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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식가의 세계 23회 최종회] 日 음식 평판 세계에 드높인 '노부'의 마쓰히사 노부유키
- 마츠히사 노부유키와 노부 레스토랑 음식들 (사진=노부 홈페이지)[예종석 한양대 명예교수겸 음식문화평론가] 인류의 역사는 음식의 변천사이기도 하다. 우리의 밥상은 이미 과거의 밥상이 아니다. 조선 후기의 기록에 성인 남자는 7홉(약 420g)의 쌀로 한 끼 밥을 지어먹었다고 한다. 요즘 공깃밥의 두 배 규모다.예부터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고 했지만 이젠 달라졌다. 최근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집계가 시작된 196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요즘 사람들은 한 끼에 평균 밥 반 공기 정도로 버티고 있다. 반면 돼지, 소, 닭고기 등 3대 육류 소비량은 지난해 기준 1인당 60.6㎏으로 쌀 소비량을 넘어섰다.우리 경제의 산업화는 외식 산업의 발달과 함께 식생활의 서구화를 가져왔다. 20년 전만 해도 식탁에서 볼 수 없었던 브로콜리, 셀러리, 파프리카가 등장하고 식당에선 부대찌개, LA갈비와 같은 정체가 모호한 음식들이 팔리고 있다. 인스턴트 식품과 배달 음식의 소비도 날로 늘어가고 있다.한 시대의 음식문화 발전에는 항상 그러한 변화를 주도하는 인물이 존재한다. 그들은 새로운 식재료와 요리법을 개발하고, 그것을 즐기며 평가하는 사람들이다. 편리한 식기와 식탁예절을 도입하는 것도 그들의 몫이었다. 오늘날의 음식문화를 만든 이들이 누구이며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브리야 사바랭은 “당신이 무엇을 먹는지 말해주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 주겠다”고 했다. 이제 우리가 누구인지를 알아볼 때다.◇日 음식 전 세계에 알린 마쓰히사 노부유키K-푸드의 열풍이 뜨겁다. 미국 마트에 우리 라면이 쌓여 있고, 냉동 김밥이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유학 시절 김밥을 점심으로 도서관에 싸갔다가 냄새 때문에 무안당한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서는 참으로 감개무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지금의 유행으로 자칫 우리 음식이 저렴한 이미지로 남게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있다. 그런 점에서 한국 음식이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아야 할 인물이 ‘노부’가 아닐까 싶다.그의 애칭이자 이제는 세계적인 브랜드가 된 ‘노부’는 요리사 ‘마쓰히사 노부유키’(松久信幸, 1949~)가 창업했다. 그의 기여로 일본 음식은 세계적인 명성과 고급 이미지를 얻었다. 1980년대만 하더라도 스시를 먹자고 하면 날생선이라고 기겁하던 서양 사람들을 이제는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식당 앞에 진을 치게 만들었으니 말이다.노부는 2025년 2월 현재 뉴욕, 라스베이거스, 토론토 등 북미는 물론 유럽, 멕시코와 카리브 제도, 중동과 아프리카, 아시아 지역에 40개 호텔을 포함해 무려 76개 레스토랑과 12개 레지던스로 구성된 ‘호스피탈리티 제국’을 이끌고 있다. 그의 사업은 날로 번창해 지금도 카이로와 로마, 마드리드 등지에 개업을 준비하고 있다. 70대 후반에 접어드는 노부는 세계적인 기업가가 된 지금도 열정적으로 일한다. 하지만 그가 처음부터 이런 명성을 갖고 시작한 것은 아니다. 그는 온갖 난관을 겪으면서도 그때마다 오뚝이처럼 일어섰다. ‘최고의 품질’이라는 자신만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 최고급 식자재 사용과 완벽한 서비스, 맛의 일관성 유지와 함께 새로운 맛과 프레젠테이션의 조합을 탐구해 왔다. 노부는 끊임없이 학습하고 진화하며 혁신과 성장을 추구해 왔다. 그는 자신의 성공 비결을 “신선한 재료와 마음을 담은 음식”이라고 했다. 노부 레스토랑 스시 (사진=노부 레스토랑)◇베벌리힐스에 오픈한 스시 레스토랑 ‘마쓰히사’노부는 일본 사이타마현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아버지를 교통사고로 잃고 어머니 손에서 컸다. 문제아였던 그는 고등학교를 채 마치지도 못하고 도쿄 신주쿠의 초밥집에 수습생으로 들어갔다. 그곳에서 청소와 설거지부터 시작해 7년을 수련했다. 1973년, 24세 되던 해에 청운의 꿈을 안고 미지의 세계 페루로 건너갔다.