로 지지한 만큼 그동안 비상식적인 입금 협상을 자행한 KDBI와 회사 매각을 밀실·특혜로 얼룩지게 만든 산은·KDBI를 상대로 총력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했다.산은이 자체적으로 벌이고 있는 매각 과정 조사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산은 관계자는 “자회사 담당 팀에서 대우건설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의 적정성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매각 공고 없이 24일만에 본입찰을 진행한 점, 중흥건설의 인수가 조정 요구를 수용한 점 등에서 KDBI가 규정·법을 위반하지 않았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단 설명이다. 다만 “조사에 따른 담당자 징계나 조치 여부 등은 결과를 가정을 해서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산은이 자회사인 KDBI를 직접 조사하는 ‘셀프 검증’인 만큼, 엄정한 검증을 기대할 수 없단 게 정치권 일부와 대우건설 노조 측 시각이다. 특히 산은과 금융위원회는 감독권한이 있는 국회의 자료제출 요구에도 응하고 있지 않고 있다.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재옥 의원은 최근 금융위원회에 대우건설 매각과 관련한 입찰 제안서, 중흥건설의 수정 제안서, 중흥건설 및 DS네트웍스가 제출한 입찰 관련 서류 등 문서들을 제출하라고 했지만, 금융위는 “비밀유지조항 및 현재 진행되고 있는 M&A 협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제출이 불가하다”고 거부했다. 정무위 한 관계자는 “자회사를 조사하면서 대외비라고 꽁꽁숨기면 나중에 조사 결과를 누가 어떻게 믿을 수 있나”라며 “낙장불입 원칙을 다 깨놓고, 명분을 주려고 조사하는 셀프검증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HMM 매각 때 또다시 이런 일이 벌이지지 말란 법 없다”며 “논란이 쉬이 가라앉지 않고 가을 국정감사까지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 글로벌 기업 지갑 열게 한 韓 의료·바이오 기업...그 비결은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국내 유망 의료·바이오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어 해당 기업들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는 글로벌 톱 기업들이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직접 투자를 하거나,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것은 국내 의료·바이오기업들의 기술수준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한다.미국 가던트헬스는 지난 19일 국내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에 300억원을 투자하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글로벌 임플란트 회사인 스위스 스트라우만(스위스)은 국내 디지털 임플란트 기업 디오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가던트헬스는 최근 의료 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암 정밀 분석법인 액체생검 분야에서 독보적인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 세계 최고 기업으로 손꼽힌다. 스트라우만 역시 임플란트 분야 글로벌 1위 기업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들이 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투자 및 M&A를 타진한다는 것은 국내 기업들의 제품과 기술력이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의미”라며 “글로벌 기업과의 거래는 향후 세계 시장 진출 및 글로벌 매출 확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왼쪽부터) 서범석 루닛 대표와 헬미 엘투키 가던트헬스 대표.(사진=루닛)◇가던트헬스 홀린 루닛 ‘의료 AI 기술’가던트헬스의 이번 투자는 2011년 설립 이래 최초로 집행된 투자다. 또한 가던트헬스는 당초 300억원보다 높은 금액으로 루닛에 투자하려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가던트헬스는 액체생검 및 암치료 DNA 분석 솔루션에 주력하고 있지만, 조직 슬라이드 분석 등 분야를 확대하고 싶은 니즈가 있었다”며 “조직 분석 등은 AI 솔루션이 필요해, 내부적으로 AI 팀이 없는 가던트헬스가 AI 솔루션 기술력을 보고 루닛에 투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가던트헬스는 당초 더 큰 금액을 투자하고 싶어 했지만, 최대주주 이슈가 있어 300억원의 투자금액을 설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현재 바이오마커 기반 AI 솔루션 개발 기업은 전 세계적으로 루닛을 포함해 3개 기업에 불과하다. 가던트헬스는 이에 앞서 3개 기업과 투자를 위한 논의 및 실사를 진행한 후 루닛의 AI 기술력을 가장 높게 평가했다는 게 루닛 측 설명이다. 2013년 설립된 국내 최초 딥러닝 의료 AI 기업 루닛은 AI 기술력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정평이 나있다. 