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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젠이 도입한 항암신약, Dual MCI 기전에 쏠리는 관심
  • 신라젠이 도입한 항암신약, Dual MCI 기전에 쏠리는 관심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신라젠이 최근 스위스 제약기업 바실리아로부터 도입한 항암 후보물질 ‘BAL0891’에 대한 업계 관심이 뜨겁다. BAL0891는 유사분열 체크포인트 억제제(MCI)의 일종으로 항암제로 적용 가능성이 높아 많은 바이오 제약사들이 유사한 물질 개발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2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신라젠은 지난 19일 바실리아가 개발한 항암제 후보물질 ‘BAL0891’을 도입하게 위해 총 3억3500만 달러(약 4700억원)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BAL0891은 세계 최초(First-in-Class)로 항암 유발 효소에 복합적(Dual)으로 작용하는 기전이다. 통상 MCI는 매우 다양하고 복잡한 단백질들의 결합과 인산화에 의해 조절되는데, BAL0891은 그중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Threonine tyrosine kinase(TTK)와 Polo-like kinase 1(PLK1)이라는 두 가지 인산화 효소를 저해한다.TTK를 저해하면 방추체 형성(spindle assembly) 완전하지 못한 상태에서 세포가 분열되는 현상(mitotic override)이 발생한다. 또 PLK1 저해 시에는 세포 분열 단계의 중기(metaphase)에서 세포 분열 단계의 후기(anaphase)로 진행되지 못하고 G2/M에 저해되는 현상(mitotic block)이 유도된다. 이를 통해 결국 암세포가 사멸되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해외 다수 바이오 기업들은 TTK와 PLK1 각각을 저해하는 항암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TTK 저해제는 CFI-402257, S81694 등이 임상 시험 단계에 있으며, PLK1 저해제로는 Onvansertib 등이 대표적이다.신라젠(215600)이 도입한 BAL0891은 TTK, PLK1을 동시에 저해하는 최초의 MCI 계열 약물이다. 특히 단일 작용기전보다 약물 자체의 기전으로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이러한 Dual 기전은 타 약물과의 병용치료에 의존해야 하는 기타 항암제와는 달리 단독요법으로도 가능성을 타진해 볼 수 있다는 점을 신라젠이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에서 진행할 BAL0891의 임상 1상 프로토콜에는 병용요법뿐만 아니라 단독요법도 포함됐다. 신라젠은 이미 글로벌 임상 강화를 위해 지난 6월 노바티스, 릴리, 애브비 등에서 풍부한 임상 경험을 가진 마승현 상무를 영입하고 바로 미국으로 파견하는 등 임상개발에 대한 의지를 강력히 피력하고 있다. 또한 신라젠의 모기업 엠투엔은 현지 바이오 기업 그린파이어바이오(GFB)와의 공동 사업 등 다양한 바이오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기에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업계 관계자는 “TTK, PLK1 둘 중 하나만 효과적으로 억제해도 항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데, 앞으로 임상에서 TTK, PLK1 둘 다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음을 증명한다면 MCI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신라젠은 과거 경영진의 배임 혐의로 2020년 5월 이후 주식 거래가 정지됐으나 작년 엠투엔 인수 이후 경영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다. 내달 주식거래재개를 위한 심사를 앞두고 있다. 업계는 이번 신규 파이프라인 도입으로 거래 재개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고 분석하고 있다. 신라젠 신규 물질 도입과 거래 재개에 대한 기대감으로 모기업 엠투엔은 최근 두 달 주가가 사이 70%이상 상승했다.
2022.09.22 I 송영두 기자
진대제 "반도체 10년 후면 기술적 한계, 패키징시장서 활로 찾아야"
  • 진대제 "반도체 10년 후면 기술적 한계, 패키징시장서 활로 찾아야" [송길호의 파워인터뷰]
  • 진대제 스카이레이크 회장은 반도체 산업의 미래전략과 관련, “앞으로 10년이면 기술적 한계에 직면하게 된다”며 “시스템반도체분야에서 대기업들이 패키징 등 후(後)공정분야에 적극 진출, 미래의 먹거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송길호 이데일리 논설위원 겸 에디터]미중 패권 경쟁 속에 미국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 칩4(Chip4·한국 미국 일본 대만)의 출범이 임박하면서 글로벌 반도체시장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중국을 배제한 생산체제의 블록화로 반도체 시장의 생태계는 전략적 변곡점에 다가서고 있다. ‘산업의 쌀’ 반도체는 이미 경제적 부가가치의 영역을 넘어 외교 안보 차원의 핵심 전략물자로 의미가 확대된 상태. 지금 전 세계는 반도체 전쟁 중이다. 반도체 산업의 전환기, 한국 반도체는 어떻게 대응하고 미래를 설계해야 할까. 메모리분야에서 30년간 누려온 아성을 계속 지키며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까. 반도체 첨단공정의 기술력이 거의 한계에 이른 상황에서 향후 이를 돌파할 전략은 무엇일까.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기업이 주도하는 국내 반도체 생태계를 더욱 공고히 할 수는 없을까. 정부의 반도체 지원정책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일까. 삼성전자시절 세계 최초로 16메가·64메가·256메가 디램(DRAM)을 차례로 개발한 주역으로 오늘날 삼성 반도체 신화의 밑거름을 이룬 ‘미스터 반도체’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장관으로부터 그 해법을 들었다. 사모투자펀드(PEF)운용사 스카이레이크를 이끌고 있는 그는 최근 서울 강남의 집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지금 반도체 시장은 사이클에 따른 일시적 위기가 아닌 지정학적 갈등, 그에 따른 공급망 재편으로 인한 구조적 위기”라며 “칩4 출범에 따른 파장은 내년초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진 회장은 “반도체 산업의 펀더멘탈 리밋(기술력의 근본적 한계)은 앞으로 10년”이라며 “메모리분야에서 초격차 전략을 유지하되 대기업들은 패키징 등 후(後)공정분야에 적극 진출, 미래의 먹거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인력양성과 관련해선 “단순히 대학 반도체 학과 정원을 늘리는 식의 단편적 접근에서 벗어나 기초과학 분야를 튼튼히 다지고 이공계 기술인력 전체를 늘리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특히 고급인력은 정부가 첨단 국가프로젝트를 제시하는 방식으로 직접 판을 짜주면 전문기술 습득을 통해 자연스럽게 육성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반도체 공급망 재편…구조적 위기 ▶반도체 산업 위기론이 팽배합니다. 예년에 비해 불황과 호황 사이클이 짧아졌다는 분석도 있구요. “반도체시장은 20∼ 30년 전만해도 호황과 불황 사이클이 4년주기로 있었어요. 올림픽 열리는 해는 호황, 월드컵때는 불황 이런 식이었죠. 호황때 공장을 여러 회사에서 동시에 짓게 되면 공급과잉으로 값이 크게 떨어져요. 생산능력에 비해 5%과잉이면 20%정도 하락하죠. 반대로 공급이 5%부족일때 값은 20%올라갑니다. 공장 짓는 사이클에 따라 공급 과잉과 부족이 반복된거지요. 이를 ‘실리콘 사이클’이라고 불렀어요.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이런 흐름이 없어졌어요. 메모리는 삼성, 파운드리는 TSMC 등 분야별로 독과점 기업들이 시장을 장악하니 다른 기업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할리 없지요. 그래서 이후 반도체 사이클은 뚜렷하지 않게 됐어요.”▶반도체 경기는 매크로 경제상황과 연관이 있다는 얘기군요. “분명히 구별해야 해요. 경제 상황에 영향을 받아 반도체시장이 침체에 빠진 것인지 지정학적 문제 등 구조적 문제 때문인지. 매크로 상황에 영향을 받아 불황이 오는 건 크게 걱정할 게 없어요. 수급조절하고 경쟁력 올리면서 대응하면 되요. 그러다가 경기 사이클이 좋아지면 해소되지요. 진짜 위기는 내가 잘 만든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을때 오는거에요. 전략적 위기지요. 미중 갈등 속에 2015년 중국이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이후 반도체 패권과 맞물려 우리나라는 지금 그 사이에 끼어 있어요. 진짜 위기, 전략적 선택의 시간이 다가온겁니다.”▶실제 칩4는 점점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공급망재편이 본격화되고 있지요. “미국이 블록을 형성해 중국 배제전략을 펼치겠다는 건데 반도체는 분명 미국이 우위에 있으니 이 전략은 상당히 먹힐 겁니다. 파장은 내년초부터 눈에 띄게 나타날 거에요. 지금은 중국이 반도체 재료 등을 일정부문 확보하고 있어 문제 없겠지만 내달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시진핑이 연임된 이후엔 IT업계, 전자회사 등에서 실상이 드러날거에요. 지금 반도체 공급망 문제로 자동차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처럼 중국내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이 어려워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전자제품 품귀현상이 나타날 수 있지요. 세계 전자제품의 3분의 2가량을 중국에서 만들잖아요. 우크라이나전쟁 이후 서방에서 러시아에 제재를 가했더니 러시아 천연가스가 끊기면서 유럽에 비상이 걸린 것과 마찬가지지요.”▶우리로선 전략적 선택의 순간이 다가오는군요. 단순히 미국 편에 선다고 끝날 게 아니라 중국에 대한 대처가 고민입니다. 홍콩 포함 중국에 대한 반도체수출이 60%이상되고 공급망도 촘촘히 엮여 있는데 중국시장을 외면할 수는 없잖아요. “제조측면에선 당연히 칩4에 들어가야해요. 장비나 원자재에 대한 미국 의존도가 높잖아요. 문제는 파는 건데…눈치를 잘 봐서 팔아야죠. 중국시장이 고립된다고 해서 예전 코콤 규제 때처럼 메모리반도체 등에 대한 수출을 전면적으로 제한하진 못할 겁니다. 당시에도 기업들은 홍콩 등 우회로를 찾아 팔건 다 팔았어요.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되는 러시아 미사일을 보니 서양의 반도체가 모두 들어있었다는 것 아니에요. 이런 문제는 굳이 공식화할 필요 없어요. 미국이 수출을 제한해도 기업으로선 비용이 더 들더라도 할 수 있는 방법은 다 있으니. 정부의 통제 밖이 될 수도 있습니다. 더욱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는 중국에 메모리 공장도 있어서 그쪽 생산분은 중국 시장에 판매할 수 있잖아요?” 코콤(COCOM·대공산권전략물자 수출통제위원회)은 냉전시절 서방권이 공산권에 대한 첨단기술 수출을 제한하는 기구였다. 소련 붕괴후에도 90년대말까지 마이크로프로세서 등 첨단제품은 중국에 팔 수 없었다. ▶그런데 최근 미국은 반도체 지원법(Chips and Science Act)을 통해 자국에서 보조금 받는 기업은 향후 10년간 중국에 설비투자를 할 수 없도록 가드레일 조항을 두고 있잖아요. 설비를 업그레이드해야 할텐데 계속 투자할 수도 없고.“둘중에 하나 택하면 되요. 반도체의 경우 미국 보조금을 받으면 좋겠지만 꼭 받아야 되는 것도 아니고. 중국에 설비투자를 해야 할 필요성과 보조금을 받는 것의 유불리를 따져 봐야지요. 