그는 모험심이 가득하고 도전적인 인물이었다. 리마에서 일본계 페루인과 동업으로 레스토랑을 시작했다. 그러나 고급 재료 구매를 고집하던 노부는 이익만을 추구하는 동업자와 불화를 겪다 결국 아르헨티나로 떠났다. 그곳에서도 자리 잡지 못하고 다시 미국 알래스카로 가서 식당을 열었으나 개업한 지 15일 만에 불이 나 폐업하는 불운을 겪게 된다. 빚더미에 앉은 노부는 거기서 굴하지 않고 1977년 로스앤젤레스로 건너가 식당을 전전하며 일했다. 그러다 1987년 지인의 도움을 얻어 드디어 자신의 성인 ‘마쓰히사’를 상호로 내건 스시 레스토랑을 베벌리힐스의 유명한 식당 거리 라시에네가에 오픈하게 된다.식당은 성황을 이뤘다. 수많은 할리우드의 저명인사들도 드나들었다. 어느 날 단골손님이었던 배우 로버트 드 니로가 뉴욕에 레스토랑을 열자고 제안했다. 노부는 솔깃했지만 ‘마쓰히사’가 좀 더 탄탄하게 자리 잡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해 거절했다. 5년을 기다린 드 니로가 1994년에 다시 제안하자, 노부는 흔쾌히 동의했다. 그렇게 해서 노부, 드 니로와 영화제작자 메이어 테퍼가 합작하고 식당 경영의 귀재 드류 니포렌까지 참여해 맨해튼 트라이베카에 첫 번째 ‘노부’가 문을 열게 된다. 실내장식은 무대 디자인으로 토니상을 받은 데이비드 록웰이 맡았다.그곳에서 노부는 일본 음식의 신기원을 연다. 그는 전통적인 일식을 고집하지 않았다. 노부는 대단히 창의적인 요리사였다. 그는 항상 현지의 최상급 재료에 페루, 아르헨티나, 알래스카 등 세계 각지를 다니면서 터득한 다양한 요리법을 접목해 새로운 스타일의 일식을 선보였다. 예를 들어 드 니로가 즐겨 먹는다는 노부의 대표 요리 ‘은대구 사이쿄 된장구이’는 알래스카의 재료와 일본 교토의 요리법이 만나서 탄생한 음식이다. ‘오징어 파스타 마늘 소스’나 ‘바닷가재 와사비후추’도 그런 결합이 이뤄낸 메뉴다. 날생선 못 먹는 손님들을 위해서는 생선회에 뜨거운 올리브유를 끼얹는 ‘뉴스타일 사시미’를 고안해 냈다. ‘뉴스타일 사시미’는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가장 좋아하는 메뉴가 됐다.마츠히사 노부유키와 로버트 드 니로 (사진=노부 홈페이지)◇일본 음식을 최고의 반열로 올려놓다첫 작품 ‘노부 뉴욕’은 대성공이었다. 예약에 수개월씩 걸릴 정도로 손님들이 밀려들었다. 레스토랑은 개업한 지 불과 6개월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어 흑자로 돌아섰고, 당시 단일 식당으로는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1000만달러의 연 매출을 올리기 시작했다. 그런 급성장을 보이면서 지점들이 말리부, 마이애미비치, 라스베이거스 등 미국은 물론 런던, 두바이, 홍콩 등 전 세계로 앞다퉈 뻗어 나가기 시작했다.어디에 있는 ‘노부’라도 그곳은 그 지역의 유명 인사들이 모이는 최고의 명소가 됐다. 톰 크루즈나 제니퍼 로페즈, 스티븐 스필버그, 마돈나, 기네스 펠트로, 데미 무어 같은 세계적인 스타들이 서슴지 않고 ‘노부’를 자신의 최고 단골집으로 꼽게 됐다. 살림의 여왕으로 유명한 방송인 마사 스튜어트는 자신의 요리책에 노부의 레시피를 소개하고 그의 요리책에 추천사를 쓸 정도였다. 최근에는 월드시리즈 우승의 주인공이자 최고의 야구선수로 손꼽히는 오타니 쇼헤이가 그를 찾았고, 노부는 야구공 형상의 특별한 디저트로 그를 맞이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명사들은 투자에도 관심을 가졌다. 노부 밀라노는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투자에 참여했고 케니-G는 노부 말리부에 함께했다. 오라클의 설립자 래리 엘리슨도 투자자 대열에 합류했다. 식당 사업이 궤도에 오르자 노부는 호텔업 진출을 구상하기 시작한다. 2013년 노부의 첫 번째 호텔 ‘노부 시저스 팰리스’가 기존 시저스 팰리스 호텔의 1개 타워를 개조해 ‘호텔 안의 호텔’이란 콘셉트로 라스베이거스에 오픈했다. 호텔의 가장 핵심 요소라 할 수 있는 ‘노부 레스토랑 앤드 라운지’는 큰 규모로, 노부 최고의 키친팀이 선보이는 각종 요리를 맛볼 수 있게 설계됐다.2015년에는 노부 호텔 마닐라가 문을 열었고, 호주 최대의 엔터테인먼트 그룹 중 하나인 크라운 리조트 계열의 투자회사가 노부 기업의 지분 20%를 1억달러에 인수했다. 노부 호텔 체인은 지구촌 곳곳으로 뻗어 나갔다. 2022년 세계 최대의 사모펀드 블랙스톤이 크라운 리조트를 인수하자 노부 기업의 지분은 그 계열사에 매각됐다. 이제 노부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 자못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아무튼 노부는 무일푼으로 시작해서 각고의 노력 끝에 자신의 왕국을 이뤘다. 