각종 국제 AI 대회에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IBM 등 글로벌 기업과 하버드 의대팀을 제치고 최상위권에 올랐다. 해당 기술력으로 AI 기반 정밀 진단 프로그램 루닛 인사이트 CXR(흉부 엑스레이 진단 보조 소프트웨어), 루닛 인사이트 MMG(유방암 진단 보조 소프트웨어), 루닛 스코프(항암제 반응 예측 플랫폼) 등 핵심 제품을 개발했다. 특히 루닛 인사이트 CXR은 세계 3대 의료기업인 필립스, GE헬스케어, 후지필름에 공급하고 있으며, 세계 엑스레이 시장 약 50% 판로를 확보했다.서 대표는 “가던트헬스는 단순 투자만이 아닌 제품개발, 유통·판매까지 루닛과 공동으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며 “이번 투자유치로 조직 슬라이드 분석 분야 협업은 물론 장기적으로 암 조기진단 분야에서 가던트헬스의 액체생검 기술력을 활용해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세계 최초 디지털 임플란트 기술에 주목디오는 지난해부터 매물화 가능성이 거론된 바 있고, 올해 초부터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돌입했다. 기업가치 1조원을 희망하고 있는 디오 측은 매각 주간사 크레디트스위스(CS)를 통해 다나허, 스트라우만 등 글로벌 기업들에게 투자설명서를 발송했다. 스트라우만이 디오 인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글로벌 1위 임플란트 기업 스트라우만이 디오를 주목한 이유는 디지털 임플란트 기술 때문이다. 최근 임플란트 시장은 빠르고 통증이 적은 임플란트 시술에 대한 니즈가 증가하고 있는데, 이를 가능케 하는 기술이 임플란트 시술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디지털 임플란트다. 디오는 세계 최초로 풀 디지털 토털 솔루션인 ‘디오나비’ 시스템을 개발해 전 세계에 출시했다.디오 측은 “디오나비는 업계 최고 정밀도를 확보했고, 무치악, 발치후 즉시 식립, 상악동 거상술 등 광범위한 범용성을 갖추고 있다”며 “디오나비는 출시 4년만에 누적식립 20만홀을 돌파했고, 지난해까지 40만홀 이상 누적식립을 기록하고 있는 국내 대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 미국과 중국 등 글로벌 주요 지점에 현지 법인을 설립해 촘촘한 유통판매망을 확보한 것도 좋은 평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최근에는 중국 최대 온라인 치과재료유통 플랫폼 기업과 3년간 약 500억원 규모의 디지털 임플란트 공급계약도 체결했다. 안주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 기업과 계약 체결은 제품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한 사례”라며 “스트라우만 지분 인수 검토를 통해 매각과 관련된 큰 윤곽이 드러나 불확실성도 해소되고 있다. 두 이벤트 모두 좋은 내용인 만큼 주가도 지속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 캠코, 취약계층 7만여명 채무 부담 완화
-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한국자산관리공사(이하 캠코)가 개인 7만여 명에 대한 채무부담 완화 등 지난 1년 6개월 동안 진행한 코로나19 피해ㆍ취약계층 지원 실적을 20일 발표했다. 캠코는 올해 하반기에도 채무자 지원은 물론 부실채권 발생 가능성에 대비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캠코는 가계 부문에서 채무감면·상환유예 등을 통해 7만 3000명의 개인 채무부담 950억원을 완화했다. 또 자체 재원으로 ‘개인연체채권 매입펀드’를 조성해 674억원 규모의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연체채권을 매입했다.캠코는 캠코선박펀드와 대출형 PDF 출자 등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 위기에 직면한 중소ㆍ중견기업부터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위기에 직면한 기업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관리중인 국유재산과 공공건물의 임대료를 인하해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ㆍ중소기업에 6947건과 216억 9000만원도 지원했다. 이외에도 어려움이 가중된 저소득ㆍ사회취약계층을 위해 감염병 예방용품과 생계지원, 디지털 공부방 조성 등 약 10억 상당의 자금을 지원함으로써 사회적 가치를 실천했다.올해 하반기 캠코는 개인연체채권 매입펀드 운영 및 채무자 특별대책 유지를 통해 채무자의 실질적 재기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금융지원정책 종료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대규모 부실채권 발생 가능성에 대비할 예정이다. 또 경영위기 기업을 위한 ‘기업자산 매각지원 프로그램’ 활성화로 연말까지 지원 목표 2조원을 달성하고, 정책자금 연계지원, 회생기업 DIP지원 확대, 사업재편기업 보유설비 매각지원 등 맞춤형 프로그램 강화를 추진한다.국유재산 임차 중소기업 소상공인에 대한 임대료 감면 제도도 연장해 국민 부담을 완화하고, 드론과 IOT(사물인터넷) 등을 활용한 위험재산 실시간 안전점검 등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스마트한 자산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아산 주차타워 등 생활형 SOC(사회간접자본)를 포함한 공공개발사업 13건을 착공하고, 대구통합청사 등 10건의 사업을 준공하는 등 총 6708억원에 이르는 공공개발사업을 추진해 경제 활력을 높이는 데 앞장설 방침이다.이외에도 캠코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가이드라인을 사업 전반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제로에너지 빌딩·그린리모델링 개발을 통한 탄소중립 정책 선도, ESG 채권발행, ESG 투자원칙 확립 등 사회책임 투자 강화, 국세물납기업 가치 제고 등 캠코형 ESG경영 내재화를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 [마켓인]크린토피아 품는 JKL파트너스, ESG·B2B로 밸류업 노린다