하지만 미국 입장에선 투자유치를 위해 어떻게든 보조금을 주려고 할거에요. 시간이 지나면 절묘한 타협점을 찾게 될 거에요. 그동안 인내가 필요하고 전략적 모호성도 필요합니다” ▶그러면 미국 입장에서 이렇게 공개적으로 계속 압박하는 것은 어떻게 설명해야 되는 겁니까 “정치적인 요인이 크죠. 미중 갈등이 패권 전쟁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잖아요. 지금 바이든 대통령이 내세우는 건 중국과 분명히 선을 긋고 다른 동맹국들에게 같이 협력하자고 하는건데 칩4는 중국고립을 위한 일종의 상징적인 조치에요. 11월 중간선거를 의식하고 있겠고. 중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은 체면이 있어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지만 내달 시진핑의 3연임이 확정되면 달라질거에요. 바이든도 시진핑도 약간씩 유화정책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요.”▶이 같은 구조적 위협 속에서 어떻게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까요. “블록간 마찰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외교적으로 해결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여러 갈등상황에서 줄타기를 잘 해야되죠. 삼성은 1등기업이기 때문에 그 파고를 가장 크게 맞을수도 있어요. 1986년 미일반도체협정으로 (반도체 공급망 재편 이후) 일본 NEC가 세계 1등에서 그대로 주저앉았잖아요. 삼성으로선 기술적 초격차를 유지해야만 안전합니다. 중국이 코너에 몰려 몇년간 주춤할때 오히려 시스템 반도체 사업을 포함한 반도체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돌파해야 합니다.”◇後공정 분야를 미래의 먹거리로 ▶실제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위탁생산)분야에서 1등으로 도약하겠다고 공언했어요. 대만 TSMC에 비해 시장점유율은 3분의 1 정도에 불과한데. 여기에 인텔까지 가세하고 있으니 파운드리 시장에서도 본격적인 치킨게임이 벌어질 것 같군요. “인텔이 파운드리를 하면 TSMC만큼 잘할 겁니다. 빠르게 따라잡을 거에요. 기반이 워낙 탄탄한데다 미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겠지요. TSMC가 1등이니 시장을 가장 많이 빼앗길거고 삼성은 특유의 제조능력으로 지금 할 수 있는 몫은 할겁니다. (인텔의) 팻 겔싱어 CEO가 매출 1000억 달러 정도 하겠다고 하던데 이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점유율을 3분의 1까지 끌어올리겠다는거에요. 첨단 공정과 서비스로 시장을 공략하겠다는건데 인텔이면 해낼 수 있습니다. 필요 인재와 자금력도 확보할 수 있으니 자신감도 있어요. 반면 삼성이 TSMC를 물리치고 1등으로 도약하기엔 역부족이지 않을까요? 휴대폰, 컴퓨터, 가전산업 등 유사 분야의 고객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메모리와 파운드리, 시스템반도체 모두 합쳐 반도체 종합 1위 기업은 될 수 있겠지요.” 인텔은 지난해 2월 전설의 CEO 앤디 그로브(1979∼2005년) 시절 CTO를 역임했던 팻 겔싱어를 다시 영입해 재도약에 나섰다. 진 회장은 지난 5월 팻 겔싱어의 방한때 그의 요청으로 만났다. 1990년대 삼성 메모리사업부장과 인텔 CTO였던 두 사람은 이후에도 계속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반도체산업은 정말 격변기에 돌입하는군요. “(겔싱어에게) 지금 3㎚(나노미터)기술을 상용화한다고 하는데 반도체 기술이 언제까지 연장될 수 있겠느냐고 물어봤어요. 10년은 더 할 수 있을 거라고 하더군요. 반도체는 펀더멘탈 리밋에 접근한지 꽤 오래됐습니다. 반도체는 극도로 미세한 ㎚ 크기 선폭의 해상도로 생산을 합니다. 실리콘 원자 간격이 0.35nm인데 3nm선폭은 실리콘 원자를 10개 모아둔 공간이지요. 전자는 이 실리콘의 다이아몬드 격자구조의 벽과 충돌하면서 일정 속도로 움직여야 하는데 이 선폭이 너무 작으면 움직임을 제어할 수 없어 연산 기능이 안 돼요. 또한 이 크기의 정밀도를 요하는 노광, 에칭, 증착 등 제조공정을 위한 장비와 소재들의 값이 천문학적으로 뛰어올라 투자 부담이 지나치게 커지지요. 그러면 더 이상 혁신이 어려워지고 가격경쟁만 치열하게 일어날테니 반도체 산업 전체가 위축될 수밖에 없어요. 이런 현상이 앞으로 10년 후에 나타날 수 있다고 겔싱어가 얘기했고 상당히 공감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산업으로선 재앙이자 도전입니다.” ▶어떻게 돌파구를 찾아야합니까.“그래서 패키징과 같은 후(後)공정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어요. 전(前)공정만큼 혁신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전력소모를 줄이고 반도체 칩의 속도와 성능을 올리기 위한 첨단기술은 전공정 만큼 후공정에도 필요합니다. 전공정 제조기술을 패키징에 적용하는 날이 다가옵니다. 반도체 칩을 3차원으로 여러개 쌓아 올리고 칩 사이에 전기공급을 연결하고 칩 간 네트워킹이 원활해지면 칩 패키지 하나로 컴퓨터나 자율주행 자동차를 움직이는 세상이 오게 될거에요. 시스템반도체는 설계와 파운드리 뿐 아니라 패키징 기술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파운드리+패키징’ 복합전략을 구사해야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어요. 현재 패키징 시장 규모는 1000억 달러 정도로 팹리스나 파운드리와 거의 비슷해요. 대만과 중국이 80%가까이 시장을 차지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톱10에 들어가는 패키징 전문회사 하나 없습니다. 후공정에 과감히 투자해야 10년 후 후회하지 않을거에요. 하지만 지금 (국회에 상정된) 반도체특별법에도 패키징 육성 방안은 없습니다.”반도체 산업의 가치사슬(value chain)은 제조공정에 따라 설계(Fabless+Chipless) → 제조(Foundry) → 조립(Packaging) →검사(Testing) 단계로 이뤄진다. 설계와 제조단계를 전공정, 조립과 검사 단계를 후공정이라고 한다. 설계는 미국, 제조는 대만이 선두. 대만은 미어텍 등 팹리스가 맡긴 설계에 따라 TSMC 등 파운드리 회사가 전공정을 맡고, 협력사인 ASE 등이 후공정을 담당하는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한국 반도체 생태계의 문제점이군요. 반도체 산업을 지원한다고 하지만 후공정 분야에 관심이 없다는 점은 환기해야 할 부분이군요.“삼성이 파운드리 분야에 투자를 더한다고 하니 후공정쪽에 투자하는 대기업들이 따로 나와야 해요. 일반 중소기업들은 어려워요. 10년은 내다보고 최소 1조원은 투자해야 하니. 아예 이 분야의 1조원 짜리 회사를 M&A해도 되요. 돈을 많이 주고라도 미래를 봐야죠. 윤석열정부 인수위원회에도 이 분야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전달했어요. 앞으로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중요한 분야입니다.”▶시스템 반도체 내에서도 인공지능 반도체가 유망하다고 하는데 우리에게 기회가 될 수 있을까요. “설계능력에 한계가 있어요. 지금 우리나라 비메모리분야 설계 인력 다 합쳐도 엔비디아나 퀄컴보다 적어요. 삼성전자 비메모리 설계 인력이 만 명이 채 안된다고 하는데 엔비디아 한 회사만 6만명이에요.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인력 다 합쳐도 마이크로소프트에 대적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지요.” 올해 전세계 반도체시장 규모는 6332억 달러. 이중 메모리분야(1665억 달러)가 26%, 시스템반도체 분야는 4333억달러(68.4%) 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WSTS). 미국은 시스템 반도체를 기반으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51%, 메모리분야를 장악하고 있는 한국은 25%, 파운드리 분야 선두 대만은 15%를 차지하고 있다.(IC Insights)기업별로는 2021년 기준 삼성전자가 매출 831억 달러로 인텔(756억 달러), TSMC(566억달러)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정부, 첨단 프로젝트 만들어 고급인력 양성▶반도체 산업은 인력의 산학 연계가 미흡하고 미스매치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인력양성을 위해 반도체 학과 정원을 늘린다고 하는데. “반도체 과를 만들면 반도체 인력이 만들어집니까? 반도체 기술은 상당히 복합적이에요. 수학, 물리, 금속, 전자·전기, 화학, 재료 등 모든 영역에 걸쳐 있는 분야입니다. 반도체라는 분야가 따로 있는 게 아니에요. 만약 반도체 인력이라고 특정한다면 전자 전산학과를 전공한 설계인력을 말하는 걸 겁니다. 그러나 반도체는 자율주행차나 5G통신 같은 시스템의 특정 기능을 실행하는 부품입니다. 시스템 전체의 작동원리를 이해하고 설계 전반을 이끌 수 있는 상위 개념의 리더가 있어야 해요. 그 역할을 누가 할까요? 반도체 과를 만들어 인력을 육성해도 절반은 인공지능 등 다른 소프트웨어 분야에 빼앗길거에요. 요즘은 반도체분야 보다 소프트웨어 전문인력들의 대우가 훨씬 좋아요. 모두 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나온 발상입니다.” ▶반도체 학과를 많이 만들어 인력을 양성한다는 건 단편적인 시각이라는거군요. 종합적인 시각으로 기초과학을 융성해야 한다는 얘기군요 “정원 조정을 통해 이공계 인력 전체를 늘려야 해요. 학과 정원 틀어 막아놓고 필요 인력을 어떻게 양성합니까. 이해관계가 있는 교수들을 설득해서 유연하게 움직여야 해요. 반도체 학과에서 1년에 1000명이나 배출할 수 있나요. 삼성반도체 종사가가 10만명 됩니다. 삼성전자 한 회사에 필요한 반도체 인력 공급도 어려워요. 특히 고급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지요. 해외에서 데려오면 되지 않느냐고 할 수도 있지만 지금 실리콘밸리 임금수준이 우리나라의 3∼5배 정도되요. 벤처로 대박을 꿈꾸는 인재들을 한국으로 유치하는 게 녹록지 않아요.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산업에서 배출되는 인력은 연간 650명 수준으로 필요인력(1500명 정도)의 43%수준에 그치고 있다. ▶고급인력은 어떻게 확보해야 합니까. “특출한 고급인력을 육성하기 위해선 해당 분야를 연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정부가 주도해 첨단 프로젝트를 제시하고 여러 학교나 연구소, 기업의 인력을 참여시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정부가 몇천억원 내놓고 자율주행 자동차용 반도체 칩 개발을 특별과제로 선정해 공동연구를 유도한 후 지적자산을 공유하도록 하면 됩니다. 그러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과정속에서 전문기술이 습득되고 자연스럽게 고급인력이 육성되는거지요. 이스라엘의 경우 군대에서 보안 소프트웨어(SW)를 이런 식으로 개발해 세계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정부는 왜 안하는 겁니까. 나중에 프로젝트가 잘못되면 책임문제에 걸려서 그럴까요.“상상력 부족이에요. 자신도 없을테고. 장관이 1년이면 떠날텐데 그런 중장기 프로젝트는 엄두도 안 나겠지요. 그러니 대통령 과제로 직접 진행해야 합니다. 만약 대통령이 임기중 자율주행 자동차 레벨 4(완전자동화단계)를 만들자고 하면 어떻게 될까요. 추진력이 생기겠지요. 반도체 뿐 아니라 관련 소프트웨어는 저절로 만들어지는거에요. 80년대 중반 정부에서 1메가·4메가 디램 개발을 위해 당시로선 큰 돈인 400억원을 지원했습니다. 이런 프로젝트들이 미래 먹거리 산업을 태동시킬 마중물 역할을 하는거에요. 정부가 나서서 판을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국가적으로 붐업하는 길입니다.”진 회장은…△1952년 경남 의령 출생 △경기고 △서울대 전자공학과 △메사추세츠 주립대 전자공학과 석사 △스탠퍼드대 공학박사 △IBM왓슨연구소 연구원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사장·디지털미디어총괄 대표이사 사장 △정보통신부 장관 △스카이레이크 에퀴티 파트너스 회장 △KAIST 석좌교수 △헌법재판소 자문위원