뉴욕타임스는 ‘노부’를 ‘세계 10대 레스토랑’에 선정하기도 했고 포브스는 그를 ‘가장 돈 많이 버는 요리사’ 4위에 올려놓기도 했다. 심지어 미국 명사 리스트의 99위에 오른 적도 있고, 어떤 매체는 그를 순자산 2억 달러의 세계 3위 부호 요리사로 발표한 적도 있다. 그의 성공은 이런 숫자로도 평가받을 수 있겠지만 그것은 개인의 영광에 그치는 것이다. 그의 진정한 승리는 일본 음식을 세계적인 요리반열에 올려놓은 것이다. 그것도 정상급 이미지로 최고가의 자리에 가져다 놓은 공로는 크다. 그 비결은 요리가 패션이며 유행이라고 생각하고, 보는 재미까지 고려하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낸 그의 철학에 있다. 그는 세계를 돌며 얻은 다양한 경험을 자신의 요리에 반영했다. 필요하면 일식의 전통적인 부분까지도 고객의 기호에 맞춰 현지화하는 과감성으로 큰 성취를 이뤄 낸 것이다. 우리 K푸드에도 그런 노력이 보태져야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지 않을까.예종석 한양대 명예교수
- 과기정통부, 6G 국제표준 기반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 개발 지원
-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6G 국제표준 기반의 국내 독자 저궤도 위성통신 시스템 개발을 통해 우리나라의 핵심기술을 자립화하기 위한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개발’ 사업을 공모한다고 27일 밝혔다.‘저궤도 위성통신 기술개발’ 사업을 통해 저궤도 통신위성과 지상국·단말국으로 구성된 저궤도 위성통신 시스템 1식을 개발하게 된다. 이번 사업을 통해 위성과 지상간, 위성과 위성간 통신기능을 수행하는 △통신탑재체 지상국 △단말국 △이를 보조하는 본체 △위성 체계종합 등으로 개발할 예정이다.과기정통부는 올해부터 6년간 3개 과제에 총 3200억 원(국비 3004억원, 민자 196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며, 응모자격은 실용급위성 이상의 위성시스템, 본체 및 구성품 중 하나 이상을 제작·납품한 실적이 있거나, 계약하여 개발하고 있는 연구기관 또는 기업이 된다. 공모 기간은 오는28일부터 3월 31일까지다.선정 절차는 먼저 사업 공고기관인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이 신청자격, 제출서류 등을 평가한 이후,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선정평가위원회를 구성해 저궤도 위성통신 수행계획, 과거 개발 실적과 현재 개발 보유 역량, 국산화·사업화 및 기술 이전계획 등을 종합 평가하여 최종 3개의 주관연구개발 기관을 선정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을 통해 위성통신 관련 핵심기술 개발을 시작으로 2028년경 완료될 6G 표준을 담아 시장이 본격 개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2030년경에 6G 기반의 저궤도 통신위성을 선제적으로 발사하여 핵심기술을 자립화하고, 글로벌 시장진출의 역량을 확보할 계획이다.저궤도 위성통신은 지진, 화재, 전쟁 등으로 지상 통신망이 마비되는 재난 상황에서 효과적인 대안으로 주목받으며, 국가 안전과 안보 측면에서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러나 위성통신 산업은 기술적 난이도가 높고, 투자 비용이 막데한 데다 실패 위험도 커 국내 기업이 독자적으로 투자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따라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정부 차원의 전략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다.류제명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이동·위성통신 부품기업들의 참여를 확대하여 핵심기술과 노하우를 공유하고, 출연연구소의 축적된 기술을 민간에 적극적으로 이전·확산하며, 우주검증 이력 기회를 제공하는 등 국제표준 기반의 저궤도 위성통신에 대한 집중적인 R&D 투자를 통해 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 라고 밝히며,더불어 저비용 상용부품(COTS) 활용으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등 “양산 단계에서 비용 절감에 필요한 핵심기술 확보를 병행 추진할 예정이다” 라고 했다.