- [이데일리 조해영 김성훈 기자] 세탁서비스 업체인 크린토피아 인수를 추진 중인 국내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가 인수 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요소를 강화하고 B2B(기업간 거래) 비즈니스 확장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 압도적 시장점유율을 보유한 국내 1위 업체지만 ESG와 B2B라는 ‘양 날개’를 강화한다면 충분히 추가적인 밸류업(가치상향)이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이다.[이데일리 김일환 기자]◇친환경 세제 등 세탁 공정에 ESG 요소 강화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JKL파트너스는 크린토피아 인수를 위한 실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매각 대상은 최대주주인 이범택 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 100%다. 거래금액은 1000억원 중후반대로 알려졌다. 크린토피아는 경쟁 입찰 대신 인수 의지가 뚜렷했던 JKL파트너스와 개별 협상으로 매각을 진행해 왔다. 실사를 마치고 이르면 3분기 안에 관련 협상이 최종 마무리될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크린토피아는 국내 1위의 세탁서비스 기업이다. 지난해 기준 전국 135개 지사와 약 3000개의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847억원, 영업이익은 92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실적 면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크린토피아의 시장점유율도 80%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지난 1992년 경기 성남에서 출발한 크린토피아는 가맹점에서 수거한 세탁물을 전국 지사의 자체 세탁공장에서 처리해 다시 배송하는 시스템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단순 세탁뿐 아니라 세탁기술 연구를 위한 R&D 센터, 세탁 원부자재 공급 사업장, 친환경 옷걸이나 의류용 포장 비닐 등 세탁 관련 부속품 생산 사업장, 가죽이나 명품 등을 전문으로 처리하는 특수세탁 사업부도 두고 있다.업계에 따르면 JKL파트너스는 크린토피아를 인수하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색채를 입혀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최근 세탁 산업에서 가장 큰 화두가 세제에 따른 환경오염인데, 친환경 세제 사용과 공정 등을 ESG 관점에서 정비하면 이 부분을 더욱 강조할 수 있다는 것이다.한 업계 관계자는 “세탁업 자체가 기본적으로 ESG 요소가 적지 않다”며 “세탁에 쓰이는 세제 등은 그런 요소를 강화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본다”고 말했다.(단위=억원,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코로나에 단체세탁 중요성 ↑…사업확장 기회이와 함께 B2B 비즈니스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크린토피아는 대중에게 개별 의류 세탁이나 코인 빨래방 코인 워시, 의류보관 서비스 같은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서비스로 잘 알려져 있지만 B2B 비즈니스에서 더 큰 성장 모멘텀이 있다는 게 업계 평가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이후 병원은 물론이고 호텔이나 공장 등 대규모 단체 세탁물에 대한 위생 관념이나 방역 중요성이 몰라보게 커진 상황에서 해당 분야를 적극 공략한다면 사업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JKL파트너스는 내다보고 있다.특히 다양한 분야의 B2B 세탁물 수요 가운데 병원 세탁은 유독 까다롭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특수성이 있다 보니 다른 일반 세탁물과 함께 처리할 수가 없고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우려가 있는 만큼 더 꼼꼼한 공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병원과 호텔 등의 단체세탁은 과정 전반이 까다롭다”며 “(B2B 비즈니스를 위해서는) 세탁물을 실어오는 차와 세탁 후 다시 갖다 주는 차부터 달라야 신뢰를 쌓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JKL파트너스는 크린토피아를 인수하게 된다면 현재 경기 안성에 있는 의료기관 세탁물 전용 사업장 외에 시설 확대 등도 염두에 두고 있다.지난 2001년 설립한 JKL파트너스는 설립 초반 전통적인 기간산업이나 제조업 투자에 집중해 왔지만 최근 신사업 분야로도 눈을 돌리면서 롯데손해보험, 여기어때, 티웨이항공 등 다양한 분야로 포트폴리오 기업을 확장하고 있다.