2022.09.22 I 송길호 기자
얼굴 없는 '배웅'…뒷모습에 엮어낸 '관계'의 색
  • 얼굴 없는 '배웅'…뒷모습에 엮어낸 '관계'의 색 [e갤러리]
  • 이이수 ‘배웅’(2022), 캔버스에 아크릴, 116.8×91㎝(사진=갤러리마리)[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떠나는 사람과 떠나보내는 사람. 이 사이에 오가는 온갖 감정이 이토록 찬란한 색으로 정리될 수 있을까. 서서히 끓어오르는 아쉬움은 붉은 바탕에, 애써 감춰야 하는 섭섭함은 분홍 셔츠에,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은 오렌지색 바지에. 강아지 한 마리의 마음까지 하얀 꽁무니에 녹여서. 이들 모두의 공통점이라면 ‘얼굴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 작가 이이수는 투박하지만 따뜻한, 단순하지만 정감 넘치는 일상의 장면을 그려왔다. 특징이라면 ‘뒷모습’이다. 둘 이상 여럿, 여기에 반려동물까지 ‘뒷모습에 엮어낸 관계’를 담아내는데. 서로 뒷모습을 바라봐줄 수 있을 때 진정으로 귀한 존재들이 돼줄 수 있다고 믿는 거다. 언젠가 작가 스스로가 떠났던 혹은 떠나보냈던 그때를 떠올렸을 ‘배웅’(2022)은 밀도 높은 바로 그 ‘관계의 뒷모습’을 끌어낸 작품이라고 할까. 아마 앞보다 더 익숙한 뒷모습이라서일 거다. 6년 수녀생활 끝에 한계에 부딪혀 수도원을 떠난 뒤 뒤늦은 미술공부로 작가가 됐단다. 하지만 이조차 작가에겐 ‘새로운 수도자의 길’이라니. 그 길이 그렇지 않겠나. 돌아선 이들의 뒷모습을 오래 품어야 하는 길일 테니.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경희궁1길 갤러리마리서 여는 개인전 ‘편집 없는 대화’에서 볼 수 있다. 회화와 드로잉 43점을 걸었다. 이이수 ‘우리들의 대화’(2022), 캔버스에 아크릴, 162.2×112.1㎝(사진=갤러리마리)이이수 ‘또복이 G’(2022), 캔버스에 아크릴, 145.5×112.1㎝(사진=갤러리마리)
2022.09.22 I 오현주 기자
삼성, ARM 인수해 시스템반도체 1위 도전…반독점 논란 돌파 관건
  • 삼성, ARM 인수해 시스템반도체 1위 도전…반독점 논란 돌파 관건
  • [이데일리 김상윤 최영지 이다원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만나겠다는 뜻을 밝히며 ‘반도체의 중립국’으로 불리는 반도체 설계회사 ARM 인수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의 인수가 무산된 이후 대주주인 손 회장은 한때 나스닥 기업공개(IPO) 쪽으로 발을 옮겼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인텔, 퀄컴 등이 인수 의향을 보이면서 다시 매각 시도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반도체 독과점 우려가 큰 상황에서 글로벌 경쟁 당국의 칼을 피할 정교한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2주간의 해외 출장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1일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내달 서울서 ARM 인수 본격 논의21일 중남미, 영국 등 글로벌 경영행보를 마치고 귀국한 이 부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영국에 본사를 둔) ARM 경영진은 안 만났지만, 내달 (대주주인) 손 회장이 서울에 와 만날 것”이라며 “(손 회장이) ARM 인수 관련 제안을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ARM 인수·합병(M&A) 관련 구체적인 행보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1990년 영국에서 설립한 ARM은 ‘팹리스(반도체 설계회사)계의 팹리스’라고 불린다. 삼성전자, 애플, 퀄컴, 애플, 화웨이, 미디어텍 등 세계 1000여 기업에 반도체 기본 설계도인 아키텍처(프로세서 작동법)를 만들어 제공하고 사용료(로열티)를 받고 있다. 무겁고 전력 사용이 많은 인텔의 아키텍처에 비해 작고 효율적인 프로세서를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저전력이 필요한 스마트폰의 90% 이상, 태블릿PC의 85%가 ARM이 기본 설계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사용하고 있다.소프트뱅크는 지난 2016년 ARM을 320억달러에 매입한 이후 4년 만에 400억달러 가치를 받으며 그래픽 반도체 팹리스인 엔비디아에 매각을 시도했다. 하지만 반독점 문제가 불거지면서 매각이 무산됐다. 미국의 공정거래위원회인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엔비디아가 ARM을 인수하면 다른 팹리스 업체에 대한 라이언스 제공이 불리해지거나 거래가 아예 차단되는 ‘봉쇄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며 M&A를 불허했기 때문이다. ARM을 인수한 엔비디아는 반도체 설계에 대한 수직계열화를 완성하면서 경쟁사 대비 우월적 지위에 오를 수 있었지만, 눈물을 머금고 인수를 포기했다.엔비디아 인수가 매각되면서 ARM의 행방은 오리무중이 됐다. 손 회장은 매각이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IPO도 고려했지만, 여러 반도체 설계회사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반독점 논란을 피하면서 인수에 나서는 방안을 제안하면서 기류가 바뀌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유력한 인수 주체로 부상한 셈이다.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 기술력을 자랑하지만, 중앙처리장치(CPU) 등 프로세서 분야에서는 후발주자다. ARM이 보유한 반도체 설계 기술력이 더해진다면 삼성전자가 내세우는 ‘2030 시스템반도체 1위’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다. 5G, 인공지능(AI) 등이 발전하면서 빅데이터를 처리하면서도 에너지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저전력 프로세서에 대한 요구가 거센 상황에서, ARM을 인수한다면 인텔 등을 제치고 시스템반도체 선두주자로 오를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반독점 논란 피할 인수방식 관건관건은 인수 방식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다른 전략적 투자자(SI)와 컨소시엄을 꾸려 공동인수에 나서는 방식을 고려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독 인수에 나설 경우 시스템반도체 사업부문과 시너지를 만들면서 효율성을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지만, 반독점 심사 문턱을 넘는 게 쉽지 않은 터라 독과점 남용 가능성을 최대한 낮춰야 하기 때문이다. 팻 겔싱어 인텔 CEO가 지난 5월 이재용 부회장과 서울에서 만나면서 ARM 공동인수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ARM의 아키텍처와 인텔의 아키텍처가 합쳐지면 수직결합의 봉쇄효과를 넘어 아키텍처 수평결합에 의한 독과점까지 불거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오히려 ARM의 아키텍처를 이용하고 있지 않은 차량용 반도체 팹리스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삼성전자가 ARM 인수에 성공하면 전장·오디오 전문기업 하만 인터내셔널을 인수한 지 6년 만에 대형 M&A가 이뤄진다. 그간 사법 이슈로 적극적으로 경영에 나서지 못한 이 부회장이 복권 이후 본격적으로 ‘뉴삼성’ 플랜에 나서는 셈이다.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저전력 반도체 핵심 설계기술을 보유한 ARM을 인수하는 것은 삼성전자로서 상당히 의미가 크다”면서 “다만 반독점 이슈가 워낙 거센 상황에서 매각 주체인 소프트뱅크와 함께 정교한 전략을 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22.09.21 I 김상윤 기자
‘애플스토어’만 늘리면 다인가요?…씁쓸한 韓소비자들
  • [현장에서]‘애플스토어’만 늘리면 다인가요?…씁쓸한 韓소비자들
  • 애플스토어 잠실점 외벽 이미지. (사진=애플)[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잠실 애플스토어 4호점 오픈하면 ‘아이폰14’ 구경이라도 할 수 있을까요?”, “매장만 늘리면 뭐하나요. 정작 가격은 배려를 안 하는데. 씁쓸하네요.” 24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1층에 오픈하는 ‘애플스토어 잠실점’과 관련한 국내 소비자들의 주요 반응들이다. 기대와 우려, 씁쓸함이 동시에 묻어져 나온다. 분명 한국에 매장이 늘어나면 환영할만한 일인데,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선 왜 이 같은 반응이 나올까.이번 애플스토어 잠실점은 지난 4월 문을 연 ‘애플스토어 명동점’에 이어 6개월여 만에 추가된 지점이다. 이로써 애플은 서울의 동(잠실)·서(여의도)·남(압구정)·북(명동)에 오프라인 매장을 갖추게 된 것인데, 한국 시장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몇년 전과 비교하면 상당히 공격적인 행보다. 실제 압구정점을 제외한 나머지 3개 지점이 모두 최근 2년 새 늘어났다.애플의 행보는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한국 시장을 보다 빠르게 공략하기 위한 전략이다. ‘삼성전자의 텃밭’인 한국에서 오프라인 매장 확대로 ‘아이폰’은 물론 애플 기기의 전반적인 판매를 함께 끌어올리겠다는 차원이다. 최근 5G폰 판매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애플인만큼 5G 인프라가 잘 갖춰진 한국 시장은 여러모로 큰 의미를 가질수 밖에 없다. 하지만 정작 한국 소비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최근 애플이 한국 시장에 보여준 일련의 행보들 때문이다. 우선 신작 ‘아이폰14’의 가격이다. 강달러 시대에 어쩔 수 없이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고려해도 한국 시장 가격은 과하다.‘아이폰14’의 한국 판매가는 125만~174만원대다. 가격이 동결된 미국은 799달러(약 109만원)~1099달러(151만원) 수준이고, 일본도 11만9800엔(약 115만원)~16만4800엔(159만원)대다. 애플은 한국 시장에 임의로 1400원대 환율로 적용했는데, ‘아이폰14’ 프로 맥스의 경우엔 1448원이 기준이 됐다. 원달러 환율이 지난 1년간 20% 이상 뛰었고, 시장의 특성, 유통세 등이 포함됐다는 이유다. 21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390원대였다. 출시 일정에서도 한국 소비자들은 뒷전이었다. 신작 ‘아이폰14’는 지난 16일 공식 출시(1차 출시국 대상)됐지만 한국에선 아직 출시 일정도 공유되지 않았다. 튀르키예, 말레이시아 등 20여개국의 2차 출시국에서도 밀렸다. 전작의 경우 한국은 2차 출시국으로 분류된 바 있는데, 왜 3차 출시국으로 밀렸는지 이유도 알 수 없다. 한국 소비자들 해외직구 등으로 ‘아이폰14’를 사기 위해 직접 발품을 팔고 있는 실정이다. 소비자들이 직접 제품을 경험해 볼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소비자들에게 민감한 출시 일정, 가격 정책 등에 있어 일관성 있는 모습이 필요하다.모바일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들의 가격 정책은 국가별 각자의 기준으로 책정되는 부분인데, 애플의 이번 ‘아이폰14’ 가격은 고환율을 감안해도 좀 높게 책정된 것 같다”며 “오프라인 매장에 신경 쓰는 것만큼 한국 소비자들을 위한 배려를 보여줬으면 한다”고 했다.