- 코스피, 외국인·기관 매도에 하락 출발…2630선
-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코스피가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에 하락 출발했다.27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오전 9시10분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6.74포인트(0.26%) 하락한 2634.35를 기록하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에 25%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한 영향에 코스피가 소폭 하락 출발한 것으로 풀이된다.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EU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소식으로 장 중반에 미국 증시가 흔들렸다”며 “다만 멕시코와 캐나다 관세는 4월 2일부로 시행한다고 이야기하며 사실상 한 달 유예를 했다. 다시 한번 관세는 협상의 수단이지, 무역분쟁의 목적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 시켜줬다”고 분석했다.수급별로는 외국인이 1367억원, 기관이 752억원 각각 순매도하고 있다. 반면 개인은 2143억원 순매수하고 있다.프로그램은 차익과 비차익을 합쳐 1799억원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업종별로는 하락하는 업종이 더 많다. 통신(-1.11%), 음식료·담배(-1.03%) 등은 1% 넘게 내리고 있다. 금융(-0.93%), 전기·가스(-0.72%), 증권(-0.58%), 운송·부품(-0.37%), 오락·문화(-0.45%), 금속(-0.43%) 보험(-0.33%) 등은 1% 미만 약세다. 반면 운송·창고(0.38%), 부동산(0.45%), 전기·전자(0.12%), 유통(0.28%), 기계·장비(0.53%) 등은 1% 미만 상승 중이다.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하락하는 종목이 우위다. 우리금융지주(316140), 하나금융지주(086790), HD한국조선해양(009540), NAVER(035420), 현대차(005380), KT&G(033780), 셀트리온(068270), 포스코퓨처엠(003670) 등은 2%대 약세다. 이와 달리 카카오(035720)는 4%대 강세다. 한화오션(042660)은 2% 넘게 상승 중이다. 삼성전기(009150), 한미반도체(042700) 등은 1% 넘게 오르고 있다. 간밤 뉴욕증시는 혼조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43% 내린 4만3434.29를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02% 오른 5956.18로 집계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26% 상승한 2만26.77에 장을 마쳤다.
- “카레 먹고 1시간 뒤”…손님 23명 ‘집단 마비’ [그해 오늘]
-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11년 전인 2014년 2월 27일. 경기도 일산의 한 인도 음식 전문점에서 손님 23명이 카레를 먹고 집단으로 혀가 마비되는 등의 증상을 겪었지만, 사건의 원인이 끝내 밝혀지지 않은 채 종결됐다.사건은 같은 달 15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날 일산의 한 인도 요리 전문점에서 점심으로 카레를 먹은 손님들이 “배와 머리가 아프고 혀가 마비되는 증상이 있다”며 112에 신고를 접수했다.사진=MBC '리얼스토리 눈' 방송 캡처경찰 확인 결과, 총 23명의 손님이 이곳에서 음식을 먹고 나서 1∼2시간 이내에 증상이 시작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2∼6명 단위의 손님들은 서로 모르는 사이였고, ‘팔락파니르’, ‘치킨 코르마’ 등 카레가 포함된 메뉴를 고른 사람들에게서만 이상 증상이 나타났다.증상을 보인 사람들은 20대부터 60대까지 나이대가 다양했다. 공통적인 증상은 혀 마비, 두통, 구토 등이었다.보건소가 환자들을 관찰한 결과, 복통과 설사가 없고 음식을 섭취한 후 1∼2시간 이내 증세가 나타난 점으로 미뤄 “감염병인 식중독과는 연관이 없다”는 것으로 1차 결론을 내렸다.이에 경찰은 국과수에 정밀 감정을 의뢰했다. 국과수는 “해당 음식점에서 수거한 향신료 8가지와 식재료 31가지, 구토물 등을 감정한 결과 독극물이나 농약과 같은 의심 성분이 나오지 않았다”고 확인했다.사진=MBC '리얼스토리 눈' 방송 캡처다만 국과수는 “카레 요리에 쓰이는 향신료 중 하나인 육두구 성분을 과다 섭취했을 때 두통, 메스꺼움, 어지럼증, 입마름 등의 증상은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국과수의 이러한 의견은 단순 참고 의견으로 제시돼 이번 사건과 직접적인 연관성을 찾을 수 없게 됐다.결국 경찰은 사건 발생 12일 만인 27일 사건의 정확한 원인을 알아내지 못해 사건을 내사 종결하기로 했다. 미생물에 의한 감염도, 농약이나 독극물 성분에 의한 것도 아닌 것으로 궁금증과 추측만 남긴 채 마무리됐다.이후 같은 해 6월 MBC ‘리얼스토리 눈’에서 해당 사건이 다뤄졌다. 방송에 출연한 손님들은 “호흡 곤란과 손 저림이 있었다”, “맥박의 완치가 안 됐다”, “카레를 먹은 후 맛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혈압이 엄청 올라갔다”며 피해를 호소했다.