- [마켓인]크린토피아 품는 JKL파트너스, ESG·B2B로 밸류업 노린다
- [이데일리 조해영 김성훈 기자] 세탁서비스 업체인 크린토피아 인수를 추진 중인 국내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가 인수 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요소를 강화하고 B2B(기업간 거래) 비즈니스 확장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 압도적 시장점유율을 보유한 국내 1위 업체지만 ESG와 B2B라는 ‘양 날개’를 강화한다면 충분히 추가적인 밸류업(가치상향)이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이다.[이데일리 김일환 기자]◇친환경 세제 등 세탁 공정에 ESG 요소 강화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JKL파트너스는 크린토피아 인수를 위한 실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매각 대상은 최대주주인 이범택 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 100%다. 거래금액은 1000억원 중후반대로 알려졌다. 크린토피아는 경쟁 입찰 대신 인수 의지가 뚜렷했던 JKL파트너스와 개별 협상으로 매각을 진행해 왔다. 실사를 마치고 이르면 3분기 안에 관련 협상이 최종 마무리될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크린토피아는 국내 1위의 세탁서비스 기업이다. 지난해 기준 전국 135개 지사와 약 3000개의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847억원, 영업이익은 92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실적 면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크린토피아의 시장점유율도 80%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지난 1992년 경기 성남에서 출발한 크린토피아는 가맹점에서 수거한 세탁물을 전국 지사의 자체 세탁공장에서 처리해 다시 배송하는 시스템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단순 세탁뿐 아니라 세탁기술 연구를 위한 R&D 센터, 세탁 원부자재 공급 사업장, 친환경 옷걸이나 의류용 포장 비닐 등 세탁 관련 부속품 생산 사업장, 가죽이나 명품 등을 전문으로 처리하는 특수세탁 사업부도 두고 있다.업계에 따르면 JKL파트너스는 크린토피아를 인수하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색채를 입혀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최근 세탁 산업에서 가장 큰 화두가 세제에 따른 환경오염인데, 친환경 세제 사용과 공정 등을 ESG 관점에서 정비하면 이 부분을 더욱 강조할 수 있다는 것이다.한 업계 관계자는 “세탁업 자체가 기본적으로 ESG 요소가 적지 않다”며 “세탁에 쓰이는 세제 등은 그런 요소를 강화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본다”고 말했다.(단위=억원,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코로나에 단체세탁 중요성 ↑…사업확장 기회이와 함께 B2B 비즈니스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크린토피아는 대중에게 개별 의류 세탁이나 코인 빨래방 코인 워시, 의류보관 서비스 같은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서비스로 잘 알려져 있지만 B2B 비즈니스에서 더 큰 성장 모멘텀이 있다는 게 업계 평가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이후 병원은 물론이고 호텔이나 공장 등 대규모 단체 세탁물에 대한 위생 관념이나 방역 중요성이 몰라보게 커진 상황에서 해당 분야를 적극 공략한다면 사업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JKL파트너스는 내다보고 있다.특히 다양한 분야의 B2B 세탁물 수요 가운데 병원 세탁은 유독 까다롭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특수성이 있다 보니 다른 일반 세탁물과 함께 처리할 수가 없고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우려가 있는 만큼 더 꼼꼼한 공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병원과 호텔 등의 단체세탁은 과정 전반이 까다롭다”며 “(B2B 비즈니스를 위해서는) 세탁물을 실어오는 차와 세탁 후 다시 갖다 주는 차부터 달라야 신뢰를 쌓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JKL파트너스는 크린토피아를 인수하게 된다면 현재 경기 안성에 있는 의료기관 세탁물 전용 사업장 외에 시설 확대 등도 염두에 두고 있다.지난 2001년 설립한 JKL파트너스는 설립 초반 전통적인 기간산업이나 제조업 투자에 집중해 왔지만 최근 신사업 분야로도 눈을 돌리면서 롯데손해보험, 여기어때, 티웨이항공 등 다양한 분야로 포트폴리오 기업을 확장하고 있다.