2022.09.21 I 김정유 기자
신흥국, 1980년대 수준 침체 위기 직면…"'S' 공포 부추기는 강달러 현상"
  • 신흥국, 1980년대 수준 침체 위기 직면…"'S' 공포 부추기는 강달러 현상"
  •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한국을 찾은 글로벌 석학들이 세계 경제가 이미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국면에 진입한 가운데 신흥국이 1980년대와 같은 경제위기에 처할 수 있단 경고를 내놨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지정학적 긴강, 공급망 교란 등 다양한 경기 하방 위험 속에서 미국의 강력한 통화긴축이 만들어낸 달러 강세가 신흥국 경제에 타격을 가중시킨단 분석이다. 2022 G20 글로벌 금융안정 컨퍼런스.◇전세계 스태그 위험…신흥국, 1980년대 수준의 침체 올 수도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1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국제금융시장의 위험 요인과 국제금융체제의 미래를 주제로 ‘G20 글로벌 금융안정 콘퍼런스’를 공동 개최했다. ‘주요국 통화긴축 가속화 및 세계경제 위험요인’을 주요 논제로 한 첫 번째 세션에는 아이한 코제 세계은행(WB) 수석 이코노미스트 겸 개발전망국장, 토비아스 아드리안 국제통화기금(IMF) 통화 및 자본시장국장, 히란야 무코파디아이 아시아개발은행(ADB) 거버넌스 그룹 수석이 연설에 나섰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현재 스태그플레이션 위기 속에서 신흥국 경제에 미치는 위험이 특히 크다는 점을 지적했다. 코제 국장은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재정, 통화정책 긴축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정학적 긴장, 공급망 교란, 금융 스트레스, 에너지·식량 가격, 무역 분절화 등 다양한 하방 위험이 겹쳐 있다”면서 “신흥국은 1980년대 수준의 경기침체를 겪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전세계 물가가 올해 3.6%에서 8% 수준으로 상향 조정되고, 성장률은 4% 수준에서 2.7%로 하락하는 등 1970년대 수준의 스태그플레이션 환경이 만들어졌다”면서 “각국 중앙은행이 약 50여년만에 동시다발적으로 최고 강도 수준의 통화긴축을 진행하고 있고, 이는 신흥국과 개발도상국 등에 경기침체를 가속화하게 만들고 부채상환 능력을 악화시켜 금융위기까지 번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제 국장은 1970~1980년대 경기침체가 금융시장 불안으로 이어진 뒤 장기 침체 국면을 마주한 ‘잃어버린 10년’을 다시 보게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놨다. 그는 “지금 수준보다 더 큰 폭으로 기준금리를 올려야 인플레이션이 잡히겠지만, 인플레이션을 팬데믹 이전 수준인 3%대로 낮출 정도로 고강도 긴축(금리를 6%대로 높이는 정도)이 이뤄질 경우 세계 경제가 침체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면서 “통화, 재정 긴축 정책도 물론 중요하지만 에너지 공급 확대 등 다른 차원의 정책적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재정 여력 부족·금융시장 변동성 커…단기적 정책 수단도 병행개도국 국가들과 더 밀접하게 소통하는 히란야 무코파디아이 ADB 그룹 수석은 코로나19 팬데믹 충격 회복도 덜 된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등 ‘쌍둥이 충격(트윈 쇼크)’가 겹치며 개도국의 재정건전성이 악화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개도국들은 당장 식량 위기를 걱정할 만큼 스태그플레이션 고통이 더 큰 상황인데, ADB 회원국 중 단 한 곳도 경기를 방어할 만큼의 추가 재정 여력이 있는 곳이 없고 국가부채 비율도 높아 아주 우울한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중장기적으로는 조세개혁을 이어가되 팬데믹 국면에서 시행했던 면세 조치의 정상화, 공공재산화를 수익화 등을 통해 재정 여력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석학들은 스태그플레이션 충격이 상대적으로 큰 신흥국은 기대인플레이션을 안정화 시킬 수 있는 통화정책을 추진하면서 재정정책이 이를 뒷받침 해야 한단 해법을 제시했다. 토비아스 아드리안 IMF 통화·자본시장국장은 신흥국에서 자본유출 압력이 커지면 성장률 하락, 기대인플레이션 상승 등 악순환 요인으로 작용 할 수 있단 점을 강조하면서 외환시장개입, 거시건전성 조치, 자본이동관리조치 등 가용할 수 있는 추가 정책 수단을 이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달러 지수가 오른 것보다 신흥국 통화 가치는 10% 더 떨어지면서 이것이 인플레이션을 2% 가량 더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통화 긴축을 강화해 기대 인플레이션을 목표 수준으로 잘 묶어놓고, 시장 변동성을 줄여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중앙은행이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긴축 기조를 이어가야한단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재정은 통화정책을 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아드리안 국장은 신흥국이 이와 더불어 ‘통합 정책 프레임워크’(Integrated Policy Framework·IPF)를 동시에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IPF는 외환시장의 깊이가 깊지 않거나, 외환수급 불일치가 존재하거나 혹은 환율 변동에 따른 인플레이션 장기화 등 마찰이 발생하는 경우 외환시장개입, 거시건전성 조치, 자본이동관리조치 등이 도움이 된다는 정책프레임워크다. 그는 “환율 상승은 자본 유출 뿐만 아니라 생산성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를 조정하기 위해 IFP 정책의 활용이 필요하지만, 부작용도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2.09.21 I 이윤화 기자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 "창립 40주년... 글로벌 형지 도전할 것"
  •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 "창립 40주년... 글로벌 형지 도전할 것"
  •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패션그룹형지는 21일 창립 40주년을 맞아 송도 신사옥 형지타워에서 기념식을 열고 송도 사옥 시대 ‘올 뉴 형지’로 새로운 도약을 선포했다.패션그룹형지 창립 40주년 기념 이미지. (사진=패션그룹형지)지난 1982년 동대문 의류상가에서 시작한 형지는 여성 캐주얼 의류 강자로 입지를 굳힌 뒤 남성복, 골프웨어, 학생복, 제화잡화, 유통 등으로 패션의 영역을 넓혀 종합패션기업으로 거듭났다. 지난 6월부터는 서울 역삼에서 인천 송도 신사옥으로 이전을 하면서 재도약을 준비 중이다. 이날 최병오 회장은 ‘형지 송도 G3‘(Great, Growth, Global) 미래 선언을 하고, 창조, 성장, 세계화가 펼쳐질 국제도시 송도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G3의 실행을 위해 송도 신사옥 및 인프라를 중심으로 K패션의 전초기지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까스텔바작의 역수출과 엘리트 학생복의 아시아 진출 확대 등 ‘글로벌 형지’에 도전한다. 이와 함께 패션 스타트업, 원부재재, 봉제업체, 뉴욕주립대 FIT 등 관련 업체 협업과 산학연계로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한 송도 ‘패션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이외에도 △뉴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경영 혁신’ △임직원, 가맹점, 고객의 ‘행복 경영’ 등 지속성장 추구 △에코 경영, 사회적 가치 창출, 투명한 지배 구조 등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으로 패션기업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겠다는 포부다.미래 선언에 앞서 형지에스콰이아를 창업한 고 이인표 회장의 흉상 제막식을 가졌다.이 회장은 1961년 명동에서 10평 남짓 규모의 구두가게로 사업을 시작한 후 한국 제화 산업 발전을 이룬 산 증인으로 평가된다. 국내외에 어린이도서관 사업을 벌이는 등 사회공헌에도 큰 업적을 남겼다. 형지는 고 이 회장의 뜻을 기리고 이어나겠다는 취지로 이 회장의 흉상을 제작했다.기념식에는 오명 전 부총리, 정운찬 전 국무총리, 정일영 국회의원, 김진용 인천경제자유구역 청장, 도성훈 인천시 교육감, 심재선 인천상공회의소 회장, 정갑영 유니세프 회장, 한국디자이너연합회 명유석 회장, 김국진 한국화학섬유협회 회장 등 200여명이 모였다. 또 크로커다일레이디, 에스콰이아, 캐리스노트, 까스텔바작, 엘리트 등 우수 매장에 대한 시상과 임직원, 협력업체 대표에 감사패도 수여했다. 최 회장은 “창립 40주년을 맞이할 수 있게 해준 고객님, 대리점, 임직원, 그리고 평소 성원해주신 모든 분들 덕분”이라면서 “하늘길 뱃길이 열린 세계로 열린 인천 송도에서 모든 것을 새롭게 하는 패션그룹형지를 창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2.09.21 I 백주아 기자
미국이 50년만에 달 가는 까닭…곽재식 “과학적 상상력 세상 바꾼다”
  • 미국이 50년만에 달 가는 까닭…곽재식 “과학적 상상력 세상 바꾼다”
  • 대한민국의 달 탐사 궤도선 ‘다누리’호(KPLO)가 4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의 우주군 기지 40번 발사대에서 스페이스X 팰컨9 발사체에 실려 발사되고 있는 모습(사진=스페이스X 제공).[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We are going(우리는 간다).”인류가 달에 발을 내디딘 지 50여년 만에 달 탐사 경쟁이 다시 불붙었다. 미국이 1972년 아폴로 17호의 달 착륙 이후 반세기 만에 유인 달 탐사 ‘아르테미스’(Artemis) 프로젝트에 복귀하면서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달 복귀 계획의 첫 단추 격인 아르테미스Ⅰ 로켓 발사를 27일 앞두고 있다. 기술적 결함으로 두 차례나 발사가 미뤄졌지만, 2025년 11월까지 우주비행사 4명을 우주로 보내고, 이 중 2명을 달에 착륙시켜 6.5일간 연구활동을 하는 게 목표다. 총 예산은 117조원에 달한다. 과학계 따르면 현재 달 탐사를 추진하는 국가는 19개국에 이르고, 106개의 달 탐사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달 5일 달 탐사 궤도선 다누리호를 달로 보내면서 본격적인 달 탐사 경쟁에 합류했다. 미국은 대체 왜 50년 만에 다시 달에 가려 하고, 세계 각국은 우주 연구에 수많은 예산을 투입할까. 때마침 곽재식 숭실사이버대학교 환경안전공학과 교수가 펴낸 책 ‘그래서 우리는 달에 간다’(동아시아)는 일련의 질문들에 답한다.