해당 방송은 육두구에 혀의 마비감이나 두통 등을 유발할 수 있는 독성 물질 ‘미리스티신’이 함유됐다는 점에 집중했다.사진=MBC '리얼스토리 눈' 방송 캡처육두구는 카레 뿐만 아니라 고기를 재우고 빵을 만들 때에도 쓰이는데, 소량이면 아무 문제가 없지만 일정량 이상을 넘어가면 마비증상이나 감각 이상이 나타나기도 한다.실제 고려대 식품공학과 실험실에서 육두구의 독성에 대해 실험한 결과, 5g을 넣었을 때 세포가 다량 죽는 독성을 보였다. 그러나 이같은 위험성에 대해 많은 이들이 모르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그러나 육두구는 식약처에서 사용량이나 조리 방법 기준을 정해둔 식품이 아니어서 과실을 따지기도 어려웠다.전문가들 사이에선 같은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육두구의 독성에 대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 주주가치 올린다…식품회사 잇단 자사주 취득·소각
-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식품회사들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잇달아 자사주를 취득하거나 보유한 자사주를 소각하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그린푸드는 자사주(보통주) 18만 3000여주를 오는 5월 23일까지 장내매수를 통해 취득할 예정이라고 지난 21일 공시했다. 자사주 취득과 소각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서다. 취득 규모는 25억원 규모다. 남양유업도 지난 18일 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이를 위해 오는 6월 18일까지 NH투자증권과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이 기간 안에 자사주를 매입하겠다는 의미다.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결정이다. 앞서 지난달 24일에는 기존에 취득했던 201억원 규모의 자사주 보통주 36만여주를 소각하기도 했다. KT&G도 지난 13일 이미 취득한 자사주 보통주 330만주를 소각했다. 소각 규모는 3663억원 수준이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결정이며 배당가능이익 범위내에서 취득한 자사주를 소각하는 것으로 자본금 감소는 없다.회사가 자사주를 취득해 소각하면 발행주식수가 줄어 주당가치가 올라가 주가 상승을 유도한다. 회사가 이익을 환원하는 방법은 크게 배당과 자사주 매입인데, 주주에게 직접 현금이나 주식을 주는 배당에는 배당 소득세(15.3%)가 발생하지만 시세차익은 비과세라 자사주 매입이 주주에게 더 효과적일 수 있다.실제 식품회사들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도 주주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현대그린푸드는 지난해 2월 향후 3년간 주당 최소 325원 이상을 배당하기로 하면서 2028년까지 자사주 10.6%를 매년 2%가량 균등하게 매입해 소각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실제 현대그린푸드는 지난해 11월 8일부터 지난 1월 17일까지 자사주 74만 5000여주를 매입해 지난 3일 해당 매입자사주를 전량 소각했다.남양유업도 최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매입해 총 432억원 규모를 소각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주주 유동성 확대를 위해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분할하는 액면분할도 단행했다.KT&G 역시 이번 3663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결정을 알리면서 연내 3000억원 이상의 신규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고 추가로 비핵심자산 유동화로 확보된 재원을 활용해 총 4.5%가 넘는 자사주를 소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KT&G는 지난해에도 발행주식총수의 6.3%, 금액으로 치면 8600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했다. 이는 방경만 KT&G 사장이 취임 후 강조하고 있는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일환이다.식품회사들이 자사주 취득 및 소각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는 것은 정부가 밸류업을 강조하는 가운데 식품 회사들이 전반적으로 배당 측면에서 ‘짠물 배당’을 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14일까지 결산배당을 밝힌 KT&G(3.8%)와 삼양사(3.6%), 매일유업(3.49%), 하이트진로(3.4%), 롯데칠성(3.3%), 롯데웰푸드(3.2%), 동원F&B(2.57%), 오리온(2.4%), CJ프레시웨이(2.2%), 농심(1.3%), CJ제일제원(1.2%), 풀무원(0.8%), 삼양식품(0.2%) 등 13개 상장 식품회사의 전년도 결산배당률은 평균 2.11%로 집계됐다. 한국은행 가중평균금리(신규취급액기준) 기준으로 지난해 예금은행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3.48%)에 견주면 1.06%포인트 낮다.