- 건설株 ESG 바람…친환경 건축·안전관리·지배구조 '화두'
-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건설업계에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증시 중장기적 투자 포인트로 부각되는 양상이다. ESG 성과가 건설사들의 재무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연기금과 대형 운용사들을 중심으로 ESG 기준에 미달하는 부동산 투자를 배제, 친환경 건축에 대한 정부 지원이 강화되는 등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 건설사 ‘E(친환경 건축)·S(안전관리)·G(지배구조)’ 주목19일 신영증권은 건설사의 ESG 주요 포인트로 △(E)친환경 건축(부동산 투자, 그린 리모델링, 제로에너지빌딩, 탄소중립) △(S)안전관리 △(G)지배구조를 꼽았다. 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ESG가 온전한 투자지표로 자리잡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걸로 보이지만, 중장기적으로 주요 화두인 만큼 투자와 관련해 선제적으로 내재화하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우선 ‘E’ 요소에는 친환경 건축이 화두다. 부동산 투자 측면에서는 글로벌 연기금과 대형 운용사를 중심으로 ESG 기준에 미달하는 부동산 투자를 배제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친환경 건축물 인증제도인 LEED 등을 활용해 부동산 자산 포트폴리오의 친환경 등급 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세계 주가지수 제공업체인 FTSE 러셀은 리츠에 대해 친환경 지표를 적용한 ‘FTSE EPRA Nareit Green’ 지수를 출시하기도 했다. 또 친환경 건축에 대한 정부의 정책 사업도 확대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LH가 추진하는 ‘그린 리모델링’은 기존 노후 건축물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쾌적한 주거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사업으로, 이와 관련 공공건축물에 사업비, 민간건축물에는 대출이자 비용 등이 지원된다. ‘제로에너지빌딩’은 지난해부터는 연면적 1000㎡ 이상 공공건축물을 대상으로 의무화, 2025년부터는 민간건축물에도 의무화된다. 건설사별로 ‘탄소 중립’을 위한 신재생(풍력·태양광·연료전지) 사업도 확대되고 있다. 이날 GS건설은 5000억원 규모의 영일만4 일반산업단지의 100% 신재생에너지 사용 발전사업 투자를 밝혔다. 앞서 삼성물산은 탈석탄을 선언, SK에코플랜트는 수소연료전지, 해상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를 확대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2050년 글로벌 그린 원 파이니어 비전을 내세우고 있다. ‘S’는 안전관리다. 2022년부터 사업장에서 노동자가 죽거나 크게 다쳤을 때 사업주가 처벌받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된다. 고용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건설현장 추락위험 일제점검 결과에 따르면 총 3545개 건설현장의 추락 위험요인을 점검한 결과, 안전조치가 미비해 시정을 요구한 사업장은 2448개(69.1%)로 집계됐다. ‘G’의 지배구조 이슈는 올 들어서도 건설사들의 주가 흐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바 있다. 대우건설 지분 매각, GS건설의 기업승계(허윤홍 GS건설 신사업부문 사장) 등도 거론된다. (표=이데일리/출처=신영증권)◇ 주요 건설사 ESG 경영 속도…‘ESG→재무성과 개선→배당’ 기대도ESG 관련 각 사별로는 △삼성엔지니어링(028050)은 ESG 경영 도입에 따라 환경 발주 시장 확대 수혜 △현대건설(000720)은 환경에너지 경영 관리 체계 구축, 발전 플랜트 부문 영역에서 ESG 상충,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업공개(IPO)로 기업 지배구조 변화 전망 △GS건설(006360)은 환경 사업 부문에 진출, 건설 현장 사고 안전관리, 주택 민원, 그룹 일감 몰아주기 등을 염두에 둬야 할 점으로 꼽았다.아울러 △DL이앤씨(375500) 건설의 유화 사업부문 분할, 지주회사 전환, 수소 플랜트 시장 공략, 자회사 DL에너지 풍력 등 6개 발전소 운용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의 ESG 안전경영실 신설, 광주 철거 붕괴 사고 관련 안전관리 이슈, 2019년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참여 불발 후 오너 리스크 부각 △쌍용 C&E의 그린 2030, 탈석탄 발표와 환경 사업 확대, 분기배당을 통한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 최대주주(사모펀드) 지분매각 등을 짚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건설사들의 ESG는 재무성과로 이어질 수 있고, 업체에 따라 수익성 개선으로 배당 가능성도 존재한다”며 “친환경 사업의 경우 사업 다각화는 긍정적이나 본업과의 시너지 등에 대한 주주 평가가 엇갈리고 있으며 일감 몰아주기, 안전 관리 이슈도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주요 건설사 적정주가 컨센서스를 살펴보면 DL이앤씨는 지난 4월1일 15만5000원에서 이달 18일 19만3929원으로 올랐다. 같은 기간 현대건설은 5만6150원에서 7만550원으로, 삼성엔지니어링은 1만6728원에서 2만5225원, 쌍용C&E는 8550원에서 9591원, GS건설은 5만2615원에서 5만5921원, HDC현대산업개발은 3만6750원에서 3만8735원으로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