책은 ‘달은 어디에서 왔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역사적, 문화적으로도 인류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달, 그리고 한국 최초 달 탐사선 ‘다누리’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곽 교수는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인류는 물론 한국이 달에 가려는 이유는 무궁무진하다”면서도 “지구를 알기 위해, 지각 변동과 지질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달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낚시터에서 물고기를 잡았는데, 잡은 물고기가 큰 건지, 작은 건지, 물 좋은 생선인지 인지하려면 두 세 마리를 잡아 비교해 봐야 자세히 알 수 있다는 논리다. 곽재식 숭실사이버대학교 환경안전공학과 교수(사진=동아시아).그는 “지구라는 행성을 알기 위해 태양계에서 비슷한 달의 내부 흔적을 추적하려는 것”이라며 “과학기술의 집약인 우주과학이 불러올 뜻밖의 성장을 위해 달에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실제로 달에서 가져온 돌을 분석해 보면 그 성분이 지구를 이루는 성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학계 정설이다. 당시 박살 난 돌덩이(테이아)의 일부분은 지금 지구의 땅속 깊숙한 곳에 묻힌 채 남아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곽 교수는 “달에 대한 연구는 결국 지구가 어떻게 만들어졌고, 무엇으로 만들어져 있는지 알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며 “달이 지구를 이해하는 대조군의 역할을 한다. 달에 있는 수많은 구덩이들은 지구를 위협할지도 모를 소행성과 혜성에 얽힌 사연을 더 많이 알려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진이나 화산을 예로 들면서 “과거엔 천재지변으로만 생각한 지진을 지질 구조 등을 통해 미리 예측할 수 있는 시대에 도래했다. 이제 사람의 영역으로 분리된다”며 “우리나라가 이제 선진국 대열에 합류한 만큼 근본적인 안보 안전 문제에 대해서는 스스로 연구해야 할 단계”라고도 꼬집었다. 미국이 지금 이 시점에 달에 가려는 이유로는 정치적 목적을 첫손에 꼽았다. 곽 교수는 “경제적 측면에서는 희귀 자원 선점 등 굉장히 다양한 이유가 있다”면서도 “가장 큰 이유는 중국을 겨냥한 과시다. 과거 아폴로의 달 착륙은 소련과의 경쟁에서 미국의 우위적 경쟁력을 증명하는 역할을 했다. G2 권력에서 미국 주도의 질서 유지하고, 미국이 앞선다는 것을 세계에 보여주려는 것이란 해석이 많다. 중국과의 패권 경쟁 무대를 지구 밖으로 넓힌 격”이라고 했다.우리나라 다누리호의 발사 성공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그는 세계 우주 강국의 든든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곽 교수는 “달 착륙과 같은 커다란 기술의 성과는 그 나라, 그 사회에 대한 다른 나라 사람들의 판단과 시선을 바꾼다”며 “특히 달 탐사 같은 새롭고 놀라운 일을 하는 과정에선 이전에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방법을 개발하는 일이 자주 벌어진다. 과학은 상상력을 막는 게 아니라 오히려 키운다”고도 강조했다. 일례로 달 우주선에서 급작스러운 오류 상황을 대비하는 프로그램이 요구됐고, 그것이 소프트웨어 공학의 탄생으로 이어진 게 대표적이다. 곽 교수는 화학자이자 공학박사, SF소설가 등 ‘부캐’(부수적 캐릭터)가 많은 잡학다식 천재로 불린다. 2006년부터 지금까지 출판한 책만 30권이 넘는다. 그만큼 책에는 왕성한 호기심을 담아낸다. 단순히 달 탐사 로켓의 원리, 탐사의 당위적 목적 등을 내세우지 않고 달에 관한 신화, 과학, 역사, 문화 등 온갖 이야기를 녹여 달을 입체적으로 보게 한다. 밀물과 썰물이 일어나는 이유, 조선이 꿈꿨던 달 여행, 소련이 달의 뒷면에 위성을 쏜 이유, 영원한 음모론의 대상이 된 아폴로 탐사선에 얽힌 비밀 등을 탄탄한 과학적 사실에 근거해 들려준다.다누리호에 대해 몰랐던 이야기는 덤이다. 700kg에 달하는 이 우주선이 왜 최단거리가 아닌 110만km 이상 돌아서 달로 향하는지, 그래서 왜 150일이나 걸려서 여행을 떠나는지, 다누리에 실린 장비 등을 친절하게 알려준다. 달 탐사선을 쏘아 올린 한국에도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탄생할까. 곽 교수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전제가 잘못됐다”고 꼬집었다. 그는 “노벨상 수상은 최단 경로를 찾아 깃발을 꽂는 경쟁이 아니다. 노벨상은 자연스럽게 주어지는 것”이라며 “일본에서 많은 수상자가 나와서 그런 건지 한국만의 이상한 발상이다. 다만 국가적으로 과학발전에 목적이 있다면 한계를 뛰어넘는 작업이 필요하다. 타국이 알아낸 것에 만족할 건지, 우리가 뛰어들 것인지는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인류가 모두 머나먼 우주 저너머에 시선을 두고 있는 지금, 우리에게도 먼 이야기가 아니라며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질문을 던진다. “가까운 미래엔 첨단장비들을 통해 누구든 집에서 인터넷으로 달 탐사 결과를 볼 수 있게 된다. 그런 열린 기회를 통해서, 미래에 더 많은 일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우리 다음 세대의 젊은이들, 어린이들이 마음속 깊이 품게 될 것이다. 그렇게 등장한 새로운 사람들의 지혜로부터 지금까지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생각이 나와 세상을 더욱 좋은 곳으로 바꿀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달에 가야 한다.”지난 8월 16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오리온’ 캡슐을 탑재한 대형발사체 ‘우주발사시스템’(SLS)이 미항공우주국(NASA·나사) 조립동 건물에서 39B 발사대로 이송되고 있다. 미국의 달 복귀 계획인 ‘아르테미스’(Artemis) 프로그램의 첫발을 내딛는 아르테미스 1은 오리온 우주선과 초대형 발사체 SLS의 시험 무대로 두 차례 연기된 이후 오는 27일 발사될 예정이다(사진=EPA/연합뉴스).
2022.09.21 I 김미경 기자
"어르신, 근육 늘리고 지방 줄여야 치매와 멀어져요"
  • "어르신, 근육 늘리고 지방 줄여야 치매와 멀어져요"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오늘은 ‘치매 극복의 날(9월 21일)’이다. 이는 2011년 치매 관리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치매를 극복하기 위한 범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특히 치매 예방 법 중 하나로, 비만 치료 및 예방이 꼽히고 있다.◇ 줄어드는 근육, 늘어나는 지방 ‘경계’ 전문가들은 치매를 예방하려면 근육이 줄어들고, 복부 비만이 심해지는 것을 경계하라고 말한다. 실제로 노인에서 흔한 ‘근감소성 비만’은 치매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작용한다고 알려졌다. 이는 비만과 근감소증이 동반된 상태를 의미한다.일본 준텐도대학 연구 결과 근감소성 비만이 노인의 치매를 부추기는 인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근감소증과 비만이 모두 없는 건강한 노인은 경도인지장애 유병률 14.5%, 치매 유병률 1.6%로 낮았다. 반면 근감소성 비만을 보유한 사람은 40.8%의 경도인지장애 유병률을 보였고, 치매 유병률도 14.5%까지 급증했다.365mc 채규희 대표원장은 노인층에서 근육이 줄어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일반적인 성인은 40대 이후부터 누구나 근육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60대 이후부터는 1년에 3%씩 줄어 70대에 가장 두드러진다. 정도가 심하면 ‘근감소증(sarcopenia)’에 노출될 수 있다. 이는 몸무게(kg)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인 BMI가 25kg/㎡ 이상이면서 근력·근육기능이 저하된 상태를 말한다. 전국 70~84세 지역사회 거주 노인 대상의 한국노인노쇠코호트 연구 결과 남성은 21.3%, 여성은 13.8%가 근감소증으로 진단된 것으로 알려졌다.채 원장은 근력이 줄어드는지 확인하기 좋은 가장 쉬운 방법으로 ‘손아귀 힘 저하’를 꼽았다. 그는 “악력 저하로 물건을 주고받을 때 자꾸 떨어뜨리거나, 병 뚜껑을 열기 어렵거나, 문 손잡이를 돌리는 일상 속 행동이 어려워진다면 의심해볼 수 있다”며 “이와 함께 걷는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지고, 앉았다 일어서는 것조차 버겁다면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치료법 없는 근감소증, ‘식단 구성’부터 변화주세요 근감소증은 분명 질병이지만, 문제는 ‘약’이나 치료법이 없다는 것. 채 대표원장은 “노년기에는 근력 증가가 아닌 손실을 방지하기 위한 목표로 단백질 섭취에 신경써야 한다”고 강조했다.특히 근육이 빠진 빈 자리는 지방이 채우게 돼 더욱 관리해야 한다. 채 원장은 “과도한 체지방 증가 역시 치매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하나로 보고되는데, 결국 치매를 예방하려면 적정 체중과 근육 유지가 관건”이라며 “마른 노인이라도 복부에 지방이 몰리는 형태의 ‘마른 비만’ ‘내장지방형 비만’으로 이어질 우려가 높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단백질을 꼼꼼히 식단에 포함시켜야 한다 1일 단백질 섭취량이 적을수록 근감소증의 유병률이 증가한다고 한다. 채 원장은 “장년층은 소화기능이 약해져 육류 등 단백질 섭취에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며 “대신 김치 등 짠맛이 강한 밑반찬과 찌개 등 탄수화물·나트륨 함량이 높은 식단으로 끼니를 가볍게 해결하는 경우가 잦은데, 이부터 개선”하라고 권했다. 처음부터 저염식에 나서는 것보다 끼니마다 두부·콩 요리·생선 한토막·계란찜 등 부드러운 단백질 식단을 추가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는 것. 치아가 약하다면 부드럽게 삶거나 찌는 방식으로 조리하는 것을 추천한다.그에 따르면 근손실 방지를 목표로 하는 경우 하루 최소 체중(㎏)당 1.2~1.4g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게 권고된다. 조금 더 욕심을 내 근성장을 고려한다면 체중 1kg 당 1.6g까지 높여볼 수 있다.채 원장은 “하루에 섭취해야 할 단백질량을 한번에 먹기보다, 적당량을 세끼에 나눠 먹는 게 영양 흡수 면에서 더 유리하다”며 “끼니마다 챙겨먹기 힘들다면 간식으로 소화가 용이한 단백질 식품을 먹거나 보충제 형태로 섭취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가벼운 운동, 활력 높이고 근육 키우고식단 변화와 함께 일상 속에 가벼운 운동을 추가하는 것도 긍정적이다. 누구나 근력감소를 겪지만, 운동을 더하면 가속도가 붙는 것을 늦출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복부비만 등 체지방도 자연스럽게 개선된다. 특히 ‘배가 볼록해지고 다리가 가늘어지는 체형’으로 변하기 시작됐다면, 근손실 적신호로 관리에 나서야 한다.세계보건기구(WHO)는 노년기에 일주일에 5일, 30분간 중강도 신체 활동을 하고, 최소 3일은 20~30분의 중·고강도 신체 활동을 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미국 스포츠의학회(ACSM)도 노년층에게 하루 30분, 주 5회, 총 150분 중강도 이상의 유산소적 활동과 근력운동을 권고한다.골밀도를 높이고 체지방 관리에 도움이 되는 ‘평지 걷기’로 유산소 운동에 나서며 체력을 키워보자. 퇴행성 관절염 등의 우려가 있다보니 경사진 곳은 피하는 게 좋다. 근력운동의 경우 무리하게 할 경우 부상에 노출되기 쉽다. 가급적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안전하다.근육을 키우기 위해 무리하게 ‘무게를 치는’ 웨이트트레이닝에 나서지 않아도 된다. 채 원장은 “평소 잘 쓰지 않는 근육을 고루 사용할 수 있는 댄스교실, 수중 저항으로 근력을 더 많이 쓸 수 있는 ‘아쿠아로빅’이나 ‘수영’도 근육 유지를 위한 좋은 운동”이라고 말했다.운동 초보자라면 탄성이 있는 ‘밴드운동’ 등 소도구를 활용한 근력운동이 도움이 된다. 특히 짐볼을 등뒤에 대고 가볍게 앉았다 일어날 경우 근력운동의 ‘꽃’ 스쿼트도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다.채 원장은 “근육량을 유지하고, 불필요한 체지방을 줄이는 것은 결국 치매를 예방하는 것뿐 아니라 건강한 노년을 만들어가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2022.09.21 I 이순용 기자