- SKT, 'AI-RAN' 기술 선보인다…기지국에서 AI 작업 처리
-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SK텔레콤(017670)은 다음달 3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하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MWC25’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이동통신망의 가치를 높이는 네트워크 AI 기술을 선보인다고 26일 밝혔다. SKT는 이번 MWC 전시관에서 범용 서버에 그래픽처리장치(GPU) 포함 다양한 칩셋을 적용해 통신과 AI 서비스를 모두 제공할 수 있게 하는 ‘AI 기지국(AI-RAN)’ 기술을 시연한다. AI 기지국에서 통신 서비스와 AI 워크로드를 동시에 구현하는 방식이다.(사진=SKT)통신 기지국은 트래픽이 몰리는 경우를 고려해 평소에 여유 자원을 확보하는데, AI 기지국은 이러한 기지국의 여유 자원을 AI 추론 서비스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자원을 배분해준다. 이를 통해 AI 서비스 효율을 최대화할 수 있다.SKT는 온디바이스 AI로 간단한 AI 작업을 처리해 AI 서비스에 필요한 서버의 부하를 줄여주는 ‘AI 라우팅(AI Routing)’ 기술을 선보인다. 거대언어모델(LLM)을 탑재한 서버와 소형언어모델(SLM)을 탑재한 디바이스 중에서 무엇이 최적의 추론 성능을 낼 수 있는지 실시간으로 판단, 서비스할 주체를 할당하는 기술이다.또 이번 MWC에서 주목받는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통신·센싱 통합(Integrated Sensing and Communication, 이하 ISAC)’ 연구 현황을 공개한다.ISAC은 전파 신호를 이용하여 주변 환경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기술이다. 기지국이나 단말에서 송출한 통신 주파수 신호가 인체나 사물에 반사되는 정도를 분석, 주변을 정밀하게 감지할 수 있다.통신과 센싱 기능을 통합한 새로운 기술인 만큼 이동통신망의 공공안전·산업자동화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이 가능하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이동통신 기술 표준화 기구(3GPP), 유럽전기통신표준협회(ETSI) 등 국제 표준 기구에서도 6G 목표 서비스로 주목하고 있다.SKT는 전시관 내부에 설치한 기지국 장비 앞을 지나는 관람객을 ISAC 기술로 감지하는 시연을 마련했다. 감지한 인물의 모습과 행동 방식에 따라 침입자 감지, 건강 모니터링, 공공 안전 등에 활용할 수 있다.류탁기 SK텔레콤 인프라기술본부장은 “6G 백서 등을 통해 통신과 AI가 융합하는 네트워크의 진화방향을 제시해 온 만큼, 이번 MWC에서는 인프라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 AI 유무선 인프라 관련 앞선 기술력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 산업부·코트라, 온실가스 국제감축사업 실무추진단 개최
-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KOTRA), 한국에너지공단은 26일 ‘호텔 나루 서울’에서 산업부 온실가스 국제감축사업 실무추진단을 개최했다.동 실무추진단은 2025년도 산업부 온실가스 국제감축사업에 대한 기업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개최됐으며, 국제감축사업 업계의 기관·기업 관계자 150여 명이 참석했다. 주요 내용은 산업부 김대자 무역투자실장의 개회사를 비롯해 △2025년도 사업 추진 방안과 내용 △주요국 양자협력 추진 현황, △’25년 타당성조사 및 투자지원사업 추진계획, △온실가스 국제감축사업 협력 사례 등으로 구성됐다.먼저 산업부는 사업 추진방식을 다변화해 기존의 기업 수요 대응(B2G) 방식 외에 정부 간 사업개발(G2G) 방식에 따른 대형 협력사업을 발굴해 국제감축 부문 NDC 달성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수탁기관의 강점에 맞는 지원사업을 담당하도록 업무체계를 개편했다고 언급했다.또 국제감축사업 수탁기관인 코트라, 한국에너지공단과 함께 2025년도 공모사업을 전년 대비 △지원 규모 확대 △접수 시기 증대 △지원 비율 상향 조정 등 개편 추진함으로써 보다 많은 감축 사업을 발굴할 기회를 모색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밝혔다.코트라에서는 산업·발전 부문 온실가스 국제감축사업의 양자협력 및 타당성조사를 지원한다. 코트라는 국내기업이 국제감축실적 확보를 위해 추진하는 사업의 ‘예비 및 본 타당성조사’ 지원 프로세스를 설명했고 총 77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비 타당성, 본 타당성조사 지원은 건당 각각 3억원과 5억원으로, 한도는 총 사업비의 90% 이내로 상향됐다.한국에너지공단에서는 국제감축사업 추진을 위한 감축설비 설치투자를 지원(지원금에 상당하는 국제감축실적을 회수)하는 ‘투자지원사업’의 주요 사항을 안내했고, 건당 최대 10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산업부는 파리협정 6.2조 체제하의 양자 협력 메커니즘과 주요 내용, 유형과 절차를 소개하고 추진 현황을 안내했다. 현재 기본 협정 체결 국가는 베트남, 몽골 등 9개국이며, 산업부 등 정부 부처 MOU의 경우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방글라데시 등 총 9개국과 체결했다. 그 외 다수 국가와 기본협정·MOU를 추진하고 있어 우리 기업이 더 많은 국가에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캄보디아에서 추진하고 있는 국제감축사업 사례도 소개됐다. 이 사업은 기업이 한-개도국 협력 ODA를 장기간 수행하면서 캄보디아 정부와 밀접한 관계를 다졌고, 2023년부터 코트라 해외무역관을 활용해 추진한 한-캄보디아 양자협력과 맞물려 결실을 맺고 있어 우리나라의 첫 국제감축사업 성과 창출 건으로 기대된다.김대자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동 실무추진단에서 “이번 설명회를 계기로 역량을 갖춘 많은 국내기업이 온실가스 국제감축사업에 참여하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 개편된 공모사업을 통해 KOTRA, 한국에너지공단 두 수탁기관의 역량을 활용하여 우리 기업이 해외에서 감축사업을 추진하는데 필요한 부분을 적시에 지원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 "기회 영영 없을지도" 韓, AI 2군 전락…국가 청사진 나와야