SNT그룹, 국산 기동화력 분야 기술력 뽐낸다
  • SNT그룹, 국산 기동화력 분야 기술력 뽐낸다[DX코리아]
  •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SNT그룹은 이번 ‘대한민국 방위산업전 2022’(DX Korea 2022)에 신형 총기들과 자주박격포 및 전차변속기를 전시한다. 우선 SNT모티브는 신형 해머리스 타입 STP-9 권총을 선보인다. 기존 45구경 스트라이커 격발방식 권총 개발 기술을 바탕으로 더 나은 성능의 9mm 권총을 개발한 것이다. 부품 수를 줄이고 총몸을 폴리머 재질로 만드는 등 무게를 700g대로 경량화했다.함께 전시하는 STR-24 6.8㎜ 돌격소총은 유효사거리가 500m 이상 됐을 때 기존 5.56㎜ 탄을 사용했을 때보다 정확도와 파괴력을 증대시키고 성능이 좋아진 방탄복의 관통력을 높인 화기다. STSM-21 9㎜ 기관단총의 경우에는 특수전 임무 목적을 위해 개발된 것이다. 총열과 개머리를 모듈화해 교체하기 쉽다. 특히 개머리는 기존 K1A와 K7 기관단총 등에 적용된 개머리 대비 강성과 내구성을 향상시킨 신축형 경량 개머리가 장착됐다. STSR-20 12.7㎜ 대물저격총은 기존 7.62㎜ 저격용 소총보다 장사거리와 화력이 강한 소총의 필요성에 따라 개발된 제품이다. 차량 및 경장갑차를 정밀 타격하고, 장거리 표적 제압이 가능하다. 이와 함께 선보이는 STSR-23 7.62㎜ 반자동 저격총은 보병분대 전력 강화를 위한 지정 사수의 임무를 위해 개발된 것이다. 기존 K-14 저격용 소총의 정확성은 유지하면서도 사용자 편의성을 향상시킨 게 특징이다. 5.56㎜ STC-16 기관단총 (사진=SNT모티브)이밖에도 SNT모티브는 1989년부터 양산해 현재 군에서 사용 중인 K3 경기관총의 후속 화기인 K15 경기관총과 대테러나 시가전 등의 특수작전을 위한 특수부대용 STC-16 5.56㎜ 자동소총도 전시한다. 또 근접 전투 시 소대 일반지원 또는 보병분대에 배속해 적 밀집부대 등 지역표적 제압용으로 운용하는 K16 기본형 기관총과 전차·장갑차·헬기·함정 등에 탑재해 운용하는 K16D 승무원형 기관총, 전차의 주포 함께 움직여 기계화부대 근접전투를 지원하는 K16E 공축용 기관총 등도 선보인다. 이와 함께 SNT중공업은 1500마력 파워팩을 비롯해 소형전술차량(LTV)용 120㎜ 박격포 체계, 소형무장헬기(LAH)용 터렛형 기관총 시스템(TGS), K6 중기관총, 30㎜ 자동포, 20㎜ 발칸포, 1000마력 궤도 차량용 자동변속기 등을 출품했다. 특히 1000마력 궤도차량용 자동변속기는 K9자주포와 레드백 장갑차 등에 장착된 제품으로 세계 각국에 600여대 이상 수출되고 있다.
2022.09.21 I 권오석 기자
美 제재 속 신시장 개척하는 화웨이…토털솔루션 기업으로 변신
  • 美 제재 속 신시장 개척하는 화웨이…토털솔루션 기업으로 변신
  •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태국 방콕 =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미중 패권전쟁의 직격탄을 맞은 화웨이가 기업의 디지털 혁신을 돕는 토탈 솔루션 기업으로 변신 중이다. 미국의 제재로 스마트폰과 통신장비 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급증하고 있는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 수요에 맞춰 인프라부터 데이터, 클라우드 서비스까지 제공하겠다는 것이다.19일부터 21일까지 사흘에 걸쳐 태국 방콕 QSCC에서 열리는 ‘화웨이 커넥트 2022’는 ‘디지털화 촉발’(Unlease Digital)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코로나19 팬데믹과 기후변화, 국제정세의 변화 등 불확실성이 커지며 세계경제의 침체 속에서도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 수요는 늘어나고 있다. 세계 디지털 경제는 2021년 15.6% 성장하고 디지털 혁신 전략을 세운 기업 역시 2년 전보다 42% 증가했다. 이에 따라 디지털 혁신을 위한 기업의 직접투자 역시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매년 16.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라이언 딩 화웨이 EBG 총괄사장이 20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화웨이 커넥트에서 ‘산업 역량 강화, 가치창출’이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딩 사장은 산업역량을 위해서는 연결, 컴퓨팅, 클라우드라는 핵심 기술이 필요하며 화웨이는 이를 모두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사진=화웨이)하드웨어 기술력에 솔루션까지 패키지로 제공화웨이는 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라이언 딩 엔터프라이즈사업그룹(EBG)총괄사장은 20일 기조연설에서 고객에게 혁신적인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한 세 가지 기술을 △연결 △컴퓨팅 △클라우드로 정의하고 “인프라를 구축한 후 파트너와 협력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심층 분석해 고객을 위한 가치를 창출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통신장비 1위 업체인 화웨이가 강점을 가진 하드웨어 인프라뿐만 아니라 솔루션까지 ‘패키지’로 전달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밥 첸 EBG 부사장은 ‘패키지 솔루션’의 한 사례로 스마트폴(smart pole)을 소개했다. 종전에는 폐쇄(CC)TV를 야외에 설치한다고 하면 CCTV에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한 전원과 CCTV를 관리하기 위한 모듈, 전원과 CCTV를 잇는 전선 등이 필요했다. 이를 각각 서로 다른 업체가 담당해야 했기 때문에 설치에도 많은 시간이 걸렸고 시운전하는 시간도 필요했다. 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소재 역시 불분명했다. 그러나 화웨이는 마이크로웨이브, 와이파이 6 백홀, 그리고 광케이블을 활용한 이더넷전원장치(PoE) 등의 기술을 활용해 별도의 장치 없이 폴 하나만 세우면 되는 솔루션을 제공한다.하웨이 커넥트가 열리는 태국 방콕의 QNCC에 마련된 화웨이 전시장. 사람들이 화웨이 제품들을 구경하고 있다. (사진=정다슬 기자)전시관 중앙에 마련된 ‘풀스택 데이터센터’는 화웨이의 기술력의 집합체였다.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스토리지 내 컨트롤러를 8개로 나누고 디스크를 소형화·효율화시켜 단위상면당 더 높은 용량과 성능을 제공한 한편, 에너지 소비량도 줄였다. 김종렬 화웨이 상무는 “화웨이는 제품설계부터 칩셋까지 모두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밴더보다 훨씬 높은 다양한 프로토콜의 성능을 제공할 수 있다”며 “네트워크 장비 쪽 성능 부분은 어느 밴더보다 훨씬 월등한 성능과 안정성을 제공한다고 자신할 수 있다”고 했다.여기에 화웨이는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부문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화웨이는 행사를 계기로 CCE (Cloud Container Engine)터보, 팡구 웨이브 모델, 데이터 아트 레이크 포메이션, 가상 라이브, 코드 체크와 클라우드 서비스, 가상 라이브 등15개 새로운 서비스를 론칭했다. 클라우드를 통해 인공지능(AI) 개발과 데이터 거버넌스, 디지털 콘텐츠, 소프트웨어(SW) 개발 등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고객이 클라우드 기반 기술과 자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심층 컨설팅도 진행한다.올 상반기 엔터프라이즈 사업 전년비 27.6% 성장화웨이의 이같은 변신은 미중 패권 전쟁과도 무관치 않다. 4차 산업 주도권을 쥐려는 양국의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세계 통신장비 1위 업체로서 5G 기술력을 자랑하는 화웨이는 미국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화웨이에는 미국의 기술력이 들어간 반도체 등의 공급이 중단되고 구글의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화웨이는 중저가 핸드셋 브랜드인 ‘아너’도 매각한 상태이다. 가장 큰 매출을 자랑하던 스마트폰을 포함한 컨슈머 사업 부문 매출은 2021년 기준 2434억 3100만위안(48조 3575억원)으로 2020년(4829억 1600만위안) 대비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여기에 미국의 견제 속에 통신장비 등을 포함한 캐리어 부문 매출 역시 2021년 약 7% 역성장하는 등 부침을 겪고 있다.이 가운데서도 컴퓨팅, 클라우드, 서버, 스토리지 등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혁신 솔루션을 제공하는 엔터프라이즈 사업은 꾸준한 성장세를 그리고 있다. 딩 사장은 이날 행사에서 “여러분의 성원 덕분에 올해 상반기 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 수익은 81억 7000만달러로 2021년보다 27.6% 증가했다”고 밝혔다. 2017년 시작된 화웨이 클라우드는 경쟁사 대비 느린 시작에도 가트너 기준 2021년 세계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 5위를 차지했다.총 매출은 쪼그라들었지만, 화웨이는 R&D 투자는 줄이지 않고 있다. 2021년 기준 화웨이의 R&D 투자액은 1427억위안(28조원)이다. 삼성전자보다 20% 많다. 글로벌 파트너 투자에도 3년간 3억달러(4167억원)를 투자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미국의 견제 속 화웨이와 생태계를 꾸려갈 아군을 적극적으로 키워나가겠다는 것이다.3년만 오프라인서 개최된 이번 화웨이 커넥트에는 1만여명의 ICT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태국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필리핀 등 아세안 주요 정치인들의 축사가 이어졌다. 화웨이커넥트는 태국 방콕 일정 이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와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뒤, 11월 화웨이 본사가 있는 중국 선전에서 마무리된다.