-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대한민국이 인공지능(AI) 혁신 물결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범국가적 ‘초혁신 마인드’를 통한 자신감 있는 ‘AI 청사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2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공지능(AI) 현안 공청회’에서 최경진(맨 왼쪽) 가천대학교 법학과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최 교수, 박성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 이상학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상근부회장,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강도현 과기정통부 2차관, 배경훈 LG AI 연구원장, 장준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사진=연합뉴스)2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개최한 ‘인공지능(AI) 현안 공청회’에서 AI 산업 발전에 필요한 제도와 규제 마련을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하는 업계의 목소리가 이어졌다.먼저 최경진 가천대 법대 교수(한국인공지능법학회장)는 “우리나라를 발전시켜 왔던 ‘초혁신 마인드’를 인공지능 시대에서 잘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제도와 법이 함께 가야 한다”며 “AI 성능이 점점 좋아지면서 신뢰성과 안전성을 함께 조화시키는 방향으로 AI 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꼽았다.그러면서 도전과 실패를 받아들일 수 있는 관용을 베푸는 사회로 만들기 위한 제도적 뒷받침으로, 각 분야에서 이른바 ‘인텔리전스(지능·정보) 혁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상 기반의 접근 방식으로 적절한 규제와 혁신을 함께 이루도록 하는 게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성으로 제시했다.최 교수는 “예를 들어 최근 영국은 개인정보가 포함된 판결문 데이터를 라이선스 제도를 통해 일정한 책임을 민간에 지우면서 원본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도입한 것처럼 데이터 혁신을 함께 가져가야 한다”며 “한편으로는 해외 초일류 인재들을 과감하게 끌어들일 수 있는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박성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회장은 “우리나라는 현재 AI 기술력으로 보면 ‘2군’ 수준으로 분류되고 있다. 더이상 뒤처지면 따라잡을 기회가 영영 없을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면서 “국가가 자신감 있는 ‘AI 청사진’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고 집중해야 할 시기”라고 지적했다.그는 이어 “우리나라 인재들이 미국과 중국 등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처우 개선과 우수한 연구환경 보장 등 여러 재정적 정책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며 “과학기술 분야 인재 확보를 위한 병역특례제도를 다시 한 번 국회 차원에서 부활 내지 재검토를 요청한다”고 촉구했다.이상학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상근부회장은 “기술 발전은 사회가 축적해 놓은 경로를 따른다는 것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는 차세대 통신인 6G 개발에 가장 적합한 AI를 추진하는 것이 최선의 전략”이라며 “통신업계의 축적된 성공 역량과 하고자 하는 의지에 국회와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우리만의 강점을 바탕으로 특화된 AI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봤다.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최근 정부가 강조하는 ‘국가AI컴퓨팅센터’ 설립은 대한민국의 AI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꼭 필요한 사업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가장 고민해야 할 부분으로 AI 반도체에서 AI 데이터 센터, 그리고 AI 파운데이션 모델 애플리케이션으로 이어지는 AI 생태계 전반을 어떻게 활성화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배 원장은 “AI 생태계 수직화를 완성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내 대표 파운데이션 모델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파운데이션 모델, 특히 언어 모델은 멀티모달 모델이나 고성능 예측 모델 등 다양한 파생 모델에 기반이 되는 기술로 반드시 내재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장준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AI에 대한 규율 목적은 국가 차원에서 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술에 대한 통제권과, 이로 인한 글로벌 리더십을 어떻게 확보할지 두 가지”라며 “11개월 뒤 ‘AI 기본법’ 시행에 앞서 기업의 자발적인 컴플라이언스 거버넌스 구축을 독려하고, ‘규제 샌드박스’와 ‘데이터·개인정보 안심구역’ 지정 제도를 적극 활용해 탄력적인 규제 수단 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동맹보다 거래…트럼프 '정글의 법칙'에 서방 분열
-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전통적으로 동맹으로 여겨졌던 관계가 분열이 커지고 있다. 신뢰와 상호 협력에 기반에 이뤄졌던 미국의 동맹 체제나 안보 지원도 철저히 ‘거래’로 간주하는 행보가 지속하면서다. 이웃 나라 동맹을 가장 먼저 공격한 관세 정책을 시작으로 우크라이나와 유럽을 배제한 종전 협상까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국제사회엔 모두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용인되는 ‘힘의 무대’가 펼쳐지고 있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묘사한 러시아 전통 나무 둥지 인형인 마트료시카 인형이 13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시내 관광 아르바트 거리의 선물 가게에 판매용으로 진열돼 있다.(사진=AFP)◇캐나다, 멕시코에 한 달 유예한 관세 부과 압박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미국과 국경을 맞댄 캐나다와 멕시코를 겨냥한 25% 수입 관세 부과 방침을 재확인했다. 한 달 유예 조치 이후 예정된 날짜에 부과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행정명령은 애초 지난 4일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두 국가가 미국과 협상하며 협력 의지를 보이자 관세 부과를 오는 3월 4일까지 한 달 유예했다.그는 이날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회담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캐나다와 멕시코에 예고한 관세에 대해 질문받고서 “관세는 시간과 일정에 맞춰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밝혔다.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에 대해서도 상호관세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EU 관세를 인상하려고 하냐는 질문에 “이건 상호주의다. 그들이 우리한테 무엇을 부과하든 우리도 그들한테 부과한다. 그러니 관세를 올리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답했다.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율 차이뿐 아니라 유럽 등에서 부과하고 있는 부가가치세(VAT), 보조금 등 비관세 무역장벽도 환산해 상호관세를 물리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일례로 미국에서 자동차 관세는 2.5%에 불과하지만, EU에서 자동차 관세는 10%이고 여기에 EU는 부가가치세 약 20%를 받고 있다는 점을 들어 미국에 수입하는 유럽산 자동차엔 상호관세로 30%를 부과해야 한다는 식의 논리다.도로시 셰이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3주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러시아 침략’ 빠진 유엔 안보리 결의안우크라이나 전쟁이 3년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신속한 전쟁 종식에 힘을 싣고 있는 미국은 유럽 등 서방 동맹이 아닌 전쟁 침략 당사국인 러시아와 같은 편에 섰다. 미국은 이날 열린 유엔총회에선 ‘러시아 규탄’ 내용을 담은 우크라이나 주도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진 반면, 안전보장이사회에선 ‘러시아 침략’을 배제한 “분쟁의 신속한 종결”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항구적 평화”를 촉구한 결의안을 직접 제안했고 러시아와 중국의 지지를 받아 채택했다. 영국과 프랑스는 기권했다.이번 표결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 서방의 단합이 흔들리고 있는 또 하나의 사례로 평가된다. 최근 미국은 러시아와 고위급 회담에서 전쟁 당사국인 우크라이나와 동맹인 유럽을 배제해 극단적 자국 우선주의를 기본으로 외교에 나선데 이어 신속한 종전이라는 목표를 위해서 2022년부터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지지하는 동시에 러시아의 침략을 규탄해왔던 유엔의 오랜 입장도 전환점을 맞았다.도로시 셰이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우리의 결의안은 단순하면서도 강력하다. 평화를 향한 상징적이고도 중요한 첫걸음”이라며 “이 결의안은 평화로 가는 길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기권을 선택한 프랑스의 니콜라 드 리비에르 유엔 대사는 “공격이 보상받고 ‘정글의 법칙’이 지배하는 세상이 된다면, 어디에도 평화와 안보는 존재할 수 없다”고 우려를 표명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9년 6월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 회담에서 양자 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젤렌스키는 “독재자” 광물협정 압박…푸틴과는 브로맨스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국과 러시아 간 고위급 회담을 진행한 뒤 우크라이나와 유럽을 배제했다는 논란 속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더욱 밀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조만간 모스크바 방문 의사도 밝혔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독재자”로 부르며 맹비난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겐 이런 표현을 사용하는 것을 거부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진행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회담에 앞서 푸틴에게도 독재자라는 단어를 사용할 것이냐고 하자 “난 그런 단어를 가볍게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알다시피 당신은 유럽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를 그 전체 상황의 일부로 이야기하고 있는데 다른 쪽(러시아)도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그러면서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군사·재정 지원에 대한 대가로 우크라이나에 요구해온 5000억달러(약 720조원) 규모 광물 협정 타결이 임박했다고 밝혔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번 주 또는 다음 주에 워싱턴에 “올 수 있다”며 양국이 희토류 광물 거래에 대한 합의에 “매우 가까워졌다”고 말했다.뉴욕타임스(NYT)가 확보한 지난 21일자 협정문 초안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가 광물, 가스, 원유 등 천연자원뿐만 아니라 항만과 다른 기반 시설에서 창출하는 수입의 절반을 미국에 넘긴다는 내용을 담았다. 우크라이나의 자원 수입은 미국이 100% 지분을 갖게 되는 기금에 투입되며, 우크라이나는 기금액이 5000억달러에 달할 때까지 계속 돈을 넣어야 한다.이에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경제 식민지’가 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NY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가 2024년 자원에서 얻은 실제 수입은 11억달러에 불과했고, 5000억 달러는 미국이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에 지원·약속한 금액의 4배를 넘는 규모다.트럼프(왼쪽부터) 미국 대통령,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AFP)반면 미국과 러시아는 경제개발 협력 논의도 전해지며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밀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임 바이든 행정부 시절 러시아에 대규모 제재에 나섰던 모습과 다른 행보다.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푸틴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종전뿐 아니라 양국 간 주요 경제개발 협력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국영방송과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새 영토’(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영토)에 매장된 희토류에 대해서 미국 등 외국과 협력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날 희토류 관련 정부 회의도 개최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미국의 기업들이 서로 접촉하며 공동 프로젝트를 논의하고 있다고 공개했다.양국은 군비감축 협상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러시아의 군 지출을 절반으로 줄이자는 제안에 대해 “좋은 제안이라고 생각하고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며 “미국이 50%, 러시아가 50% 줄이면 그다음 중국도 원하면 동참하는 것은 좋은 제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