2022.09.20 I 정다슬 기자
BMW, 뉴 7시리즈 국내 출시 가격 공개…"1억7300만~2억1870만원"
  • BMW, 뉴 7시리즈 국내 출시 가격 공개…"1억7300만~2억1870만원"
  •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BMW코리아가 오는 11월 국내 공식 출시 예정인 럭셔리 플래그십 세단 뉴 7시리즈의 가격을 공개했다.BMW 뉴 7시리즈 (사진=BMW코리아)BMW 뉴 7시리즈는 2015년 이후 7년 만에 선보이는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이다. 7세대 뉴 7시리즈는 이전 세대 모델보다 큰 차체로 한층 쾌적하고 여유로운 실내 공간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면부 헤드라이트는 상하 두 부분으로 분리됐으며 선택사양으로 제공되는 BMW 크리스탈 헤드라이트 아이코닉 글로우(Iconic Glow)는 헤드라이트 불빛에 따라 내장된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이 반짝이며 신비로운 매력을 더한다.실내는 새로운 차원의 디지털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앞좌석에는 BMW 커브드 디스플레이와 BMW 인터랙션 바 등 혁신적인 사용자 경험을 지원하는 기능들이 대거 탑재된다. 뒷좌석에는 31.3인치 BMW 시어터 스크린, 바워스앤(&) 윌킨스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 5세대 이동통신(5G) 호환 안테나 시스템을 통한 고속 커넥티비티 기능을 지원해 움직이는 영화관을 구현해냈다.현재 사전예약이 진행되고 있는 출시 예정 모델은 BMW 뉴 740i sDrive 이그제큐티브 패키지와 순수전기 모델인 i7 xDrive60 이그제큐티브 패키지 등 2종이다. BMW 뉴 740i sDrive에는 최고출력 380마력, 최대토크 55.1kg·m를 발휘하는 신형 직렬 6기통 엔진과 8단 스텝트로닉 자동변속기가 탑재된다. BMW의 5세대 eDrive 시스템이 적용된 BMW i7 xDrive60은 2개의 전기모터로 최고출력 544마력을 발휘한다.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갖춘 101.7킬로와트시(kWh) 고전압 배터리를 장착해 여유로운 주행거리를 제공한다.BMW 뉴 740i sDrive에는 20인치 휠, 바워스&윌킨스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 등이 탑재된다. BMW 뉴 i7 xDrive60에는 21인치 휠, 바워스&윌킨스 다이아몬드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 이그제큐티브 드라이브 프로, 뒷좌석 마사지 기능 등의 옵션이 더해진다. BMW 뉴 7시리즈의 국내 출시 가격은 뉴 740i sDrive의 경우 디자인 퓨어 엑설런스 이그제큐티브 패키지 1억7300만원, M 스포츠 패키지 이그제큐티브 패키지가 1억7630만원이다. 순수전기 모델인 i7 xDrive60은 디자인 퓨어 엑설런스 이그제큐티브 패키지 2억1570만원, M 스포츠 패키지 이그제큐티브 패키지가 2억 1870만원이다. 출시 가격은 부가세 포함, 개별소비세 3.5% 인하 적용 기준이다. 사전예약은 BMW 샵 온라인을 통해 진행하고 있다. 한편 BMW파이낸셜서비스 코리아는 현재 판매되고 있는 6세대 부분변경 모델 7시리즈와 7세대 뉴 7시리즈 2종을 연속해서 경험할 수 있는 선 계약 구매 프로그램 ‘7 for 7’을 운영하고 있다.7 for 7 이용 고객은 차량 가격의 10% 선납 조건에 세부모델에 따라 200만~300만원대의 월 납입금으로 24개월 간 현재 판매되고 있는 7시리즈를 이용할 수 있다. 12개월 운용 후에는 중도해지 손해 배상금을 면제받고 뉴 7시리즈로 교체 가능하다.또 현 7시리즈를 운용하는 동안 구매 조건에 따라 최대 800만원의 월 납입금을 지원하는 혜택이 제공된다. 뉴 7시리즈 구매 시점에 제공되는 금융상품과 함께 최대 7%의 구매 혜택 또한 받을 수 있다.
2022.09.20 I 신민준 기자
화웨이, 글로벌 파트너 개발에 3년간 4167억원 투자
  • 화웨이, 글로벌 파트너 개발에 3년간 4167억원 투자
  • 라이언 딩 화웨이 EBG 총괄 사장(사진=화웨이)[태국 방콕 =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화웨이가 디지털화를 위해 노력하는 다양한 산업과제를 소개하고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화웨이의 인프라 솔루션을 소개했다. 아울러 글로벌 파트너 개발에 3년간 3억달러(4167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라이언 딩 화웨이 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 그룹(EBG) 사장은 20일 열린 ‘산업 역량 강화, 가치창출’ 기조 연설에서 “한층 심화된 디지털 전환은 기업이 계속적으로 변화하는 세상에 보다 잘 적응하도록 도움을 준다”며 “화웨이는 파트너와 긴밀하게 협력해 올바른 시나리오에 적합한 기술을 찾고, 고객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며, 디지털의 힘을 촉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딩 사장은 화웨이가 커넥티비티, 컴퓨팅,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해 파트너와 협력해 지속적인 업계혁신과 다중 기술간의 시너지를 주도하고 다양한 고객요구에 맞는 시나리오 기반 솔루션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밥 첸 화웨이 EBG 부사장은 ‘엔드-투-엔드(end-to-end) 데이터 처리’를 위한 화웨이 풀 스택 제품 포트폴리오를 소개했다. 그는 ‘디지털 전환을 가속하는 혁신적인 디지털 인프라’를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데이터는 디지털 전환의 핵심이며 데이터 수집·전송·저장·분석은 매우 중요한 단계”라고 강조했다.특히 데이터 연결성을 강화하기 위해 클라우드 패브릭, 클라우드 광대역 네트워크, 클라우드 캠퍼스를 포함하는 지능형 클라우드 네트워크 솔루션을 개선했다. 또 데이터 전송 측면에서는 5G유선네트워크(F5G)를 적용해 산업 생산성을 재편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전광 베어링(all-optical bearing) 솔루션, 네트워크, 캠퍼스, 센싱 등을 위한 다양한 신제품과 솔루션도 출시했다.데이터 저장의 경우, 화웨이는 생산과 거래, 데이터 분석 및 정보보호 등 6가지 주요 데이터 사용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데이터 중심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스토리지 기반을 구축해나가고 있다고 소개했다.화웨이는 이 자리에서 글로벌 파트너 개발을 통해 더욱 번성하는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화웨이 임파워 프로그램’도 발표했다. 이는 △디지털 전환 컨설팅 및 플래닝 △제품 및 포트폴리오 전문성 △솔루션 개발 등 디지털화를 통해 화웨이 파트너가 더 나은 고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화웨이는 오픈랩스(OpenLabs)를 통해 파트너와의 공동혁신을 추진하고 새로운 프레임워크와 새로운 계획, 통합 플랫폼으로 파트너에게 힘을 실어준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화웨이 ICT 아카데미와 화웨이공인학습파트너 프로그램인 ‘HALP’를 통해 인재 풀을 구축한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2022.09.20 I 정다슬 기자
이마트24, 고물가 시대 집밥족 겨냥 '노키친 3찬 세트' 선봬
  • 이마트24, 고물가 시대 집밥족 겨냥 '노키친 3찬 세트' 선봬
  •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편의점 이마트24는 고물가 시대 늘어나는 집밥족을 겨냥해 한 세트당 3가지 반찬으로 구성된 ‘노키친 3찬 세트’를 판매한다고 20일 밝혔다. 이마트24 반찬 간편식 ‘노키친 3찬 세트’ 3종.(사진=이마트24)△닭고기태국카레덮밥 3찬 △마라고추잡채볶음덮밥 3찬 △부대김치볶음덮밥 3찬 등 3종을 선보이며, 각각 재료 준비 과정이 비교적 까다롭거나 가정에서 만들기는 어려운 반찬으로 구성했다.이마트24는 노키친 3찬 세트 3종 판매를 기념해 오는 30일까지 해당 상품을 구매하면 ‘햇반작은공기130g’을 증정하는 프로모션도 진행한다.이번 상품은 반찬을 소량 구매해 한 끼 식사를 하려는 편의점 고객들을 겨냥했다. 특히 최근 반찬에 사용되는 고기와 채소 등 원부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직접 반찬을 요리하기 보단 완제품을 구매하려는 고객들이 많은 것으로 예상되면서 반찬 라인업을 보다 확대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실제로 지난 6월 1일부터 9월 18일까지 이마트24가 반찬 간편식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찬뿐만 아니라 이마트24가 판매하는 통조림류와 조미료 상품도 같은 기간 각각 18%, 13% 증가하며 두 자릿수 신장률을 기록했다.김지수 이마트24 간편식품 MD는 “고물가로 인해 최근 외식 대신 편의점 간편식을 선호하는 집밥족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간편식품을 지속 선보여 전국 이마트24 매장이 맛집 편집숍으로 거듭남은 물론 고객 만족과 가맹점 매출 증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참나무류 도토리 껍질, 피부재생·상처치유 효과 탁월
  • 참나무류 도토리 껍질, 피부재생·상처치유 효과 탁월
  • 붉가시나무 도토리와 잎 형태.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국내 연구진이 도토리 껍질이 피부 건강에 우수한 효능이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바이오소재연구소 산림기능성소재연구팀은 상록성 참나무류의 도토리 껍질이 피부재생을 촉진하고, 산화스트레스를 억제해 피부 건강에 효능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상록성 참나무류 도토리의 항산화 효능이 낙엽성 참나무류 도토리보다 상대적으로 높고, 동의보감에서 도토리를 얼굴의 기미나 피부 상처치유 약재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착안해 연구를 진행했다. 도토리가 열리는 나무는 낙엽활엽성 참나무류 6개 수종과 상록성 참나무류(일명 가시나무류) 6개 수종이 대표적이다. 연구진은 상록성 참나무류 6개 수종을 대상으로 피부감염세균 억제 효능을 탐색한 결과, 붉가시나무와 종가시나무의 도토리 추출물에서 피부질환을 유발하는 녹농균에 대한 항균성을 나타내는 것을 확인했다. 피부재생과 관련해 붉가시나무 및 종가시나무 도토리 껍질 추출물을 3ug/ml 처리 시 처리하지 않은 군과 비교하였을 때 각각 2.1배, 2.7배 높은 효능을 보였다. 피부세포에서 산화스트레스를 유발하는 활성산소는 추출물 10ug/ml 처리 시에는 붉가시나무 도토리 추출물은 40%, 종가시나무 도토리 추출물은 45%까지 억제하는 것을 확인했다.또 창상을 유도한 동물에게 붉가시나무와 종가시나무의 도토리 껍질 추출물을 각각 상처 부위에 처치한 결과, 상처치유 효과가 탁월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피부 상처는 자연적으로 치유되는 과정을 거치지만 세균 감염 및 과도한 염증 반응은 피부재생을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창상에 추출물 10mg/g 처리했을 때 처리하지 않은 군보다 종가시나무 추출물이 약 2배, 붉가시나무 추출물이 약 3배 높은 상처 회복률을 보였다. 상처치유와 피부 개선에 효능이 있는 천연원료 센텔라아시아티카와 비교했을 때도 종가시나무 도토리 껍질은 1.8배, 붉가시나무 도토리 껍질은 2.6배 효능(상처 회복률)이 좋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바이오소재연구소 서정원 소장은 “이번 연구 결과는 버려지는 도토리 껍질의 피부재생 효능을 입증함으로써 기능성 자원으로의 가능성을 제시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종가시나 무와 붉가시나무의 도토리 껍질이 피부 관리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3건의 특허출원이 진행 중이며, 국제학술대회에 발표가 예정돼 있다.
2022.09.20 I 박진환 기자
"30대 그룹 ESG위원회, 지배구조 논의 집중…211개 안건 다뤄"
  • "30대 그룹 ESG위원회, 지배구조 논의 집중…211개 안건 다뤄"
  •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국내 30대 그룹 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위원회’가 지난 2021년 출범 이후 ESG 전략 수립 및 시행, 지배구조 개선 관련 안건을 중점적으로 처리한 것으로 조사됐다.전국경제인연합회는 20일 ‘ESG 위원회 안건 분석 및 시사점’을 통해 30대 그룹 중 ESG 위원회를 설치하고 관련 논의 내용을 공시한 15개 그룹의 ESG 관련 활동과 주요 안건을 분석했다.(자료=전경련)전경련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1년 반 동안 15개 그룹의 48개 ESG 위원회는 총 257번의 회의를 개최했다. 1개 위원회가 평균 5.4회 회의를 열었다. 48개 위원회의 위원 수는 총 266명으로 위원회당 평균 5.5명의 이사가 참여 중(위원장 포함)이었으며 이사의 위원회 참석률은 98.1%를 기록했다. 총 안건 수는 654개로, 회의당 약 2.5개 안건이 상정, 이 중 의결사항은 278개(가결 276건, 부결 2건), 나머지 371개는 보고, 심의, 검토 대상 안건이었다. 미공개 안건은 5건이었다.분야별로 지배구조(G) 안건이 환경(E), 사회(S) 분야 보다 큰 비중을 차지했다. 세부적으로는 △ESG 관리 안건 34.9%(228건) △G 분야 안건 32.3%(211건) △일반 경영 및 투자 안건 17.4%(114건) △S 분야 10.2%(67건) △E 분야 4.4%(29건) 순이었다.ESG 관리를 제외한 ESG 중 G 부분의 의결 안건 비중이 높았던 이유로 해당 분야에 법으로 규제되는 사안이 다수 포함된 점 등을 꼽을 수 있었다는 게 전경련 분석이다.ESG 관리 안건 중 ESG 경영에 대한 방향을 잡기 위한 전략 및 계획 수립 비중이 39.5%(90건)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위원장 선임 등 위원회 운영 23.7%(54건), ESG 추진 경과가 15.8%(36건)로 뒤를 이었다.지배구조 관련 논의안건 중 제일 많이 논의된 주제는 ‘내부거래, 특수관계자 등과의 거래에 대한 승인’으로 64.9%(137건)의 비중을 나타냈다. 기업들은 윤리규정을 제정하고,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기업윤리(10.4%, 22건), 공정거래(8.1%, 17건) 측면에 집중했다. 다음으로 배당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안건도 전체 지배구조 논의안건 중 6.6%(14건)를 차지했다.환경 분야 논의 안건에는 탄소전략 안건 58.6%(17건), 친환경사업 관련 안건 41.4%(12건)이 있었다. 사회 분야 논의안건 중에서는 사회공헌 안건이 68.7%(46건)로 가장 비중이 높았으며 다음으로 안전 및 보건 17.9%(12건), 인권 6.0%(4건) 등의 순이었다. 투자·경영 논의안건 중에서는 투자 및 출자 안건 36.8%(42건), 기타 사업 관련 안건 18.4%(21건), 경영계획 안건 16.7%(19건)의 순으로 경영 일반 분야에서도 ESG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김준호 전경련 ESG팀장은 “기업들은 지난 1년 반 동안 ESG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에 주력했다”며 “정부가 공시·평가 등 ESG 관련 기준과 정책을 수립할 때 기업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ESG 분야를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2022.09.20 I 최영지 기자
비엘팜텍 자회사 멜라니스, 인류 난제 '간암' 조기발견 해법 찾았다
  • 비엘팜텍 자회사 멜라니스, 인류 난제 '간암' 조기발견 해법 찾았다
  •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조직을 떼어내지 않고도 정확한 간 섬유화 검사가 가능해졌습니다”. 지구 반대편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온 첫 마디다. 김태완 멜라니스 이사회 의장 겸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조기 간암 진단용 MRI조영제 ‘ML-101’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김태완 멜라니스 이사회 의장 겸 미국 컬럼비아대 의과대학 교수. (제공=멜라니스)간이 딱딱하게 돌처럼 굳는 섬유화가 진행될수록 간암 발생률이 높아진다. 세브란스병원 간암클리닉에선 지난 2011년 간 섬유화가 간암 위험을 6배가량 높이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간암은 간 섬유화에서 시작된다. 간 섬유화를 조기 발견하면 간암 생존율도 높아진다. 간암 수술을 받은 환자는 간 섬유화 검사를 통해 예후를 살핀다. 즉, 간암에서 간 섬유화는 대장암에서의 용종처럼 ‘조기경보’ 역할을 한다.문제는 간 섬유화 검사가 만만치 않다는 데 있다. 조직검사 외엔 마땅한 간 섬유화 검사법이 없다. 조직검사는 필연적으로 간 조직 일부를 떼내야한다. 이 때문에 치료경과를 살펴보기 위한 반복검사도 불가능하다. 조직검사에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환자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업계에선 오랜 기간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혈액검사와 같은 비침습적 검사법을 연구해왔으나, 의료현장에 적용할만한 성과는 나오지 않았다. 간암 환자 상당수가 예나 지금이나 골든타임이 한참 지난 3~4기에 암을 발견하는 이유다.이데일리는 지난 2일 김태완 멜라니스 이사회 의장 겸 미국 컬럼비아대 의과대학 교수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인공 멜라닌 조영제에 대한 기술적 특장점과 상업적 가치에 대해 살펴봤다. 멜라니스는 지난 2016년 김 의장과 이진규 LG화학 부사장이 서울대 화학과 교수시절 공동창업한 바이오벤처다. 이 부사장은 김 교수에게 멜라닌 기반 신물질을 처음 소개했다. 비엘팜텍(065170)은 지난 5월 멜라니스 지분 34.9%를 83억원에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다. ◇ 기존 간 조영제 한계 뚜렷현재 사용되는 간 조영제는 한계가 뚜렷하다. 김태완 교수는 “기존 간 MRI 조영제는 간 섬유화까지 살펴볼 수 없다”면서 “더욱이 상당한 부작용을 내포하고 있어 반복 검사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글로벌 대표 간 MRI 조영제는 바이엘의 프리모비스트다. 이 제품은 뚜렷한 경쟁자 없이 글로벌 2800억원 규모의 간조영제 시장을 독차지하고 있다. 프리모비스트는 높은 위험성과 부작용 우려로 신부전증 환자, 응급환자, 조영제 알레르기 환자 등에겐 쓰지 못한다. 김 교수는 “기존 MRI 조영제 주성분은 가둘리늄”이라며 “가둘리늄은 맹독성 중금속으로, 몸 밖으로 배출되지 않고 인체 여타 장기에 흘러들어가면 염증반응, 전신섬유화, 뇌침전 등의 부작용을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 결과, 가둘리늄 조영제 이탈을 최소화하기 위해 양 끝이 뚫린 선형에서 둥근 고리형으로 바꾸는 방식으로 제조법이 변경됐다”면서 “문제는 고리형 조영제는 간까지 전달되지 않는다. 하는 수 없이 간 조영제는 현재까지도 선형 가둘리늄을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미국 식품의약국(FDA) 역시 선형 가둘리늄에 대한 부작용을 블랙박스를 통해 경고하고 있다. FDA가 십수 년간 가둘리늄 대체재 찾기에 혈안이 돼 있는 이유다.◇ 인체 멜라닌 모사에서 해법 찾아이런 상황에서 멜라니스는 인체 멜라닌을 모사해 혁신적인 간 조영제를 개발했다. 이 조영제는 독성은 없고 간암은 물론 간 섬유화까지 정확하게 살펴볼 수 있다. 간 조영제 시장에 신기원이 열린 것이다.프리모비스트(좌)와 ML-101 조영비교. ML-101 투여량이 프리모비스트의 40% 수준임에도 불구 더 밝고 주변 섬유화된 조직까지 살표볼 수 있다.(제공=멜라니스)자연 멜라닌은 조영에 필수적인 색소 특성을 지니면서도 인체 무해하다. 하지만 자연 멜라닌은 1g당 150만원으로 비싸다. 뿐만 아니라, 자연 멜라닌은 추출 시 변형되고 크기도 일정치 않아 조영제 원료로 쓸 수 없다. 특히, 자연 멜라닌은 폴리페놀 성분으로 물에 녹지 않아 주사제 개발에 부적합하다. 멜라니스는 자연 멜라닌을 모사해 인공 멜라닌을 제조하기로 결정했다.인공 멜라닌을 조영제로 만드는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김 교수는 “자연 멜라닌의 둥글둥글한 나노입자처럼 인공 멜라닌을 만들었더니 모양이 제각각 이었다”면서 “조영 효과는 뛰어났지만 조영 품질이 일정치 않아 도저히 쓸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이때 도움을 준 사람이 바로 모다모다 샴푸로 유명한 이해신 카이스트 화학과 교수다. 그는 “이해신 교수는 기존 인공 멜라닌이 자기결합으로 입자 크기가 제각각 형성된다는 점을 원인으로 지목했다”면서 “이 교수가 저분자 상태의 인공 멜라닌에 전구체를 붙여 고분자로 만들자,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됐다”고 설명했다. 전구체는 화학 반응에 참여하는 물질을 말한다.통상 저분자는 흡수율이 높고 고분자는 수분함유량이 많아진다. 인공 멜라닌을 수용성 고분자로 만들자, 입자 크기는 동일해지고 물에 잘 녹게 됐다. 이 과정에서 인공 멜라니스 크기를 10나노미터(nm)로 제한해 체내 잔류를 없애고 완전히 배설되도록 했다.멜라니스는 한발 더 나아가 전구체 하나를 둘러싸고 멜라닌 입자 6개를 붙여, 멜라닌 간 응집현상을 원천봉쇄했다. 인공 멜라닌 구조가 안정되자 대량생산의 길이 열렸다. 6개 입자가 뭉쳐진 ML-101은 간을 정확하게 표적했다. 입자가 너무 작으면 간이 아닌 여타 장기에 조영제가 침투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구조체 설계다. ◇ 대량생산 성공...1상 후 기술수출 모색여러 기술적 난제를 극복하고 상용화 문턱에 선 인공 멜라닌 간 조영제는 효능 및 안전성 면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과시한다.김 교수는 “인공 멜라닌 간 조영제는 기존 조영제보다 10배 이상 밝다”며 “또, 성분 자체가 인체 무해하고 몸 밖으로 배출돼 부작용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피부에 상처가 나면 조직이 섬유화되면서 피부가 시커멓게 변하지 않냐”면서 “섬유화된 조직에 멜라닌 색소가 달라붙는 특징이 있다. 이런 멜라닌의 특징으로 뛰어난 조영 품질이 나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상업화도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평가다. 멜라니스는 지난 2년간 수차례에 걸쳐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에서 실험실과 동일 품질의 인공 멜라닌 간 조영제를 100ℓ 단위로 대량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ML-101의 임상 1상은 내년 3분기 약 6개월간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다국적 제약사에 기술수출을 시도한다는 계획이다. 김 의장은 “앞으로 조영제와 더불어 주 연구분야인 섬유화 질환 혁신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며 “컬럼비아대 교수로 재직하며 쌓은 다국적 제약사와의 협업 경험을 살려 파이프라인 개발을 성공으로 이끌겠다”고 밝혔다.한편,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글로벌 간 조영제 시장은 연평균 8.14%씩 성장해 오는 2026년 4500억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2022.09.20 I 김지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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